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컨텐츠 껴안은 HP D410, 감성적 자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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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e프린트 기술은 크게 두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먼저 PC 드라이버를 깔지 않아도 무선 프린트를 할 수 있는 점, 그리고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컨텐츠를 불러와 인쇄할 수 있는 점이다. 이 두 가지 특징만으로 별 것 아니라 볼 수도 있지만, 이 두 가지는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전자는 PC가 없어도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 같은 장치에서 보낸 문서를 곧바로 출력할 수 있다는 점이다. 후자는 굳이 이러한 장치들이 없어도 온라인에 있는 컨텐츠 또는 프린트에 설치할 수 있는 앱을 통해 인쇄용 컨텐츠를 가져올 수 있다는 소리다.


e프린트 기술을 담은 HP 프린터는 지난 해 여럿 출시됐다. 대부분이 복합기였는데, 그 중 가장 이용자 친화적인 모델은 HP 엔비 100이라 불리던, 우리나라에서 D410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프린터다. D410의 국내 출시 시기는 조금 늦긴 했지만, 그래도 시대에 뒤떨어진 프린터는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실 D410은 가전 장치처럼 만들어진 복합기다. 지금까지 보던 복합기처럼 투박하게 생기지 않았고, 작동 방법도 조금 유별나다. 마치 커다란 비디오 플레이어를 연상 시키는 납작하면서도 복잡함을 없앤 네모 반듯한 겉모양과 마치 거울을 덧씌운 듯한 덮개로 꾸며 놓은 생김새에서 프린터의 냄새는 전혀 나지 않는다. 더구나 버튼 하나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원과 USB 단자마저도 눈에 잘 띄지 않게 만든 것은 예전의 프린터가 가진 이미지와 동떨어져 있다.


작동 방식도 독특하다. 앞서 말한 대로 하드웨어 버튼은 없다. 그저 전면 패널의 전원 버튼을 살짝 터치하면 날개를 펴듯 터치 패널이 위로 올라온다. 모든 기능은 스마트폰을 다루 듯 터치 스크린을 통해 조작한다. UI는 스마트폰처럼 빠릿하게 움직이는 맛은 없지만, 그래도 다루기는 쉽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무엇보다 이 프린터는 앞서 말한 대로 PC가 필요 없다. 대신 무선 랜을 연결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물론 종전대로 PC에 USB로 연결한 뒤 드라이버를 깔아 쓸 수도 있지만, 무선 랜을 연결하면 PC와 직접 연결을 하지 않고도 편하게 인쇄를 할 수 있다. 무선 랜에 대해 약간의 상식만 알고 있다면 연결은 쉬운데, 그것을 모르면 그냥 PC에 직접 연결하는 편이 더 쉬울 수도 있다.


무선 랜을 연결하면 좋은 이유는 다른 데 있다. D410은 스마트폰처럼 프린터 안에서 직접 실행하는 프린터앱을 설치할 수 있다. 사실 설치라기보다는 일종의 북마크와 같은 기능이지만, 이러한 앱을 실행하면 온갖 종류의 출력 양식을 인터넷에서 바로 불러와 출력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문서와 같은 형식이 아니라 출력되는 것 자체가 정보나 놀거리라는 점이다. 웨더뉴스 앱을 설치해 놓으면 오늘의 날씨를 프린터에서 출력하고, 드림웍스나 디즈니 앱을 깔면 쿵푸팬더2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출현하는 캐릭터를 인쇄해 크레용이나 펜으로 색칠을 해볼 수 있다. 페이스북 앱을 이용하면 페이스북에 올려 놓은 사진을 불러와 인쇄도 한다. 또한 스마트폰에서 프린터가 가진 고유의 e메일 주소로 워드나 PPT, PDF 등 문서가 포함된 e메일을 보내면 그 문서를 출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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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불러오는 속도가 비교적 빠르고 터치를 통해 하나씩 따라가도록 만들어 놓은 터라 이용법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전체적인 인쇄속도도 빠른 편이다. 다만 이 프린터가 단순한 수준의 문서와 그림을 인쇄하는 데는 적합하지만, 사진을 인쇄하는 데에는 조금 불만일 수 있다. 냉정하게 보면 사진 인쇄는 썩 만족스럽지 않는데, CMY 3색과 검정 잉크를 쓰는 4색 잉크젯 방식으로 세밀한 사진을 출력하는 데 한계가 보인다. 물론 사진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지 않으면 무난하다고 이야기하겠지만, 솔직히 그렇게는 말하기 어렵다. 애석하게도 HP D410에서 사진은 옵션인 셈이다.
 
이 프린터는 좀더 다채로운 웹컨텐츠를 끌어와 가정에서 종이의 감성을 깨우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단순히 종이에 결과를 뽑던 프린터가 아니라 종이에 인쇄해 즐기는 프린터로 바꾸려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 이러한 재미를 얼마나 느낄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HP D410은 기술적으로 좋은 제품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성공의 열쇠는 인쇄된 종이가 아닌 종이와 어우러진 컨텐츠의 감성적인 자극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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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6 Comments

  1. 마르스
    2011년 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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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린터가 많이 예뻐졌는데 쓸일은 점점 줄어드는… 프린터 업체들 분발이 필요함~

    • 칫솔
      2011년 6월 16일
      Reply

      네, 더 분발하겠죠.

  2. 2011년 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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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 DVD 플레이어를 HP에서 만든줄 알았는데 프린터였네요!!
    욕심같아서는 컬러레이저 라던가 하나 가지고 싶긴한데
    냉정하게는 항상 유지비가 발목을 잡아서 선듯 들여다 놓긴 부담스러워요 ㅠ.ㅠ

    • 칫솔
      2011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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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백 레이저는 예전에 삼성에서 스완이라는 모델로 비슷하게 만든 적이 있었지요. 그 제품도 꽤 좋았는데 말이지요. ^^

  3. 2011년 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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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프린터 실제로 봤는데 정말 세련된 느낌이었어요~ IT기기의 디자인적 업그레이드가 프린터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칫솔
      2011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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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HP도 이처럼 작은 프린터가 있었는데, 품질과 속도 문제로 더 이상 출시 안하더군요. 계속 냈으면 좋았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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