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폰7의 저장 용량에 얽힌 미묘한 노림수

지난 주 월요일, LG 블로거데이를 통해 LG 옵티머스 7을 체험했습니다. 옵티머스 7은 윈도우폰7을 얹은 스마트폰이지요. 옵티머스 7에서 본 윈도우폰 7은 여러모로 신선했고 흥미로운 요소가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관점에서 봐야 할 부분도 적지 않았습니다. 윈도우폰 7의 저장 공간에 대한 문제도 그 중 하나지요.


저장 용량의 제한


윈도우폰7이 기대를 많이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제약도 많습니다. 특히 하드웨어의 제약이 심하지요. 윈도폰7을 만드는 제조사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정해 놓은 샤시 기준을 따라서 하드웨어를 만들어야 합니다. 특정 버전의 코어와 처리 속도를 가진 프로세서, 정해진 표준을 쓰는 GPU, 램 용량, 화면 크기, 해상도를 비롯한 여러 제약을 걸어 놓은 상황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다만 따로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저장 용량 정도인데, 그나마도 외부 저장 장치를 쓰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보안을 이유로 카드를 분리할 수 있는 메모리 카드 슬롯을 달지 못하도록 했다는군요. 메모리 카드 슬롯을 달지 못하니 저장 공간을 확장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윈도우폰 7의 기본 저장 공간의 용량은 앞으로 윈도우폰 7단말기를 살 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물리적 확장 불가


옵티머스 7이야 16GB의 저장 공간을 갖췄지만, 다른 윈도우폰 7은 8GB 수준입니다. 여러 데이터를 담아 다니고 싶은 이용자들에게 8GB는 그리 넉넉하진 않은 공간이지요. 영화, 게임, 음악 등 자주 즐기는 컨텐츠를 담는 공간으로는 분명 모자른 듯 합니다. 16GB도 양에 차지 않을 텐데 8GB는 너무 적어 보이기도 하지요. 그렇다고 물리적인 메모리 카드 확장이 불가능하니 앞으로 이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들 업체가 저장 공간을 더 확보하지 않은 것이 단지 플래시 메모리의 단가 문제나 설계의 문제 때문일까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면 더 채워서 넣는 게 맞을 텐데, 일부러 더 많은 용량을 넣는 것을 피하는 듯한 인상이었기 때문이죠.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다른 대안은?


사실 이 문제는 단순하게 볼 부분은 아닙니다. 저장 공간은 윈도우폰 7만의 다른 사용성이라고 해석할 부분도 있으니까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폰 7의 저장 공간을 확장을 막았지만, 그렇다고 대책이 없다고 말하기도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이크로소프트가 준비한 대안은 3G나 와이파이를 통해 다른 공간에 데이터를 보내거나 가져오는 것입니다. 서비스를 통해서 받을 수 있는 음악이나 동영상, 게임 등은 빼고, 사진이나 문서 같은 개인 데이터들은 스카이 드라이브에 저장하거나 읽어올 수 있습니다. 스카이 드라이브는 MS가 서비스하는 25GB의 무료 저장 공간으로 MS 클라우드 컴퓨팅의 한 축으로 삼는 서비스인데, 이것 역시 윈도우폰 7 안에 접목해 놓은 것이지요. 스카이 드라이브에 올린 데이터는 SNS를 통해 공유하고 PC에서 관리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방식은 단말기에 데이터를 저장해 놓고 쓰는 이전의 환경과 다른 부분입니다. 물론 이전의 다른 OS의 스마트폰도 다른 앱을 통해서 이와 비슷한 기능을 쓸 수 있지만, 윈도우폰 7은 단순히 담아 두고 옮겨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쓰는 방식에 살짝 변화를 준 부분이 달라진 점이지요.


윈도우폰 7의 저장 용량에 대한 문제는 미묘하지만, 물리적인 확장은 아마도 불가능하 겁니다. 또한 MS의 입장에서는 스카이드라이브를 포함한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해서라도 이에 대한 양보를 하지 않겠지요. 윈도우폰 7의 저장 용량을 둘러싼 미묘한 차이, 현재와 미래의 사용자 경험을 나누는 작은 신호탄일지도 모릅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33 Comments

  1. 2010년 10월 18일
    Reply

    클라우드로 확장한다 하더라도 수시로 스트리밍 하거나 전송 받아야 할텐데 WiFi/3G의 느린 다운로드 속도로는 서비스를 만족할 수 없겠죠.
    더군다나 이를 위해선 비싼 무제한 요금제 이용이 필수가 될테구요;;

    다른 하드웨어는 철저하게 제한하면서 내장 메모리는 몇 GB 이상으로 미니멈을 정하지 않은 게 참으로 얄팍한 수로 보이기 까지 합니다. =)

    • 칫솔
      2010년 10월 18일
      Reply

      그러게요.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문제까지는 생각하지 않은 듯 싶더군요. 이통사의 문제로 떠넘길 생각일까요? ^^

  2. 2010년 10월 18일
    Reply

    일단 용량이 커지면 비싸지고(솔찍히 가격도 얼마 안되지만요)
    그러면 저가시장 공략에도 걸림돌이 되니 제한한게 아닐까 싶어요

    일단 애플 아이폰도 8GB 모델이 있었으니 이거부터 시작하자! 이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니면 8GB 밖에 안되어야지 용량이 얼마 안되서 Zune과 연동해서 자주 음악을 받고 지우고
    결제하고(응?) 수익이 난다고 생각하기에 이러는게 아닐까요?

    • 칫솔
      2010년 10월 18일
      Reply

      윈도우폰7은 저가는 아닐거에요. 고가가 될 가능성이 높죠. 그리고 Zune은 정액제라 일정 요금만 내면 컨텐츠 구매 비용은 더 들지 않습니다. ^^

  3. 2010년 10월 18일
    Reply

    윈도우폰7의 저장용량을 제한한것은 클라우드를 키우려는 MS의 계략(?)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는군요. 클라우드를 키워서 클라우드용 OS인 애저를 밀어주려는것 아닐까 생각되네요. ^^

    • 칫솔
      2010년 10월 18일
      Reply

      네, 저도 윈도우폰을 보고 나서야 그동안 MS가 말해왔던 클라우드가 조금 보이더군요. 앞으로는 더 강화할 듯 싶구요. ^^

  4. 빈손이
    2010년 10월 18일
    Reply

    윈-윈이군요
    MS는 자기 클라우드를 키울 수 있으니 Win
    이동통신사는 데이터 요금이 있으니 Win
    기본적으로 5만5천원 이상 요금제 가입필수군요-ㅂ-”

    • 칫솔
      2010년 10월 18일
      Reply

      아마 55 요금제가 아니면 좀 골치 아플 수도 있겠죠. ^^

  5. 2010년 10월 18일
    Reply

    음.. 사실 모바일에서는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 격에 놓여있는 윈모7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하네요..^^ 여튼 요금제는 무조건 55짜리..

    • 칫솔
      2010년 10월 21일
      Reply

      아마 데이터 소비가 많을 듯 하니 말씀하신 요금제가 필수겠죠. 더불어 더 빠른 데이터 망도 필요하겠고요. ^^

  6. 2010년 10월 18일
    Reply

    앞으로의 서비스를 모두 클라우딩화 하겠다는 포석일까요?
    그런데 사용자 입장에서는 저런 제한이 당최 마음에 들지 않네요. ^^

    • 칫솔
      2010년 10월 21일
      Reply

      저도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지만, 다른 경험에 대해서는 기대를 갖고 있답니다. ^^

  7. 2010년 10월 18일
    Reply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폰 7의 저장 공간을 확장을 막았지만, 그렇다고 대책이 없다고 말하기도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준비한 대안은 3G나 와이파이를 통해 다른 공간에 데이터를 보내거나 가져오는 것입니다. <윈도우폰7의 저장 용량에 얽힌 미묘한 노림수>

  8. 2010년 10월 19일
    Reply

    노래나 영화를 많이 다운을못받겠네요..
    외부저장장치랑 메모리카드 슬롯도 막아놨으니..
    사진이나 용량작은 파일들은 스카이드라이브를 이용할수는있겠군요.. ㅎ
    좋은정보 잘 보고갑니다^^

    • 칫솔
      2010년 10월 21일
      Reply

      많이 담아두긴 어려울 거에요. 제조사들이 용량에 대해 좀더 고민을 해야겠지요.

  9. 2010년 10월 19일
    Reply

    클라우드를 위해 확장공간을 뺀다… 그것 참 애플같은 발상이네요;; 제 생각으로는 못된 버릇만 닮는다고 애플의 안좋은 점만 도입한 것 같습니다. 애플이 통제로 칭찬받으니 자기도 통제하면 무조건 칭찬받을 거라 생각하는 무슨 원숭이 보는 기분입니다;; 그래도 모바일7 자체는 잘 만들어진 듯 하니 일단 기대해보겠습니다.

    • 칫솔
      2010년 10월 21일
      Reply

      그나마 애플은 용량이라도 넉넉하게 주는 데, MS는 너무 짠 것 같습니다. MS가 내세운 대안으로 경험이 바뀔지는 지금으로선 미지수지요. 통제와 개방의 양면성을 두고 벌이는 MS의 줄다리기에 대한 평은 좀더 시간이 흐른 뒤에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10. 2010년 10월 19일
    Reply

    8기가는 너무 작네요. 그건 정말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데…

    근데.. 클라우드.. 웹하드 같은건가요? 앤드라이브 생각하며 되는건가요?
    아님 에어비디오 요거 생각하면 되는건가요… 에잇..ㅠㅠ

    항상 느끼는거지만 핸드폰 젤 위에 제조사 마크 좀 빼면 좋겠는데.. 촌시럽게..

    • 칫솔
      2010년 10월 21일
      Reply

      네. 그것과 비슷하지만, 그것보다 공간이나 활용 방법이 좀더 많아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도 제조사 마크를 빼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11. 2010년 10월 19일
    Reply

    아….요즘 mp 플레이어도 16기가 이상부터가 기본인 시대에 8기가라니…
    아무리 보안이 문제라고 해도 외부 메모리는 너무했네요;;;
    그렇다고 항상 넷하드를 이용할수도 없는데;;

    • 칫솔
      2010년 10월 21일
      Reply

      외장 메모리 이용 안해도 좋은데, 내장이라도 좀더 늘렸으면 싶습니다. ^^

  12. 2010년 10월 19일
    Reply

    이유가 있겠지만 8기가는 너무 적네요..;
    고객의 편의성을 위해서라도 늘려줘야 할 것 같은데..

    • 칫솔
      2010년 10월 21일
      Reply

      국내에 출시될 때는 좀더 늘려서 내놓지 않을까요? ^^

  13. 2010년 10월 19일
    Reply

    청출어람이라~
    애플을 열심히 벤치마킹 하더니만 애플보다 더한 정책을 사용하네요.
    과연 MS가 이걸 어떻게 풀어나갈지 호기심이 생깁니다^^

    • 칫솔
      2010년 10월 21일
      Reply

      MS는 운영체제와 플랫폼, 서비스를 공급하니 나머지는 제조사에게 떠넘기려고 하겠죠. 제조사들이 용량 문제를 좀더 유연하게 풀어줬으면 합니다. ^^

  14. 2010년 10월 20일
    Reply

    결국 시간 나는 대로 업로드하세요. 네요. 흠 . 뭐 내장메모리야 알팍한 수라 하더라도 어느정도 수긍은 가지만 용량이 8기가라니… ㅡㅡ

    • 칫솔
      2010년 10월 21일
      Reply

      내년에 국내에 출시될 때 8GB 모델이 나온다면 폭동이 일어날 것 같은데요. ^^

  15. 2010년 10월 22일
    Reply

    스카이드라이브를 반년정도 사용해 봤는데.
    너무 느리더군요ㅠㅠ
    윈폰7을 기점으로 트래픽 증가하면 감당할 준비도해줘야하겠네요.

    • 칫솔
      2010년 10월 25일
      Reply

      네, 서버가 한국에 없는지라… 내년에는 한국에 서버를 두지 않을까요? ^^

  16. 2010년 10월 25일
    Reply

    스카이드라이브를 쓴다고해도 자료를 볼려면 다운을 받아야 되지 않나요?
    그럼 중요한 자료로 8GB가 꽉차있을때는 스카이드라이브가 25GB든지 wi-fi를 사용하든지 무제한요금제든지 간에 무용지물이겠네요..
    아니면 스트리밍을 지원하는 건가…..

    • 칫솔
      2010년 10월 25일
      Reply

      완전히 다운로드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좀더 확인해보도록 하죠.

  17. 킴조이스틱
    2010년 10월 30일
    Reply

    htc HD7에 외장메모리 슬롯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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