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터치스마트 PC, 2% 부족한 가족용 올인원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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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감 시즌이라 발표회 관련 포스팅이 조금씩 늦네요. 어제 HP가 19인치 와이드 터치스크린을 단 터치스마트 PC와 프리자리오 PC 신제품 출시를 알리는 공식 기자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물론 이날은 HP의 PC 사업 방향에 대한 전략 발표도 함께 이뤄졌습니다. 다른 때에 비해 조촐하게 진행한 탓인지 그다지 큰 이야기거리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다만, 그래도 올해 초 CES의 빌게이츠 기조 연설에서 비스타를 탑재한 PC로 소개된 세계 최초의 터치스크린 올인원 PC를 국내에 내놓는 자리로서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터치스마트 올인원 PC만 따지면 출시가 무척 늦었습니다. 제품을 발표한 게 올 1월이었고 북미 판매는 올 2월부터 시작했는데 4개월이나 지나서 우리나라에 출시했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유가 있지요.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소프트웨어를 변경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소프트웨어 변경이라니 좀 의아할 수도 있습니다. PC를 다루는 데 필요한 한글판 운영체제만 깔면 끝나는 게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HP가 터치스마트 PC를 내놓으면서 터치스크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적인 소프트웨어인 스마트 센터를 만들어 넣은 탓에 단순히 운영체제 변경으로 끝날 일이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스마트 센터가 비스타의 미디어 센터와 연동되어 작동하기 때문에 단순히 소프트웨어 한글화 뿐 아니라 운영체제와의 호환성을 따져야 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때문에 어제 발표는 이러한 제반 작업이 다 마무리했다는 신고식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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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많은 이들이 한 가지 사실을 의아해 합니다. 노트북은 성장 산업이고 데스크탑 PC는 사양 산업이라는데 왜 HP가 데스크탑 PC를 내놓았을까 하는 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 노트북 1대 팔 동안 PC는 4~5대 판다는 사실입니다. 아직 시장 규모는 PC쪽이 더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여러 매체들이 노트북 성장률에 대해 집중 보도를 하다보니 이 문제를 좀 간과하는 것 같은데요. PC시장의 성장이 좀 정체돼 있기는 하지만, 판매율이 떨어진다는 소리는 아직 없다는 게 포인트이고 이는 HP가 버릴 수 없는 시장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대규모 매스 마켓 시장은 이날 발표한 프리자리오와 같은 다소 값싼 PC들로 이끌고 그 사이에 HP는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형태의 리치 마켓 개발에 들어가 터치스마트 PC와 같은 올인원 제품을 내놓은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에서 올인원 잘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루온이 몇몇 공공 기관에 공급되기는 했지만 소비자 시장에서 의미를 둘만한 성적은 못냈죠. 그 이후 루온의 새 올인원 PC는 안나옵니다. 삼성은 일찌감치 접었구요. 이점은 HP도 의식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이 제품에 목숨을 걸지는 않았습니다. HP는 때에 맞춰 신제품을 재빨리 내놓는 것이고 되도록 많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로 이번 제품은 말그대로 올인원 시장에 대한 접근을 시작한다는 신호탄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입니다.(주워들은 한 가지 소문이 있는데요. 일본은 70% 이상 올인원으로 넘어갔다더군요. 확연히 다른 시장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이제 곧 출시하는 터치스마트 PC는 PC를 두는 장소를 방에서 거실로 옮기고 터치 기능을 이용해 가족이 정보를 공유하자는 것에 있습니다. (이 부분은 HP가 PC를 다시 개인에게 돌려주자는 캠페인 구호인 ‘퍼스널 어게인’과는 좀 배치되는군요.) 터치 기능으로 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조작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좀더 실생활에 적용해서 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이 때문에 기존 비스타 프로그램 이외에 별도로 스마트 센터라는 관리를 겸한 애플리케이션을 추가했던 것입니다.

스마트 센터는 미디어 센터와 연동해 작동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안에서 날씨나 오늘 가족 일정을 확인하고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메모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즉 PC 속에 마련된 작은 쪽지에 손가락이나 터치 펜으로 글을 쓰면 그대로 저장됩니다. 이 메시지는 가족 모두 또는 엄마나 아빠, 아들, 딸 등 대상을 정해서 남길 수도 있습니다. 또한 글을 쓰기 귀찮을 때는 음성 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고요. 손가락으로 화면에 글을 써보니 감압식이라 조금 힘주어서 눌러야 하더군요. 가족이 공유한 사진을 볼 수도 있고, 미디어 센터를 실행해 관련 기능을 다룰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터치보다 리모컨을 쓰는 게 더 낫습니다.

하지만 터치스마트 PC를 다뤄보면서 몇 가지 문제도 눈에 보였습니다. 일단 터치의 활용도가 적습니다. 스마트 센터에서 나름대로 이 버튼 저 버튼 눌러봤지만, 정작 터치 화면을 갖고 놀만한 게 너무 적네요. 메모 이상 없다는 것은 개선해야 할 듯 합니다. 아이와 함께 PC를 갖고 즐길 수 있는 놀이형 어플도 하나쯤 필요할 것이고 그림판 같은 게 있으면 좀 낫겠네요.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이 선보인 멀티 터치 기술을 HP도 갖고 있는데, 아직은 무리라는 걸 알지만 스마트 센터의 사진 보기에 이 기술을 적용시키면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보안 문제인데, 메모를 남겨 놓을 때 잠금 장치를 해놓지 않으면 가족 이외에 다른 이들이 볼 수도 있겠더군요. 사생활 침해가 될 수도 있는데 여기에 지문 인식기라도 달아서 아무나 접근할 수 없게 하는 것도 방법일 듯 합니다. 암호 치고 들어가는 건 이런 PC에는 안어울리잖아요. ^^

이번 터치스마트 PC는 활용도를 높이는 데에는 여전히 미진해 보입니다. 거실로 PC를 끌어내려는 의도까지는 좋았는데, 활용도는 여전히 미디어 센터에 그쳤기 때문이지요. 화면을 자주 터치할 수 있어야 이 PC의 의미가 더 살아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제법 보기 좋은 디자인의 올인원 PC인데다 많은 부품을 갖추고 있어서 하드웨어 완성도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만, 그것을 받쳐주는 어플리케이션의 개발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드웨어의 성능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리뷰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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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 CHiTSOL CHOI Written by:

5 Comments

  1. 모니터와 본체 그리고 키보드로 구성된 전형적인 데스크톱 PC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올인원(All-in-One) 형’ 데스크톱 PC가 잇달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25일 공개된 2가지 신..

  2. 에스테리아
    2007년 6월 21일
    Reply

    디자인은 좋은데요?

    근데 왠지 비쌀 것 같아요~

    • 2007년 6월 21일
      Reply

      좀 비쌉니다. 소비자가 169만 원이에요. 아마 시중가는 요건보다는 조금 싸지 않을까 합니다만 -.ㅡㅋ

  3. 2007년 6월 21일
    Reply

    칫솔님 지금 이거 한국에 나왔다는건가요?
    제가 지금 미국에서는 저걸 본지가 오래된거 같은데..ㅡㅡ;;;

    • 2007년 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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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리어답터님이 오래 전에 보신 게 맞습니다. 저도 1월에 HP의 AP 행사 때 봤던 건데 한국에는 이제야 출시를 했습니다. 우리나라에 맞도록 안정화 작업을 거치다 보니 좀 늦었다네요. 다음 제품은 좀 빨리 나와주기를 바란답니다. <- 차기 출시작이 있다는 이야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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