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원’에 집중한 투인원 태블릿, HP 엘리트 X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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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과 노트북, 이 두가지를 절충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태블릿의 편의성, 노트북의 생산성을 함께 잡아야 하는데, 성격이 다른 두 제품군을 섞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HP는 두 제품의 성격을 잡으려는 노력의 결과를 오래 전에 이미 얻었습니다. TC1100 같은 하이브리드 태블릿은 오늘날 태블릿과 노트북을 함께 쓸 수 있는 투인원 제품들의 오래된 선조 같은 제품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HP는 한동안 투인원에 대한 DNA를 되찾지 못했습니다. PC 시장의 쇠락과 조직의 재편은 전통적으로 강했던 생산성 PC 부분에서 방황의 시기를 보내도록 만든 원인으로 작용했으니까요.

언제쯤 HP가 잊고 있던 생산성에 대한 DNA를 떠올리도록 만들지 궁금하던 때 조금은 흥미로운 제품을 HP가 내놨습니다. 엘리트 X2의 새로운 투인원 제품군이지요. 아, 여기서 한 가지 정리가 필요하겠네요. 지금 말하려는 제품은 2015년 초에 공개된 엘리트 X2 1011이 아니라 그 이후에 공개된 엘리트 X2 1012입니다. 서피스 프로3와 닮은 새로운 투인원 제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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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엘리트 X2 2012(이하 엘리트 X2)를 처음 봤을 때 아주 멋진 투인원이라는 인상은 받지 못했습니다. 생산성을 강조한 HP 제품이 갖고 있는 투박한 느낌이 여전히 강했기 때문이지요. 물론 앞서 출시했던 HP의 투인원 제품군과 비교했을 때보다 나은 모양새지만, 여전히 너무 정직하게 보입니다. 윈도 10 태블릿만 고민하고 만든 게 아니라 노트북으로 쓸 때의 편의성까지 고려한 때문이지요.

사실 요즘 윈도 10 태블릿을 보면 단자를 없애려 합니다. 일단 들고 쓰는 것에 초점을 맞춘 데다 간결한 제품일수록 보기에 좋은 것은 틀림 없으니까요. 다만 많은 것을 감출수록, 또는 없앨수록 그만큼 편의성이 줄어드는 문제도 있습니다. 때문에 무엇을 없애야 할지, 무엇을 그대로 둘지 결정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데, 엘리트 X2는 그 어려운 결정을 두고 고민하기 보다 편의성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여전히 사용성이 많은 단자, 앞으로 더 많이 쓸 단자를 포기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 뒀기 때문이지요. 큼지막한 USB 3.0 단자는 기본, USB 타입 C단자를 더했고, 마이크로SD 확장 슬롯에 통신 기능의 심카드 슬롯까지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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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스럽지 않게 마이크로SD 확장 슬롯과 심카드 슬롯은 덮개로 덮었습니다. 그런데 어딘가 허전합니다. 꼭 있어야 할 것 같은 단자 하나가 보이지 않는 기분이랄까? 이유는 간단합니다. 충전용 단자가 없기 때문이죠. 엘리트 X2는 충전해야 쓸 수 있는 제품인데 충전용 단자가 없다니… 물론 충전 단자가 없어서 충전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USB 타입 C 단자로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단자는 충전 뿐만 아니라 주변 장치 연결을 할 때도 씁니다. 참 많은 재주를 가진 단자인데, 엘리트 X2도 이를 잘 활용합니다. 다만 전원 어댑터의 크기나 모양은 지나치게 평범해 조화롭지 못하더군요.

엘리트 X2의 화면은 12인치입니다. 태블릿으로 보면 크고, 노트북으로 보면 작은 화면이지요. 하지만 태블릿과 노트북이라는 두 가지 형태에서 절충해야 하는 투인원 제품이기에 적당한 화면 크기로 타협했습니다. 이미 이 화면을 가진 서피스 프로 3가 표준 모델로 정착한 덕분에 그다지 어색하지는 않더군요. 화면 해상도는 1920×1280. 풀HD보다 세로가 조금 더 긴 터라 작업 공간이 조금 넓어 보입니다. 작업 표시줄을 오른쪽에 세우면 더 넓은 공간을 만들 수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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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대로 태블릿으로 들고 쓸 수도 있고 바닥에 놓고 쓸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아니라면 태블릿으로 들고 쓰더라도 무게의 부담은 없습니다. 화면 테두리가 넓어서 엘리트 X2를 잡은 손이 화면을 터치하는 오류는 없는 반면, 가로로 잡을 때는 무게 균형이 맞지 않아 안정감이 좀 떨어지긴 합니다. 세로로 잡을 때는 별다른 걱정이 없지만, HP 로고가 있는 쪽을 잡는 편이 카메라가 있는 쪽보다 편하게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엘리트 X2는 꼭 들고 쓰라는 법은 없습니다. 투인원 제품의 생산성도 있기 때문이지요. 도킹 형태가 아니라 덮개를 겸하는 타입 커버 형태의 착탈식 키보드를 붙인 뒤 뒤쪽 스탠드를 펼치면 노트북처럼 다룰 수 있습니다. 가느다란 스탠드가 불안해 보이기도 하는데, 막상 스탠드 재질이 단단해 구부러지지도 않고 잘 버티더군요. 단지 뒤로 젖힐 수 각도가 깊지는 않습니다. 45도쯤 기울어집니다. 착탈식 키보드는 자석식이라 손쉽게 붙이고 뗄 수 있고, 키보드를 붙잡은 채 본체를 아래로 늘어뜨려도 쉽게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자성입니다. 다만힘주어 흔들면 무거운 본체가 분리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본체를 잡은 상태에서 흔들 땐 키보드가 가벼워 떨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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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탈식 키보드는 타입 커버와 비슷함에도 손받침 부분을 알루미늄 재질로 덮어 일반 노트북의 손받침 느낌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다만 한파가 몰아친 며칠 동안 손받침 부분의 재질도 영향을 받아 차가워 진 탓에 손바닥이 조금 얼얼하더군요. 그래도 키보드를 누르는 깊이나 두드리는 감촉이 의외로 좋아 장시간 입력을 해도 쉽게 피곤하지 않습니다. 키보드 각도도 적당한 높이도 조절되더군요. 더불어 착탈식 키보드를 붙이면 역시 무겁지만, 타입 커버 형태라 생각보다 가볍고 두께의 영향도 덜합니다.

엘리트 X2는 3가지 6세대 인텔 코어m 프로세서인 코어 m3과 코어 m5, m7 중 하나를 씁니다. 테스트했던 제품은 코어 m5-6Y57로 기본 클럭 1.1GHz, 터보부스트 1.51GHz 였지요. 그래픽 칩셋은 따로 넣지 않고 HD 그래픽스 515 내장 그래픽을 이용합니다. 램은 최대 8GB, 저장 공간은 256GB를 채운 제품이었는데, 구입할 때 최대 512GB의 저장 공간을 고를 수 있습니다. 대용량 SSD를 선택하는 것이 부담되면 마이크로 SD 카드를 꽂아 부족한 저장 공간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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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대 코어 m 프로세서를 달았다 해도 기본 성능이나 그래픽 성능이 뛰어난 편은 아닙니다. PC용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패스마크로 확인해보니 다른 코어 i 계열이나 외장 그래픽 칩셋과 비교했을 때 성능 차이를 확인하는 것은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 동영상 편집, 외장 그래픽이 필요한 3D 게임 같은 고성능 작업용으로는 알맞지 않다는 이야기지요. 사실 코어 m 프로세서를 쓰는 제품에서 고성능 작업에 대한 효율성은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대신 방열팬 없이 버티도록 설계한 프로세서여서 열을 빼는 팬을 따로 쓰지 않는 만큼 팬 소음 없이 조용하게 작업할 수 있지요. 영화를 보는 동안 발열은 심하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 느껴집니다. 뒤쪽 카메라가 있는 부위인데, 그리 불쾌할 정도의 발열은 나지 않더군요.

아무리 무거운 프로그램에 어울리지 않는 성능이라도 가벼운 게임, 고화질 영화를 보는 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습니다. 외장 그래픽을 요구하지 않는 PC 게임은 즐기는 데 지장은 없지만, 그 이상 욕심을 내는 것은 솔직히 무리입니다. 영화를 볼 때 좋은 점은 팬 소음이 방해하지 않는 점과 뱅앤울룹슨이 오디오를 튜닝한 점입니다. 과거 비츠 오디오를 접목했던 HP 노트북처럼 뱅앤울룹슨도 소리를 더 풍부하게 낼 수 있는 튜닝 기술을 넣은 것이지요. 다만 실제 소리를 들어보면 생각보다 음량이 조금 적은 느낌입니다. 헤드폰으로 들을 때는 괜찮은 데 본체 스피커만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를 볼 때 배터리는 시간당 정확하게 20%씩 빠져 나갔습니다. 이론상 5시간 동안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DTS 오디오로 인코딩된 풀HD 동영상 기준이기 때문에 문서 작업은 이보다 더 오래 쓸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인터넷과 문서 작업을 할 때 무겁고 촌스러운 어댑터는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인터넷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엘리트 x2는 무선 랜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는 통신 모듈을 내장했습니다. 국내에 출시되는 제품도 통신 기능을 탑재할지 모르지만, 일단 3G OPMD 심카드를 꽂아보니 별 어려움 없이 잘 작동하더군요. 무선 랜 없는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것은 생산적인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겁니다. 물론 국내에 들어오는 제품에 이 모듈이 들어갈지 여부는 아직 말하기 어렵군요.

엘리트 x2의 운영체제는 윈도 10입니다. 모델에 따라 홈 또는 프로 64비트 버전이 들어가지요. 어쨌든 윈도 10의 주요 기능인 윈도 헬로를 쓸 수 있습니다. 윈도 헬로는 비밀 번호 대신 지문이나 얼굴 등 생체 정보를 이용해 로그인하는 기능으로 엘리트 x2는 뒤쪽의 지문 인식 센서를 이용합니다. 비밀 번호를 넣지 않아도 되는 만큼 더 안전하고 빠르게 윈도에 로그인할 수 있지요. 윈도 보안에 필요한 핀 번호나 지문 정보는 안전하게 TPM 칩으로 관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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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x2의 성능은 기대 이상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보안을 비롯해 다양한 생산적인 작업에 필요한 거의 모든 구성은 빼놓지 않고 담았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생산적인 작업을 위한 와콤 펜은 서피스 펜보다 훨씬 빠르고 정교하게 움직여 놀랐는데요. 아마도 ‘디자이너가 이야기하는 와콤 태블릿 노트북, hp elite x2 의 사용가치’라는 글에서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생산적인 일을 위한 태블릿과 노트북의 경계선에 있는 투인원 제품 사이에서 HP 엘리트 x2 1012가 정한 방향은 생산성을 위한 고민을 줄이려 되도록 많이 넣었다는 점입니다. ‘올인원’된 투인원. 그것이 엘리트 x2 1012의 메시지일 듯 싶네요.

덧붙임 #

* 이 글은 HP 코리아로부터 고료를 받아 작성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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