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의 넷북, ‘부클릿 3G’에 대한 복잡한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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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가 제품을 내놨다. 그런데 휴대폰이 아니다. 넷북이다. 휴대폰 업체가 휴대폰이 아닌 넷북을 내놓은 것이다. (점유율은 많이 떨어졌으나 여전히)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가 넷북을 내놓은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그래서 이슈다. 노키아가 왜?


 매력적인 외형, 그러나 능력은 모른다


일단 순수한 넷북으로만 보면 제법 매력은 넘친다. 탄탄한 알루미늄 바디에 선을 잘 살린 깔끔한 틀, 널찍한 키보드와 터치패드 등 호감을 느낄만한 모양새다. 하지만 어떤 아톰 프로세서를 넣었는지 지금은 확인할 수 없으니 성능을 가늠하긴 힘들다. HD Ready라는 표시와 HDMI 출력 단자를 갖춘 것을 보면 여러 조합이 가능한데, 성능을 최대화 했을 가능성과 그렇지 않을 가능성에 따라 부품 구성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성능을 최대화 하려면 아톰 N 시리즈에 엔비디아 아이온을, 일반적인 구성이라면 아톰 Z 시리즈에 GMA500 코어를 내장한 US15W로 보인다. 가격과 저전력을 감안하면 아톰 N과 아이온은 조합은 아닐 것이지만, 역시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문제다. 아마도 아톰 Z시리즈에 US15W 조합이 분명할 것이다. 26.5cm(10.1인치) 화면의 해상도 역시 지금은 확인이 어렵지만 보편적인 해상도(1,024×600)는 아닐 것으로 추측된다. 배터리 용량을 모른 채 최대 12시간 쓸 수 있다는 발표는 지금은 믿기 힘들다.


부클릿 3G의 발표 동영상을 보니 운영체제의 작업 표시줄의 아이콘과 크기, 투명도로 보아 윈도 7 스타터로 짐작된다. 이건 ‘아니면 말고’지만, 윈도 7이 들어간다면 윈도 출시 예정일이 10월 22일이니 그 이후에 출시한다는 이야기다. 아마 빠르면 11월이나 되어야 이뤄질 것이다. 더 자세한 제원과 구성은 9월 2일에 열리는 노키아 월드 2009 미디어 데이에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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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번 부클릿 3G의 배경과 관련해 배제할 시각이 있다면 이 제품이 노키아가 인텔과 맺은 제휴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긴 힘들다는 점이다. 인텔과 노키아의 제휴는 차세대 휴대 단말기의 공동 개발에 있기 때문에 이번 넷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차세대 넷북용 CPU와 칩셋으로 구성된 ‘파인 트레일’ 플랫폼을 노키아에 우선 공급한다면 모를까 그것이 아니면 이번 노키아 넷북을 위해 인텔의 제휴를 들먹일 요소는 없다.


만약 아톰 Z시리즈와 US15W으로 구성된 순수한 인텔 넷북 플랫폼이 아닌 엔비디아 아이온을 섞는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인텔은 지금 꽤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것이다. 물론 인텔과 제휴한 노키아가 그런 강수를 쓰지는 않으리라 본다.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휴가 부클릿 3G에 더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3G망 연계가 돋보이지 않는 이유


노키아 넷북의 이름은 ‘부클릿(Booklet) 3G’다. 작은 책자를 의미하는 Booklet에 3세대 이통망을 의미하는 3G를 붙여 만든 제품 명이다. 한마디로 3G 이동 통신을 결합한 넷북이라는 소리다.


그런데 노키아의 부클릿 3G가 3G 이동 통신을 결합한 넷북이라지만, 그것 자체에 의미를 큰 부여하기는 힘들다. 애석하게도 3G를 결합한 넷북은 희소성의 가치를 지니지 못해서다. 우리나라에나 보기 힘든 것일 뿐, 실제 외국의 출시 제품에서 SIM 카드 슬롯을 가진 넷북이나 MID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유럽이나 북미 등 나라별 이통 사업자에 따라 통신과 결합된 넷북을 이미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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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해 ‘미니 노트북 보조금제, 기대와 문제점‘이라는 글을 공개하자, “이미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미니노트북과 무선인터넷을 연계한 보조금제도를 시행중이다. 작년말부터 3G 무선인터넷 서비스 의무가입 조건(12개월, 혹은 24개월)으로 1유로 정도에 미니노트북을 구입할 수 있었다.” 라는 내용의 댓글을 europub님이 남긴 적이 있다. 그만큼 넷북 보조금제가 일반화된 상황이라면 PC의 구성도 그 판매 조건에 맞출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이유로 유경처럼 국내에서 넷북과 MID를 설계하는 업체들도 외국 이통사와 협의를 거쳐 3G 모듈을 넣은 완제품을 수출하는 실정이다. 부클릿 3G도 결국 이러한 넷북들과 경쟁해야 할 한 제품에 불과하다는 소리다.


 오비(OVI)의 확장? 글쎄…


노키아가 미니 랩탑, 그러니까 넷북 시장에 뛰어든 것은 그 자체를 의아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보도자료에 밝힌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이동 중 PC 수준의 컴퓨팅 파워를 원한다 할지라도 노키아가 넷북을 내놓을 이유가 되느냐는 질문이 끊임없이 되풀이 할만큼 이번 발표는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물론 머나먼 동양의 끄트머리 나라에 앉아서 노키아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만 언제나 인터넷 연결성을 확보하려는 이들을 비즈니스 대상으로 보면 노키아가 넷북을 내놓는 게 이상할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전화를 쓰려는 이들에게 휴대폰, 일반 전화기, 인터넷폰의 구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전화를 하는 것 자체를 중요하게 본다면, 노키아도 장치가 무엇이 되었든 간에 언제나 인터넷에 연결해 작업을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을 겨냥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휴대하면서 인터넷에 연결하는 그 연결성을 강조했던 게 스마트폰인데, 노키아는 넷북까지 손을 댄 것이 의아한 것이다. 스마트폰의 강점은 비록 PC는 아니어도 대부분의 기능을 작은 단말에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었음에도 노키아는 스마트폰에 대한 집중과 별개로 넷북을 선택한 것이니 복잡할 수밖에 없다.(사실 2009년 2분기 스마트폰 실적을 보면 노키아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늘었는데 점유율은 떨어졌다. 노키아보다 다른 경쟁사들이 잘했다는 이야기다.)


일부에서는 부클릿 3G를 노키아의 인터넷 서비스인 오비와 연결해 볼 필요도 있다고 한다. 이번 부클릿 3G의 발표 자료에서도 오비 서비스를 언급했고, 실제로 이 넷북에는 일부 애플리케이션을 담고 있다. 부클릿 3G에는 (휴대폰 기지국을 활용해 위치를 잡는)A-GPS를 이용하는 오비 맵이나 오비의 다양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오비 스위트(OVI Suite)가 기본 탑재된다. 특히 오비 맵은 오비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이고, 매우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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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윈도 기반 넷북이나 노트북에 설치할 수 있도록 공개한 오비 스위트 1.1 윈도 버전을 깔아보면 노트북에서의 오비 스위트는 오비를 지원하는 노키아의 심비안 휴대폰이 없으면 어딘가 모르게 허전하다. 물론 OVI 스위트 자체만으로 사진을 보고 음악을 듣고 (아직 오픈 되지 않은) 온라인 음악 상점에서 다운로드를 할 수도 있을 테지만, 애플리케이션을 설치나 컨텐츠 공유, 폰관리 같은 기능은 역시 노키아의 심비안 폰이 있어야 한다. 때문에 일반 PC에 설치하는 오비 스위트와 다른 게 아니라면 이것 역시 심비안 이용자가 아닌 이상 강력하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오비의 확장으로 보기에도 어딘가 모자라고 어설프다. 어쩌면 오비 스위트는 윈도 비스타나 윈도 7의 윈도모바일 디바이스센터처럼 심비안 기반 폰의 데이터 관리를 위한 툴로서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든다.


하드웨어도 보고, 주변 정확도 따져봤지만, 정말 여러 가지로 복잡하다. 때문에 휴대폰 제조사가 내놓는 넷북, 노키아의 부클릿 3G는 지금은 간단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존재다. 물론 부클릿 3G가 그런 상상을 자극할만한 위치에 있는 기업의 제품인 것은 분명하지만, 어쩌면 이통망을 갖춘 단순한 넷북을 두고 너무 많이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때문에 이 고민은 며칠만 접어둔다. 일주일만 보내면 노키아 부클릿 3G의 모든 것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니까.
그 때가 되면 지금 ‘노키아가 왜?’라고 던졌던 수많은 질문들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그렇게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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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18 Comments

  1. 2009년 8월 26일
    Reply

    외형만 보면.. 아주 깔끔한데요?

    • 칫솔
      2009년 8월 28일
      Reply

      그렇더라고요. 정말 깔끔한 멋이 돋보이는… 근데 본체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나 봅니다~

  2. 2009년 8월 27일
    Reply

    외국에서는 3G 탑재가 새로운 일이 아닌가보네요.
    우리나라는 왜 안그런걸까요^^;
    잘보고갑니다~

    • 칫솔
      2009년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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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네트워크가 다양한 탓일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어디에서나 무선 랜이 잡히는 환경이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는 것을 수도 있구요. ^^

  3. 2009년 8월 27일
    Reply

    우리나라에서 3G망으로 인터넷하다가는 갑부도 망하게 할 수 있음

    • 칫솔
      2009년 8월 28일
      Reply

      요금제 상한선이 있지 않던가요? ^^

  4. 2009년 8월 27일
    Reply

    하아.. 노키아 넷북이라 ㄷㄷㄷ
    며칠후면 윤곽이 드러나겠군요~!
    과연..

    • 칫솔
      2009년 8월 28일
      Reply

      일주일 뒤면 좀더 명확해 지겠죠. 아 스펙은 확정된 듯 합니다. 아톰 Z530으로요. 가격은 799달러라네요. 일반 넷북 대비 두 배 비싼 가격인데, 보조금 없이 구매는 사실상 불가능한 제품이 된 듯…

  5. 2009년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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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이 좀;; 델미니가 환호를 하고 있네요~
    “주인님 저 안버리실꺼져~^^?”ㅎㅎ

    • 칫솔
      2009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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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만 보면 또다시 델의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어요~ ^^

  6. 2009년 8월 28일
    Reply

    노키아가 넷북을 왜 내 놨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전 노키아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다지 좋지는 않아요. 삼성이 훨씬 낫다는;;

    • 칫솔
      2009년 8월 30일
      Reply

      노키아도 뭔가 노리는 게 있으이라 생각은 듭니다. 며칠 뒤면 알 수 있겠지요. ^^

  7. 2009년 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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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북이 이제는 대중화됐다는 반증이네요.
    그런데 제 주변에는 넷북이 드물어요.ㅠㅠ

    • 칫솔
      2009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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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보이지만, 아직 대중화의 시기는 아닌 듯 싶어요. 더구나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또 모른답니다. ^^

  8. 2009년 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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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매력은 1. 슬림한 디자인인가아닌가? 2. 배터리타임은 어느정도인가? 2가지로 요약하고 싶은 슈퍼마스터입니다. 그런점에서 소니제품들이 제격이었는데 가격이 넘 비싼게 흠이라면 흠이죠. (그런데 왜 TT는 지른게냣!ㅋㅋ) 저에게 있어서는 망연동보다 12시간에 이르는 배터리타임이 가장 끌리는 바입니다^^

    • 칫솔
      2009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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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시간 배터리 타임이란 게 나도 참 의문이 많이 드는 부분이라는… 아무리 Z 아톰을 썼어도 믿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지. 그나저나 TT를 질렀다니 눈물나게 부러우이~~ ^^

  9. 2009년 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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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넷북이 대세인듯요~ㅎㅎㅎ저도 하나 구입했습니다~꺄~ㅋ

    • 칫솔
      2009년 8월 30일
      Reply

      대세는 대세인듯 싶어요. 만족하면서 쓰고 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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