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PC 시대의 첫 테이프 끊은 씽크패드 X1 폴드 첫 인상

화면은 그대로 둔 채 노트북 크기를 더 줄일 순 없을까?

이 질문에 담은 노트북 시용자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제조사들은 쉬지 않고 엔지니어링을 연구해 왔다. 그 노력의 결과 오늘날 노트북은 점점 화면을 감싼 베젤을 최소화했고, 전체 면적을 줄이는 데 적잖게 공헌했다. 지금 14인치 화면의 노트북은 이제 과거 13인치 수준으로 크기를 줄인 것도 매우 대단한 일이다.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를 접은 모습

하지만 화면의 베젤 두께를 줄이는 방식으로 기존 크기에 더 큰 화면을 탑재하는 것은 모두가 바라던 해법은 아닐 것이다. 비록 1mm를 줄이려는 모든 엔지니어의 노고의 결실이라 해도 결과적으로 노트북의 크기는 변함이 없으니 말이다. 디스플레이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주지 않고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고 해도 틀리진 않을 듯하다.

디스플레이에 기반한 노트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가 폴더블 PC다. 덮개를 열고 닫는 노트북이 아니라 투인원 태블릿처럼 통합한 PC를 폴더블 스마트폰처럼 반으로 접는 아이디어다. 화면의 절반을 줄인 만큼 노트북 크기는 말 그대로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참고로 폴더블 노트북은 폴더블 스마트폰과 정 반대의 방향성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작은 본체를 유지하면서 더 큰 화면을 쓰기 위한 것이고, 폴더블 PC는 더 큰 화면을 가진 작은 PC를 만들려는 것에서 이해하면 쉽다.)

씽크패드 X1 폴드를 펼치면 초대형 태블릿이 된다.

이 아이디어를 실현에 옮긴 제품이 씽크패드 X1 폴드(ThinkPad X1 Fold)다. 레노버가 씽크패드 X1 폴드의 시제품을 공개한 것은 2019년이었지만 이번 CES2020에서 공식 발표했다. 슬쩍 선보인 첫 시제품을 업그레이드했고 새로운 기능을 더해 CES2020의 혁신 PC의 아이콘으로 이름을 올렸다.

씽크패드 X1 폴드는 펼친 상태는 키보드 없는 평범한 태블릿처럼 보인다. 그것도 너무 큰 태블릿이다. 4대 3 화면비의 13.3인치 LG P-OLED 디스플레이의 둘레를 감싼 두꺼운 테두리까지 감안하면 결코 작은 크기라 볼 수 없다. 하지만 역시 화면을 접었을 때는 기존 노트북과 비교할 수 없는 크기로 줄어든다. 흔히 휴대하기 좋게 만든 7인치 화면을 가진 미니 노트북 크기에 불과하다. 그만큼 차지하는 공간이 적고 휴대하는 것도 쉬워진다.

씽크패드 X1 폴드는 안쪽으로 화면을 접는 인폴드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경첩 부위를 완전히 눌러 접는 방식은 아니다. 갤럭시 폴드처럼 그 부위가 살짝 벌어져 있다. 모토롤라 레이저 폴더블처럼 완전히 접히는 방식이 아닐까 싶었으나 그 방식을 따르진 않았다. 레이저 폴더블과 경첩부의 만듦새는 완전히 다른데 완전히 접히고 주름 없이 펴지는 폴더블을 원했던 이들에게 약간 아쉬운 부분일 수 있다. 접히는 부분의 디스플레이가 안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가는 갤럭시 폴드 같은 눈에 띄는 주름은 없지만, 현재 전시해 놓은 샘플마다 보이기도 하고 안보이기도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씽크패드 X1 폴드의 경첩부 틈을 레노버는 그대로 놔두진 않았다. 지난 해 첫 시제품 공개 때 없었던 초슬림 미니 키보드를 그 사이에 넣어 완전한 균형을 맞춘 것이다. 정확하게 경첩의 벌어진 틈 만큼 두께를 가진 키보드를 넣음으로써 폴더블 PC의 최대 약점이었던 물리 키보드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휴대성까지 함께 잡았다. 키보드는 자석으로 고정되어 탈착은 쉽고 미끄럽지 않은 데다 씽크패드 X1 폴드에 올려 놓으면 무선으로 충전된다.

키보드가 없을 때 경첩 부분이 들뜨지만, 키보드를 넣으면 경첩 부분의 들뜬 현상을 완벽하게 가려준다.

참고로 이 키보드는 최종 버전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씽크패드를 잘 아는 이들은 그 이유를 알아챘을 게다. 새빨간 트랙포인트가 없어서다. 레노버는 미처 반영되지 못한 트랙포인트에 대해 좀더 고민할 여지를 남겼다. 물론 키보드 두께로 볼 때 트랙포인트를 넣는 게 쉬운 일은 아닐 듯하지만, 트랙포인트가 들어간 키보드라면 더 환영받을 만하다.

킥스탠드로 평평한 곳에 세워 키보드와 함께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다.

씽크패드 X1 폴드를 평평하게 펼쳐 책상에 거치하는 것도 더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뒤쪽의 가죽 커버를 뒤로 살짝 꺾으면 스탠드로 만들 수 있어서다. 책상처럼 평평한 곳에 씽크패드 X1 폴드를 내려놓은 뒤 블루투스 키보드를 앞에 두고 13인치의 넓은 화면으로 편하게 키보드 작업을 할 수 있다. 굳이 평평한 곳이 없으면 폴드를 반만 접어 키보드를 얹은 다음 다리 위에 X1 폴드를 올려 두고 작업할 수도 있다. 다만 반만 접어서 세울 땐 폭이 좁아서 안정감이 떨어질 수는 있다.

태블릿 모드에서 굳이 PC 작업을 할 게 아니라면 액티브 펜이라 부르는 스타일러스 펜을 이용해 그림이나 메모 같은 작업을 할 수도 있다. 물론 13인치 크기의 초대형 태블릿인데다 무게도 1kg이어서 오래 들고 쓸 때 부담 없다 말할 수는 없지만, 넓은 화면의 태블릿이라 좁은 화면보다 좀더 여유롭게 펜 작업을 할 수 있을 듯하다. 

이처럼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다양한 유형의 PC로 변하는 씽크패드 X1 폴드지만, 여전히 많은 비밀을 숨기고 있다. 특히 제원 중 일부는 여전히 밝히길 꺼리고 있다. 레노버는 인텔과 씽크패드 X1 폴드에 맞는 특별한 프로세서를 만들었다고 밝혔는데 그게 무엇인지 물어보면 저절로 입을 다물게 하는 자물쇠가 작동하는 듯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데이터와 충전, 디스플레이 출력을 할 수 있는 USB-C 단자는 두 개다. Gen1 1개, Gen2 1개다. 배터리 용량은 50와트시다. 램은 8GB, 저장 공간은 최대 1TB를 고를 수 있다.

그래도 몇몇 새로운 사실도 공개됐다. 가격은 2천499달러(세금 제외)다. 출시는 2020년 중반. 초기에는 윈도 10 버전이 탑재된 모델만 출시하고, 하반기 윈도 10X 버전도 준비한다. 또한 5G도 선택 항목으로 고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만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기를 희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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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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