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는 그냥 MID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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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5시부터 인텔 코리아가 주관한 ‘테크 투 더 퓨처’에 다녀왔습니다. 테크 투 더 퓨처는 공개 행사는 아니고 인텔 제품의 기술적 이슈를 좀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비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참가 대상은 대부분 온오프라인 전문 매체나 IT 관련 담당 기자들이지만, 블로거의 자격을 갖고 참여한 것은 이번에 제가 처음인 듯 합니다. (이번 참여는 여러 가지 뜻이 포함되어 있지만, 지금은 밝힐 수 없는 사정이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어제 열린 테크 투 더 퓨처의 주제는 휴대 인터넷 장치 ‘MID’였습니다. 원래는 앞서 발표한 아톰과 센트리노 아톰 개념이 주는 혼란을 정리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지만, MID의 이해를 돕는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썼습니다. 어제는 인텔 코리아의 박성민 마케팅 본부 상무가 MID의 특징과 시장성에 대해 설명하고, 인텔 UMG(ultra mobile group)의 최진욱 부장이 그 기술적 특징을 소개하는 순으로 진행했습니다.


아직 MID(mobile internet device)를 모르는 분을 위해서 간단히 정리하면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작은 장치입니다. 종전의 UMPC보다는 작고 휴대폰이나 스마트폰보다는 큰 장치지만, PC를 쓰던 경험 그대로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달라진 형태 뿐만 아니라 각 장치에 맞는 새로운 UI와 운영체제로 인해 이용자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지만, 어찌됐든 이전의 PC를 쓰던 경험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장치라는 점에서 접근이 쉬운 특징이 있습니다. 다만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하려면 와이브로나 와이맥스 같은 사회적 여건을 갖춰야 하는데, 대부분의 나라가 성숙이 아닌 발아 단계 조차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 걸림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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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장 큰 논란 중에 하나는 MID와 UMPC를 어떤 관계에 놓아야 하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UMPC도 어디에서나 들고다니면서 인터넷과 문서작성, 게임 등을 할 수 있도록 만든 휴대 PC였기 때문에 컨셉 쪽에서는 얼핏 MID와 겹치는 게 아닌가 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인텔 코리아의 박성민 상무는 이에 관해 MID가 UMPC를 포괄하는 더 큰 개념의 새로운 장치 카테고리로 보라고 하더군요. 즉 MID 안에 UMPC 개념이 들어있는 것이지 UMPC가 MID와 같은 위치에서 바라 볼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UMPC가 업그레이드는 되겠지만, 어찌됐든 그 존재는 MID의 일부로서 기능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하더군요.


이 설명을 듣고 있자니 왠지 UMPC를 MID로 흡수시켜버리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답답함이 느껴지더군요. 태생적인 차이에 따른 속성이 다른 것도 문제거니와 UMPC에 대한 업계나 소비자의 인지도 때문에 쉽게 떼 버릴 수 없는 어려움이 있는 듯 보였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합니다. 어제 MID가 UMPC보다 큰 카테고리라고 하는 이야기로 짐작컨데 인텔은 다른 개념 다 없애고 MID로 통일시켜 버리고 싶은 게 솔직한 속내일 듯 싶습니다. 어차피 앞으로 2년 안에 거의 대부분의 업체가 UMPC보다는 MID를 더 많이 내놓을 테고 그리 되면 자연히 MID가 하나의 카테고리로 안착될 것은 불보듯 뻔하니까요(그렇다고 UMPC가 사라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의학 같은 특수 분야에서는 오히려 UMPC 컨셉이 더 잘 맞는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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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제 나온 이야기 중에 흥미를 끌었던 것은 MID 연합(alliance)이었습니다. 작년에 MID가 처음 발표될 때 MID 연합(MIDIA)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당시 국내 기업 중 단 한 곳도 이곳에 가입한 적이 없습니다. 그때 가입했던 기업은 대만 또는 중국 기업 일색이어서 이에 대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던 우리나라 기업들에 적잖이 실망했었지요. 물론 여기에는 인텔 코리아의 책임도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다 작년 11월에 MID 얼라이언스 포럼(MIDA)이 국내에서 발족했습니다. 중화계 중심의 MIDIA와 별도로 인텔 코리아가 국내 하드웨어 업체와 통신, 솔루션 업체를 묶은 국내 연합 조직체로 하드웨어 중심인 MIDIA와는 조금 다른 성격을 지닌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소외받는다는 섭섭한 마음을 접는 한편으로 기대치를 높이는 움직임이었지요. 특히 MIDIA 이후 우리나라 같은 어느 한 국가의 인텔 지사에서 자체적으로 MID 얼라이언스를 운영하는 것은 인텔의 표준에서는 좀 벗어난 예입니다. 그래도 우리나라를 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은 통신, 하드웨어, 솔루션 등 인텔이 MID를 실험하기 좋은 가장 좋은 환경을 갖췄기 때문일 것입니다. MID가 WWAN 대신 개방된 무선 랜을 지향하는 점에서는 와이브로가 있고, 소형 PC를 설계하고 생산할 능력이 있는 하드웨어 업체도 있고, 통신망과 하드웨어에서 쓸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가 많은 환경은 MID를 실험하기 좋은 이상적인 조건인 셈이지요.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인텔의 한국 R&D가 철수한 뒤 가장 의미있게 가동되는 실험의 하나라고 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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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공개된 MID의 컨셉들

단지 MIDIA가 맨 처음 MID를 발표한 시점(작년 4월)에 구성된 것과 달리 우리나라 MID 얼라이언스는 7개월이나 늦게 구성된 탓에 아직 변변한 샘플 하나 나오지 않은 게 ‘옥의 티’일겁니다. 볼 게 있어야 평가를 할텐데 아직은 아무것도 없으니 말입니다. 어제 자리에서도 우리나라 MID 샘플이 한 대도 없었다는 건 꽤 아쉬움이 남습니다. 통신망과 연계해 다채로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표준 모델에 가까운 MID가 있었다면 훨씬 더 MID를 이해하기 쉬웠을테니까요.


하지만 인텔측에 따르면 곧 국산 MID를 볼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MID 연합에 가입한 하드웨어 업체는 지금은 밝힐 수 없다지만, 우리나라에서 PC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업체는 다 합류했다고 하더군요. 이들이 만드는 제품이 빠르면 상반기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이면서요. 생각보다는 아주 느린 일정은 아닌 듯 보입니다. 서비스를 동반하면서 개발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보면 느리진 않은 것이죠. 서비스가 동반되지 않은 제품이 나온다면 이에 대한 평가는 달리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평가를 하더라고 국산 MID가 있어야겠죠. 이것이 없는 지금 MID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현실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는지의 판단은 미뤄야겠습니다.


덧붙임 #


1. 좀 우스운 분류 기준이기는 한데, MID와 UMPC를 나누는 가장 쉬운 기준은 바지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냐 아니냐의 차이라고 봅니다. ^^ 그런 의미에서 LG가 최근에 내놓은 건 UMPC에 가깝지 않을까 해요. 허나 어제 얼핏 인텔이 요걸 MID로 슬쩍 넣으려다가 딱 걸렸다는…


2. 리눅스 관련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결국 이용자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차원으로 보면 좋을 듯 하다는 답변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시간 날 때 보충하지요.


3. 넷톱과 넷북에 대해서도 좀더 정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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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17 Comments

  1. 2008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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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UMPC와 MID의 구분의 UI혹은 운영체제로 구별하고 있었습니다. 사실상 PC형태 기반을 바탕으로 사용상의 인터페이스 혹은 운영체제를 좀더 편리하고 간편하게 사용할수 있도록 하는것이 MID가 아닐까 합니다. 즉, 휴대폰이 점차 발전하면서 MID화 되어가고 UMPC는 독립적인 상품군 또는 MID에 흡수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 2008년 3월 19일
      Reply

      운영체제의 구분을 잊어버리고 사용성을 기준으로 하신다면 좀더 쉽게 구분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 UMPC는 러기드나 의학 등 특정 분야 용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2. 인텔이 꿈꾸는 결말은 휴대폰시장이란 것이 드러났습니다. 최신의 인텔의 컨퍼런스에서 인텔 CEO Paul Otellini가 무어스타운의 이름을 자주 언급했답니다. 그 무어스타운을 이 회장님이 이렇게 ..

  3. 2008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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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D는 컴퓨터라기보다는 멀티미디어와 인터넷에 주촛점이 있는 듯하더라구요.
    반면에 UMPC는 컴퓨터로서 다양한 활용에 관심을 가지지 않나싶은데요.
    MIS와 UMPC는 디바이스 자체엔 큰 차이 없는데 어플리케이션 포지셔닝에 차별을 갖는 것 같기도하고…
    2007년도 당시엔 그랬던 것 같습니다^^;

    • 2008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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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다만 처음 UMPC의 역할이 넷북 또는 미니 노트북으로 이전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 시장의 UMPC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달았던 댓글처럼 UMPC는 특수 분야에서 살아남게 되겠지요. ^^

  4. 2008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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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얼른 MID가 좀더 개발되었으면 좋겠어요…가격도 저렴해지고요.

    • 2008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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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단위 수요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비쌀 듯.. ^^

  5. 김형근 (Text 100)
    2008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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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인텔에 다녀오셨군요. 제가 생각하건데 결국 이 시장은 누가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느냐에 달린 것 같습니다. 아톰이 2w까지 줄였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mW수준에 불과한 ARM을 따라 잡기는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ARM은 실제 모뎀이나 기타 애플리케이션을 톨리는 데 600MHz~800MHz면 충분하기에, 성능을 높이는 것보다는 전력 소모를 낮춰 장시간 배터리 사용을 보장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인텔과 ARM이 MID에서 어떤 진형을 구축할 지 궁금하네요. 🙂

    • 2008년 3월 19일
      Reply

      확실히 인텔 코리아도 그 점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만, 지금 나온 것들이 ARM과 경쟁할 수 있는 프로세서가 아니다보니 그 시장은 내년 이후로 도전을 미룬 듯 싶습니다. 내년 SOC 형태의 프로세서가 나왔을 때를 두고봐야겠죠. ^^

  6. 2008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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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MPC도 액정 태블릿이 스타일러스랑 일반 터치스크린이랑 가격 차가 심하더군요
    와콤社에서는 신제품 액정 태블릿을 150만원..ㄷㄷㄷㄷ
    그것도 그냥 액정으로..(너무 비싸요..ㅡ_-;;)

    저런게 빨리 개발되고.. 무선인터넷도 좀 개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2008년 3월 19일
      Reply

      무선 인터넷은 계속 노력중이니 많은 성과를 보일 것이라 생각이 되네요~ ^^

  7. 2008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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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만나뵙게되어 반갑습니다.
    좋은 자료 및 의견도 감사드리구요.
    향 후 2~3년 내에 어느정도의 봉우리를 맺을 수 있도록 도움이 될만한 제품을 소개합니다.
    광고성은 아니니 걱정마시구요.

    최근에 나온 광조이스틱 이라는 Module 로 판단됩니다.
    비단 PC 를 주머니에 넣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이제 완전히 해결될듯합니다.

    영문으로는 Optical Joystkck Navigation Module 이라고 하네요.

    PS : 저 또한 하는일이 모바일관련의 업이라서 도움이 될까 합니다.
    아래는 제 블로거 입니다. 좋은 Alliance 를 구축하길 바랍니다. ^^
    그럼, 수고하세요.

    http://blog.naver.com/dkulsh

    • 2008년 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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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분들과 달리 부드럽게 다가오셨네요. ^^
      소개하신 제품이 꽤 독특하게 보입니다. 얼핏 보니 손가락으로 다루는 초소형 마우스를 위한 모듈인 듯 싶은데요. 어떻게 작동하는 지 나중에 시간 있으실 때 알려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요즘 벤처 기업이 많이 어렵지만, 그래도 힘껏 좋은 제품 많이 만드시길 바랄께요.

  8. 2008년 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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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는 이유는 좋은 회사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주(3월 7일)에 Intel과 함께 MID(Mobile Internet Device)의 개발에 관련하여 회의를 하였다. MID는 작년 ..

  9. 2008년 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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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텔의 UMG 매니져/개발자들에게 직접 물어보니 UMPC와 MID의 가장 큰 차이는 OS의 차이를 꼽더군요.
    다른 특징(성능,전력)들은 플랫폼으로 MRST(Moorestown)를 사용하면 UMPC나 MID나 차이가 거의 없겠지요.
    인텔본사에서는 UMPC와 MID의 Application을 어느한쪽이 포괄한다고 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MID를 이용하여 MS-Word나 Excel등을 사용할 일은 없다라고 단정짓더군요.
    그리고 Menlow가 아닌 MRST를 플랫폼으로하는 MID가 출시되는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같습니다.

    트랙백하나 날리고 갑니다.

    • 2008년 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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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이날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그런게 아닐까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만, 인텔 코리아의 UMG 센터 부장께서 MID와 UMPC의 경계 기준을 OS가 아닌 사용성의 분류라고 한만큼 이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물론 운영체제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의 활용적 측면이 달라지므로 그 운영체제를 수행할 수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실 어느 플랫폼이 됐든 운영체제를 돌릴 수 있으므로 그게 중요치는 않은 듯 싶습니다. 자신이 쓸 목적에 맞는 하드웨어 플랫폼과 운영체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이 있으면 그 뿐이겠지요.

      또 한 가지 덧붙이면 MID를 이용해 워드나 액셀을 쓸일이 없는 것처럼 지금 같은 UMPC에서 워드나 액셀을 쓸일도 거의 없을 거라고 봅니다. 업무과 관련한 임무는 UMPC 대신 넷북이나 미니 노트북으로 이전되고, UMPC는 앞으로 특정 의료/산업용 워크 패드의 역할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고 있으니까요. ^^

  10. 이번 CES 2008에서 내가 관심이 많이 가는 것은 인텔이 발표한 MID(2007/09/21 – 인텔의 2009년 MID 플랫폼 무어스타운에서 배워야 할 점은) 플랫폼이 적용된 제품들이었다. MID(Mobile Internet Devices)는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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