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POOQ)이 TV로 들어왔다. 그것도 공짜로… 우노큐브 G2

요즘 세상에 커다란 TV를 집에 두고 지상파 TV만 보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 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IPTV와 케이블 TV를 보는 무려 3천 100만 명 이상의 유료 채널 가입자에 속하지 않는 이들도 적은 수는 아닐 것이다. TV를 볼 시간이 부족해서, 유료 채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모바일로 더 많은 콘텐츠를 보고 있어서 초고속 인터넷 업체의 집요한 설득에도 넘어가지 않았던 이들이라면 말이다.

그래도 모처럼 TV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면 빈곤한 채널이 마음을 허전하게 만들기도 한다. 다행히 채널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 방법을 찾는 이들을 위한 해결책은 꾸준히 등장했는데, 3년 전 출시했된 우노큐브 G1도 그 해결책 중 하나였다. 손바닥에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작았던 정육면체의 셋톱 박스인 우노큐브 G1은 지상파 채널을 수신할 수 있는 튜너를 내장한 데다, 유무선 랜으로 인터넷을 연결하면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을 포함해 무료로 제공되는 에브리온 TV 채널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니까 셋톱 박스만 있으면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마치 IPTV나 케이블 TV처럼 에브리온 TV에서 제공되는 무료 TV 채널을 볼 수 있던 것이다.

우노큐브 G2(왼쪽)와 우노큐브 G1 플러스

늘어난 무료 채널은 가뭄의 단비 같았지만, 그래도 콘텐츠 질은 또 다른 아쉬움을 남겼다. 무료로 서비스 되는 만큼 낮은 화질은 답답했고,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 볼 수 있는 방법이 준비되지 않았다. 그런데 불과 8개월 만에 업그레이드된 우노큐브 G1은 단점으로 지적된 흠집을 말끔하게 메웠다. 그 흠집을 지우는 데 힘이 된 것이 바로 푹(POOQ)이다. 우노큐브 G1에서 기존 채널에 푹을 실행하는 재주까지 더해 이용자가 지상파 및 종편의 고화질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확장한 것. 물론 모바일과 TV에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푹 전용 요금제에 가입해야만 해당 기능을 제대로 쓸 수 있었지만, 선택의 폭을 넓힌 것으로도 충분했다.

이렇게 수백 개의 무료 채널과 유료 푹 서비스로 틈새 이용자들을 공략했던 우노큐브 G1의 역할을 이을 후속 제품이 나왔다. 우노큐브 G2다. 우노큐브처럼 지상파와 인터넷 무료 채널을 시청할 수 있지만,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생겼다. 만듦새만 달라진 게 아니라 기존 에브리온 TV를 걷어내고 푹의 실시간 무료 채널들을 마치 TV 채널처럼 볼 수 있도록 모든 환경을 바꿨다.

꾸밈 없이 단순하게 정리한 생김새

마치 육면체의 색깔을 똑같이 맞추는 큐빅 같았던 우노큐브 G1은 독특한 스타일을 갖고 있었다. 비록 작은 덩치긴 해도 메탈 프레임의 본체와 유리처럼 반사되는 전면, 그 안쪽에 시간을 표시하는 LED까지 의외로 세세한 부분까지 다듬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G1은 지탱하는 면적이 좁은 탓에 두꺼운 케이블을 연결하면 무게 중심이 뒤로 이동해 앞쪽이 위로 들릴 때가 있는 점에서 구조적인 단점은 피할 수 없었다.

우노큐브 G2는 G1과 전혀 다른 생김새다. 단단한 플라스틱 프레임의 본체는 손바닥보다 더 넓고 손가락 마디 두 개 정도의 두께로 얇아졌다. 색상도 검정으로 통일했고, 앞쪽에 시간을 표시하는 시계가 있던 자리에는 전원을 켰을 때 ‘UNO’라는 글자가 하얀 LED 불빛과 함께 표시된다. G1보다 훨씬 단순화된 모양새로 파이어 TV나 미 박스처럼 전형적인 TV용 셋톱의 흐름을 좇는 듯하다.

물론 모양을 바꾸긴 했어도 TV를 보는 데 필요한 것은 다 갖췄다. 우노큐브 G2 역시 지상파 수신을 위한 튜너를 내장했고, 기가비트 유선 랜 단자와 USB 2.0과 3.0 단자 각 1개, TV 연결을 위한 HDMI 단자, 그리고 외부 오디오 시스템과 연결할 수 있는 광출력 단자를 새로 추가했다. 특히 2개의 USB 단자 가운데 하나는 USB 저장 장치를 쉽게 꽂고 뺄 수 있게 본체 왼쪽으로 옮긴 것이 인상적이다.

우노큐브 G2의 후면. 안테나 연결을 위한 튜너와 광출력, HDMI 단자, 기가비트 랜, USB 단자까지 알차게 배열되어 있다.

설치는 그리 어렵진 않다. 지상파 수신을 하기 위한 케이블을 튜너에 꽂고 전원을 켠 뒤 무선 랜을 설정하면 거의 끝난다. 다만 푹 무료 채널을 보려면 푹 계정이 필요한데, PC나 모바일 앱에서 가입한 뒤 우노 플러스에서 입력하면 된다. 참고로 우노큐브 G2에서 푹 채널을 무료로 보려면 화질을 ‘일반 화질’로 맞춰야 한다. 고화질은 유료다.

지상파 채널과 절묘한 조화, 우노 플러스

우노큐브 G1과 마찬가지로 우노큐브 G2도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로 쓴다. 다만 안드로이드 7.0 누가로 올리고 우노 플러스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는 훨씬 정갈하게 다듬은 덕분에 이전보다 훨씬 산뜻한 느낌이다. 더구나 8GB로 저장 공간은 줄었지만, 2GB로 늘린 램과 2.0GHz로 작동하는 쿼드코어 프로세서 위에 얹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우노 플러스 런처에서 메뉴를 부르거나 앱을 실행할 때 움직임이 머뭇거리지 않고 제법 날렵하다.

우노큐브 G2에 설치된 우노플러스 앱. 모든 무료 채널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푹 VOD 앱을 실행할 수 있다.

우노큐브 G2도 G1처럼 지상파는 안테나 또는 케이블로 수신하고 무료 푹 채널은 인터넷으로 전송된다. 하지만 지상파 채널과 인터넷 무료 푹 채널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리모컨의 채널 버튼으로 손쉽게 오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물론 지상파 채널과 다르게 무표 푹 채널은 100번부터 시작하지만, 채널 번호는 편의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더구나 지상파 채널에서 무료 채널로 넘어갈 때 에브리온 TV 로고를 표시했던 우노큐브 G1과 다르게 G2는 무료 채널로 넘어가더라도 아무런 로고를 띄우지 않는 데다 전환 속도도 빨라 일반적인 TV를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선택할 수 있는 채널은 모두 81개. 그 중 유료로 가입해야 볼 수 있는 2개 채널을 뺀 79개 채널을 모두 보거나 들을 수 있다.

물론 푹 채널들이 모두 무료라고 하나 마냥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모바일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 일반 화질이라고 해도 TV에서 보면 계단 현상이 두드러지고 뭉개짐도 심한 탓에 선명도가 떨어진다. 당연히 HD급 이상의 고화질로 보면 좋지만, 우노큐브에 맞는 TV 전용 요금제가 없고 모바일과 묶어 초고화질만 제공하므로 이용료가 비싸다. 사실 모바일을 제외한 HD급 화질을 선택할 수 있는 값싼 요금제가 있다면 당장 가입하고 싶은데, 푹 서비스의 분위기로 볼 때 그런 요금제를 당장 내놓을 것 같지는 않다.

푹(POOQ) 계정으로 로그인 해야 무료로 채널을 볼 수 있다.

또한 일부 채널을 시작할 때 약 15초 광고를 봐야만 한다. 사실 15초 광고가 그리 긴 것은 아니지만, 어떤 방송인지 모른 상태에서 광고를 보고 있는 게 약간 답답하다. 이럴 때 리모컨의 우노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지금 이동한 채널에서 어떤 방송을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우노 플러스는 G1에는 없는 우노큐브 G2 전용 인터페이스로 무료 푹 채널 및 푹의 VOD 콘텐츠를 고를 수 있는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우노 플러스 화면에는 현재 선택한 채널의 미리보기 영상이 표시되는데 전체 화면으로 넘어가기 전에는 광고를 보여주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이 화면에서 채널을 옮겨가면서 프로그램을 확인하는 게 훨씬 편하긴 하다.

푹과 만남은 환영, 화질 업그레이드는 숙제 

앞서 우노큐브 G1도 그랬지만, 우노큐브 G2도 TV 채널 수를 늘리는 것에만 그치는 장치는 아니다. 안드로이드 앱을 깔아서 더 많은 기능을 쓸 수도 있고, 미디어 플레이어로도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안드로이드 7.0 누가를 올린 터라 앱 호환성이 좋아진 덕분에 G1때 실행할 수 없던 앱도 잘 돌아간다. 미디어 플레이어인 코디(Kodi) 하나만 깔아도 매우 훌륭한 4K 미디어 플레이어로 변신한다.

안드로이드 앱을 설치하면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구글 모바일 서비스로 인증 받은 장치는 아니어서 구글 플레이나 유투브 앱은 실행하기 어렵다. 이전보다 호환성은 좋아지긴 했으나 몇몇 앱은 역시 호환성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 또한 앱을 실행한 이후 조작은 리모컨 대신 마우스를 이용해야 한다. 블루투스 마우스가 있다면 우노큐브 G2의 블루투스 모드를 활성화하고 페어링한 뒤 쓰면 된다.

이처럼 우노큐브 G2는 빈약한 TV의 채널을 더욱 풍부하게 늘려줄 뿐 아니라 부가 기능까지 더 얹었다. 다만 우노큐브 G1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미러링했던 미라캐스트 기능을 G2에서는 뺀 것이 애석하다. 이전처럼 미라캐스트까지 담았다면 스마트폰에서 보는 미디어 앱까지 TV에서 볼 수 있는 터라 TV 컴패니언 장치로 활용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우노큐브 G2 리모컨. TV 리모컨의 신호를 우노큐브 리모컨에 입력하면 이 리모컨 하나로 TV를 켜고 끌 수 있고, 입력 전환도 할 수 있다.

그래도 앞서 우노큐브 G1을 쓰던 이용자라면 우노큐브 G2의 변신은 반가울 것이다. 특히 에브리온 TV에서 제공했던 채널보다 더 알찬 지상파와 종편의 실시간 채널을 무료로 볼 수 있고, 여러 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니까. 다만 무료 채널의 장점을 더 높이려면 결국 푹의 일반 화질을 HD급 화질로 볼 수 있는 방법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 화질 선택을 위한 요금제의 다양성. 우노큐브 G2와 푹의 만남이 더 환영받으려면 이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하지 않을까?

덧붙임 #

이 리뷰를 위해 알라딘 그룹으로부터 우노큐브 G2를 제공 받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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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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