20만 원대 통큰 넷북의 학습 효과

갑자기 넷북이 떴군요. 요즘 갤럭시탭니 아이패드니 이런저런 스마트 패드에 밀려 잠잠했던 넷북이 다시 뜨거워졌습니다. 그런데 획기적 성능이나 눈이 뒤집힐 디자인이 그 이유는 아닙니다. 가격 때문이지요. 롯데마트에서 넷북을 20만 원대에 판다는 소리에 여기저기 시끌시끌합니다. 2천 원만 보태면 30만 원인데 말이지요. 고작 1천대 한정 판매라는 소리에 많은 이들이 지갑을 열었던 모양입니다. 판매 3시간 만에 완판했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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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원대 통큰 넷북
그런데 흥미로운 건 20만 원대 넷북이 처음 나온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미 20만 원대 넷북은 에이서도 내놓은 적이 있으니까요. 불과 한 달 쯤 됐을까요? 3천 대쯤 물량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뜨지 못했던 20만 원 넷북이 이번에는 떴습니다. 에이서의 넷북과 롯데마트의 모뉴엘 넷북에는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요? 두 넷북의 차이를 좀 볼까요?


▶ 모델 년도 : 둘다 2011년형입니다.(라고 합니다…)


▶ 값 : 에이서 넷북은 29만9천 원, 롯데마트 모뉴엘 넷북은 29만8천 원입니다. 롯데마트 넷북이 1천 원 더 쌉니다.


▶ 프로세서 : 에이서 넷북은 아톰 N450, 모뉴엘 넷북은 아톰 D410입니다. 둘다 클럭은 1.66GHz지만, 열설계전력(TDP)이 다릅니다. N450이 5.5W, D410이 10W로 D410이 배터리 소모가 더 많습니다. 1천개 당 단위 가격은 N450이 64달러, D410이 43달러입니다.


▶ 램 : 둘 다 1GB입니다.


▶ 하드디스크 : 에이서는 250GB, 모뉴엘은 160GB입니다.


▶ 운영체제 : 에이서는 리눅스를, 롯데마트 넷북은 윈도 7 스타터 에디션이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윈도가 더 유리하겠지요.


이렇게 비교해보면 아무리 봐도 에이서나 모뉴엘 넷북이나 어느 한쪽이 월등히 나아보이는 점이 없습니다. 제품 단가를 맞추기 위해 부품을 조정했기 때문에 부분적인 차이가 있을 뿐이죠. 모뉴엘 넷북이 윈도 7 스타터 에디션을 넣기 위해 좀더 싼 프로세서와 용량이 적은 하드디스크를 썼다면, 에이서는 넷북 경향에 충실하면서 30만 원대 벽을 깨기 위해서 운영체제를 포기한 것으로 보이는군요. 제원은 에이서가 조금 좋지만, 운영체제의 선택에 있어선 실수가 보입니다. 그래도 세계 2위 PC 제조 업체의 제품이 관심 밖이라는 것은 의외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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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서 D255
별로 특별해보이지 않는 롯데마트의 모뉴엘 넷북이 뜬 것은 ‘통큰’ 치킨의 후광으로 치부되는 분위기입니다. 통큰 치킨으로 주위의 관심을 끈 롯데마트의 통큰 마케팅이 먹혔다는 것이지요. 이를 부정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냥 통큰 치킨 이전에 20만 원 대 통큰 넷북이 먼저 나왔다면 이같은 관심은 받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흥미롭게 지켜볼 게 있습니다. 통큰 치킨의 후유증은 지금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판매 적정가 문제로 번졌습니다. 롯데마트가 통큰 치킨 판매를 중단했지만, 상대적으로 비싸게 팔아 왔던 프랜차이즈 업계로 그 불똥이 튄 것이지요. 넷북 업계도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롯데마트의 통큰 넷북이 20만 원대 넷북을 상기시키는 효과를 지속할 수록 브랜드와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비싼 넷북의 가격 인하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물론 튀김 닭과 넷북은 같은 상황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을 접한 소비자의 학습 효과가 생긴다는 점에서 무시하고 넘어갈 수만은 없게 됐습니다. 넷북 업계도 이제 변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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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22 Comments

  1. 2010년 12월 16일
    Reply

    가격이 정말 착하군요. 저라면 에이서가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성능은 큰 차이가 없지만… 다만 가격에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넷북 가격도 거품이 많이 있었나 보군요. 저런 가격이 가능한 것을 보면…

    • 칫솔
      2010년 12월 18일
      Reply

      국내 제품이 미국에서 대략 300~350달러 정도니 거품이 없지는 않은 상황이겠지요. ^^

  2. 2010년 12월 16일
    Reply

    통큰치킨과 언론의 힘이 만들어낸 반짝 쇼가 아닌가 싶어요.
    그렇게 관심이 가는 제품은 아닌데 말이죠. ^^

    • 칫솔
      2010년 12월 18일
      Reply

      맞습니다. 그래도 나름 적정가격을 환기시킨 의미 있는 반짝쇼가 아니었나 싶어요~ ^^

  3. 2010년 12월 16일
    Reply

    지켜본 제품인데 3시간만에 끝났군용
    롯데마트가 뭘 노리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 칫솔
      2010년 12월 18일
      Reply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넷북 수요가 아직 있다는 사실은 확인한 것 같은데요~ ^^

  4. 2010년 12월 16일
    Reply

    참.. 이 넷북이라는 것이 애증의 물건이란 말이죠. 배터리 성능이나 휴대성만 생각하면 정말 매력적인데 문제는 성능이.. ㅡㅡ

    • 칫솔
      2010년 12월 18일
      Reply

      제꺼 싸게 하나 업어가세요~ ㅋㅋㅋ

  5. 2010년 12월 16일
    Reply

    롯데 마케팅 전략의 승리네요. 이슈를 만들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이것을 바로 다른 제품에 접목시키다니 말입니다. 그리 지속성이 커보이진 않지만 앞으로도 몇 개의 제품을 이런식으로 깜짝쇼를 하면서 시장에 내놓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사실 이런 것들은 과거에도 바겐세일과 같은 형태를 통해 익히 알려진 마케팅 전략인데, 이번에는 언론의 적절한 활용. 영세 치킨업자들의 생활문제가 걸려있다는 사회적 이슈 등 여러면에서 정확한 타이밍이었던 것 같습니다. 동종업계의 모방전략도 기대해봄직 하군요. (사실, 통큰 치킨은 처음 봤을 때 이마트 피자의 모방인 것 같았는데 말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 칫솔
      2010년 12월 18일
      Reply

      말씀대로 적절한 타이밍에 막대한 홍보효과를 누렸으니 다음엔 어떤 제품으로 통큰 마케팅을 할지 기대됩니다. ^^

  6. 2010년 12월 17일
    Reply

    글 잘 읽고 가요.
    잘 분석하셧네요.~

    • 칫솔
      2010년 12월 18일
      Reply

      네, 고맙습니다. ^^

  7. 2010년 12월 17일
    Reply

    저도 굉장히 싸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어젯밤 어느분의 포스팅에서 봤는데 같은 스펙의 모델들을 찾아보면
    대부분 25~29만원 사이의 컴퓨터 전문 업체의 넷북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가격적으로 순간 싸보이더라고 그렇게 매리트는 없다고 하시던게
    기억나던…..그래도 마케팅으로는 성공한 사례이려나요? ^^

    • 칫솔
      2010년 12월 18일
      Reply

      시중에서 생각하고 있던 넷북 가격을 파괴했기 때문일텐데, 어쨌든 판매 전략으로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

  8. 2010년 12월 17일
    Reply

    롯데마트의 노이즈 마케팅이다 뭐다 있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낮은 넷북의 가격과 가치가 소비자들에게
    평가 절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군요.

    • 칫솔
      2010년 12월 18일
      Reply

      따지고 보면 넷북의 가치는 높지는 않습니다. 국내 업체들이 의도적으로 높인 부분도 있거든요. 그걸 파고들어 성공한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

  9. 2010년 12월 17일
    Reply

    제품이냐 기업이냐를 떠나서 IT 시장의 관점이 맞는 듯하네요.
    시장 관점에서 보았을때 말씀하신 의견이 맞는것 같아요

    • 칫솔
      2010년 12월 18일
      Reply

      그래도 HP 넷북은 가치를 쉽게 떨어뜨리긴 어려운 부분이 있지요. ^^

  10. 2010년 12월 18일
    Reply

    한가지 확실한건 “통큰” 이라는 브랜드(?)가 확실히 각인되었다는 점이겠죠 ㅎㅎ

    • 칫솔
      2010년 12월 21일
      Reply

      맞습니다. 확실히 ‘통큰’은 확실하게 기억하게 되겠죠. ^^

  11. 2010년 12월 19일
    Reply

    시기를 잘 맞추어 판 롯대마트의 승리 ㅋ… 솔찍히 인터냇에서도 30만원 안팍제품은 많이 거래 하고있는대 말이죠 ……통큰 냇북도 솔찍히 20만원대라기보단 30만원대 이니까….
    그보다 이제는 통큰패드를팔기를 ㅋㅋㅋ

    • 칫솔
      2010년 12월 21일
      Reply

      통큰 패드. 저도 기다리는 바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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