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Z 플립과 한 달, 접는 스마트폰의 가치만 남다

어느 덧 한 달이다. 잠시 써보는 것으로 끝날 줄 알았던 갤럭시 Z 플립을 한 달이나 쥐고 있을 줄이야! 아마도 이 한 가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반으로 접을 수 있는 갤럭시 Z 플립이 접지 않는 스마트폰과 얼마나 다른 경험인가를… 여기에는 조금 복잡한 관점이 들어 있다. 기존 스마트폰의 기능성을 유지하면서 접은 것인지, 그냥 접는 의미만 살린 것인지, 접는 스마트폰 관점에 기능을 융합했는지 등 여러 고민이 담겨 있다. 때문에 갤럭시 Z 플립의 만듦새나 접는 디스플레이의 쓸모와 불편함, 각 기능의 수준은 벤치마크나 기능 분석처럼 이미 넘치는 말들을 건너뛰고 딱 한 달 겪은 갤럭시 Z 플립에 대해 조금 벗어난 정리를 해본다. 결론은 결론에. 어쩌면 제목이 결론일 수도 있겠다.

청바지 앞 주머니에 넣고 쪼그려 앉다

갤럭시 Z 플립의 특징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이것으로 충분하리라 본다. 청바지 앞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넣은 채 앉아본 사람들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특히 파우치나 다른 것을 넣어 다니지 않는 남자라면 반으로 접은 스마트폰의 이점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특징이라서다.

사실 스마트폰 화면이 커지면서 가장 큰 불편은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특히 스마트폰이 점점 커질수록 그 불편은 더욱 커졌다. 길쭉한 스마트폰을 바지 앞주머니에 넣은 채 허리를 숙이거나 의자에 앉거나 쪼그려 앉아 보면 스마트폰에 걸려 앉거나 허리를 숙이기 힘들 때가 많았다. 바지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는 편하게 움직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청바지 앞 주머니에 넣고도 움직임이 자유롭다.

갤럭시 Z 플립은 그런 불편을 싹 날려버렸다. 깜빡하고 스마트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지하철 의자에 앉거나 땅바닥에 쪼그려 앉더라도 짧은 길이 때문에 중간에 동작을 멈추고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가 없던 것이다. 물론 지갑을 넣은 것처럼 주머니가 불룩해 보이는 게 조금 흠이긴 하다. 그래도 접을 수 없는 큰 화면의 스마트폰을 꺼내 손에 들고 있어야 할 번거로움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앉은 상태에서 화면을 접어 다시 바지 앞 주머니에 넣는 것은 갤럭시 Z 플립을 쓰는 이들에겐 너무나 쉬운 장면이 되고 있다.

딱딱하게 굳힌 지갑이 되다

스마트폰은 이미 지갑의 역할을 대체하는 기능을 갖고 있지만, 그래도 지갑 같지는 않았더랬다. 재질과 크기, 그리고 형태에서 분명하게 달랐으니 말이다. 갤럭시 Z 플립도 재질만 따지면 스마트폰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작아진 크기와 접을 수 있는 형태 때문에 이전 스마트폰과 느낌은 다르다. 무엇보다 바지 앞주머니에 넣고 다니다보니 보니 마치 진짜 지갑을 대신하는 느낌이랄까?

사실 딱딱한 지갑이라고 생각해도 그리 이상하진 않다. 현금만 없을 뿐, 어차피 지갑에 넣어 다니는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에 담을 수 있으니 말이다. 대중 교통을 타기 위한 교통 카드는 지갑보다 스마트폰을 대는 것이 더 빠르고 먹고 잘 때 쓰게 되는 여러 카드 결제까지 삼성 페이 같은 스마트폰 앱으로 이뤄지는 시대에 반으로 접은 상태로 주머니에서 꺼내는 갤럭시 Z 플립은 결제 측면에서 지갑의 디지털 버전으로써 매우 충실한 셈이다.

어지간한 중지갑보다 작지만 필요한 것은 거의 다 담겨 있다. 현금만 빼고.

다만 지금은 지갑처럼 신분증을 넣어 다닐 수 없는 문제가 조금 걸리긴 한다. 만약 이 리뷰를 쓰기 전에 모바일 운전 면허증 제도가 시행됐더라면 전혀 문제될 것도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 경찰청은 올해 1분기 안에 운전 면허증을 스마트폰에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운전 면허증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안타깝게도 리뷰를 쓰기 전까지 해당 제도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어쨌거나 이 제도를 통해 운전 면허증까지 내장하면 갤럭시 Z 플립이 쓰는 한 지갑은 집을 벗어날 일이 거의 없게 될 듯 싶다.

나를 거부하는 좁은 지문 센서

갤럭시 Z 플립이 지갑하고 다른 점은 아무래도 늘 전자식으로 잠겨 있다는 점이다. 지갑처럼 넣고 다닐 수는 있어도 기능을 쓰려면 비밀 번호나 지문으로 잠금을 해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갤럭시 Z 플립의 잠금 해제 때마다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지문 센서의 성공률이 썩 높지 않아서다.

갤럭시 Z 플립의 지문 센서는 디스플레이 아래나 본체 뒤가 아닌 본체 오른쪽 옆에 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보다 본체를 둘로 분리하는 어려운 구조 때문에 다양한 부품을 넣다보니 본체 뒤 물리 센서나 화면 아래에 초음파를 이용한 지문 센서를 넣을 수 없는 한계가 있던 모양이다. 문제라면 이 센서의 폭이 너무 좁다는 점이다. 일반 센서 대비 1/4 정도 되는 폭이라 손가락에 닿는 면이 얼마 되지 않는다.

지문 센서가 너무 좁아서 한번에 인식하지 못할 때가 잦다.

물론 폭이 좁아도 지문만 잘 인식하면 불평할 일은 없다. 하지만 왼손으로 잡을 때는 검지나 중지, 오른손으로 잡을 때는 엄지의 위치 쯤에 있는 지문 센서는 한번에 나를 알아채로 문을 열어주는 경우가 적다. 물론 2~3번 정도면 대부분 열리긴 하지만, 왠지 내 물건인데도 한 번에 알아보질 못하니 은근 부아를 돋울 때가 잦다. 그러니 다음 제품에는 제발 이 위치에 이 크기의 지문 센서는 넣지 말기를…

유리 위에 보호 플라스틱, 그 위에 또 보호 필름~

갤럭시 Z 플립을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접이식 스마트폰에 처음으로 초박막 유리를 쓴다는 것이었다. 앞서 출시됐던 여러 폴더블 스마트폰은 대부분 폴리이미드 필름으로 디스플레이를 보호한 터라 긁힘이나 충격에 약했고 화면이 고르지 못했던 터라 초박막 유리를 쓴 갤럭시 Z 플립이 그 단점을 줄여주길 원했다.

그런데 뭔가 애매했다. 분명 유리라 흠집이 없을 줄 알았는데 몇몇 내구성 테스트에서 흠집이 생긴 것이다. 힘을 줘 손톱 끝으로 화면을 긁으면 자국이 남는 동영상까지 나왔다. 이를 두고 갤럭시 Z 플립의 초박막 유리가 실제 유리가 아닐 수 있다는 추측까지 나왔다.

유리를 보호하기 위한 플라스틱 막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 필름을 붙인 상태. 흠집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유리는 맞다.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것은 초박막 유리다. 다만 이 초박막 유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아주 얇은 플라스틱으로 그 위를 한겹 더 덮었다. 손가락으로 흠집이 났던 것은 플라스틱을 씌운 부분이었다. 문제는 유리 위에 있는 플라스틱이 있기 때문에 흠집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흠집을 피할 수 있을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닌 상황이라니… 결국 플라스틱 보호를 위한 보호 필름을 하나 더 붙여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어쨌거나 보호 필름의 흠집 역시 피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좁아서 더 길어 보이는 화면

갤럭시 Z 플립은 본체의 너비만 따지면 다른 스마트폰 보다 그렇게 좁은 스마트폰은 아니다. 그러나 막상 화면을 펼치면 폭에 비해 훨씬 긴 느낌을 받는다. 단순히 접은 화면을 펼쳤으니까 길어진 게 아니냐고 되물을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원인은 다른 데 있는 듯하다.

화면을 펼친 갤럭시 Z 플립과 V50S의 후면만 놓고 보면 크기에서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는다.

확실히 갤럭시 Z 플립의 본체 너비는 일반 스마트폰보다 조금 짧은 정도다. 그에 비해 본체를 펼쳤을 때 나타나는 순수한 화면의 폭이 다른 스마트폰보다 훨씬 좁다. 지금 출시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화면 양옆의 베젤이 거의 없는 반면, 갤럭시 Z 플립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보호하기 위한 두꺼운 베젤로 두르고 있다. 그 베젤 너비 만큼을 빼면 화면은 더욱 좁아 보일 수밖에 없다.

갤럭시 Z 플립의 화면이 일반 스마트폰과 비교해 더 좁기 때문에 더 길게 보이는 효과도 있다.

더구나 긴 화면비를 갖고 있으니 정말 길어 보인다. 무려 22대 9나 된다. 갤럭시 Z 플립의 세로 대비 가로 화면 비율만 보면 여느 스마트폰보다 긴 것은 틀림 없다. 폭이 좁고 긴 화면 비를 가졌으니 그냥 길게 보이는 정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긴 화면과 한 손 조작의 문제

화면이 길다는 점이 장점일지 약점일지 쓰기에 따라 다르다. 일단 장점 하나. 긴 화면은 더 많은 정보를 보는 데 유리하다. 그냥 인터넷에서 스크롤 하지 않고 더 많은 정보를 보는 것만 그런 것은 아니다. 화면이 길다보니 홈 화면 위젯도 아주 넉넉하게 배치할 수 있다. 홈 화면에 전화, 문자 아이콘이 있는 앱서랍 부분을 빼고도 위젯이나 앱 아이콘, 폴더를 세로로 6단까지 배열할 수 있다. 2단 위젯을 3개까지 넣을 수 있다보니 홈 화면 구성에서 상개적으로 여유가 느껴진다. 더 많고 다양한 위젯으로 홈 화면을 꾸밀 수 있다.

하지만 긴 화면으로 인한 불편은 무엇보다 화면 맨 아래의 내비게이션 버튼을 조작할 때다. 다른 스마트폰보다 갤럭시 Z 플립을 한 손으로 잡은 채 이 내비게이션 버튼을 누르는 게 좀더 어렵긴 하다. 다른 스마트폰도 대부분 화면 아래의 내비게이션 버튼을 한 손으로 다루긴 힘들지만, 그래도 내비 버튼과 가까운 부분을 잡는 만큼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갤럭시 Z 플립이 좀더 어려운 이유는 화면이 길다보니 안정적으로 잡기 위해 화면 하단보다 약간 위를 잡게 되는데 이로 인해 내비 버튼과 손가락이 좀더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화면이 너무 길어서 아래 내비 버튼까지 엄지 손가락으로 누르는 게 쉽진 않다.

때문에 갤럭시 Z 플립은 하단 내비 버튼을 쓰는 것보다 제스처로 다루는 게 훨씬 편하다. 안드로이드 10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제스처 UI는 엄지 손가락을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서 앱 서랍을 열거나 뒤로 가거나 최근 실행한 앱을 전환하거나 홈화면으로 나간다. 다만 제스처 UI는 거의 문제가 없는 데 홈 화면에서 삼성 페이를 빨리 실행할 수 있는 바로 가기 아이콘이 화면 하단부에 있는 데 가끔 앱 서랍을 열 때 삼성 페이 서랍이 열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안타깝게도 이 앱 서랍을 다른 위치로 옮길 수 있는 설정은 아직 없다.

물론 한손 조작 모드가 있기는 하다. 한손 조작 모드는 이용자가 엄지 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는 만큼 화면의 크기를 줄이는 기능이다. 하지만 이 기능을 만든 개발자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한손 조작 모드를 실행하면 아래를 기준으로 화면을 줄이게 되는데, 문제는 손가락이 그 아래까지 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갤럭시 Z 플립은 화면 중앙을 기준으로 해야 한손 조작 모드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데, 크기는 조절할 수 있어도 위치는 조정할 수 없으니 이 기능을 쓸모 있도록 좀더 손보길 부탁한다.

예상하지 못한 문제

갤럭시 Z 플립이 휴대성은 좋은데 의외로 불편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있다. 화면을 반으로 접어 휴대는 좋을 수 있는데 오히려 폈을 때 의외로 불편할 때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자동차에 거치할 때다. 특히 차량용 무선 충전 거치대를 쓸 때 예상치 못한 문제를 만났다.

거의 모든 차량용 무선 충전 거치대는 대형 스마트폰의 무선 충전 패널의 위치에 맞춰 설계되어 있다. 스마트폰의 무선 패널은 후면 중앙 부분에 있는데, 아래로부터 2~3cm 정도 위에 있으므로 거치대 역시 이 위치에 맞춰 무선 충전 코일을 넣어 놓았다.

자동차용 무선 충전 거치대의 무선 충전 위치와 갤럭시 Z 플립의 위치가 맞지 않아 쓰기 어렵다.

갤럭시 Z 플립도 무선 충전을 할 수는 있다. 단지 거치대의 충전 위치가 조절식이 아니면 이 위치에 맞지 않을 뿐이다. 갤럭시 Z 플립을 반으로 접을 수 있다보니 무선 충전 코일의 위치가 일반 스마트폰보다 더 아래에 있어 기존 대형 화면에 맞게 설계된 차량용 충전 거치대에 올렸을 때 충전 위치가 맞지 않는 것이다. 물론 무선 충전을 포기하고 거치만 하는 것이면 상관 없다. 다만 화면을 켜고 길 안내를 받는 동안 무선 충전을 못 쓰는 대신 유선 충전을 위해 케이블을 꽂고 빼는 일을 해야 하는 점에서 새로운 불편을 더할 수밖에 없다.

90도 모드, 사진 찍고, 화상 통화… 그 다음은?

갤럭시 Z 플립은 접거나 펼 수 있는 두 가지 형태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독특한 경첩 구조 덕분에 화면을 반만 접어 90도로 세울 수 있다. 그러니까 화면의 반만 세우고 본체를 바닥이나 평평한 곳에 올려둘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90도만 세워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있기는 있다. 평평한 곳에 내려 놓고 조금 떨여져 셀카를 찍거나 손에 들지 않고 화상 통화를 하거나. 셀카를 찍을 때 손바닥을 보여주면 타이머가 작동하며 잠시 후에 찰칵. 물론 이 기능은 LG에서 먼저 선보인 것이지만, 손바닥을 폈다가 주먹을 쥐는 LG와 달리 삼성은 손바닥을 펴는 것으로 작동해 논란을 피하는 모양새다.

갤럭시 Z 플립은 평평한 곳에 올려두고 나홀로 셀카를 찍을 때 더 없이 좋다.

그런데 갤럭시 Z 플립을 90도로 세웠을 때 쓸 수 있는 기능은 이게 전부다. 구글이 90도로 세운 화면에 맞춰 인터페이스를 정돈하는 플렉스 모드를 갤럭시 Z 플립에 적용했지만, 기능이 너무 없다보니 내세울 만한 요소는 아니다. 그냥 90도 모드에서 조금 편하게 사진을 찍고, 화상 통화 때 두 손이 자유로워 수화도 가능하다는 점을 빼면 큰 기대는 금물. 90도 모드에서 모든 동영상을 상단에 무조건 강제로 표시하도록 만들었다면 또 모를까..

긴 화면비에 적응 못하는 동영상 플레이어들

동영상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갤럭시 Z 플립에서 동영상을 보는 게 썩 편하다고 말하긴 힘들다. 긴 화면 비율 탓에 동영상 비율이 맞지 않는 것은 그럴 수 있지만, 동영상 플레이어에 따라 화면 구성이 뒤죽박죽이라서다.

먼저 카카오 플레이어나 TVN처럼 16대 9 화면비 영상은 다른 플레이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문제가 없는 편이다. 가로로 눕혔을 때 화면 양옆 공간이 많이 남기는 해도 화면이 잘리거나 모서리가 불편해 보이거나 하는 일은 없으니 말이다.

유튜브에서 영상을 확대에 이렇게 꽉 채울 수 있지만, 일부 장면이 가려진다.

유튜브는 반반이다. 16대 9 비율의 영상을 볼 때는 양옆만 공간이 남는 수준으로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21대 9 비율의 영상은 기본적으로 상하좌우 모두 공백을 가진 형태로 일단 재생을 시작한다. 이 영상을 두 손가락으로 확대하면 상하좌우를 꽉 채우므로 훨씬 보기 좋아진다. 문제는 16대 9나 21대 9가 아닌 화면비를 가진 영상이다. 이런 영상은 기본적으로 좌우 공간은 많이 남고 상하 공간은 매우 적게 남는데, 확대하면 사로로 영상을 채우므로 위아래 영상 일부가 잘리는 현상이 생긴다. 가장 애매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저장된 영상을 볼 때 이용하는 코디(Kodi)도 갤럭시 Z 플립과 궁합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영상을 재생하면 원본 크기로 재생하기 때문에 대부분 상하좌우 레터박스가 생긴다. 이를 확대해 화면에 맞추면 왼쪽 끝은 전면 카메라를 넘지 않는 범위까지만 확대되므로 검은 공간이 남는 반면 오른쪽은 화면 끝까지 채우므로 남는 공간이 없다. 또한 갤럭시 Z 플립은 영상의 왼쪽 위아래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하는데 매끄럽게 다듬어지지 않아 동영상을 보는 내내 거슬린다.

넷플릭에서 재생하면 왼쪽은 카메라 부분 직전, 오른쪽은 위 유튜브 확대 이미지와 비교할 때 미세한 공간을 남기고 확장된다. 어정쩡한 확장으로 보기에 흉하다.

넷플릭스는 가장 상황이 좋지 않다. 넷플릭스 콘텐츠 가운데 <6 언더그라운드>나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처럼 가로 화면비가 긴 영상을 재생하면 카메라 앞 위치까지만 자동으로 확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전면 카메라 직전 위치까지 확실하게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앞에 약간의 공간을 남겨 둔다. 그나마 이것까지는 괜찮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오른쪽 끝까지 화면을 확장하지 않는 것이다. 즉, 오른쪽에 미세하게 공간이 남기 때문에 화면이 잘린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또한 코디처럼 왼쪽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었지만, 역시 깔끔하게 마감되지 않았다. 한달이나 지났지만 긴 화면비에서 영상을 제대로 보려면 아무래도 더 기다려야 하는 모양이다.

접을 수 있기에 그냥 넘기는 문제들, 그리고 결론

솔직히 일반적인 스마트폰 관점에서 볼 때 갤럭시 Z 플립의 제원이나 여러 기능은 합격점을 받기엔 모자른 점이 많다.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광각과 표준으로 구성된 후면 듀얼 카메라는 기본 능력은 괜찮아 보일지 몰라도 1,200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로 이뤄진 카메라를 통해 얻는 결과를 더 높이는 놀라운 재주는 부리지 못한다. 또한 디지털 줌의 품질 역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촬영 상황에 따라 두 개의 후면 카메라를 쓸 수 있지만 고성능은 아니다.

카메라 옆의 외부 디스플레이도 너무 작다. 시간을 확인하고 전화를 받는 수준에 딱 어울리지만, 도착한 문자를 확인하는 것만 하더라도 좀 벅찬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화면은 작아도 하는 일은 제법 많다. 전화나 문자 확인과 더불어 재생 중인 음악 탐색이나 심지어 후면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셀카를 찍을 때 이 작은 화면 안에 자기 모습을 표시할 수도 있다. 그래도 작은 화면을 보고 조작하는 게 썩 편치는 않은 데 다음 제품에서 좀더 큰 디스플레이를 넣기를 바란다.

내장 스피커가 모노인 점도 아쉽다. 가끔 이어폰 없이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볼 때 한쪽으로만 소리가 몰려 몰입감이 떨어진다. 내장된 AKG 이어폰 음질은 기본 제공된 번들 치고 나쁘진 않으나 본체 스피커의 구성과 음질이 아쉽다보니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써야 한다. USB-C to 3.5mm 어댑터는 기본으로 챙겨주지 않는 만큼 블루투스 헤드폰이나 이어버드를 써야 하는데 블루투스로 재생할 때 영상보다 소리가 늦게 들리는 지연 현상이 거의 없어 다행이다.

스피커는 하단에 있고 오디오 단자가 없으므로 무선 블루투스 헤드폰을 쓰거나 유선 이어폰은 USB-C 어댑터를 이용해야만 한다.

설계 구조상 대용량 배터리를 넣을 수 없는 한계는 보조 배터리로 극복해야 한다. 3,300mAh의 배터리가 순식간에 닳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다루는 시간이 긴 이용자라면 한 번 충전으로 하루를 버티는 게 쉽지만은 않아서다. 그래도 적은 배터리라 충전은 오래 걸리지 않는 점에서 위안을 삼아도 될 듯하다. 만약을 위한 플래시 메모리 확장 슬롯이 없어 막연한 불안감도 없진 않으나 일단 256GB 저장 공간을 채운 이후에나 할 이야기다. 그 밖에 스냅드래곤 855로 경험하는 성능이야 이미 수많은 스마트폰과 크게 다를 것은 없는 수준이다.

스마트폰으로써 기능만 따지면 이처럼 평범하다. 어쩌면 가격에 어울리는 최고의 제품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무리일 만큼 너무 큰 격차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스마트폰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접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 때문이다. 접는 스마트폰으로써 가치는 인정받을 만한 것이다. 단지 그 가격에 합당한 능력이 접는 것 하나 뿐이면 안 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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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6 Comments

  1. 2020년 3월 26일
    Reply

    솔직한 리뷰가 너무 좋습니다!

    • chitsol
      2020년 3월 26일
      Reply

      고맙습니다.

  2. 2020년 3월 31일
    Reply

    온갖 미사여구 로 도배된 후기 보다 이렇게 솔직한 후기가 예비 구입자 의 마음을 움직일듯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chitsol
      2020년 3월 31일
      Reply

      고맙습니다.

  3. 2020년 4월 3일
    Reply

    근래 보았던 후기중에서 과정도 결과도 내용도 모두 가장 이해가 편하고 객관적이여서 너무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chitsol
      2020년 4월 3일
      Reply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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