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버전스 스마트폰 시대의 X10 미니

벌써 내년도 모바일 단말기에 대한 예측들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가장 그럴싸한 이야기 중 하나는 일반 휴대폰이 대폭 줄어들 것이고, 그 자리를 스마트폰이 대신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지금 같은 스마트폰의 성장세라면 일반 휴대폰을 시장에서 밀어내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인데다, 수많은 모바일 플랫폼들이 스마트폰에 맞춰 이전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스마트폰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지요. 실제 요즘 모바일 업계 관계자들을 몇 명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눠보면 국내 모바일 단말기 제조사들이 이러한 제조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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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내년에는 어지간해선 대부분 스마트폰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에 따라 스마트폰의 보급은 더 빨라질텐데, 문제는 스마트폰이라는 굴레 안에서 각각의 제품들이 어떻게 차별성을 가질 것이냐는 점이지요. 어디든 들고다니면서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만든 게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수많은 이들이 강조해 온 탓에, 여러 기능이 다 되도록 단말기를 만들어야 하는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부담감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제조사들이 이런 부담감을 떨쳐버리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모든 것이 다 되는 스마트폰이라는 종전의 고정 개념을 깨는 것이지요. 스마트폰으로서 각종 부품과 기능을 우겨넣기보다 특정 기능을 가진 스마트 단말로서 기능을 제한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운영체제를 넣은 휴대폰으로 그 개념을 좁히면 여러 기능을 복합적으로 쓸 수 있는 컨버전스 장치에서 특정 기능을 강화한 디버전스 장치로 변신을 시도해야만 개성있는 스마트 단말을 만들어낼 여력이 생깁니다.


이러한 변신이 필요한 이유는 꼭 모든 것이 다 되는 스마트폰을 모든 사람이 써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저것 다 되는 것보다 콕 찝어 한두가지 기능만 필요한 이들에게 수많은 기능을 수행하는 스마트폰은 오히려 번거로운 장치가 될 수도 있거든요. 이는 이용자의 개인적 취향, 판매 조건에 맞는 제품을 요구하는 상황을 낳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종전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제원의 단말기만 늘어나면 분명 경쟁은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스마트폰이 비슷한 틀과 같은 기능을 갖춘다면, 소비자들은 좀더 값싼 제품을 선택하겠지요. 결국 제조 단가를 낮추는 싸움이 시작되면서 보급형이라는 명목의 스마트폰들이 우후죽순 쏟아질 것은 필연입니다. 최근 국내외 이통사들이 스마트폰의 제원을 대폭 낮추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현상 가운데 하나지요. 고가의 스마트폰을 만들 때 필요한 부품을 수급할 수 없는 어려움도 있지만, 일단 눈높이를 낮춘 사용자들에 맞는 제품을 내놓을 필요도 생긴 것이니까요. LG 옵티머스 원이나 HTC 디자이어팝 등은 분명 구매 비용을 줄여야 하는 이들에게는 일단 선택의 기회를 줄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지만, 보편적인 대상을 겨냥하다보니 스마폰의 확장성을 제외하고 딱히 내세울 만한 것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때문에 단순히 보급형이라는 애매한 스마트폰 시장을 노리는 것보다 정말 특정한 기능을 살리면서 값이 싼 전문화된 스마트 단말기가 오히려 더 요구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하나의 관점에서 정의하지 못하는 것처럼,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구매층의 욕구에 맞춰 기능을 특화시킨 단말기가 오히려 더 큰 시장, 더 질긴 생명력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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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표적인 단말기가 엑스페리아 X10 미니입니다. X10 미니를 보편적 기준으로 평가하면 거의 쓰레기에 가깝습니다. 왜 소니에릭슨이 이따위 것을 만들었나 싶기도 하죠. 이런 걸 만드니까 망해간다는 비아냥도 듣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분명히 기존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세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휴대성과 음악, 카메라지요. 많은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모바일 검색이나 인터넷 작업 등은 낮은 해상도를 가진 작은 화면 때문에 포기했지만, 휴대할 때 필요한 크기와 무게, 디자인에 더 역점을 뒀고, 음악을 들을 때의 내장 스피커와 이어폰의 음질에 신격썼으며, 사진 품질을 더 높이기 위한 이미지 센서와 조작 편의성에 더 초점을 맞췄습니다. 적어도 이 세 가지를 확실하게 강조될 수 있는 단말기인 것이죠. 또한 부족하나마 앱을 설치해 기능을 확장할 수도 있으므로 이용자가 모자란 부분을 보강할 수 있는 확장성도 겸비한 만큼 상황에 따라 색다른 활용도 가능할 것입니다.


X10 미니는 분명 고성능 스마트폰을 쓰는 이용자들의 입맛에 맞지 않고, 그렇다고 보급형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기도 힘듭니다.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아니고, 그렇다고 보편적인 제원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 어떤 스마트폰보다 제품이 겨냥하고 있는 대상이 뚜렷합니다. 스마트폰의 수많은 기능이나 확장성보다 음악을 좋아하고 사진을 찍고 공유하면서 자기 스타일에 맞춰 단말기를 꾸미고 싶은 사용자. 그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분명한 색깔을 지녔습니다. 어설픈 대중화보다 확실한 색깔을 가진 디버전스 스마트폰, 그것이 X10 미니의 가진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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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


1. 앞으로 HVGA나 QVGA용 스마트 단말기도 적지 않게 쏟아질텐데, 말 그대로 보편적이지 않은 해상도인 탓에 당분간 이 해상도에서 쓸 수 있는 앱은 취약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2. 전문화된 스마트폰은 디카 시장과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모르지요.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2 Comments

  1. 2010년 10월 27일
    Reply

    게임 기능에 충실하고 조작감이 개선된 스마트폰이라면 언제나 환영입니다. ^^

    • 칫솔
      2010년 10월 27일
      Reply

      그렇담 PSP 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심이.. ^^

  2. 2010년 10월 27일
    Reply

    음악성에 특화된 폰 하니 LG 아이리버폰이 떠오르네요.
    정말 탐났던 폰이이었는데 새 폰을 산지 1주일 후에 출시와 동시 버스폰으로 풀린.. ㅠㅠ

    • 칫솔
      2010년 10월 27일
      Reply

      아이리버폰도 나름 색다른 장치이긴 했지요. ^^

  3. 2010년 10월 27일
    Reply

    연말 발표되는 x10 mini pro에 관심이 쏠립니다. 적당한 가격대로만 나와주면 음악 + 카메라 + 메시징 머신으로서 라이트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이런 특화(?) 단말들의 경우에는 보편적인 스펙 논쟁이 의미 없는 것 같습니다.

    • 칫솔
      2010년 10월 27일
      Reply

      네, 메시징까지 하시려면 키보드 있는 프로가 더 낫더군요. X10 미니 키보드는 너무 불편해서..

  4. 기다리던거긴한데..
    2010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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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리점 가서 물어보니 아직 안 나왔다던데 블로거분들이 다루는거보니
    블로거들에게 좀 뿌린 모양이네요! (오홋!!)
    적당한 기기값에 요자로 풀리면 아이팟터치4 살돈으로 사고 싶긴한데..
    아무튼 이런 제품의 문제는 출고가죠..

    • 칫솔
      2010년 10월 27일
      Reply

      반납을 전제로 잠시 테스트 중입니다. 음질은 상당히 좋네요. 11월 10일 이전에 물건 풀린다니 그 때 알아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5. 2010년 10월 27일
    Reply

    오오 일부 블러거 분들에게만 풀린거죠>??

    • 칫솔
      2010년 10월 31일
      Reply

      잠시 대여했습니다. 이제 출시했을 거에요. ^^

  6. 2010년 10월 28일
    Reply

    뭔가 막 변신할 것처럼 생긴 녀석인데 해상도가 바이오P처럼 튀는군요. ^^

    • 칫솔
      2010년 10월 31일
      Reply

      네, 문제는 더 좋은 쪽으로 튀지는 않았다는 점이죠. ^^

  7. bestdragon
    2010년 10월 30일
    Reply

    작고 이쁘네요 ~~

    • 칫솔
      2010년 10월 31일
      Reply

      생각보다 괜찮게 생겼더라고요. ^^

  8. 2010년 10월 30일
    Reply

    이제 스마트폰 사용한지 2달이 넘어 가는것 같은데
    머랄까.. 지금에 와서는 왜 이걸 샀을가 조금은 후회가 되요.

    물론 지하철에서 인터넷이 되고 그런건 좋지만, 동일한 작업을 자리에 앉아 PC로 할때보다 느리니 말이죠
    PDF로 책을 봐도 노트북꺼내서 보는것보다 느리고. 이래저래 시간대비 효용성이 떨어지는 편이라
    지금에 와서는 스마트 폰에 대해서는 조금은 회의적이 되고 있답니다 ^^;

    • 칫솔
      2010년 10월 31일
      Reply

      스마트폰으로 너무 많은 걸 기대하셨던 게 아닐까 싶은데요. 사실 노트북의 작업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휴대 단말기는 없을 겁니다. ^^

  9. 김둘
    2010년 11월 2일
    Reply

    잘 구경했어요. 전 미니 프로를 구입 하려고하는데요
    정말 간단한 게임 이라던가 웹 검색 은 아예 포기해야할정도인가요?

    • 칫솔
      2010년 11월 5일
      Reply

      검색은 괜찮습니다. 다만 그 결과를 볼 때 약간 불편하죠. SNS를 생각하고 있다면 프로를 권합니다. ^^

  10. yen
    2010년 11월 5일
    Reply

    배터리는 완전 조루죠….아..ㅠㅠㅠ

    • 칫솔
      2010년 11월 7일
      Reply

      아무래도 3~4만 원짜리 보조 배터리가 필요하긴 할 것 같습니다. ㅜ.ㅜ

  11. bmbm
    2010년 11월 6일
    Reply

    GTA 게임같은 고사양 게임은 불가능한가요? (유튜브엔 돌리는 영상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음악을 이어폰없이 들을 수 있는지요?;; (워낙 유저가 없다보니..리뷰도 워낙 없고..)

    뮤직 특화폰인데 이퀼라이저가 없다는 소문도 있더라구요. 이 3가지 부탁해요!

    • 칫솔
      2010년 11월 7일
      Reply

      고사양 게임은 조금 힘들죠. 더구나 해상도 문제도 있고요. 내장 스피커 성능은 https://chitsol.com/1259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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