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 않아 볼지도 모를 디지털 쇼핑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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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에 가면 흔하게 널려 있는 쇼핑 카트를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 물건을 사러 온 사람이면 너나 할 것 없이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서 있는 진열대 사이를 누비면서 일상에 필요한 생필품이나 일주일 간의 반찬거리 같은 여러 상품들을 쇼핑 카트 안에 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요. 이처럼 대형 할인 마트의 쇼핑 카트는 소비자가 진열대에서 골라낸 물건을 담는 데 그치고 있지만-가끔 아이들을 태운 채 마트를 질주하는 자동차 놀이용으로도 쓰이긴 합니다만 ^^; -, 앞으로는 쇼핑 카트에도 여러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진화된 형태로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쇼핑 카트의 진화라는 게 덩치가 커지거나 모터를 달아 알아서 굴러간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생각해보니 이런 기능도 있으면 좋겠다 싶군요-,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좀더 쉽게 알아챌 수 있도록 작은 컴퓨터와 무선 신호 기술을 이용하자는 것이지요. 컴퓨터가 들어있는 쇼핑 카트에 원하는 상품 이름을 입력하면 그 물건이 있는 위치를 알려주거나, 손톱의 때만한 크기의 칩에 정보를 담은 ‘RFID’를 읽어 필요한 정보를 바로 보여주는 기능을 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인텔은 이를 미디어카트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지난 대만 IDF에서 선보였던 미래 임베디드 기술 중 하나입니다. 사진을 보면서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기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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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카드의 손잡이 부분이 이러한 컨트롤러가 달려 있습니다. 전후좌우로 카트를 조종하는 버튼이 아니고, 카트 앞쪽에 붙어 있는 화면을 조작하는 데 쓰는 버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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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카트의 앞쪽 화면을 보면서 자기가 찾고자 하는 상품의 이름을 제어 패널을 눌러 입력하면 수없이 많은 진열대 중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바로 안내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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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전에 검색한 물건이 있는 위치가 어디있는지 표시할 뿐만 아니라, 지금 서 있는 곳을 중심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보여줍니다.

사실 물건을 찾는 것은 마트 직원들에게 묻는 게 가장 빠릅니다만, 가끔 직원들이 모르는 물건을 찾을 때는 좀 난감해집니다. 특히 직원들도 잘 모르는 브랜드의 상품을 찾을 때는 난감하기 그지 없지만, 이 기술을 쓰면 적어도 제품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은 없어 보입니다.

허나 물건 하나 찾자고 카트에 컴퓨터를 싣는 것은 왠지 말이 되지 않을 듯 합니다. 그 비용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죠. 때문에 여기에 RFID와 접목된 다른 하나의 예를 더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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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부가 미디어카트를 끌고 진열대 사이를 지나갑니다. 이 주부는 자기가 좋아하는 맥주(?)를 사기 위해 진열대 사이를 걸어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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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갑자기 쇼핑 카트에서 다른 상품 정보가 뜹니다. 그녀가 찾으려 했던 맥주가 아닌 다른 정보가 뜹니다. 그저 카트를 밀어 가고 있었을 뿐인데, 오른쪽에 콜라가 있다는 정보가 뜹니다. 그녀는 콜라를 샀을까요? 그건 저도 모릅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 주부가 푸드 코트에 들어서자 새로운 정보가 나타나네요. 오늘 이곳에서 팔고 있는 요리나 각종 재료에 대한 정보가 미리 화면에 표시됩니다. 이 주부가 원하는 요리를 찾아 선택하면 미디어카트는 그 요리를 파는 곳이 어딘지 위치를 알려주겠지요. (그녀가 사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는 일입니다. ^^)

이처럼 미디어카트는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소비자들에게 갖가지 정보를 보여주기 위해서 필요한 컴퓨터의 역할을 하는 임베디드 시스템과 작은 표시 장치, RFID 정보를 받아들이는 무선 수신 기술을 하나로 모아 놓은 것입니다. 최첨단이라고 부를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기술을 모아 실생활에서 적용가능한 시스템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쯤은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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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린 ‘디지털 액자, 훌륭한 광고판이 아닐까?‘에서 그 시스템은 훌륭하지만 좀더 특화된 컨텐츠가 필요하다 했는데, 미디어카트를 이용하면 소비를 일으키는 컨텐츠 제작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이를 테면 앞서 콜라 코너를 지나가는 데 지금 이 시각만 하나 사면 두 개 주는-땅파서 장사하는- 1+2 세일을 한다는 정보를 소비자에게 보내준다면 어떨까요? 안사고는 못배기지 않을까요?

하지만 미디어카트가 꼭 실현된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미디어카트는 너무나 기술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지요. 원하는 물건을 사고 싶은 소비자들의 바람보다 더 많은 것을 주고는 있으나 이를 다루는 데 따르는 어려움도 적지 않습니다. 쉽게 적응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지만, 미디어카트를 쉽게 다루지 못하는 이들은 새로운 IT 빈곤 계층으로 밀려날 수 있는 위험도 크다고 여겨집니다만…  

덧붙임 #

1. 미디어카트의 임베디스 시스템은 배터리로 움직일까요? 아니면 바퀴를 굴릴 때 생기는 자가 전력으로… 풋~

2. 카트 한 대에서 나오는 비용을 뽑으려면 소비자는 얼마나 많은 물건을 사야할까요?

3. 마트에서 쓰는 카트의 대부분은 앞 카트 속으로 밀어서 겹쳐놓아 두는 데 앞쪽에 화면이 있어 예전처럼 겹쳐 놓을 수가 없을 것 같네요. 카트를 보관할 때 비효율적이겠네요. ^^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6 Comments

  1. 2008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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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를 알려주는 기능, 대박이네요~

    • 칫솔
      2008년 11월 12일
      Reply

      갑자기 옛 스팸이 생각났다는… 너는 좋은 위치에… ㅜ.ㅜ

  2. 2008년 11월 11일
    Reply

    카트에 네비게이션이라……아이디어 좋네요^^;

    • 칫솔
      2008년 11월 12일
      Reply

      마트 전용 내비게이션 만들면 대박칠까요? ㅎㅎㅎ

  3. m
    2008년 11월 11일
    Reply

    2번에 대한 답은 안사도 됩니다.
    어차피 카트에 광고를 띄우고 싶어하는 상품제조사들이 다 낼꺼라서 -ㅁ-;

    • 칫솔
      2008년 11월 12일
      Reply

      프로모션도 응모를 해야 하니까 소비자가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할 듯 싶어요~ ^^

  4. fate98
    2008년 11월 11일
    Reply

    2003년 마이크로소프트 이매진컵 싱가폴 팀이 세계대회 1위한 아이디어…아주 옛날 아이디어임.

    • 칫솔
      2008년 11월 12일
      Reply

      그런가요? 그때도 저렇게 실행이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

  5. kirrie
    2008년 11월 11일
    Reply

    아예 카트도 없애고 작은 단말기만 들고 구입버튼을 누르면 나중에 계산대에서 바로 물건을 받아 볼 수 있게 하면 더 좋을 것 같네요. 매장에 진열된 상품은 구매용이 아니라 전시용일 뿐이고…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 지하 창고에서 물건이 자동적으로 적재되는 그런 시스템.

    • 칫솔
      2008년 11월 12일
      Reply

      이것저것 챙겨다닐 게 없어서 좋기는 한데 왠지 물건 사는 재미가 없을 것 같아요. ^^

  6. 2008년 11월 12일
    Reply

    3번은 왠지 보니 모니터를 접을수 있도록 한것 같은데요? 사진에 있는 디자인으로도 가능해보입니다만ㅋ
    확실히 전력 공급이 제일 궁금하네요

    • 칫솔
      2008년 11월 12일
      Reply

      모니터는접을 수 있는 데 앞 카트로 밀어 넣을 때 망가지지 않을지 걱정이에요. ^^

  7. 2008년 11월 12일
    Reply

    소비자에게 더 많은 물건을 사게 하려고 카트의 크기가 지금과 같이 커졌는데요. 저러한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어필을 한다면… 예를 들어 “니가 좋아하는 A 맥주는 지금 세일 안하는데, B맥주는 20% 세일이야~” 혹은 “B 맥주와 잘어울리는 C오징어 사가세요”라고 광고를 때려 준다면… 매출이 늘어나지 않을까요?

    • 칫솔
      2008년 11월 12일
      Reply

      오.. 그 C 오징어는 D 진열대에 있어 이런식으로 가는 것이겠군요~ 그럴싸한데요? ^^

  8. 키마이라
    2008년 11월 12일
    Reply

    저런 것이 가능해 질 것이라는 것은 전에 본적이 있습니다.
    역시나 비용문제와 전제품의 RFID 진행이 안되어 현재 실제 실행에는 문제가 있는듯 합니다.
    아쉽게나마 카트에 RFID를 이용하여 자동계산하는 기능은 홈플러스 던가 이마트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것 같던데요..
    카트에 제품을 담고 계산대로 가면 총금액이 자동 산출되서 개별 바코드를 찍지 않아도 되게끔…

    • 칫솔
      2008년 11월 13일
      Reply

      아.. 국내에 이미 있나요? 혹시 어디에 있는지 아시면 좀.. 직접보면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있을 듯 해서요~ ^^

  9. 2008년 11월 12일
    Reply

    어? 이거 TV 에서 봤던건데…
    대단하던데요?

    • 칫솔
      2008년 11월 13일
      Reply

      TV 뿐만 아니라 예전 정통부 1층에 이와 관련된 기술을 보여준 체험 센터도 있었답니다. ^^

  10. 2008년 11월 12일
    Reply

    젠장.. 저거는 백원짜리가 아니라 만원짜리를 넣어야 돌아갈것 같은데요

    계산도 되면 좋으련만..

    • 칫솔
      2008년 11월 13일
      Reply

      설마… 카드라면 몰라도 말이죠. ^^

  11. 2008년 11월 13일
    Reply

    윗분처럼 저도 카트에 바코드 찍는 거랑 카드결제기가 붙어있음 좋겠어요 .
    그럼 계산할려고 줄서서 안기달려도 될텐데

    • 칫솔
      2008년 11월 17일
      Reply

      에구.. 제가 댓글을 놓쳐 답글을 안드렸군요. 죄송합니다~
      그나저나 저 때가 되면 바코드가 없어도 RFID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

  12. 캐딜락
    2008년 11월 13일
    Reply

    아이디어는 괜찮습니다.. 허나
    미국 할매 할배들이 저걸 쓸수있을련지..ㅠㅠ

    • 칫솔
      2008년 11월 14일
      Reply

      저런 것이 나오면 고용이 늘어날지도 모르겠네요. 저런 카트를 잘 다루지 못하는 분을 위한 도우미.. ^^

  13. 2008년 11월 25일
    Reply

    저는 디지털 카트라고 했을 때 담는 대로 계산해주는 걸 우선 떠올렸는데 이런 기능도 가능하군요. 솔깃한데요. 저는 마트 갈 때마다 싸게 파는 제품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가장 먼저 홍보 전단을 보는데 이런 정보를 카트를 통해 제공해준다면 좋겠네요. 종이 전단은 대부분 한 번 보고 버리게 마련인데 이런 비용도 줄일 수 있을테고요(기업의 제작 비용이야 별반 차이가 없겠지만 엄청난 쓰레기로 인한 환경비용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이걸 통해서 고객들의 동선도 파악할 수 있겠고 흠. 흥미롭군요 🙂

    • 칫솔
      2008년 11월 26일
      Reply

      계산을 하는 것도 어렵지는 않을 듯 싶어요. http://blog.naver.com/sisacartoon/140048412669 이런 거 말씀하시는 거 맞죠? ^^
      아.. 전단지를 줄이면 많은 효과가 있겠군요. 쓰레기도 아끼지만 마트측에서는 전단지 인쇄 비용, 배송, 가판 설치와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없어지겠고.. 반대로 보면 인쇄 업자들에게 꽤 손해겠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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