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미니 X120을 통해서 살펴본 윈도7 RC와 넷북

 지난 4월 30일부터 MSDN, 테크넷 등을 통해 윈도7 RC(release candidate)가 공개되었습니다. 출시 이후 수많은 PC에서 생길 문제들을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최종 테스트 버전이지만, 거의 완성된 버전이라는 소식이 잇따라 올라온 데다 베타 때보다 더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도 여러 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확인된 때문인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물론 윈도7이 넷북에 최적화 되었다는 이야기가 많아 저는 ‘쭈욱~’ 이쪽에 기대를 걸고 지켜보던 중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래도 백문이 불여일견. 지켜보는 것보다는 깔아보는 게 가장 확실하겠지요. 윈도7 베타 2가 나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지난 윈도7 RC 역시 넷북에 설치해 보았습니다. 앞서 베타2는 레노버 X10에 깔았고, 이번 RC는 X120에 설치했습니다. 결과는 무선 랜 관리자만 작동하지 않는 이상한 상황만 빼고 거의 대부분의 기능이 정상 작동했습니다.


아, 미리 알아둬야 할 점은 이번 RC가 넷북용으로 나온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7 스타터 에디션이라는 넷북 버전을 따로 내놓을 예정입니다. 64비트 지원이나 에어로도 안되고, 다중 작업도 3개로 제한되고 미디어 센터 애플리케이션, 파일 시스템 암호화, 원격 데스크톱 등 거의 모든 기능이 제거된 그야말로 코어 버전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RC는 거의 모든 기능을 가진 얼티밋 버전입니다. 따라서 이번 RC로 앞으로 나올 넷북용 윈도7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니 그냥 테스트 정도로 가볍게 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베타2때와 달리 이번에는 먼저 깔려 있던 윈도 XP를 지우지 않고 윈도7을 설치했습니다. X120의 파티션을 둘로 나눠둔 덕분에 윈도7을 D 드라이브에 깔아 멀티 부팅하도록 만든 것이죠. 윈도7을 깔 때 시리얼 번호를 입력한 것과 드라이브를 지정, 키보드 선택을 해준 것 외에는 다른 설정 없이 생각보다 빠르고 편하게 설치를 끝냈습니다. 멀티 부트 메뉴에서 윈도7을 고르니 그리 오래지 않아 바탕화면이 나타납니다. 지렁이가 한 번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네요. 생각보다는 빠릅니다.


이번 RC는 아직 한글 언어 팩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라 모든 메시지가 영문으로 나타납니다. 베타2 때의 한글 언어팩도 버전이 다르다는 이유로 설치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표시 언어를 한글로 설정해둔 터라 한글로 운영되는 웹사이트에 접속해도 글자는 깨지지 않고 제대로 출력합니다. 물론 한글 키보드를 선택한 때문에 한글 입력도 문제 없고요.



일단 제어판으로 들어가 드라이버 상태부터 체크해봤습니다. 느낌표 마크가 없는 것을 보니 모든 드라이버가 제대로 깔렸다는 의미겠지요. 또한 정상 작동한다는 뜻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웹캠, 블루투스, 메모리 카드 리더 등 문제 없어 보입니다. 물론 겉으로는 문제가 없는 데 문제가 하나 나타나긴 합니다. 무선 랜 드라이버는 잘 깔렸고 작동 중인데, 무선 랜 관리자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무선 랜의 SSID를 알아채지 못하니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요. 수동으로도 못잡습니다. 결국 공유기에서 뽑은 랜 선을 꽂아서 임시 해결했습니다.


여러 창을 띄워보니 창 주변부를 투명하게 표현하는 에어로가 작동 중입니다. 이 모습은 윈도7이 깔린 넷북에서는 구경할 수 없을 겁니다. 윈도7 스타터 버전은 에어로가 작동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X120에서 에어로가 작동하고 있는 모습은 아톰을 쓴 넷북이라도 에어로를 돌릴 만큼의 성능은 된다는 이야기겠지요.


윈도 평가 지수(windows experience index)를 보니 최저 점수가 2.1인데, 윈도 에어로를 위한 데스크탑 성능 점수가 가장 낮았습니다. 비스타 때 5.9이던 WEI 최고 점수가 7.9로 재조정된 터라 2.1이라면 그리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일단 2점 대라도 에어로는 작동하는가 봅니다. 초당 계산량을 따지는 프로세서 값도 2.2 밖에는 안되네요. 그래도 돌아갈만한 애플리케이션은 돌아가긴 하더군요.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윈도7 RC도 작업 빈도에 따라 배터리 소모량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발열과 팬 소음도 조절됩니다. CPU가 시스템을 쓰지 않는 아이들 상태로 들어가면 소비되는 전력을 낮추고 팬의 회전을 늦출 뿐만 아니라 LCD의 밝기도 낮춥니다. 물론 일정 시간동안 전혀 쓰지 않으면 절전 모드로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서나 인터넷 검색 같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작업을 하더라도 팬은 비교적 조용하게 돌아갑니다. 하지만 동영상을 보거나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면 팬 소음은 심해지지요. 특히 윈도를 시작할 때 팬소음이 조금 심합니다. X120이 워낙 발열량이 적은 넷북이다보니 윈도7 RC든 윈도 XP든 열 문제는 크게 와닿지 않더군요. 일단 X120의 배터리가 다 충전되었을 때 균형 모드로 쓸 수 있는 시간은 4시간이 약간 넘는 것으로 표시됩니다.



X120에 설치한 윈도7 RC에서 작동하지 않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앞서 말한 무선 랜 관리자이고, 다른 하나는 터치 패드의 오른쪽과 아래 쪽에 있는 사이드 스크롤입니다. 무선 랜 관리자는 아무래도 드라이버 문제인지 여부가 불투명합니다만, 이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버그가 아닐까 싶군요. RC가 정식 버전이 아닌 만큼 문제라 할 수는 없습니다. 터치 패드 사이드 스크롤 영역 문제는 아무래도 synaptics가 따로 드라이버를 공급해야 제대로 작동할 듯 싶군요.


넷북에서 이런 저런 애플리케이션을 수행해보니 XP에 비해 딱 하나 빼고 느렸던 것은 거의 없습니다. H.264 동영상 가속이 제대로 안되더군요. XP는 조금만 손보면 무리없이 볼 수 있었는데 윈도7 RC에서는 같은 방법을 써도 제대로 재생하지 못했습니다. 한게임 테트리스와 같은 온라인 게임들은 별 문제 없이 잘 수행되더군요. 지난 베타2처럼 RC도 거의 대부분의 기능을 무리없이 쓸 수 있었습니다.



무선 랜을 제외하고 X120에 윈도7 얼티밋 RC가 무리 없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넷북용 버전인 윈도7 스타터 에디션은 얼마나 더 가볍게 돌아갈지 궁금하군요. 아톰 1.6GHz에 1GB램, 80GB 공간을 가진 하드디스크에서 모든 기능을 가진 얼티밋 버전도 쌩쌩하게 돌아가는 것을 보면 스타터 에디션은 더 빠르고 경쾌하게 작동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져 봅니다. 다만 에어로와 같은 기능을 빼면 무슨 재미로 즐길지 솔직히 걱정되네요.


덧붙임 #


1. X120 같은 아톰을 쓴 넷북에서는 가상 윈도 XP 모드를 쓸 수 없습니다. 아톰에는 가상화 기술이 빠져 있기 때문이지요.


2. 딱 넷북에 맞는 기능의 스타터 에디션은 15달러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일반 판매는 하지 않습니다.

3. 일반 이용자들도 5월 6일부터 RC 버전을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한글판 RC도 공개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네요.

4. 생각해보니 1번 내용을 수정해야겠군요. 아톰 N과 달리 아톰 Z 시리즈는 가상화 지원합니다. 아마도 바이오 P와 같은 Z 시리즈를 쓰는 넷북이나 포켓 PC는 XPM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31 Comments

  1. 근성가이
    2009년 5월 4일
    Reply

    a110을 쓰는 고진샤 k800 같은 umpc에도 괜찮을까요?

    • 칫솔
      2009년 5월 6일
      Reply

      글쎄요. 직접 깔아보는 수밖에 답이 없을 듯 싶어요. 명쾌한 해답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ㅜ.ㅜ

    • 칫솔
      2009년 5월 6일
      Reply

      아마도 하늘도 너의 독함에 질려서 넷북을 점지해주실거다. ㅋㅋ ^^

  2. 2009년 5월 4일
    Reply

    가면 갈수록 사양이 빵빵해지기 때문에.. 고뇌 중입니다

    • 칫솔
      2009년 5월 6일
      Reply

      대신 조금 기다리면 값은 내려 간다지요. 기둘리길~~

  3. 2009년 5월 4일
    Reply

    넷북용 스타터 에디션을 일반 판매하지 않는것이 MS에게 좋을지 모르겠네요. 일반 판매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안 그래도 요즘 윈도우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데 윈도우7으로 만회해야 할텐데요…

    • 칫솔
      2009년 5월 6일
      Reply

      일반 판매한다고 얼마나 살지도 모르고, 넷북이 아닌 다른 노트북이나 PC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따로 내놓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

  4. 2009년 5월 4일
    Reply

    RC 한글판은 공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쩝…뭐 곧 한글패치가 나올 것 같지만서도…^^;;

    • 칫솔
      2009년 5월 6일
      Reply

      한글팩도 함께 나오진 않는 모양임~ ^^

  5. 2009년 5월 4일
    Reply

    일단 안습의 600MHz짜리 K601도 에어로는 그럭저럭 돌렸으니까 아톰이면 더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땐 가장 점수가 낮은 게 3D게임 성능이랑 CPU였는데, 에어로랑 관련있는 쪽은 1점 가까이 더 나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비스타보다 더 가벼워졌다고 하니까 아톰 기반 넷북에서 돌리기에 크게 문제가 있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칫솔
      2009년 5월 6일
      Reply

      오.. K601에서도 에어로가 돌았군요. 그나저나 윈7에서 점수가 재조정된 터라 K601에 깔아도 재조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답니다~ ^^

  6. 2009년 5월 5일
    Reply

    노트북에서 제공한 터치패드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가능합니다…(HP DV2814)

    • 칫솔
      2009년 5월 6일
      Reply

      역시 그렇군요. 찾아서 깔아놔야겠네요. ^^

  7. 2009년 5월 6일
    Reply

    VISTA의 킬러앱은 Windows7이군요 ㅋ

    • 칫솔
      2009년 5월 6일
      Reply

      빙고!

  8. 2009년 5월 6일
    Reply

    뭐 일단 집에 있는 PC에 설치를 해봐야겠슴다.. -.-;

    • 칫솔
      2009년 5월 8일
      Reply

      조금은 즐겁게 윈도를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

  9. 2009년 5월 7일
    Reply

    전 자꾸 넷북에다가 윈도우 2000 깔구 싶은 마음이…. 🙂 나중에 꼭 한번 할껍니다…

    전 2000을 너무 사랑해요 ㅠㅠㅠ

    • 칫솔
      2009년 5월 8일
      Reply

      크.. 캐딜락님의 실험 정신, 놀랍습니다. ^^

  10. 2009년 5월 8일
    Reply

    나중에는 가상 윈도우 XP모드를 사용할 수 있고 없고에 따라 노트북/넷북의 선택 기준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보고 갑니다. 😉

    • 칫솔
      2009년 5월 8일
      Reply

      Z시리즈도 가상 모드가 되기는 한답니다. 실제 되는지 실험해봐야죠. ^^;

  11. 2009년 5월 10일
    Reply

    음… 옛날 동영상을 뒤적거리면 제가 올려놓은 비스타 에어로 구동한 게 있을텐데, 아마 엠엔캐스트에 올려놨던 거라면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졌겠네요…

    어쨌든 비스타 에어로 인터페이스는 리눅스의 compiz-fusion 환경에 비하면 좀 프레임 레이트가 떨어진다는 느낌은 들지만 별 무리없이 잘 돌아갔습니다. 그동안 고사양 편향적인 업데이트만 계속하지 않았다면 명색이 비스타에서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윈도 7이니만큼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게 GMA950 그래픽이 메인메모리 공유방식이라 그런지 1GB로는 비디오 램을 64MB밖에 할당하지 못해서 그런지 약간 고해상도 동영상을 돌리기 버거운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럴땐 에어로를 끌 수밖에 없었는데요…(요즘엔 우분투도 인텔 그래픽 드라이버가 좀 이상해서 에어로랑 별 차이가 없더라구요…)

    어쨌든 마소로서는 넷북 탑재용 XP를 싸게 날리는 바람에 떨어진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넷북/넷탑에서 잘 돌아가는 새 운영체제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한 것 같습니다.

    • 칫솔
      2009년 5월 10일
      Reply

      일단 X120에 깐 윈도 7은 에어로는 잘 작동했는데, 고해상도 동영상은 버거워 하더군요. XP때는 어찌됐든 잘 돌기는 했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윈도 7이 넷북 시장에 많이 공급되어도 MS의 수익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지금 공급하는 XP 가격이나 별반 다르진 않은 상황이거든요. 그래도 소비자가 기대감을 갖고 있으니 윈도 7과 넷북의 만남이 시너지를 일으킬 것 같긴 해요~

  12. 나도 X120사용자
    2009년 5월 27일
    Reply

    설치하신 방법이 나와있지 않아서요.
    어떤 방법으로 설치를 하셨나요?
    저도 설치해보고 싶은데 다른 것에서 실패해봐서요…

    • 칫솔
      2009년 5월 28일
      Reply

      [▶◀] 외장형 드라이브를 연결해 설치했습니다. USB 설치 방법도 있다고 하던데 그 방법은 제가 잘 몰라서요~

    • 칫솔
      2009년 6월 17일
      Reply

      흐흐..OO님도 축하합니다. ^^;

  13. 윈도7 완전 좋아
    2009년 6월 22일
    Reply

    솔직히 완존 좋아…할 정도는 아직은 아닌 듯하지만 무척이나 만족하고 있습니다.
    칫솔님….
    저도 X120을 사용하는데….
    무선랜 해결했습니다.

    비스타용을 설치하니 잘 작동합니다.
    지금 이 글도 무선랜으로 접속해서 쓰는 것입니다.

    • 칫솔
      2009년 6월 23일
      Reply

      아.. 넵.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윈도7 전용 드라이버가 없어도 비스타용 드라이버로 해결되는 점은 좋더라고요~ ^^

  14. 흐규규
    2019년 10월 11일
    Reply

    10년이 지난 지금 스마트폰보다 성능도 많이 떨어지고 제약도 심한 넷북은 이제 설 자리가 없네요.삼성센스N146 이라는 N450,1gb 짜리 넷북에다가 재미삼아 윈도우7 스타터k 설치해서 사용한번 해보려고 했는데 서비스팩1이랑 업데이트하는데 세월아 네월아 무지하게 오래걸리네요.인터넷로딩도 오래걸리고 동영상도 끊기고 ….아톰성능이 너무 안습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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