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독립 선언 이노와 M2 아티스트 팔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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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 디자인의 'M2 아티스트 팔레트'
‘이노 디자인’.
얼마 전까지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를 쓰던 사람이라면 이 이름이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리버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삼각 막대처럼 생긴 MP3 플레이어를 만들어낸 주역이었고, 얼마 전까지도 아이리버 디자인 정책의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던 디자인 전문 업체였다. 하지만 2002년부터 시작된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 속 ‘designed by INNO’로 대변되던 관계는 4년 만에 끝났다. 둘이 갈라선 이유에 대해서는 수많은 억측이 오갔지만, 분명한 사실은 지금 그 둘은 동업자가 아닌 경쟁적 위치에서 서로를 바라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디자인 우선주의를 표방한 디지털 제품 브랜드인 ‘INNO’를 지난 9월12일 선보인 뒤부터다.


브랜드 INNO를 발표한 바로 그날, 이노 디자인은 남몰래 준비해 온 6개 제품의 첫 쇼케이스를 가졌다. MP3 플레이어와 무선 전화기, 두 개의 블루투스 헤드셋과 마우스 등 각각의 제품들을 보자마자 아이리버라는 틀 안 갇혀서는 세상의 빛을 보기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한편으로 각 제품에서 느껴진 감정은 한마디로 미지근했다. 생뚱 맞게도 ‘와우’라는 감탄사 대신 ‘어?’라는 물음이 머리를 맴돌았다. 아마도 ‘디자인 우선주의’를 거창하게 외치면서 나타난 이노에 대한 높은 기대감 때문에 겉으로 보여진 첫 이미지는 그만큼 실망스러웠던 모양이다.


물론 겉모양만을 보고 디자인을 평가하는 것이 큰 잘못인 것을 모르는 게 아니다. 단지 이노가 보여주리라 믿은 파격적 이미지를 첫 눈에 볼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쉬운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많이 비교되고 이야기 될 목걸이형 MP3 플레이어인 ‘M2 아티스트 팔레트'(이하 M2)에 대한 아쉬움은 진했다. 이노라면 다른 목걸이형 MP3 플레이어를 만들었을 거라 믿었으니까. 하지만 틀은 평범했고, 덩치는 작지 않았고, 느낌은 그저 그랬다. 이것이 M2 아티스트 팔레트의 첫 인상이었다.


그렇게 느꼈던 M2를 손에 쥐었다. 첫 인상 그대로다.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은 작은 정사각형의 목걸이형 MP3 플레이어. 틀이나 재질의 특징은 딱히 꼬집어 내세울 만한 건 없다. 겉은 단조롭다는 말이다. 그런데 M2를 목에 걸 때 다른 점이 나타난다. 보통 화면이 앞에 보이도록 만들지만, M2는 화면이 아닌 반대쪽이 앞이다. 이전 상식과는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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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앞으로 두면 상대방은 이렇게 뒤집힌 글자를 보게 된다.
이렇게 만든 데는 나름 이유가 있어 보인다. 화면을 앞으로 내놨을 때 결코 예쁘지 않아서가 아니라 목걸이 형태의 한 가지 고질적인 문제점을 고치기 위한 것은 아닐까? 화면이 앞에 있는 MP3 플레이어를 손으로 잡고 조작할 때 표시 내용을 정상적으로 보이더라도, 그냥 목에 걸고 있을 때 글자를 뒤집어 놓아야 한다. 쓰는 이의 입장에서야 불편하지 않지만, 정보가 거꾸로 표시되는 MP3 플레이어를 앞에서 바라 보는 상대방에게는 MP3 플레이어를 잘못 다루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킬 것이다. 액세서리로서 활용되는 목걸이형 플레이어의 문제점을 잘 해결한 듯하다.


화면 없는 평평한 면에 태극 문양을 넣었다. 하지만 검은 바탕에 하얗고 가는 선으로만 되어 있어 강한 인상을 주진 못하고 눈썰미가 좋지 않다면 한 눈에 태극 문양을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 부분부분 재질을 다르게 하는 등 문양을 돋보이게 꾸미는 요소가 없으니 좀 심심하다. 무엇보다 이어폰 어댑터를 끼웠을 때 본체의 선이 어댑터까지 이어지지 않아 본체만 따로 노는 느낌이다. 가뜩이나 이어폰 어댑터도 밋밋해 심심한데 본체와 연결성을 갖지 못하므로 단절된 액세서리에 불과해 보인다. 또한 제품에 대한 보증의 개념으로 김영세 대표의 사인을 새겨 놓았지만, 그 사인의 위치를 잘못 잡은 것 같다. M2를 다루는 이용자보다 디자이너의 개성이 더 앞서려는 것 같은 인상을 남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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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의 앞.
사실 가장 잘 만든 부분은 목걸이 이어폰 부분이다. 다른 목걸이 이어폰은 꽤 거추장 스럽지만, M2는 전혀 아니다. 무엇보다 선의 재질이 돋보인다. 일반적인 PVC가 아닌 천으로 짠 줄이나 두꺼운 실 같아 목에 걸면 느낌이 좋다. 줄을 늘이고 줄이는 것도 쉽고 여러 갈래의 선이 서로 얽히는 일도 적다. 줄의 특성과 거의 비슷해 아무렇게나 넣고 꺼내면 구겨짐이 생긴다.


M2가 가진 재주는 음악, 사진, 라디오, 녹음 정도다. 목걸이형 MP3 플레이어의 특성에 맞춰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다. 이 재주를 고르는 게 좀 독특하다. M2가 목걸이 형이라 버튼을 많이 넣지 못하는 탓에 화면 오른쪽과 아래의 공간에 전자식 터치 버튼을 넣었다. 상하좌우와 선택 등 5개의 전자식 버튼이 있고, 전원과 메뉴 부르기, 퀵 버튼은 오른쪽 옆에 따로 넣었다. 새빨간 LED가 들어와 버튼 위치를 알려준다. 하지만 LCD가 꺼지면 왠지 쓸쓸하다. 한쪽으로 화면이 쏠려 있다보니 버튼이 꺼진 나머지 공간이 비어 보이고 균형이 맞지 않는 느낌이다. 터치 감도는 나쁘지 않지만, 전자식 터치 버튼 사이가 좁아 잘못 눌린다. 메뉴를 부르고 재주를 고를 때 버튼과 메뉴가 완전하게 일치하는 형태가 아니어서 익숙하지 않은 처음에는 조금 답답하다. 화면은 OLED를 넣어 어떤 각도에서 봐도 글자는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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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수신율은 나쁜 편은 아니지만, M2의 방향에 따라 수신율이 달라지곤 한다.
기본 포함된 목걸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어보면 특별히 튀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기본 음질은 균형을 잡고 있다. 여러 가지 EQ가 들어 있기는 한데, SRS WOW HD를 쓰는 게 가장 맑고 깨끗한 소리를 들려준다. 10개 밴드를 조절하는 이용자 EQ도 쓸만하다. 단지 조절 값이 레벨 막대가 아닌 숫자로 표시되는 게 조금 불편할 뿐이다. 라디오의 수신율과 음질도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 물론 녹음도 되고, 제법 깔끔하다. 음성 녹음 역시 다른 녹음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목소리를 또렷하게 녹음한다. 사진은 플레이어의 창이 너무 작아서 단순 확인 이상의 의미는 찾기 어렵다. 음악을 듣지 않을 때는 현재 시각이 표시되는 데 시는 숫자, 분은 점으로 표시한다. 하지만 분을 나타내는 점에 숫자가 표시되지 않아 정확히 몇 분인지 알기는 좀 어렵다.


M2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종전 목걸이형과 다른 부분은 있긴 했지만, 그 이상을 뛰어넘는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별로 없다. 반대로 처지는 면도 없다. 적어도 안정감은 있는 제품이다. 허나 M2가 ‘디자인 우선주의’의 대표적 제품이라고 말한다면, 이 뒤에 내놓을 제품에 대한 기대를 접을 것이다. 그것이 이노의 M2를 만나고 난 지금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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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의 벨트 클립 부속. 이어폰 단자 부분에 꽂아야 한다.


음악 mp3, wma
사진 JPEG
기타 기능 FM라디오, 음성녹음(70시간 분량 녹음)
화면 2.79cm(1.1인치) OLED
배터리 8시간 연속 재생 리튬폴리머 충전식 배터리
신호대잡음비 90dB(20KHz LPF)
크기/무게 40×43.5×11.8mm/21g
11만9천 원(2GB)
문의 이노맨 www.inno.co.kr 1644-2572

총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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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11 Comments

  1. 2007년 12월 10일
    Reply

    디자인을 내세운 제품 같은데 디자인이 끌리지 않으니 낭패군요.

    • 2007년 12월 11일
      Reply

      처음 만난 사람이나 제품의 공통점이라면 첫 느낌이겠죠. M2는 인상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 게 아쉽답니다. ^^

  2. 2007년 12월 11일
    Reply

    저건 그냥 엠피오 엠피쓸보다 못함.. 디자인만 봐도..
    비싸고 별룬데..

    • 2007년 12월 11일
      Reply

      헛.. 그래도 엠피오보담은 낫다고 판단하… 쿨럭~

  3. 2007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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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노 이번에 새로나오는 여성용 MP3인 B2도 이상하더군요..참..
    꼭 만보계같이생겨서..ㅡㅡ;;;

    • 2007년 12월 11일
      Reply

      사실 M2도 여성 타겟이랍니다. 남자인 제가 봐서 그런건지 그 느낌이 잘 안살았나 봅니다. ^^

  4. 2007년 12월 11일
    Reply

    성능이 좋은것도 아니고, 디자인도 그저그런 이상한 제품이죠.
    아이리버 프리즘 이후의 이노디자인은 영~ 아니더군요.

    • 2007년 12월 11일
      Reply

      그 이후 디자인이 그저그렇다라…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비판없는 칭찬 때문에 매너리즘에 빠진 것은 아닐까요? 조심히 꺼내야 할 말이지만, 한편으로 걱정이 드는데 말이죠~ ^^

  5. 2007년 12월 11일
    Reply

    뭔가 이쁘장한 녀석일 줄 알았는데….뭐 몇년 전부터 아이리버도 별로 땡기지 않았으니..–;

    • 2007년 12월 11일
      Reply

      몇년 전 아이리버 제품도 이노 디자인이었으니 비슷하지 않았나 합니다. 그래도 두 기업 모두 분발할 거라 믿습니다. ^^

  6. 2007년 12월 26일
    Reply

    GS이숍에서 예약판매 한다고 하네요. 이노디자인은 예전에 아이리버 디자인을 담당해서 유명했습니다만… 이제 아이리버와는 결별했습니다. 근데 결별했다고 해서 아이리버 디자인이 나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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