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정 필요한 소니 웨어러블 전략

지난 IFA에서 가장 많은 웨어러블 제품을 선보인 업체를 묻는다면 확실하게 한 곳은 말해줄 수 있다. 바로 ‘소니’다. 소니는 종전에 내놨던 스마트 밴드 뿐만 아니라 새로운 스마트워치 시리즈들, 그외 개발 중인 시제품까지 모두 공개하면서 웨어러블에 대한 남다른 의지를 드러낸 기업이다. 단지 소니의 웨어러블 제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보니 집중도가 낮았을 뿐. 일단 소니가 이번 IFA에 내놓은 제품들부터 보자.

스마트 아이글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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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는 마치 스포츠 안경처럼 보이지만, 투명한 안경을 쓰면 밖에서 보이지 않는 화면이 뜬다. 구글 글래스의 안경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물론 색이 표시되는 구글 글래스와 달리 단조로운 녹색 영상이 표시되고 영상의 크기마저 작다. IFA에 전시된 제품은 무대 위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그의 정보를 화면에 표시되는 하나의 앱만 작동하는 테스트 버전으로 실제 양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스마트 테니스 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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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채 손잡이 끝에 붙이는 센서들은 이미 여러 종류가 나와 있어 새삼스럽진 않지만, IFA의 소니 부스에서 제법 긴 줄을 만들 정도로 많은 인기를 모았다. 테니스 채로 날아오는 공을 때리면 그 곳을 얼마나 정확히 빠르게 때렸는지 추적해 데이터를 쌓고 실시간으로 궤적이나 속도 등을 표시한다. 센서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돋보이는 데 실제로도 도움은 많이 될 듯하다.

스마트워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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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IFA 이전에 공개했던 스마트워치2에 이어 1년 만에 내놓은 후속 모델이다. 모양은 단조로워졌지만, 운영체제와 생태계를 안드로이드웨어로 옮긴 점이 다르다. 다른 안드로이드웨어 장치와 다른 점은 소니 라이프로그를 지원하는 점.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스마트 시계에 비해 개성이 약하다. 배터리는 하루 정도로 다른 안드로이드웨어 장치와 비슷하다.

스마트밴드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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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추적이 가능한 센서를 가진 스마트밴드는 모니터된 결과를 스마트폰으로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화면이 없는 불편함을 스마트밴드 토크에서 해결했다. 작은 e잉크 화면을 넣어 장치의 상태나 몇 가지 기능을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화가 걸려오면 이 장치에 대고 통화를 할 수 있다. 배터리는 3~5일 정도. e잉크의 품질이 좋은 편은 아니고 생각보다 배터리가 짧은 편이다.

스마트 라이프로그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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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 제품은 IFA 전시장에 공개되진 않았다. 소니가 IFA에서 진행한 웨어러블 워크숍에서 슬쩍 내놓은 것으로 이용자가 찍은 사진을 라이프로그와 연동해 정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특정 장소에서 찍은 사진에 대한 앨범 정리가 좀더 손쉬워지겠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오래 쓸 수 있는지 자세한 제원은 나오지 않았다.

이 모든 제품들이 이번 IFA에서 소니가 내놨던 웨어러블 장치들이다. 물론 새로운 시도도 있고, 컨셉트에서 아리송한 제품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소니 웨어러블 워크숍에서 이 제품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소니는 ‘8년 동안 웨어러블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점을 먼저 이야기한다. 적어도 이 시장에서 결코 초보는 아니라는 메시지를 내보내고 싶었을 듯하다.

이 주장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분명한 점은 소니가 2006년 블루투스 헤드셋을 선보인 시점부터 그들이 웨어러블 시장의 터줏대감이라 부르기엔 확실히 존재감이 약하다는 사실이다. 소니가 스마트워치처럼 웨어러블로 분류할 수 있는 제품을 일찌감치 내놓았음에도 그들이 본격적으로 웨어러블 제품을 내놓기 시작한 때는 스마트 밴드 센서를 처음 공개하고 웨어러블의 방향을 이야기했던 지난 CES 때였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소니는 웨어러블 시장의 지배자가 아닌 도전자 이미지에 더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소니에게 닥친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소비자들이 소니 웨어러블 전략의 방향성을 이해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는 데 있다. 지난 IFA에서 웨어러블 워크샵을 통해 전달받은 소니의 웨어러블 전략은 단순히 제품을 쓰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는데, 이것이 소비자들에게 쉬운 메시지로 접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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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웨어러블 전략은 라이프로그 앱과 디자인, 사용자 경험이라는 세가지 축을 통해 스마트웨어 에코 시스템의 구축이다. 나의 일상 생활 중 웨어러블 장치를 통해 모은 데이터를 한 눈에 들여다보고, 우리에게 친숙하게 설계된 모양새의 제품과 이를 통해 모든 일상을 기록하는 경험을 일관되게 만들겠다는 것이 소니 웨어러블 전략이다. 3대 방향성은 틀리진 않지만, 그것을 제품에 녹이는 문제는 다르다. 웨어러블 제품은 항상 몸에 착용하는 제품이므로 부드러운 물질로 몸에 감쌀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완벽한 옴니 밸런스 디자인이라는 소니의 설명은 수긍이 가나 실제 제품을 볼 때 그런 설명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그 옛날 소니 제품에서만 느껴지는 매끈한 만듦새보다 일반적인 양산 제품에 더 가깝기 때문이랄까.

그나마 방향을 잡아 가는 것은 라이프로그앱이다. 스마트밴드를 내놓을 때부터 데이터를 기록하고 보여주는 앱으로 만들기로 했던 터라 이제는 거의 경험을 기록할 수 있도록 확장하고 있다. 굳이 스마트 장치가 없이 웹페이지로도 확인할 수 있고 앞으로 나오는 모든 웨어러블 센서와 연동도 꾸준히 이어갈 듯하다. 단지 라이프로그를 본다는 의미 전달 측면이 약한 것은 여전하다. 열심히 데이터를 모아 화려하게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데이터를 모으는 일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데이터를 소비하거나 데이터를 즐기는 그 무언가가 빠져 있고, 그것은 아직까지 좋은 이용자 경험이라고 받아들이긴 어려운 부분일 듯싶다. 소니의 웨어러블 분야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아직도 찾아야 할 답이 너무 많아 보인다. ‘인생은 여정이다’는 웨어러블의 철학을 말하는 소니에게도 한동안 그 답을 찾는 여정의 시간을 보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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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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