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뒤의 행복은 로봇 청소기 하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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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치대에서 충전하고 있는 룸바 디스커버리
며칠 전이 입동이었다죠? 겨울로 접어들었다는 막연한 느낌 때문인지는 몰라도 요즘 쌀쌀하다 못해 아침 저녁으로 차가운 기운이 부쩍 강해진듯 합니다. 하루가 지나면 수은주가 뚝뚝 떨어지니 얼마 안있으면 정말 겨울이 들이닥칠 기세입니다. 얼마 전 내린 가을비에 시들해진 잎새들을 훌훌 털어낸 가로수의 앙상함이 쓸쓸하기도 하지만, 거리에 수북한 낙엽을 즈려 밟는 재미도 지금이 절정이 아닌가 싶네요. 좀 앞서가는 감상이기는 하지만, 벌써 2007년이 다 가버린 듯 느껴집니다. -.ㅡㅋ


그러고 보니 느즈막한 나이에 독립해 홀로 살게 된 게 어느 덧 1년이 지나버렸네요. 주변에서 ‘결혼 언제 하느냐?’는 인사가 일상인 요즘이지만, 그래도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고 1년을 살다보니 이런 인사도 그냥 무덤덤해진 듯 싶습니다(결혼은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욧!). 그것보다는 지난 경험에 비춰 봤을 때 긴 겨울을 좀더 따뜻하게 보내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게 가장 큰 시름입니다.


겨우살이에 대비해야 할 항목 중에서 청소 문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가끔 방안 공기를 갈아주는 것을 빼고 겨울에는 정말 문을 열고 청소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므로 문을 열지 않고 청소를 하는 건 꽤 중요한 일일겁니다. 특히 매일 출퇴근을 반복하는 직장인은 일주일에 한 번 청소하기도 쉽지 않은 데다 추운 겨울에는 더 귀찮기 마련이죠. 바닥에 먼지가 쌓이든지 말든지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가서 쉬고 싶기만 하니까요.


월급 받는 저라고 뭐 별다르겠습니까. 단지 올해에는 대책을 하나 세웠습니다. 로봇 청소기를 하나 들여놨거든요. ^^; 지난 해만 해도 너무 비싸서 살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요즘은 20만 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더군요. 집에 청소해 줄 사람도 없어서 로봇 청소기를 하나 살까 고민하던 차에 겨울 청소 대책까지 해결할 요량으로 하나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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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의 할인 쿠폰을 적용하면 22만5천 원 정도에 살 수 있다.
제가 고른 건 ‘룸바 디스커버리’로 이걸 쓴 건 3주 정도 된 듯 합니다. 처음 쓸 때는 탈도 많았지만,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나니 별 문제가 되지는 않더군요. 무엇보다 퇴근하고 집에 왔을 때 마음이 흡족합니다. 방이나 거실 바닥에 먼지가 없으니 상쾌해진 느낌이랄까요? 일주일 정도 먼지 청소를 안했을 때 바닥에서 느껴지는 그 까칠함이 전혀 없고 머리카락이나 각질 찌꺼기가 옷에 들러붙질 않아서 좋습니다. 구석진 곳까지 완벽하게 청소하지는 못해도 그 넓은 공간을 휘젓고 다니면서 먼지를 없애 놓으니 마음에 들 수밖에요. ^^;


청소 결과는 나름 만족하는 데, 이 녀석 은근히 까다롭더군요. 단점도 좀 많은 편이고요. 아직은 지능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거든요. 좀 크게 느낀 단점 몇 가지만 짚어 볼까요?


1. 일단 이 녀석을 작동하기 전에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녀석이 바닥을 잘 훑고 다니도록 바닥에 널어놓은 것들을 최대한 없애야 하거든요. 바닥에 있는 것을 제자리에 가져다 두든지 탁자 위에 올리든지 해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확실하게 치워야 합니다. 한 번은 청소를 맡기고 일을 다녀왔더니 노트북 전선이 이 녀석 바퀴에 걸린 탓에 탁자 위에 있던 노트북이 마루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고장이 안나 천만다행이지만, 정말 확실하게 치워야 합니다. 결국 로봇 청소기를 돌리기 전에 반쯤 미리 청소를 하는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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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나 벽에 부딪치면서 청소를 하는 탓에 여기저기 흠집이 많이 난다.
2. 집을 나설 때 버릇이 하나 생겼습니다. 모든 방문을 단속하는 버릇이죠. 이 로봇은 문턱을 넘을 수 있게 설계되었지만, 그래도 턱이 조금이라도 높으면 잘 넘지는 못합니다. 문제는 문턱을 넘어 다른 방으로 들어간 뒤 되돌아오는게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방문을 넘어가지 못하게 문단속을 하고 하루는 거실, 다른 날은 이방 저방에 가둬 놓고 청소를 시킨 답니다. -.ㅡㅋ


3. 집에 있는 동안은 로봇 청소기를 작동시키지 않습니다. 꽤 시끄럽거든요. 일반적인 진공 청소기보다는 덜 시끄럽지만, 그래도 참을만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네요. 더구나 흡입력이 아주 좋은 게 아닌 데다가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흡입해야 하므로 꽤 오랫동안 작동시켜야 효과가 있습니다. 그 소음을 듣고 오래 버티기는 좀 곤란하더라고요.


4. 벽을 잘 따라가면서 청소할 때는 좀 똑똑해 보이긴 합니다만, 멍청하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특히 배터리가 떨어져서 충전 거치대로 알아서 기어 들어갈 때 문제가 있더군요. 제 룸바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한 번에 거치대에 올라가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거치대를 여러 번 들고나서야 자리를 잡으니 좀 답답합니다. 또한 배터리가 거의 떨어질 때쯤 거치대로 알아서 올라가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적도 제법 많았고요.



5. 어느 날에는 똑바로 가질 못하고 비스듬하게 움직이더군요. 새로운 기능인가 싶었지만 움직이는 속도가 전보다 느려서 뒤집어 봤더니 한쪽 롤러가 빠져 중심이 맞지 않아 기울어버린 것입니다. 아마도 문턱을 기어 오르다가 너무 무리를 해서 빠진 게 아닌가 추측만 될 뿐 정확한 이유는 모릅니다. 아무튼 본체를 뒤집어서 바퀴를 바르게 끼우기는 했는데, 자주 그럴까봐 걱정이 들긴 하네요.


뭐 나름대로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은 이 정도입니다만 그래도 매주 한 번씩 진공 청소기를 들어야 하는 것에 비하면 편해지긴 했습니다. 더구나 로봇 청소기를 쓰려고 바닥을 좀 깨끗하게 치웠더니만 그 뒤에는 바닥에 다른 걸 넣어두지 않는 습관이 드는 것 같습니다. 대신 탁자나 선반이 많이 지저분해졌죠. 바닥을 치우기 위해 갖가지 물건들을 대충 올려놓는 통에 말이죠. 볼 수 있는 눈이 없으므로 온몸으로 장애물에 부딪쳐가면서 청소를 하다보니 겨우 3주 밖에 안됐는데도 여기저기에 상처가 많이 생겼습니다만, 덕분에 바닥은 깨끗해 지니 기분이 좋긴 하네요. 아무튼 단점은 많아도 결과 만큼은 좋습니다.


아.. 3주 정도 청소를 했을 때 어느 정도 먼지를 흡입했나 통을 열어봤더니… 결코 적은 양은 아니더군요. 물론 여러 방에 있는 먼지를 쓸어담은 것이라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많다는 데 적잖이 놀랐습니다. 그래도 추운 겨울에는 문 열고 청소하기 싫다고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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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24 Comments

  1. 2007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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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편하시겠네요.. ㅎㅎ
    저는 시끄러운 동그리 청소기.. ㅎㅎ

    • 2007년 11월 12일
      Reply

      확실히 편해졌습니다. ^^

  2. 2007년 11월 12일
    Reply

    아는 동생네 집에 이놈이 하나 있긴 했는데..
    뭐랄까요.. 참 멍청해 보였다는.. ^^;;

    이놈도 모델이 여러가지가 있던데..
    아는 동생네 집에 있던 놈은 어떤 모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암튼.. 2층에서 혼자 청소하고 돌아다니다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서..
    고장나지는 않았지만.. 안에 있던 먼지를 다 토해내는…. -_-;;;;

    물론 그 센서인가요? 그놈을 설치해 놓지 않아서 그렇게 된거였지만 말이죠.. ^^;;

    • 2007년 11월 12일
      Reply

      동생분이 갖고 있는 건 아마도 절벽 감지가 되지 않는 구형이 아닐까요? 이 녀석은 절벽을 느끼면 그래도 되돌아 나온답니다. 아.. 그 방어벽 센서는… 감지 길이보다 폭이 넓어서 로봇 청소기의 청소 범위를 줄이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도 출근할 때 켜둔답니다 베란다로 못나가게.. -.ㅡㅋ

  3. 2007년 11월 12일
    Reply

    아 이거 편하긴 하겠어요~ ㅎㅎ
    저도 나중에 하나 장만 해봐야겠습니다.. ^^
    그런데 저렇게 청소하다가는 청소시간이 꽤 걸리겠네요 ^^;

    • 2007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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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습니다. 오래 걸려요~ 그러니 출근할 때만~ ^^

  4. 2007년 11월 12일
    Reply

    로봇 청소기 조금 시끄러워도 덕분에 도둑이 안든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

    • 2007년 11월 12일
      Reply

      아~ 저도 그게 꽤 좋은 거라 생각하는데, 배터리 때문에 이 녀석이 하루 종일 돌아다니지 못한다는 게 문제인 듯 싶어요. -.ㅡㅋ 배터리 충전되면 알아서 청소를 계속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ㅜ.ㅜ

  5. 2007년 11월 12일
    Reply

    흐음..그런문제들이 있군요…
    아직은 좀더 개발이 필요하다라는 느낌을 받네요^^

    • 2007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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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도도 만족스러워요. 일단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으니.. 홍홍~

  6. 2007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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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저는 물청소가 되는 스쿠바를 노리고 있습니다만… 바닥을 다 치워야 된다는 측면에서는 그냥 진공청소기가 더 편한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 2007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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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돌이님의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청소 로봇을 멀리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ㅋㅋ 바닥은 한 번만 치우면 됩니다. 또 치우는 게 귀찮아서 바닥에 널어두지 않거든요~ ^^

  7. 2007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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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새로 나온 룸바가 소음도 적고 더 똑똑해졌다고 해서 욕심이 나는데 가격이 비싸서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저는 물청소 로봇 스쿠바를 쓰고 있는데 확실히 편하고 좋아요.
    손빨래하는게 세상에서 제일 싫은터라..;
    단점이라면 바닥에 지저분한것들을 미리 치우고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먼저 제거한 후에야 돌릴 수 있는 점입니다. (룸바가 필요해요ㅠㅠ)
    하도 게을러서 거의 한달을 바닥 청소 안 하고 살기도 했더니 없던 비염이 생겼는데, 스쿠바 들여놓고 나서는 비염도 싹 사라졌습니다. ^^

    • 2007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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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스쿠바를 쓰시는군요. 전 아직 스쿠바를 써본 적이 없는 터라 어느 정도 성능인지 잘모르지만, 군대용어로 ‘미싱’은 잘 하는 모양이군요.
      그나저나 건강을 되찾으셨다니 다행이네요. 그러고 보니 저도 집에서 재채기를 안하는 것 같습니다. ^^

  8. Nihil
    2007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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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전선이 걸려 빠지는걸 방지하기위해 맥북을 구입하시는건 어떨까요? ㅋㅋ
    MagSafe 라면 그럴일이 없어요!~

    • 2007년 11월 13일
      Reply

      헉.. 배보다 배꼽이 큰 해결책인걸요? -.ㅡㅋ

  9. 2007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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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치대 올라가는게 좀 불쌍해보이네요 ^^
    무슨 사은품 행사가 있어서 로봇청소기를 응모해놨는데
    저에게는 아직까지는 제돈주고 사기에는 많이 부족해보이는군요 ;;
    있으면 좋겠으나 사기에는 아까운..ㅋ

    • 2007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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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제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
      아~ 꼭 당첨되시길 바랄께요. ^^;

  10. 2007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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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을 떨어뜨릴 정도의 힘으로 돌아다니는 건가요..생각보다 힘이 좋은듯(?) 하네요..ㅎ..
    얼마전에 본 로봇 청소기가. 천정 이미지를 인식해서 맵을 생성해가며 구석구석 청소를 하더군요…
    꽤나 머리가 좋아보이던데.. . . 문제는… .. 머리가 너무 좋아서 느리다는..-_-;;

    • 2007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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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퀴에 걸린 선이 엉겨 붙지만 않으면 되는데, 바닥이 워낙 복잡해서 잘 엉기는 듯 싶어요.
      머리 좋은 로봇이라 청소기라.. 이러다 예쁘장한 메이드 로봇 나오면 덥썩 살 것 같은데요~

  11. 2007년 11월 13일
    Reply

    오 그래도 나름 훌륭한가봅니다.
    전기비는 많이 나오지 않나요? ^^

    • 2007년 11월 13일
      Reply

      나름 만족하면서 열심히 굴리고 있습니다..
      전기비는… 잘 모르겠어요~ ㅜ.ㅜ;

  12. 2007년 11월 17일
    Reply

    밥(?) 먹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처량하면서도 귀엽네요. 😉

    • 2007년 11월 18일
      Reply

      그럭저럭 귀엽긴 한데, 이 장면을 매일 보면 좀 열불 터지긴 합니다. 그냥 손으로 옮겨서 충전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한다는.. -.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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