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는 무슨 돈으로 ATi를 샀을까?

오늘자로 AMD가 ATi 인수를 공식 발표했군요.
하긴 지난 컴퓨텍스에서 이미 얘기 나돌 때 이미 끝난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서양인들의 업무 스타일이라는 게 계약서나 합의서에 확실히 도장 찍을 때까지 입에 지퍼 채우는 게 다반사라서 말이죠. 머.. 사고파는 사람끼리 다된 밥에 코 빠뜨리는 일이 없게끔 하자는데,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어쨌든 인수가가 54억 달러라니 참 놀랍네요. 현금 42억에 5천7백만주의 AMD 보통주로 교환하는 조건이라죠? 매 분기당 수익이 2억 달러가 안 되는 AMD가 현찰 박치기를 한 셈인데요. 어떻게 저 많은 총알을 구했을까요? 그동안 번 거 하나도 안 까먹고 잘 모아둔 것일까요? 아니면 은행에서 빌렸을까요?

둘 다 일수도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ATi 인수 직전에 AMD가 휴대 장치에 쓰는 모바일 프로세서인 알케미의 모든 라인을 매각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역시 공식적인 보도 자료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인수 업체가 시설을 이전받고 있는 중입니다.


이 합의는 지난 6월 초에 이뤄진 것이고요. 인수 대금은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 ATi 인수건을 성사시키는 데 보탬이 될 정도의 총알은 모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MD에서는 알케미 라인의 정리를 두고 ‘x86 모바일 프로세서인 지오드 nx 라인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이는 립서비스에 불과하고요. 그 매각 대금은 고스란히 ATi 주주 주머니로 들어가는 셈이지요.


이는 AMD가 아주 오래 전부터 ATi 인수에 공을 들여왔다는 얘기가 됩니다. 엄청난 규모의 시설을 매각하고 사들이는 게 동네 슈퍼에서 돈 주고 과자 사는 것하고는 다른 얘기잖아요. 더구나 이런 정도의 매각이라면 입질부터 최소 1년 정도의 시간을 들이지 않고서는 이뤄지기 어려운 일입니다.


어쨌든, AMD야 큰 약점 하나를 메울 수 있게 됐네요. 모바일이든 홈 시장이든 자기 CPU에 맞는 메인보드 칩셋을 갖고 있어야 인텔과 경쟁을 할 수 있는데, 엔비디아나 ATi 같은 세컨 파티에 의지하다 보니 AMD는 속이 타고 아쉬워도 그 불만을 드러낼 수 없었거든요. 특히 ATi가 메인보드 칩셋과 그래픽 코어를 모두 만들 기술을 가진 덕분에 그래픽 코어를 넣은 AMD 메인보드 칩셋도 기대해 볼만할 것 같고, CPU와 보조를 맞추는 칩셋 로드맵도 같이 나올 수 있겠지요.


다른 한켠에서 AMD 조력자로 알려진 엔비디아가 불쌍하다는 분들도 있는데, 꼭 그렇지도 않을 겁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컴퓨텍스 이후 AMD만이 아니라 인텔에도 협력하는 자세로 바뀌었거든요. 물론 타격은 입을테지만, 오히려 인텔 마니아 시장까지 확대하는 데에 불만이 없을 겁니다.


마감도 끝나가고 겸사겸사 재미있는 일 같아 그간의 일들을 정리해봤습니다.


AMD 덕분에 모레에 인텔 콘로 기자 간담회가 또 재미있게 됐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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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2 Comments

  1. 2007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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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AMD가 망할거 같다는 소문이 돌던데.. 이미 이때 부터 수상했군요.^^

    • 2007년 3월 29일
      Reply

      헉.. 그 소문은 그냥 소문입니다요 ^^ 다만 이 매각의 경우는 AMD가 두 가지 모바일 프로세서를 가져갈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AMD는 알케미보다는 지오드(geode)라는 x86 모바일 프로세서에 더 집중하고 싶어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아직 매각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고, 여전히 AMD 이름으로 알케미를 생산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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