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토너에는 자석이 들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제목 그대로입니다. 일부 HP 토너에 자석이 들어있습니다. 토너에 자석이 섞여 있는 게 정상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지금까지 거의 모든 토너에는 자석을 넣지 않습니다. 최근에 HP가 일부러 자석을 넣은 것이죠.


정말 자성을 띄는지는 자석을 철 막대를 대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 인데요. 맨 왼쪽이 자석 토너에 철막대를 댔을 때, 중간은 이전 토너에 철막대를 댔을 때, 마지막은 철 막대를 대고 난 뒤 두 토너의 상태를 표시한 사진입니다. 종전 토너에 철 막대를 댔을 때는 토너가 꿈쩍도 하지 않지만, 자성 안료를 넣은 새 막대를 대 보면 바로 토너가 달라 붙습니다. 마치 철가루 위에 자석을 올려뒀을 때 끌어당기는 것처럼 철 막대에 토너가 붙어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토너가 자성을 띄도록 만든 것은 감광 드럼에 토너가 좀더 빨리 붙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보통 레이저 프린터의 원리를 간단하게 말하면 감광 드럼에 전하(-)를 충전한 뒤 글자가 만들어질 부분을 레이저를 이용해 전하를 제거-정확하게는 전기 저항을 낮춤-한 다음, 디벨로핑을 통해 인쇄 용지로 이송하고 퓨징을 하는 것입니다. 이 복잡한 절차 중에서 전하가 제거된 감광 드럼에 토너를 옮기는 것을 디벨로핑, 토너를 종이 위에 녹이는 것을 퓨징이라고 합니다. 디벨로핑과 퓨징이 얼마나 빠르냐에 따라서 인쇄 속도에 영향을 미치기에 자석을 넣은 것입니다. 1차적으로는 디벨로핑과 관련이 크고, 퓨징 온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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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프린터의 인쇄 구조
토너가 감광 드럼으로 쪽으로 옮겨지는 것은 감광 드럼의 극성과 토너의 극성이 서로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감광 드럼의 안쪽에서 자기장이 만들어지면 바깥쪽에서 전하를 띄고 있던 토너를 끌어당겨 감광 드럼 표면에 묻도록 만든 것이죠. 이 때 전하를 띄고 있는 토너가 눈깜짝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감광 드럼 표면에 붙지만, 이 속도를 더 빠르게 하기 위해 자성 안료(magnetic pigment)가 섞은 토너 입자를 만든 것입니다. 이러한 자성을 섞은 것이 HP의 흑백 중합 토너(CPT)라고 부릅니다.


자성 안료가 감광 드럼에 빨리 붙는 덕분에 인쇄 속도가 좀더 빨라질 뿐만 아니라 인쇄 품질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자성으로 인해 좀더 효율적인 디벨로핑을 할 수 있고 토너가 더욱 정확한 위치까지 전달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문서 품질도 좋아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새로운 토너는 레이저 프린터의 카트리지 크기까지 줄여, 이 토너를 쓰는 소형 모노 프린터의 부피를 31%나 줄일 수 있었다더군요. 그만큼 플라스틱을 덜 쓴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이지요.


자성을 가진 토너만이 나온 게 아니라 로우 멜트(low melt) 기술도 선보였습니다. 이는 퓨징(종이로 옮겨진 토너를 열로 압착하는 과정) 때 토너의 녹는 점을 더 낮추는 기술이지요. HP 레이저 프린터의 퓨징 온도는 종전에 63도 였지만 로우 멜트 토너는 57도에 녹습니다. 낮은 온도에서 토너가 녹기에 그만큼 퓨저를 가열하는 데 드는 에너지의 소모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HP에서는 15%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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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종전 토너, 오른쪽이 크기가 25% 작아진 신형 토너의 단면
자성 안료나 로우 멜트 토너 기술은 속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이기 때문에 사실 품질보다는 인쇄 속도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게 HP측의 주장입니다. 때문에 품질이 우선되는 컬러 문서 인쇄보다는 빠르게 인쇄하는 흑백 문서 인쇄를 위한 모노 레이저 프린터에서만 이 토너를 쓴답니다. 다만 그 발상은 좋은 데 아주 획기적인 제품을 아직은 만들어내지 못한 듯 하네요. 초저가, 초소형 모노 레이저 프린터로 분당 25장 정도 뽑는다면 그 가치를 인정하겠지만, 아직까지는 레이저 프린터의 크기를 줄이는 것에만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이 토너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레이저 프린터가 나오기 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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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4 Comments

  1. 2008년 7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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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즈가 줄고, 속도가 오르는건 환영이지만, 가격이 오르는건 환영할게 안되네요 ^^;

    그런데.. 기우일지 모르겠지만 토너의 퓨징 온도가 내려 간다는 말은 반대로 말하면
    프린트 하고 번질 가능성도 높고, 토너가 몸에 뭍었을때 더 낮은 온도로 싰어야 한다는 말이 아닐까요? ㅎ

    • 칫솔
      2008년 7월 5일
      Reply

      가격이 오른다는 건 약간 앞서 가신 듯 싶습니다. ^^
      퓨징 온도만 낮추면 그런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토너 자체의 녹는 점 또한 내려갔으므로 그 가능성은 별로 없을 듯 합니다. 나중에 관련 제품 구해서 한 번 살펴보죠 머.

    • 칫솔
      2008년 7월 5일
      Reply

      자석이 아닌 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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