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 홈, 이용자 욕구 채우려면 멀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3에서 접속하는 3D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 홈의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올봄부터 진행된 클로즈 베타를 끝내고 이제야 오픈 베타를 시작한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 홈은 정해진 공간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접속해 생활하는 가상 세계다. 이용자는 자기를 대신할 아바타를 이용해 이 가상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게임이나 영화 같은 놀거리를 즐긴다. 물론 여러 아이템을 사 자기 방을 꾸밀 수도 있다. 싸이 홈을 꾸미고 메신저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든 일을 3D 공간 안에서 하는 것이라면 빨리 이해가 빠를 것이다. 아직 완벽한 서비스가 아닌 오픈 베타라 부족한 면이 많지만, 기본 골격은 거의 짜여진 듯했다.


홈에 들어갈 때는 기본 아바타를 만들고 간단한 조작법을 배워야 하는 데 그리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맨 처음 접속 하게 된 곳은 자기 방에서 서둘러 사람들이 있는 광장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자기 방에서는 바깥 경치를 보는 것 외에 할 게 없어서 너무 외롭다.


아바타의 생김새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처음에는 몇 가지 옷을 고를 수 있다.
아바타 프리셋을 이용하면 아바타를 좀더 쉽게 만들 수 있다.

솔직히 플레이스테이션 홈은 그 자체로는 별 것 없다. 그 안에서 이용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바타를 만들고 꾸미고, 다섯 개 지역을 뛰거나 걷고, 이야기를 나누고 매크로를 통해 여러 행동을 선택하는 것 정도다. 갈 수 있는 지역도 너무 좁고 즐길만한 것도 별로 없다. 홈 스퀘어나 영화관처럼 스크린이 있는 모든 곳에는 게임 광고만 즐비하고 구경할만한 풍경도 마땅치 않다. 해변 근처로 나갔을 때 저 멀리 보이는 홍콩의 면도기 빌딩(–)의 풍경도 그다지 멋져보이는 것은 아니다. 또한 수익을 우선하는 각종 수단(초대형 화면과 광고 스탠드)만 돋보이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다.


그나마 홈 스퀘어에 가면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고, 광장에서는 꽤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난다. 플레이스테이션 홈이 대단하거나 거창한 것은 아닌데 광장에서 잠시 머물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모여서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를 테면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광장에서 누군가 블루투스 헤드셋을 이용해 댄스 음악을 틀면 광장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그 음악에 맞춰 함께 춤을 춘다. 이는 누가 알려준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단지 홈의 기능을 이용해 문화적 현상이 만들어지는 것이거나 나아가 사회성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모습일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이 발전하면 접속할 때마다 수많은 이들과 공유하는 새로운 문화가 나타날 것이고, 그 새로움을 즐기기 위해 또 접속하는 일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문화를 만들기에는 홈이 갖고 있는 수단(지역이나 행동 양식, 경제 시스템)이 너무 제한적이라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어떠한 시스템(기능)을 보강해 달라는 요구가 늘어날 텐데 이에 어떻게 대처할 지 궁금하다.


여기가 집. 너무 썰렁해~
PMP처럼 생긴 장치를 조작해 여러가지 설정을 할 수 있다.
홈의 월드 맵. 지금은 고작 5곳 밖에 갈 곳이 없다.
스크린 키보드는 입력이 너무 불편하다.
광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

홈에서 즐길 기능이라면 사실 게임과 쇼핑 뿐이다. 볼링, 당구, 다트와 같은 스포츠를 즐길 뿐만 아니라 오락기(?)를 통해 전자 오락을 할 수도 있다. 볼링이나 당구 같은 스포츠 게임으로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에 역시나 사람들이 몰린다. 특히 몇 개 안되는 볼링 레인에 많은 이들이 몰려 있는데, 볼링을 치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이곳에 와 놀다가거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오락실에는 자체적인 오락기와 함께 남코 뮤지엄 베타를 즐길 수 있는 오락기가 설치돼 있다. 이 안에서 갤러그를 즐길 수 있기는 한데, 문제는 남코 뮤지엄 베타 버전을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구매해 먼저 깔고 와야 즐길 수 있다면서 정작 우리나라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는 남코 뮤지엄 베타를 구매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없다.


쇼핑몰은 수많은 이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 같다. 베타 서비스라 상품이 적어서다 아니라 물건이 너무 비싸고 가상 세계 답지 않은 현실성이 너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작은 옷, 액세서리조차 1천 원이 넘는다. 별장은 5천 원이나 하는 데다 모두 현금 결제다. 더구나 내 아바타에 미리 적용해 볼 수 조차 없다. 너무 치사한 시스템이다. 이것의 경제 시스템이 이 쇼핑몰 하나에서만 일어난다는 것도 불만이 될 것이다. 공급자만 재미보는 일방적인 경제 시스템이라는 게 마음에 안든다. 사이버 머니가 필요하다는 말이 아니라 이 공간 안에서 누구나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대체제가 없다는 것 때문이다. 이곳을 누비는 다양한 컨텐츠 공급자를 통해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여러 경제적 거래나 보상 수단이 있어야 하는 게 그게 없다. 상상력이 제한된 시스템이 싫다.


볼링 게임을 시작하면 이렇게 레일 위에서 조작한다.
다른 사람의 경기를 보면서 칭찬할 수도 있다. 앉은 폼은 좀 어색하다.
에잇볼도 그런대로 재미있다.
한쪽에 마련된 오락실에 사람이 꽉 차 있다.
남코 뮤지엄 베타를 깔아야 갤러그를 할 수 있다.

접속 오류로 한 번 튕긴 것을 제외하면 꽤 오랫동안 플레이스테이션 홈에서 머물렀는데, 홈을 돌아다니다보니 가능성도 있는 반면 얼마나 즐길까 하는 의구심도 많이 든다. 플레이스테이션 홈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의 좁은 공간을 어떻게 벗어나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만들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저 정해진 곳을 돌아다니고 주어진 것을 즐기는 게 아니라 사람이 꿈꾸는 뭔가를 이뤄낼 수 있는 자유도가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물론 어떤 기능이 추가될 가능성은 분명 있다. 약관에는 “그림이나 사진, 동영상, 게임관련소재, 음악, 홈비디오 컨텐츠와 정보를 직접 만들고 게시하며 전송하는 등 다른 플레이어들과 상호 소통하는 기능이 제공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꼭 한다는 다짐이 아니라 그저 가능성을 내비친 것일 뿐이지만, 기대는 가져볼 만하다. 하지만 실제로 되는 게 홈의 발전을 위해서는 나아 보인다. 나만의 캐릭터 뿐만 아니라 나만이 입는 옷, 나만이 출 수 있는 춤, 나만이 부를 수 있는 노래, 나만이 만들 수 있는 상품, 나만이 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을 이루고 뽐내고 공유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면 홈은 그냥 PS3를 갖고 있는 이들의 친목 공간 이상은 아닐 것이다. 여기에 홈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결합하는 것도 잊지 마시기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볼거리가 너무 없는 홈.
참여자끼리 모여서 만드는 놀이 문화가 나타났기는 하나 가상 세계에서 아바타를 통해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뭔가를 더 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장치가 너무 부족했다. 아직 베타이니 성급한 판단은 내리지 않겠지만, 이러한 장치가 곁들여지지 않은 플레이스테이션 홈에서 오래 놀고 유저가 있을지 장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덧붙임 #


1. 무엇보다 키보드를 연결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불편이었다. 의외로 우리나라 사람이 많아 한글 대화를 자주할 수 있었는데, 스크린 키보드로는 빠른 입력이 어려워 답답함에 속을 끓여야 했다. 플레이스테이션 홈에 들어갈 생각이 있다면 미리 USB 키보드나 블루투스 헤드셋을 이용하는 게 나을 것이다.


2. 재미있는 것은 이번 홈의 서비스 계약이 우리나라 SCEK가 아니라 SCEH(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홍콩)이다. 그래서 홍콩 침사추이 근처 하버시티를 홈의 무대로 바꾼 모양이다.


3. 처음 들어갈 때는 가는 곳마다 지역 데이터를 모두 다운로드 하기 때문에 좀 지루해질 수 있다.


4. 금칙어를 넣으면 ** 표시로 나타난다.


5. 다른 건 몰라도 볼링 하나 만큼은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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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11 Comments

  1. 2008년 12월 13일
    Reply

    음…재미있어 보이긴한데 뭐 실제 현금이 들다니….와우!!-_- 것도 진짜 비싸네요..후덜덜덜;;

    그나저나 PS3부럽네요..흑…ㅠㅠ

    • 칫솔
      2008년 12월 13일
      Reply

      사실 저 세계 안에서의 현실 경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 아닐까 싶군요.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피신처의 역할도 하는데,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면 의미가 사라진다는…

  2. 2008년 12월 13일
    Reply

    경제적인 활동 없이 물건을 사게만 (그것도 현금으로) 해놓은 시스템이라… 상당히 아쉽네요

    • 칫솔
      2008년 12월 13일
      Reply

      현금 박치기는 현실에서도 잘 안하는데 말이죠. ^^ 그 세계 나름대로 경제 시스템이 있다면 나쁘지는 않을 듯 해요.

  3. 2008년 12월 13일
    Reply

    아, 칫솔님. 그리고 저 모토롤라 버스폰 -_- 하나 리뷰할듯 해요
    옴니아의 아쉬움은 전혀 달래지지가 않지만 ㅠㅠ 이걸로 뭐 셋째 배냇저고리 값이나… ^^

    • 칫솔
      2008년 12월 13일
      Reply

      그게 VE7x인가요? 흠.. 현금화가 가능하다니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

  4. 2008년 12월 13일
    Reply

    그냥 플레이스테이션에 탑재된 기본게임 볼링이로군요

    • 칫솔
      2008년 12월 13일
      Reply

      플레이스테이션에 기본 탑재된 게임은 없답니다.

  5. 2008년 12월 14일
    Reply

    볼거리가 없는 홈 이라는 사진은 영화의 한 장면 같네요 ^^

    무조건 현금을 요구하는 서비스는 오래 가지 못할꺼고,
    너무 현실적인 게임 역시 사람들이 질려서 오래 가지 못할텐데
    약간은 절충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래도 아쿠아 블루 계열의 UI는 깔끔한게 마음에 드네요 ㅎ

    • 칫솔
      2008년 12월 15일
      Reply

      영화를 찍는 재미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한데요. ^^
      아직 베타기간이니 정식 서비스 때는 달라지겠지요.

  6. 2008년 12월 14일
    Reply

    몇일 전 전 세계 동시 오픈베타가 시작된 PSN의 메타바스 Home(홈)이 게임 업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세컨드라이프와 같이 SNS와 가상 공간이 결합된 메타바스인지라, 기대감이 컸는데요 막상 오픈하자마자 많은 이용자들이 몰려 잦은 서버 점검을 갖는 등 통증을 거치고 있습니다. PS3에서 만날 수 있는 게임들의 콘텐츠들도 융합되고 여러 요소들이 겹쳐지면서 PSN을 즐기는 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 같습니다. 마침 GT에서 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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