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개발자 포럼 간단 관전평

0. 인텔 개발자 포럼의 기조 연설을 어제 오후에야 동영상으로 보게 됐다. 그런데 그 이후의 분위기가 참 뭣하다. 너무 조용하다고 할까? 사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야 당연히 오늘 발표할 아이폰5에 꽂혀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지 못할 정도의 행사는 아닌데 말이다. 포스트 PC 시대의 그림자가 이 행사에도 드리워진 것일까?


인텔 개발자 포럼 2012 관전평
1. 사실 딱 까놓고 이야기해서 인텔 기조 연설이 좀 지겨운 감은 없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PC 시장의 중심을 잡는 테크 기업으로서 인텔 개발자 포럼에서 던지는 말 하나하나는 의미가 있다. 이번 IDF의 기조 연설에서 인텔은 여전히 PC라는 큰 틀을 벗어나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것이 중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틀을 벗어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인텔은 그것을 지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인텔에게 PC는 지켜야 할 가치이고, 이번 IDF도 그것을 더 강화하고 확장하는 쪽으로 초점을 잡았다.


2. IDF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예전 인텔 관계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울트라북이 어느 정도 정착된 뒤 윈도8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을 들은 적이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PC 시장의 주도권에 대한 문제를 겨냥한 발언이라서다. 하지만 이번 IDF가 열리기 전까지 인텔은 울트라북을 시장에 어느 정도 뿌리 내리지는 못한 상황이었고, 이번 IDF도 상당 부분 윈도8에 시간과 공간을 양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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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지만 인텔이 자체적으로 잡아 뒀던 방향성을 잃은 것은 아니다. 3단계에 걸친 울트라북 발전 모델의 완성판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고 인텔이기 때문에 그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해즈웰과 그 이후의 울트라북 폼팩터의 샘플을 들고 나온 것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특히 저 샘플을 좀더 가까이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 나온 노트북보다 화면이 커도 더 얇은 노트북을 보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인텔 개발자 포럼 2012 관전평인텔 개발자 포럼 2012 관전평인텔 개발자 포럼 2012 관전평
4. 이제서야 밝히는 이야기 중 하나는 울트라북이 샌디브릿지 시절부터 시작되었지만, 울트라북을 위한 진짜 프로세서는 해즈웰이라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는 점이다. 다소 뜬금 없는 이야기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틱톡 전략으로 2년마다 한번씩 아키텍처와 공정을 뒤엎는 인텔 전략에서 해즈웰이 아키텍처 부문을 개선한 프로세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완전히 재설계된 프로세서라는 뜻이다. 아이비브릿지 대비 유휴전력을 20배 감소 시킨 부분이나 동일 TDP에서 더 좋은 성능, 동일 클럭에서 더 낮은 전력 소비(8W) 같은 것을 보면 단순 개선 정도로 깎아 내리긴 어렵고 고성능 모바일 컴퓨팅 시장에 맞춰 발전한 프로세서의 이미지는 가질 것 같다.


인텔 개발자 포럼 2012 관전평
5. 그런데 해즈웰 소개에 앞서 향후 PC에 대한 방향성을 짚은 슬라이드가 하나 있었다. 이미 노트북들은 이러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인텔 개발자 포럼 2012 관전평
6. 아쉬운 것은 신형 아톰 ‘클로버 트레일’이었다. 사실 클로버 트레일이 윈도8에 최적화된 사실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조 연설에서 제품의 성능 차이보다 어떤 방향으로 가려 한다는 암시가 있으면 더 좋았으련만 애석하게도 그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더구나 데모 장치였던 레노버 씽크패드 태블릿의 시연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옥의 티였다.


7.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를 상당히 아꼈다. 개인적으로는 잘한 결정이라고 본다. 인텔은 아직 스마트폰에 대해서 할말이 많은 상황이 아니다. 좀더 경쟁이 될만한 제품이 있을 때 그 때 말하는 것이 더 폭발력을 가질 것이고, 그래야 흥미가 있다.


8. 데모 시연용으로 쓰는 제품도 눈여겨볼 대목인데, 이 자리에 올라가는 제품은 그래도 인텔과 밀접한 관련성을 찾아볼 수 있고 그 자리에서 노출되는 효과도 의외로 크다. 하지만 이번에는 생각보다 많은 제품이 전시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 제품이 보이질 않았다. 우리나라 제품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 하겠지만, 이런 행사를 자주 보면 그냥 팔이 안으로 굽더라.


인텔 개발자 포럼 2012 관전평
9. 근데 정작 관심이 갔던 것은 역시 “안녕, 드래곤? 강남 스타일을 틀어줘”라는 하는 대목(키노트 동영상에서 22분 이후)이었다. 역시 팔은 안으로 굽더라.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 Comments

  1. 2012년 9월 16일
    Reply

    정말 인텔에서 외계인들 고문하고 외계인 갈아 넣어서 CPU를 만드는게 아닐까 싶어요
    AMD 지못미 ㅠ.ㅠ

    + 요즘 RSS+블로그 운영이 뜸해서 오랫만에 방문하게 되네요. 건강히 잘지내시죠?

    • 칫솔
      2012년 9월 20일
      Reply

      요즘은 UFO가 너무 많이 나타나고 있어서 오히려 인텔이 덜 돋보이는 거 같은데요~ ^^
      그나저나 오랜만입니다. 구차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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