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M8400 체험단에 참여하며 작성된 글입니다. M8400의 정보를 찾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같은 부품을 넣어 만든 하드웨어라도 이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이하 UI)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처럼 느끼기 마련입니다. 제품의 생김새가 첫 인상을 좌우한다면, UI에 따라 쉽고 쓰기 편한 제품으로 평가되기도 하고 그 반대의 제품이 되기도 하지요.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제품 디자인에서 나아가 더 편하고 쓰기 편한 UI를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UI를 만드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제품의 성능과 특성, 이용자의 사용성 등을 두루 분석하고 작동할지 예측해야 하는데, 그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특히 윈도 모바일 6.1을 운영체제로 쓰는 스마트폰들은 UI를 바꾸는 데 한계가 많았습니다. 윈도 모바일 6.1은 분명 터치스크린을 위한 운영체제는 맞지만, 과거 펜으로 조작하던 시절에 나온 복잡한 운영체제입니다. 손가락으로 쉽고 가볍게 다루는 지금에는 맞지 않은 운영체제지요. 그러니까 펜보다 터치면이 넓어진 손가락으로 다루는 데 최적화 되어 있지 않고, 꽤 복잡한 조작 체계를 가진 운영체제입니다.
이런 문제를 알아도 그 누구도 운영체제를 마음대로 고칠 수도 없었습니다. 운영체제를 뜯어 고칠 권한을 하드웨어 업체가 가질 수 없었고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 부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윈도 모바일 6.1을 쓴 스마트폰에 대한 많은 비판이 따랐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국내에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1년 전의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손가락만으로 조작하는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윈도 모바일 6.1은 여전히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계속 쓰는 이유는 이에 대한 수많은 지적에 따라 많은 것을 바꾸려고 노력했던 결과를 이제서야 보여줄 수 있게 된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좀더 단순하고 편하고 재미있게 다룰 수 있는 터치 UI를 가진 윈도 모바일 스마트폰이 이제서야 나오고 있는 것이지요.
아마도 M8400(일명 쇼옴니아)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겁니다. M8400은 윈도 모바일을 운영체제를 쓰면서도, 그 모습은 거의 찾아 보기 힘든 스마트폰이니까요. 펜 없이 손가락만으로 모든 기능을 다룰 수 있도록 구석구석 윈도 모바일의 흔적을 지우고 윈도 모바일의 복잡한 메뉴를 숨겼으며, 불편했던 아이콘은 큼지막하게 다듬었습니다. M8400에서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아래 비교 이미지로 보는 게 가장 편하겠네요.
위 이미지의 왼쪽이 윈도 모바일의 기본 UI와 프로그램, 오른쪽이 M8400의 새로운 UI와 프로그램입니다. SPH-M8400의 변화무쌍한 메인 인터페이스도 좋은 변화지만, 이보다는 쓰기 불편했던 기본 프로그램의 대체가 더 달갑습니다. 그동안 손가락으로는 다루기 힘들던 기본 프로그램은 다 숨겼거나 다른 프로그램이 뜨도록 대체했으니까요.
오늘의 화면은 물론 알람 및 시간이나 스케줄, 메일, 무선랜, 블루투스, 설정, 전화번호부 등 윈도 모바일의 기능을 제어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터치에 맞춰 새로 얹었습니다. 각종 정보가 표시되는 시계 표시줄의 아이콘도 터치 환경에 맞게 바꿨습니다. 모든 프로그램의 UI가 깔끔해진 데다 자잘했던 글자들과 버튼이 커져 보기도 편하고 펜 없이 다루기에 한결 편해졌습니다. 윈도 모바일을 모르는 사람도 필요한 기능을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것이지요.
더구나 프로그램 상단의 X 버튼을 누르지 않고 돌아가기 버튼으로 프로그램을 종료토록 한 것도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입니다. 버튼도 너무 작고 누르기 어려운 위치에 있어 불편한데다 윈도 모바일 6.1은 상단 X 버튼을 누르면 프로그램을 끝내지 않고 다른 프로그램을 실행하게끔 되어 있었지요. 하지만 메모리를 너무 잡아먹는 프로그램이 떠 있으면 다른 프로그램을 실행하지 못하는 문제가 가장 컸는데, 돌아가기 버튼을 누르면 강제 종료시킵니다. 물론 다른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하는 것도 여전히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터치 프로그램들의 버튼이나 아이콘이 커 보이는 데는 한 가지 이유가 있기는 합니다. 화면 크기가 많이 커진 것 때문이기도 합니다. M8400의 화면 크기는 3.7형으로 결코 작은 화면은 아닙니다. 이처럼 큰 화면에 프로그램이 큼지막하게 나타나니 터치를 하는 데 좀더 수월해진 기분도 듭니다.
더불어 정적인 윈도 모바일의 오늘의 화면과 달리 M8400의 메인 UI는 손가락을 위아래, 또는 양옆으로 밀거나 당기면 프로그램이나 위젯, 그리고 멀티미디어와 온갖 정보를 담은 메인 화면으로 바뀌도록 만들어 또 다른 즐거움을 줍니다. 앱스토어를 통해 설치한 애플리케이션은 곧바로 메인 프로그램 UI에 자동 등록되어 아이콘만 누르면 바로 실행되고, 지루했던 오늘의 화면은 시간과 날씨, 스케줄 등 각종 정보를 이미지와 함께 표시합니다. 음악과 사진, 동영상, 게임 등 어렵게 찾아 들어가지 않아도 미디어 홈이나 메뉴 화면에서 아이콘을 눌러 바로 실행할 수도 있고, 화면 전환을 할 때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을 섞어 좀더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환 방식은 복잡해 보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많은 메뉴가 있다고 생각이 들지 않지만, 프로그램을 깔면 프로그램 패널이 계속 늘어나면서 전반적으로 메뉴가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음악이나 동영상, 사진 같은 메인 화면을 보고 있는 상태에서 오늘의 화면으로 이동하지 않고 위아래 메뉴로 전환하지 못하다 보니 조금 답답한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음악이나 사진, 동영상, 인터넷 같은 메인 화면은 손가락을 위아래로 문질러 아이콘이나 이미지를 스크롤 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 이동을 막은 것으로 보입니다.
M8400을 흔들거나 종료 버튼을 누르면 오늘의 화면으로 바로 이동하므로 이 상태에서 위젯 화면이나 프로그램 메뉴로 넘어갈 수 있지만, 왠지 한 단계를 더 거치는 과정이 매끄러워 보이지 않습니다. 스크롤 하는 영역을 제외한 부분을 위아래로 문지르면 메뉴 전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개선할 필요도 있지만, 사실 이런 복잡함을 해결하는 UI는 이미 포함되어 있습니다. M8400의 옵션 중 와이드 모드를 켠 뒤 M8400은 본체를 옆으로 눕히면 모든 메뉴가 가로로 나타납니다. 이 중에서 원하는 패널을 고르기면 됩니다.
사실 M8400처럼 터치 환경에 맞춰 프로그램와 메인 UI를 다 바꾼 윈도 모바일 스마트폰은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하드웨어 샘플을 공급하면서 얻은 소프트웨어 정보를 이용해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로 우뚝선 HTC도 이 정도까지는 못했지요. 특히 1년 만에 이 같은 변화를 만들어낸 그 속도와 완성도는 솔직히 놀랍습니다. 같은 윈도 모바일을 썼는데도 다른 느낌을 준다는 것은 더더욱 놀라운 일이지요.
물론 M8400 UI의 달라진 설계와 구성과 별개로 조작성과 움직임에 대한 평가는 다릅니다. M8400의 메인 UI는 이용자의 손가락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 지 그 반응을 분석한 뒤에 UI가 바뀌는 형태라 아주 잽싸게 움직이지 않으니까요. 비록 UI의 전환이 부드럽기는 해도 한박자 늦은 반응이 어딘지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익숙해지면 M8400 쓰는 데 큰 지장은 없지만, 이것을 감압식 터치 같은 시스템의 문제로 해석해서는 곤란합니다. 감압식도 충분히 부드러운 조작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최근 많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제조사에게 소프트웨어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할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반응이 좀더 빨라진다면 M8400을 ‘좋은 UI를 가진 스마트폰’으로 이야기할 이용자가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겁니다. 어려움이 많았던 윈도 모바일을 운영체제로 가진 스마트폰에서 이렇게 구현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M8400은 한번쯤 되돌아 봐야 할 가치를 지닌 스마트폰임은 분명합니다.
아흑 부럽다는 ㅎㅎ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되세요 ^^
아흑.. 고맙습니다. ^^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살짝 궁금했던 m8400을 설명해주셨네요^^
좋은 정보 잘보고갑니다.칫솔님 편안한 휴일되세요~
티런님 글을 보고 저도 공부 많이 했습니다. 티런님께 더 많은 것을 부탁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스마트폰 이름 그대로 스마트 하네요..
욕심나네요..전 모바일을 잘 이용하지 않는데도 구미가 당기네요.
나중에 스마트폰에서 블로깅을 편하게 하는 날이 온다면… 그때는 하시겠죠? ^^
그야말로 스마트폰 춘추전국시대입니다. ^^
저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
네, 정말 춘추 전국 시대라는 표현이 틀린 표현 같지는 않습니다. ^^
앞으로 잠깐 춘추전국시대가 되지 않을까요.
최강자들을 추리기 위한,,,
멋진 일요일 보내세요~~
원래 혼돈이 있으면 질서를 찾고, 질서가 있으면 혼돈을 부르기 마련이니까요. 이 혼돈이 좀 오래 이어지기를 바란 답니다. ^^
이녀석이 속칭 쇼옴니아 인가요?
음.. 공식적으로 언급을 못하시는거 보면 ^^;
S사의 압력이 들어 온건가요 ㅋ
ㅎㅎ 그건 아니고요. 원래 제품의 정식 명칭이 그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