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에 애타는 인텔의 마지막 사모곡, 타이젠(Tiz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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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나왔던 소식 중에 흥미를 끌었던 것은 타이젠(Tizen)이었다(국내 매체들이 티즌이라고 소개하자 인텔 홍보 대행사 쪽에서 타이젠으로 명칭 정정 요청을 해왔음). 타이젠 프로젝트는 리눅스 기반의 모바일 OS를 만들기 위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종전에 개발 중이던 리눅스 기반 모바일 OS인 리모(Limo)와 미고(meego)도 이 프로젝트와 참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HTML5를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와 세계 이통사들의 통합 앱스토어인 WAC을 수용하는 웹기반 OS로 재구성되는 것이 타이젠이다.


그런데 타이젠이 화제가 된 것은 리눅스 기반 오픈소스 모바일 OS라서 잠시 화제가 된 것보다 타이젠 참여를 결정한 리모와 미고에 의한 큰 부분도 있다. 리모와 미고의 참여는 이미 알려진대로 삼성과 인텔의 참여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각각 리모 재단과 리눅스 컨소시엄의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하던 선 굵은 두 기업이 단일 프로젝트로 뭉친 듯 보이니 왠지 그럴싸한 그림이 그려진 모양이다. 물론 리모 재단과 리눅스 컨소시엄은 파나소닉이나 NEC, 보다폰, NTT 도코모, LG 등 여러 기업이 참여하고 있었지만, 주도하던 삼성이나 인텔 만큼 부각될 활약은 없었으니 달리 할말은 없을 듯 싶다.


아마도 삼성이나 인텔이나 이번 타이젠 프로젝트 참여에 대한 이해와 득실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인공 호흡기를 달고 죽어가는 인텔의 미고에게는 장기 이식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맞았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인텔과 파혼 뒤 MS와 전격 동거를 시작한 노키아를 잃으면서 인텔은 미고를 살리기 위 다음 협력자를 찾아야만 했다.(노키아 없는 인텔 미고는 어디로…). 그런데 리모와 손을 잡고 타이젠에 참여한 것이 좀 의외의 결정으로 보여도 여간 다행한 일인 것은 맞다. 솔직히 제조사쪽에서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노키아 같은 단일 제조사를 파트너로 맞이하는 것보다 더 나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복수의 제조사와 더 나은 사업 전략이 얽혀 있는 덕분에 인텔의 소원을 이루는 데 좀더 나은 환경이 됐다.


인텔은 최근 몇년 동안 x86에 맞는 모바일 친화적 운영체제를 찾기 위해서 정말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모바일 장치에 맞는 저전력 고성능 칩의 준비가 늦어져 그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잃으면서 운영체제를 갖고 있는 협력사들도 슬슬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이를 감지한 인텔은 리눅스 기반의 모블린을 통해 그 위기에 대응하려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얻지 못했고, 이를 미고로 옮겼으나 역시 순탄치 못한 결과를 얻었을 뿐이다. 특히 x86만 고집하지 않고 ARM까지 폭넓게 쓸 수 있도록 개방에 나섰는데도 조금도 생태계를 확장하지 못한 것은 치명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타이젠에 참여했다. 이는 미고가 무덤 속으로 사라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지만, 그래도 미고의 자산을 이식할 수 있는 희망이 있어서 다행이다. 앞서 극적으로 구글로부터 안드로이드의 지원을 이끌어내기는 했지만, 미고를 기반으로 만들었던 앱업센터 같은 독자적인 응용 프로그램 플랫폼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고, ARM이 이미 진을 친 안드로이드 생태계 속에서 x86을 확장하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일이기도 한 탓에 새로운 도전을 해볼 필요성은 있었다.


물론 타이젠도 인텔에게 쉬운 길은 아니다. 인텔 주도의 미고와 함께 참여를 하게 된 삼성 주도의 리모에는 ARM이 준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이미 미고가 ARM 지원도 마다하지 않는 개방형 운영체제였지만, 그 때는 ARM이 어떤 형태로든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타이젠은 ARM이 직접 관여할 길이 있는 데다 타이젠에서 삼성은 개발자에게 필요한 각종 자원을 공급하는 강력한 창립 회원인 터라 인텔의 뜻대로만 움직이기는 힘들 수 있다.


더구나 타이젠이 성공할 것이라는 담보도 어렵다. 리눅스 재단의 주도 아래 인텔과 삼성, 이통사, 그 밖의 제조사가 참여를 하고 있지만, 그 추진 동력이 얼마나 될지는 지금은 전혀 측정할 수 없는 탓이다. 분명 참여 기업의 이름 값으로는 그것 자체가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의지를 갖고 타이젠을 위한 시장을 적극적으로 밀어 붙일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이들도 타이젠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지 않으면 손을 뗄 수밖에 없어서다. 지금은 기존 모바일 OS 생태계와 비교할 수 있는 그 무엇도 없는 상태라 그 발전이 빠를지 느릴지 조차 가늠할 수 없다.


그래도 인텔에는 타이젠의 경쟁력에 작은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ARM의 문제를 떠나 리눅스 기반의 OS를 하나로 통합하며 생긴 관심과 훗날 완성된 타이젠의 중립적 생태계에서 경쟁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HTML5 중심의 웹기반 OS가 모바일을 비롯한 TV와 PC용으로 부각될 시점에서 타이젠이 떠오르면 그 때는 상황 반전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희망은 타이젠의 가능성을 본 뒤의 것이다. 타이젠마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운영체제를 향한 인텔의 여정은 거기서 멈출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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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4 Comments

  1. 2011년 10월 9일
    Reply

    잘 보고 갑니다.

    • 칫솔
      2011년 10월 11일
      Reply

      고맙습니다. ^^

  2. 2011년 10월 9일
    Reply

    어떤 면에서는 Mac 이후에 win-tel에서 벗어나 linux의 진정한 시대가 오는것 같아요
    모바일에서 대중화 되어버린 openGL.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DirectX만 쓰이고
    워크스테이션이나 일부 계층에서만 사용했는데 널리널리 퍼지고 있고

    웹기반으로 바뀌면서 결국에는 OS는 중요하지 않게 되다 보니
    결국에는 윈도우에서 리눅스로 전환이 되어도 별 문제가 없어 지게 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되니 말이죠.

    • 칫솔
      2011년 10월 11일
      Reply

      아마 크롬OS가 좋은 예가 되겠지요. 하지만 기존의 사용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직 시기 상조이긴 합니다.. 그래도 바뀌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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