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낯설지만 그녀를 위해 알아야 할 ‘스마트 주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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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만드는 제품들보다 아이디어를 담은 스마트 제품들을 보고 싶을 때마다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와디즈 같은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뒤적거린다. 이곳을 둘러볼 때마다 후원자를 기다리는 수많은 아이디어 제품들을 보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를 때가 많다. 어느 한 분야만 치우치지 않고 여러 분야의 제품들을 볼 수 있어 이야기의 아이디어를 구하는 데 도움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곳에서 웨어러블 관련 제품을 둘러보다 한가지 흥미로운 현상이 눈에 띈다. 약속이나 한 듯이 여성을 위한 스마트 주얼리 제품들이 등장한 것이다. 스마트 주얼리는 쉽게 말하면 여성들의 장신구에 스마트한 기능을 더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남성을 위한 게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이전에 있던 웨어러블 제품을 여성에게 맞춰 특화해 재해석한 제품이 많았다는 이야기일 뿐.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워치나 스마트 밴드 같은 익히 알려진 웨어러블 제품들은 그 자체를 시계에 가깝게 만들거나 가격을 낮추기 위해 단순하게 만드는 게 전부였다. 스마트 주얼리는 장신구 형태로 만들기 때문에 시계나 밴드와 같은 형태나 기능성만 강조하지 않는다. 단지 그 장치를 필요로 하는 여성의 관점에서 찰 만하게 만들었느냐를 더 우선 순위에 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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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주얼리 '헬렌'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스마트 주얼리의 크라우드 펀딩을 시도하는 스타트업 중에 국내 스타트업도 제법된다는 점이다. 딜리버, 디앤엑스(DNX)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각자 다른 방식의 스마트 주얼리 프로젝트로 후원자를 찾고 있는 중이다. 물론 우리나라 스타트업 외에 외국 스타트업도 이같은 시도를 하고 있는 터라 좋은 경쟁을 벌이며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는 모습은 흥미롭다.

그렇다면 스마트 주얼리는 어떤 형태의 제품일까? 먼저 딜리버의 헬렌을 보자. 헬렌은 패션과 결합한 소품 형태의 웨어러블 제품도 부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 주얼리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웨어러블 밴드다.

헬렌은 겉보기에는 여성들이 흔히 팔에 차는 팔찌와 같다. 언제나 손목줄만 바꾸면 다른 느낌을 낼 수 있는 패션 소품에 더 가깝다. 하지만 괜히 스마트 주얼리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겉보기는 단순 해도 기능이 있다. 헬렌은 스마트폰으로 들어온 알림을 진동으로 알려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화면은 없으나 스마트폰으로 중요한 전화가 걸려오거나 문자를 받았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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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주얼리 '랑'

비록 단순해 보이긴 하나 스마트폰이 곁에 없거나 가방 안에 넣어 둔 스마트폰으로 연락이 왔을 때 이를 놓치지 않도록 도와준다. 특히 파우치나 커다란 가방에 휴대폰을 넣어 두는 여성들에게 알맞은 기능이다. 그렇다고 모든 알림을 다 받는 것은 아니다. 앱을 통해 전화나 문자, e메일, 인스턴트 메신저 등 이용자가 받고 싶은 알림을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전화를 받지 못할 때 가볍게 버튼을 눌러 답장을 보낼 수도 있다. 앞으로 스마트폰 분실 방지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또 다른 스마트 주얼리로 디앤엑스의 랑(Rang)이 있다. 스마트워치라고는 하지만 조금 특이하다. 마치 시계처럼 둥글게 만들긴 했지만, 그저 모양만 비슷할 뿐 시계 화면부터 주얼리 액세서리에 가깝다. 시간을 표시하는 화면 대신 반사 거울을 달아 놓은 데다, 시계줄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팔찌를 찰 수 있는 액세서리를 곁들이면 시계보다 패션 소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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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주얼리 '랑'

시계 화면은 없지만 간단한 LED를 표시하고, 둥근 본체를 어떻게 다루느냐 따라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위험이 닥치는 순간 랑 본체를 꽉 쥐면 연동된 스마트폰에 등록한 지인에게 위험한 상황을 즉각 알리는 SOS 기능을 실행하고 원격으로 스마트폰 카메라의 셔터 버튼을 누르거나 폰을 찾는 재주도 넣었다. 여기에 본체를 누르는 방향에 따라 미리 등록한 짧은 메시지를 보내거나 음성도 녹음한다.

헬렌과 랑 같은 두 제품에서 보듯이 아주 어렵고 복잡한 기능보다 패션 소품에 가까운 만듦새에 꼭 필요한 기능을 담았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두 제품 모두 본체 가격을 낮추는 대신 팔찌나 손목줄, 목걸이 같은 다채로운 액세서리를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점도 같다. 무엇보다 여성들의 관점에서 낯설지 않은 제품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비록 화면도 없어서 직관적이지 않아 보일지라도 오히려 필요한 기능을 곧바로 실행하고 상황을 바로 알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만으로 웨어러블의 유용함을 설득할 수 있을 테니까. 어쩌면 그동안 스마트 장치에 시큰둥했던 여성 이용자를 웨어러블 세계로 이끌어낼 수 있는 숨겨진 힘을 스마트 주얼리가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덧붙임 #

이 글은 에코노베이션에 기고했던 것으로 원문과 일부 내용이 다를 수 있음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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