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을 노리는 웨어러블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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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한 장치가 디지털 장치 시장을 이끄는 단어였다면 지금 뜨거운 유행어 중 하나는 ‘웨어러블’일 것이다. 물론 IT 업계로 통틀어 본다면 IoT(Internet of Things) 같은 넓은 개념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그것보다 이용자 관점으로 좁혔을 때 그 형태를 직접 볼 수 있는 웨어러블 장치가 훨씬 이해하기 쉬운 접근일 것이다.

웨어러블 장치는 ‘입는다’는 의미의 ‘Wearable’과 장치(Device)를 합친 단어다. 간단히 말하면 말 그대로 입는 장치. 이용자의 몸 어디엔가 걸치고 다니는 장치를 그렇게 부른다. 그것이 컴퓨팅 기능을 갖췄든, 단순히 행동을 추적하는 센서를 부착했든 간에 이용자의 몸에 들러붙도록 가볍게 착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은 대부분 웨어러블 장치의 범주 안에 넣는다. 

웨어러블 장치는 형태의 제약이 없다. 우리가 흔히 쓰고 다니는 안경의 모습일 수도 있고, 늘 입고 다니는 옷이 될 수도 있으며 근육의 움직임을 감지해 신호를 만들어내는 어떤 센서일 수도 있다. 물론 신발도 가능하고 일본에서는 여성용 속옷으로도 개발 중이다. 심지어 가발을 웨어러블 장치라며 특허를 신청한 곳도 있다. 이처럼 웨어러블은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수많은 형태의 웨어러블이 나온다 해도 당장 격전(?)을 벌일 신체 부위는 다름 아닌 손목이다. 지금까지 시계와 같은 장치나 팔찌 같은 액세서리에 내줬던 손목은 어느 틈에 웨어러블 장치 가장 선호하고 있는 신체 부위가 되어 버렸다. 물론 손목만을 노리지 않는 장치도 여럿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손목을 차지하기 위해서 내놓는 웨어러블 장치들에 비하면 그리 많다고 보기는 힘들다.

손목을 겨냥한 장치들도 여러 형태가 있다. 스마트 워치라고 부르는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장치는 물론이고, 행동을 추적하도록 센서를 넣어 가볍게 만든 스마트 밴드도 손목에 차는 것이 많다. 또한 위치 추적을 전문으로 하는 GPS 트랙커나 운동 도우미 등도 손목을 겨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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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손목형 웨어러블 장치들은 이번 MWC 전후로 그 존재감이 더 없이 빛났다. 삼성은 지난 해 처음 공개했던 손목시계형 스마트 시계의 뒤를 잇는 두 번째 갤럭시 기어2와 밴드 계열의 첫 제품인 갤럭시 핏(Fit)을 공개했고, 소니는 지난 CES에서 처음 소개했던 스마트 밴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고 어떤 형태로 변신할 수 있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LG는 라이프밴드 터치를, 중국의 화웨이도 블루투스 이어셋과 통합된 토크밴드 B1라는 특이한 스마트 밴드를 공개했다. GPS 추적기인 아이엠 트레이스나 생소한 이름의 Nymi도 개인 보안 정보를 담은 손목 장치를 내놓았다. 핏빗(Fitbit)은 MWC를 주관하는 GSMA와 마련한 공동 프로그램을 통해 자사의 핏빗을 이용하는 참관객을 대상으로 가장 많은 발걸음을 기록한 이에게 스마트폰을 주는 등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었다.

MWC에서 여러 웨어러블 장치들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사실 그 이전에도 손목을 겨냥한 웨어러블 장치는 많았다. 특히 운동을 위한 행동 추적기와 더불어 손목시계형 스마트 장치들의 경쟁이 거셌다. 페블, 삼성, 소니, 퀄컴을 비롯한 수많은 업체가 손목시계형 스마트 장치를 내놓으며 경쟁의 불을 지폈고, 이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삼성은 100만 대의 갤럭시 기어를 시장에 뿌렸고, 페블은 30만 대 이상의 페블 스마트워치를 공급했다. 

이처럼 기능이나 목적이 다른 수많은 형태의 장치들이 손목으로 향하는 이유는 조작을 위한 인터페이스나 동작의 정확성, 그리고 거부감을 줄이면서 패션의 결합 같은 여러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다. 화면이 없거나 작은 행동 추적기들은 굳이 손목에 차지 않아도 상관 없긴 하나 시계형 스마트 장치나 큰 화면의 스마트 밴드는 화면을 보면서 조작하거나 상태를 확인해야 하므로 화면을 보기 쉬운 위치에 장치를 둬야만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처럼 항상 넣어두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쉽게 볼 수 있어야 하는 장치의 특성을 가진 웨어러블 장치는 여러 신체 부위 중에 손목에 찼을 때 가볍게 손목을 들어올려 화면을 볼 수 있으므로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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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장치에 들어 있는 여러 센서의 정확한 작동을 위해서도 손목 부위에 차는 것이 낫다. 가속 센서나 지자기 센서를 비롯해 최근에는 심박 센서까지 포함하고 있는데, 이 센서들을 이용해 행동 추적이나 건강 관리에 필요한 제대로 된 측정 값을 얻으려면 충분한 움직임과 더불어 피부에 밀착시켜야만 한다. 손목은 이용자의 행동에 맞춰서 움직이므로 좀더 정확한 행동 추적 데이터를 얻고 혈관을 찾기 쉬워 건강을 점검하는 관련 기능을 쓸 때도 낫다. 

항상 시계를 차던 자리에 대신 차거나 시계와 함께 차는 액세서리로서 좀더 꾸밀 수 있는 점도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장치의 또 다른 특징이다. 사실 손목에 시계나 장신구 이외의 디지털 장치를 쓰는 데 매우 인색했지만, 행동 추적이나 건강 관리, 스마트 단말의 외부 인터페이스라는 기능들을 갖고 있는 웨어러블 장치들은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가진 장치들을 손목에 채워서 다니는 것은 여전히 거북할 수 있으나 건강이나 편의성이라는 종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선택의 이유가 좀더 늘어난 데다 패션과 조화를 통해 남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측면에서도 의미를 가진다.

그 밖에도 웨어러블 장치를 손목에 채워야 할 이유는 매우 많지만, 손목은 다른 부위보다 웨어러블 장치의 특성에 매우 잘 어울리는 신체 부위인 것은 분명하다. 손목용으로 개발되는 웨어러블 장치들은 손목에 차는 그 특성을 잘 살리기 위해 더 가볍고 배터리가 오래가며 다양한 기능을 넣기 위해 애쓰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더 편하고 흥미로운 손목용 웨어러블 장치들을 보게 될 것은 쉽게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어쨌거나 손목용 웨어러블 장치의 러브콜은 지금이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당신의 손목을 잡고 싶어하는 어떤 웨어러블 장치에 그 손목을 허락할 것인지 도도하게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듯하다.

덧붙임 #

이 글은 스마트초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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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2 Comments

  1. 2014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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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전통적인 시계가 자리 잡았던 제 손목이 허전하기는 합니다. 따라서 괜찮은 손목형 Wearable이 나오면 사고 싶은 의향도 많구요. 언급 하신 것처럼 손목이 접전 포인트가 될 것 같네요.

    • 칫솔
      2014년 3월 31일
      Reply

      손목이 가장 치열하겠지만 다른 곳도 치열해지겠죠. 점점 재밌어지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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