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인텔 코리아가 구로에 있는 쉐라톤 디큐브시티에서 울트라북을 소개하는 대규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울트라북에 대해서는 지난 5월 말 컴퓨텍스에서 발표한 터라 이 시점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좀 뜬금 없는 일이긴 하지만, 신학기 노트북 수요를 대비해 울트라북 제품군을 알려야 하는 현실적 이유를 감안하면 인텔에겐 지금 필요한 행사이기는 했다. 다만 울트라북의 의미를 전하기 위한 자리로는 너무 미숙한 진행과 공감하기 힘든 메시지를 담은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한 자리였다는 것을 짚고 넘어가야 할 듯 싶다.
어쨌든 그제 기자 간담회를 통해서 국내에 출시될 울트라북이 한 자리에 공개됐다. 그제 공개된 울트라북은 HP, 도시바, 아수스, 에이서, LG, 레노버, 삼성 등 모두 7가지. 이 울트라북들은 이용자의 사용성을 감안해 인텔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기술을 담고 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을 지켰다는 7가지 울트라북을 국내에서 쓰는 일은 어렵지 않겠지만, 제대로 쓰기에는 한계가 있을 듯 싶다. 각각의 기술에 대한 문제가 무엇인지 총 정리한다.
intel Smart Response Technology
인텔 SRT는 자주 읽어야 하는 데이터를 읽기가 빠른 플래시 메모리 기반 SSD(Solid State Drive)에 넣어 놓고 필요한 상황에서 빠르게 꺼내 쓰는 기술이다. 이는 빠른 SSD를 이용해 느린 하드디스크를 보완하는 기술로 2006년부터 개발해 오던 코드명 롭슨을 올해 SRT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이 기술은 잘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울트라북에서는 이 기술이 특징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SSD를 주 매체로 쓰고 있으면 SRT는 의미가 없고, SSD와 하드디스크를 함께 쓰는 모델에서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SSD의 가격이 아직 비싸다 보니 캐시를 위한 저용량 SSD와 데이터 저장을 위한 대용량 하드디스크로 구성된 울트라북이 값은 훨씬 싸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울트라북은 그냥 SSD만으로 구성된 제품들이 더 많았다.
intel Smart Connect Technology
인텔 SCT는 노트북을 닫은 대기 모드 상태에서 노트북 스스로 네트워크에 접속해 메일이나 각종 데이터를 수신하는 기술이다. 즉, 이용자가 노트북을 조작하지 않는 순간에도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수신하고 화면을 열었을 때 곧바로 작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이 기술도 울트라북에 반영은 되어 있다.
일단 이 기술은 인터넷을 통해 작업할 때의 대기 시간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좋은 기술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먼저 국내에 나온 울트라북이 모두 무선 랜만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무선 랜 영역을 벗어나 네트워크가 끊어지면 이 기능은 작동하지 않는다. 또한 최대 절전 모드로 들어가도 작동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메일이나 메시징이 날아왔을 때 알림음이나 지시등을 이용해 이용자에게 알려주는 기술이 들어 있지 않다.
알림 기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인텔 코리아에서는 하드웨어의 문제보다 소프트웨어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용자에게 어떻게 알릴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전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쪽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SCT는 연결성만 확보하는 기술일 뿐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이 기술을 편하게 경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intel Rapid Start Technology
이 기술은 노트북의 덮개를 닫고 최대 절전(Hibernate) 모드에 들어간 상태에서 원래 화면으로 빠르게 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하드디스크를 쓰든 SSD를 쓰든 상관 없이 이 시간은 최대 7초를 넘겨서는 안된다. 지금 나온 울트라북들은 일단 이 기준은 만족시키고 있다. 참고로 이 기술은 부팅과 전혀 상관 없으며, 울트라북의 부팅 시간은 종전 노트북과 큰 편차가 없다.
intel Identity Protection Technology
IPT는 하드웨어를 이용한 토큰 방식의 보안 인증을 위한 기술이다. 이를 테면 웹사이트 접속에 필요한 ID와 비밀 번호 외에 더 강력한 보안을 위해 특정 하드웨어를 거쳐 임시로 발행된 비밀 번호까지 일치해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인증 기술이다. 토큰 방식의 보안 인증은 일부 금융권에서 이용하고 있지만, 일반 이용자 부문에서는 많이 낯설다.
문제는 국내에서 울트라북의 보안 토큰을 활용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없다는 점이다. 인텔 코리아에 따르면 지금 금융 관련 업체들과 이야기를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보안 인증은 IT 뿐만 아니라 금융 인프라 등 여러 걸림돌이 있어 실제로 이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을지 지금 장담하긴 힘들다.
intel Anti Theft Technology
인텔 도난 방지 기술은 노트북을 잃어버렸거나 도난 당했을 때 곧바로 노트북을 쓰지 못하도록 잠그는 기술이다. 인텔 ATT로 설정된 울트라북은 네트워크를 연결한 상태에서는 즉시 차단되고,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자동으로 잠금 상태가 된다. 이 기술은 기업용 vPro에 적용되었던 것으로 소비자 제품으로 가져온 것이라고 보면 되는데, 중요한 데이터가 있는 노트북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로는 괜찮아 보인다.
그런데 국내에 나온 울트라북에서 이 기술을 이용하는데도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아직 이 기술을 어떻게 쓰도록 만들지 인텔과 제조사 사이의 의견이 조율되지 않았다. 이 기능을 쓰려면 이용자가 소프트웨어를 실행해 자기의 울트라북을 인텔 또는 제조사 서버에 등록해 놓아야 하는데, 소프트웨어 실행 방법과 서버 등록 절차 등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다. 또한 ATT 기술을 쓰려는 국내 이용자를 위한 한글화가 아직 되어 있지 않은 터라 지금은 제대로 쓰기 어렵다.
기술은 많은 데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다
이처럼 울트라북은 여러 기술을 담고 있지만, 지금 국내에서 제대로 쓸 수 있는 기술은 래피드 스타트 기술 정도일 것이다. 스마트 커넥트 기술도 쓸모는 있지만, 그 사용성을 부각하기 위한 여건이 덜 여물었고, IPT나 도난 방지 기술은 주변 여건이 덜 갖춰진 상황이다. 물론 이 기술들은 지속적인 환경 개선을 통해 언젠가는 쓰일 가능성이 높지만, 당장 모든 기술을 맛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이니 참고하시라.
아참, 노트북 두께를 21mm(0.82인치)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울트라북 가이드라인은 잘 만족하고 있다. 단, 무게 제한이 없다. 아마도 얇으면 가벼울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애석하게도 얇다고 무조건 가볍지는 않다. 도시바 포티지 z830은 1.08kg 밖에 안 나가지만, HP 폴리오 13은 무게가 무려 1.49kg이나 나간다. 400g의 무게차이는 정말 크다.
덧붙임 #
‘노트북이 아니다. 울트라북이다’라는 마케팅 구호는 멋지다.
인텔이 야심차게 밀고 있는 모바일PC 플랫폼 ‘울트라북’이 밀려온다. 삼성전자 LG전자 HP 도시바 등 국내 시장에도 7개 신제품이 공개된 상태다.울트라북은 ‘넷북’처럼 기존 노트북에 비해 성능은 약간 떨어지지만 휴대성을 극대화 한 제품이다.인텔은 기본적으로 PC 부품 업체다. PC 판매 대수가 늘어나야 매출이 증가한다. 인텔의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점유율은 1위다. PC 보급률이 높아진 지금은 수동적인 방법으로는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
노트북 두께를 1.8mm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울트라북 가이드라인은 잘 만족하고 있다.
-> 1.8cm 아닌가유^^;
앗.. 18mm와 1.8cm를 교묘하게 섞어 버렸네요. 바로 잡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음 노트북 업글을 해야되나 고민될 정도로 탐이 나는데요
내년에 하시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
음.. 저 기능들이 초기에 리눅스 쪽에서도 지원이 되려나요?
지금은 지원이 안되는 걸로 압니다.
인텔이 울트라북이라는 카테고리를 일반에 공개한것은 지난 5월이었습니다.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11에서 아수스와 협력해 새로운 제품군으로 울트라북을 소개한것이죠. 이때 소개된 제품은 UX21이라는 모델로 얼마전 출시된 ZENBOOK이라는 제품이 바로 UX21 모델입니다. 울트라북은 기존 노트북의 파워풀한 성능과 태블릿 PC의 이동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노트북과는 개념을 조금 달리한 제품이죠…
괜츰한 이벤트가 있어서 소개해 드릴려구요. 다른 이벤트보다 당첨 기회가 많은거 같아요.
혹시 hp 프린터, 복합기 쓰고 계시면 2012.1.12 여기–> HP 지식 커뮤니티 방문하셔서 궁금한거
질문해보세요. 실시간으로 답변해 준다고 하는데 질문 많이 하고 댓글 팍팍 남기면 기프티콘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아직 방문자가 많지 않아서 응모하면 당첨 기회가 많아요.
이벤트 데이가 아니어도 제품 사용관련 질문을 남기면 최소 24시간 최대 48시간 이내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채널이라고 하니,..활용해보시면 유용하실 듯 싶어서 추천해요~
두께라던지 디자인만 보고 맥북에어사서 윈도우깔아쓰는 사람들에겐 좋은 대안이될듯하네요.
크게 무겁지도 않겠고요.
분란생길까봐 첨언하자면 맥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맥OS엔 전혀 관심없이 두께와 디자인만보고 사는사람들 이야기에요. 그리고 또 두께와 디자인으로 인한 선택이 절대 나쁘다는게 아님..
동감입니다. 얇은 두께의 노트북을 찾는 이들에게는 선택의 다양성이 충분하니까요~
새 글을 부탁합니다. 재미있는 글을 읽고 싶어요~
전 젠북 젤 싼걸로 하나 사서 우분투 설치하려고 하는데 괜찮은 선택일까요, 아니면 좀 더 기다려야될까요?
우분투에서는 인텔 울트라북의 기능을 맛볼 수 없을 텐데요. 더구나 우분투를 쓰기에는 너무 값비쌉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