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깼던 크롬북(시리즈5)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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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곧 출시할 크롬북, 삼성 시리즈 5
지난 수요일 삼성 블루로거 정기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얼마 전 출시된 갤럭시탭 10.1과 앞으로 출시할 크롬북의 특징을 잘 아는 제품 전문 강사가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지요. 사실 이 교육 이전에 두 제품 모두 만져보기는 했지만, 전문 강사로부터 혹시 제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해서 기대를 갖고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두 강의 중에 크롬북 강의가 이외로 흥미로웠습니다. 8월 안에는 국내에 출시되는 크롬북 때문이 아니라 블루로거에게 크롬북을 설명하는 강사의 독특한 스타일 때문이었지요. 강사 성함은 김신이었습니다.


사실 제품 강의라고 하면 대부분은 홈 쇼핑 느낌이 나기 마련입니다. 이 제품은 무슨 기능이 있고, 이걸 어디에 써서 좋다는 식이 대부분이죠. 이러한 제품 강의는 솔직히 말하면 좀 짜증납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선수들 앞에서 다 좋다는 식으로 설명하면 지루하고 집중을 하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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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이야기하며 지루하지 않은 강의를 진행한 김신 크롬북 강사
그런데 이 강사분, 초반부터 그걸 확 깹니다. 크롬 OS에 대한 조금 지루한 이야기를 살짝 하는가 싶더니 자기가 직접 써본 이야기를 합니다. 그 중에 USB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대략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이걸 들고 다니면서 이런 저런 걸 써봤는데, USB를 꽂으니 인식이 안되군요. 저도 ICT 전문가라 생각했는데, 이런 것도 해결 못하는 모습이 너무 답답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크롬 OS 버전이 낮은 탓이었다는군요. 제가 들고 다닌 것이 개발 상태의 제품이었는데, 운영체제 버전이 낮았던 것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OS 버전을 올리고 USB 문제를 해결했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USB 메모리 안에 있는 데이터를 복사해 본체에 붙여 넣기가 안 되더라고요. 이것도 다음 버전에서 해결된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략 이런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결정타는 인터넷 이야기였습니다.



“솔직히 말해 인터넷과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고민되더라구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거든요. 그나마 제가 기업제품 담당 강사라 웹에서 작동하는 기업관리툴을 이용할 수는 있더라고요. 그런데 인터넷이 연결된다 해도 문제는 있죠. 우리나라에서는 액티브 액스 없으면 안되는 게 많잖아요. 인터넷 뱅킹, ‘당근’ 안되죠.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할 수 있는 말은 그냥 인터넷 뱅킹 안된다는 거에요. 구글이 액티브 액스를 쓸 수 있게 놔둘리 없잖아요. 그러니 포기해야죠. 단, 요즘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되어 있으니 모바일 뱅킹을 대신 이용할 것을 권하고 싶어요.”


이러한 강사의 설명에 참석자 모두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통 안되는 건 감추기 급급한데, 오히려 안되는 걸 말하면서도 그 표현이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하지만 그의 강연 중 일부가 아직 기억에 남는 이유는 기업에서 주관하는 제품 강의에서 이렇게 말하리라고는 생각도 안했기 때문이죠. 기업 입장에서는 속된 말로 ‘깬다’라는 표현을 써도 이상할 게 없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돌발 발언을 즐길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그가 이렇게 말한 이유가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굳이 안 되는 것을 감추거나 되는 것처럼 말해 기대감을 높일 텐데, 이번에는 오히려 사실대로 말하고 기대감을 낮추려 했던 것이지요. 사실 크롬북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번 블로그에서 전했지만, 국내 여건을 감안하면 시리즈 5 같은 크롬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야 구매 후 실망감을 줄일 수 있다는 그의 말은 틀리지 않습니다. 크롬북은 이용자가 제대로 알고 사지 않으면 반품이 늘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실을 있는 대로 전하고 오히려 잘못 구매하는 것을 막자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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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북의 제원
물론 크롬북은 보안성이나 유지 관리, 배터리 시간 등 강점이 있습니다. 이 강사도 그런 점도 빼놓지 않고 설명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이 강사가 자기 경험담을 이야기한 부분들이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도가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은 확실히 와닿더군요. 덕분에 공부도 됐고,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말이죠. ^^


덧붙임 #


1. 저는 기업 후원을 받아 갤럭시탭과 크롬북에 대한 체험 리뷰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 제품들이 포함된 어떤 글을 올리더라도 기업의 후원을 받고 쓰는 것이 아님을 미리 말씀드리고, 향후 진행에 어떤 변화가 있다면 관련 글에서 명확히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2. 삼성 시리즈5는 8월 중 출시되고, 일단 3G가 없는 무선 랜 버전만 판매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가격이 60만 원대라고 하는군요. -.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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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19 Comments

  1. neocoin
    2011년 8월 7일
    Reply

    가격이 자비가 없군요.

    • 칫솔
      2011년 8월 7일
      Reply

      제 예상치를 훨씬 웃돈 가격이더라구요. 저는 이보다는 훨씬 쌀 줄 알았거든요.

  2. 2011년 8월 7일
    Reply

    솔직하셔서 더 와 닿네요… ^^
    다 좋아요.. 이러셨음 공격당하셨을 것 같다는 느낌도 살짝 드는데요….. ^^;;

    • 칫솔
      2011년 8월 7일
      Reply

      다른 건 몰라도 이분 강의 만큼은 좀 전하고 싶더군요. ^^

  3. 2011년 8월 7일
    Reply

    30만원 미만이면 하나 사려고 했었는데 그냥 패스할래요~~
    너무너무너무 비싸요~

    • 칫솔
      2011년 8월 7일
      Reply

      30만 원대라면 어찌저찌 해볼텐데 너무 비쌈.. ㅜ.ㅜ

  4. 2011년 8월 7일
    Reply

    오늘 글 많이 쓰시네요 ^^;;;

    • 칫솔
      2011년 8월 7일
      Reply

      어.. 미리 써놓은 것일 뿐.. ^^

  5. 하노의
    2011년 8월 7일
    Reply

    많이 당하셨나보네요;;; 특정제품에대한 홍보같은 뉘양스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오히려 그간 단점을 많이 봤던거 같은데….;;

    힘내세요~

    • 칫솔
      2011년 8월 7일
      Reply

      당했다기보다는 다른 관점이 있었거든요. 기업이 주관하는 설명회에서 단점을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그에 비하면 이 강사는 정말 파격이라 글을 안 남길 수가 없더라구요. ^^

  6. Rushtenm
    2011년 8월 7일
    Reply

    단점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좋네요.
    근데 크롬북을 60에 팔다니 삼성의 국내 차별은 여전하네요 ㄱㅡ

    • 칫솔
      2011년 8월 7일
      Reply

      아마 외국과 비슷한 값에 내놨어도 비싸다 했을 겁니다. 크롬북의 가격에 대한 환상이 있었으니까요.

  7. 2011년 8월 7일
    Reply

    삼성 이러지 마세요. 아마존에서 500불로 팔고는 한국에서 60만원으로 판다니? 싸움을 거는 겁니까? 제가 원하던 맥북에어와 크롬북의 조합은 점점더 멀어져 가는 건가요… 으헝헝

    • 칫솔
      2011년 8월 7일
      Reply

      부가세를 붙여 환율 적용하면 어차피 60만 원대이기는 하겠지만, 애초에 예상했던 값에 비하면 비싼 게 사실이지요. 맥북 에어를 쓰신다면 굳이 크롬북을 쓰지 않으셔도 될텐데요.

  8. 2011년 8월 7일
    Reply

    구글의 크롬OS 전략은 디바이스+인터넷 서비스를 아주 싸게 공급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역시 제조사 및 통신사의 입김을 고려하면 그것도 쉽지는 않네요.

    • 칫솔
      2011년 8월 7일
      Reply

      쉬운 장사란게 어디 있나요? 이럴 땐 소비자의 판단이 중요할 뿐이죠. ^^

  9. Curio
    2011년 8월 8일
    Reply

    60만원이라니… 아이코니아탭 Windows 버전을 사는 것이 만족도 천배쯤 높겠군요. 같은 가격에-도킹 키보드가 제외되겠지만- 강사가 말한 모든 단점이 커버되니까요.

    • 칫솔
      2011년 8월 12일
      Reply

      아이코니아탭은 개인적으로 무게와 모양이 조금 마음에 안 들더군요. 에이서도 좀더 노력해야 할듯 싶습니다. ^^;

  10. 구글 크롬북의 모습입니다. 제조사는 삼성이죠. (삼성 시리즈5) 크롬북이 발표되는 것을 보고 이 크롬북이라는 기기가 겪게될 근본적인 한계를 예상하는 글을 전에 썼었는데요 2011/05/27 – 구글 크롬북, 아무리 생각해도 참패가 보인다 무조건 만능을 자랑하는 디바이스가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이녀석이 세상에 나와 또 어떤 면이 소구되고 특정 시장에서는 (기업시장과 같은) 또 의외의 선전을 펼치게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IT 블로거 입장에서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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