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세계 PC 시장, 에이서가 흔들린다

지난 7월 14일 가트너가 2분기 세계 PC 선적량에 대한 시장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사실 지난 1분기 PC 시장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성장세는 커보이는 데, 1분기와 비교해보면 소폭 감소한 정도에 그쳤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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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세계 PC 선적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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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세계 PC 선적량
지난 2분기 세계 PC 선적량은 8천286만7천200대로 전년 동기 6천863만1천500대보다 20.7% 늘어났습니다. 지난해에 비하면 확실히 올해 PC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을 느낄만큼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8천 만대 시장 규모는 이미 지난 1분기에서 이미 보여준 터여서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8천 만대를 넘긴 시장으로 유지하는 점은 PC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벗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PC 업체 순위도 지난 1분기 그대로입니다. HP와 에이서, 델, 레노버, 아수스, 도시바 순입니다. 순서는 변함이 없지만, 성적은 이전과 다릅니다. 이 가운데 1분기보다 좋은 성적표를 가져간 업체는 레노버 뿐이었습니다. 130만 대 이상 출하량을 늘린 레노버를 제외한 다른 업체는 모두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더군요. 그런데 레노버가 어디로 이 많은 PC를 보냈는지 불분명 합니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순위권에 없기 때문이지요. 결과적으로 아시아권, 특히 중국 내수 시장의 힘이 아닌가 추측되지만, 이와 관련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 의문부호만 붙여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2위 에이서의 하락이 두드러집니다. 무려 1.3%나 빠졌더군요. 델은 0.3%의 점유율만 빠진 터라 다른 업체에 비해 잘 선방한데다, 에이서의 하락폭이 컸던 터라 0.6% 차로 간격을 좁혔습니다. 1분기만 해도 두 회사의 격차가 2.1%나 되었던 터라 이번 분기에 더 벌어질 거로 보였지만, 이제 2위 판도는 안갯속을 달리게 됐습니다. 특히 에이서는 유럽아프리카 시장에서 판매 감소와 북미 시장에서 성장을 하지 못한 게 뼈아픈 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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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북미 PC 선적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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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북미 PC 선적량
사실 이번 가트너 시장 자료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것은 북미 시장입니다. 애플이 드디어 4위 업체로 올라섰기 때문이죠. 애플은 1분기 139만8천 대보다 35만 대 더 많은 174만8천800 대를 기록해 도시바를 그 아래로 끌어내렸습니다. 도시바는 선적량이 소폭 증가했지만, 애플이 장사를 더 잘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애플이 4위로 올라선 것과 대조적으로 에이서의 선적 급감이 두드러집니다. 1분기 270여만 대를 선적했는데, 이번 분기에는 이번 분기 202만8천300대를 선적했습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북미 3위 자리를 애플에 내줄 판입니다.


그런데 그 배경이 조금 흥미로운 것은 애플 아이패드가 일시적으로 넷북 같은 미니 노트북을 잡았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내놨기 때문인데요. 에이서가 업계 2위로 올라오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넷북을 포함한 미니 노트북이다 보니 아이패드 출시에 따라 영향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가트너는 이런 현상이 지속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했는데, 연말 또는 다음 분기 실적을 봐야 좀더 확실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가트너는 아직 태블릿을 PC 범주에 넣지 않았습니다. 아마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을 넣는다면 애플 시장 점유율은 지금과 확 달라져 있을 테니까요. 이는 다른 업체들에게 공평한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할 테지만, 오히려 태블릿을 넣지 않음으로서 지금의 PC 시장 상황을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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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유럽/아프리카 지역 PC 선적량
1분기와 2분기 PC 시장을 보면 전체적인 규모는 200만 대 정도 줄었어도 일반적인 PC 구매 시기를 벗어난 시점에서 나름 시장이 잘 유지되고 있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다른 업체들이 시장에 따라 잘 방어한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에이서는 전체 시장에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동안 값싼 PC 제품군으로 빠르게 치고 올라왔던 에이서였기에 이제 한계에 이른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을 만한 모습입니다. 이것이 섣부른 판단일지 아닐지는 다음 분기 실적에 달려 있다고 봐야겠지요.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8 Comments

  1. 2010년 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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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기에 비해 2분기는 레노버만 성장했다고 하셨는데 델도 소폭이나마 성장했네요. 🙂

    광파리님 블로그에도 덧글 달았지만 레노버의 130만대는 제 사견으로는 말씀하신 아시아지역이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실적 발표가 나와야 알겠지만요.

    에이서는 이대로 가다간 다시 델에게 2위 내줄 것도 같군요. IDC자료에서는 이미 잡혔지만…

    • 칫솔
      2010년 7월 16일
      Reply

      IDC에선 벌써 잡혔나요. 역시 에이서가 급히 먹는 밥에 체했나 봅니다. ^^

  2. 2010년 7월 16일
    Reply

    에이서가 지금의 성장 방식으로는 한계에 도달했나요. IFA 잘 다녀오세요. ^^

    • 칫솔
      2010년 7월 17일
      Reply

      이제 에이서도 신제품으로 승부할 때가 왔죠.
      IFA… 고생만 하는 게 아닐지.. 잘 다녀오겠음돠~ ^^

  3. 2010년 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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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서의 앞으로의 선전을!!
    어려울려나~~~
    에휴…
    대만친구들이 싫어할듯…

    • 칫솔
      2010년 7월 17일
      Reply

      선전해야죠.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

    • 칫솔
      2010년 7월 19일
      Reply

      지지지할 정도는 아니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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