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이 복잡한 MS의 스카이프 인수

어제 오후부터 돌아다니던 소문 중 하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스카이프를 인수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인수 금액은 70억 달러. 다음 주에 발표될 것이라는 이 소문은 하루도 안 가 사실로 밝혀졌다. 어젯밤 MS CEO 스티브 발머와 스카이프 CEO 토니 베이츠가 어젯밤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이를 정식으로 발표했다. 더구나 금액은 더 상향 조정된 85억 달러라니 충격 그 자체다.


이는 단순히 뒤쳐진 모바일 시장 하나만을 놓고 스카이프를 샀다고 볼 문제는 아니다. MS가 비록 모바일 시장의 반격이 늦었다고는 하지만 그 모바일 시장만을 위해서 스카이프를 85억 달러나 주고 샀다는 것은 조금도 말이 안된다. 전체 플랫폼을 아우르는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이 없이 지갑을 열었다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페이스북도 아닌 스카이프의 이번 합병이 의외기는 하지만, MS가 가장 공격적인 영입을 할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점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무엇보다 MS가 뿌려댄 수많은 플랫폼과 스카이프의 결합은 꽤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이유가 더 많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가장 기본적인 인터넷 기반의 음성/화상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강화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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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프가 처음 PC 플랫폼에서 출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면서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한 서비스이기도 하지만, 여기저기 흩어진 MS 플랫폼에서 동일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가장 큰 매력으로 꼽지 않을 수 없다. 수억 대의 윈도 PC 뿐만 아니라 5천 만대가 깔린 XBOX360과 1천 만대의 키넥트, 이제 슬슬 액셀을 밝기 시작한 윈도폰7 등 업무와 가정, 모바일 환경 등 어느 것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문자, 음성, 화상을 이용한 소통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또한 1억7천만 명이 접속했던 스카이프에서 MS를 비롯한 수많은 광고 상품을 홍보할 수 있는 채널도 열린다. 스카이프가 단일 광고 플랫폼의 가능성도 충분히 발휘할 동력을 얻은 것이다.


그런데 MS의 스카이프 인수에 주판알을 튕겨야 할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유무선 통신 사업자들이다. 스카이프는 겉으로는 무료를 표방하지만 그 안에는 유료 서비스도 있다. 서로 등록된 ID를 가진 스카이프 이용자끼리는 무료지만, 스카이프를 통해 일반 통화를 할 때는 유료다. 때문에 스카이프는 자체적인 수익 뿐만 아니라 통신 사업자에게도 수익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인수에 대해 마냥 나쁘다고는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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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통신 사업자가 제3자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입보다는 역시 자기 밥그릇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에 더 신경쓸 수밖에 없지만, 이번 경우는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 MS가 모든 플랫폼에서 스카이프를 기반으로 하는 무료 통화를 정착시켰을 때 일반 망의 접속량이 얼마나 될지 가늠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플랫폼의 증가로 인해 이용 범위가 늘어날 테지만, 인터넷 기반의 통화라는 점에서 그것이 손해인지 아닌지를 꼼꼼이 따져야만 하는 것이다. 특히 영상 기반의 화상 통화가 40% 이상이라는 점에서 데이터 트래픽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유선이든 무선 망 사업자들은 계산기를 한참 두드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대로 보면 이제 유무선 서비스 업체들이 더 이상 통화 요금만으로 유지할 수 없는 강력한 상대를 만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때론 경쟁자기도 하고 파트너기도 하겠지만, 점점 값싸지는 소통 서비스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더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음성과 데이터로 생색을 내는 요금제로 장난칠 것이 아니라 더 공격적인 플랫폼 전략을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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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카이프는 MS의 한 부서로 편입된다. 스카이프는 구매자를 잘 만났고, MS도 좋은 매물을 샀다. 그런데 85억 달러가 좀 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어쨌거나 비싸게 샀어도 본전을 뽑으면 그만일 것이다. 다만 그냥 본전을 뽑기에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들이 많다. MS가 과연 이들과 잘 나눌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까? 역시 시간은 지나봐야 안다.


덧붙임 #


1. 단기적으로는 윈도폰7에는 악재일 지도 모른다. 애석하게도 지금의 윈도폰7에는 전면 카메라가 없다. ㅠ.ㅠ


2. 윈도 라이브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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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12 Comments

  1. 2011년 5월 11일
    Reply

    윈도우폰에 악재랄것까지 있나요 ^^ 걍 음성통화로도 쓸수 있고.. 전면카메라야 내년부터 내면서 시작하면 되고 ㅎ
    암튼 MS로서는 좀 답답했던 솔루션을 그냥 간단히 인수로 해결해버린, 나중에 봐야겠지만 꽤 현명한 선택으로도 보입니다 ^^

    • 칫솔
      2011년 5월 12일
      Reply

      현명한 선택이죠. 너무 비싼 감이 있어서 그럴 뿐.. ^^;

  2. A
    2011년 5월 11일
    Reply

    결과야 지켜봐야 알겠지만.,,
    라이브는
    스카이프에 흠수 될꺼 같은데요.?
    85억달러를 생각해서라도
    MS가 라이브랑 스카이프랑 따로놀게 두진 않을꺼 같군요.

    • 칫솔
      2011년 5월 12일
      Reply

      따로 두지는 않겠지만, 통합도 쉽지 않을 겁니다. 다만 이용자가 어느쪽을 쓰더라도 같은 서비스를 쓰는 조치가 먼저 있지 않을까 싶네요. ^^

  3. 2011년 5월 11일
    Reply

    MS 특유의 전략중 하나죠. 완전히 처음부터 개발하기보다 괜찮은 기술을 가진 회사를 사들여 결합시킨다.
    윈도우 라이브랑 결합하는건 시간문제구요.
    이제 스카이프가 윈도우와 Xbox에 어떤 형태로든 기본 탑재되는 날이 올듯합니다.

    • 칫솔
      2011년 5월 12일
      Reply

      MS 뿐만 아니라 합병을 통해 기술을 흡수하는 건 대부분의 IT 공룡들의 공통점이죠. ^^

  4. 2011년 5월 11일
    Reply

    MS에서 스카이프 인수라….

    뭔가 흥미로운 결과물이 나올거 같은데요 ㅎㅎ

    • 칫솔
      2011년 5월 12일
      Reply

      네, 그 재밌는 결과물이 언제 나올지 시기가 관건인듯 합니다.

  5. 루크
    2011년 5월 11일
    Reply

    가장 우려 했던 타 플랫폼에서의 지원이 지속될 꺼라는 발표에 안도를 합니다만,
    발머의 발언이 항상 실현 되지는 않더라는 과거 사례가 있어서 조금 불안하기도 합니다.

    애플과 같이 통신단말기를 제조 하지 않는 MS입장에서는 VoiP시장을 공략 해보려는 심산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 칫솔
      2011년 5월 12일
      Reply

      스카이프 인수로 VoIP은 필연이지요. 다만 망 사업자와 윈윈이 가능한 생태계를 확장하느냐가 관건일 듯 싶습니다. ^^

  6. 2011년 5월 16일
    Reply

    윈도우 라이브는… 팀킬에 패륜 당하겠군요

    • 칫솔
      2011년 5월 19일
      Reply

      팀킬 또는 합의 이혼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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