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료는 내 맘대로 안 되는 휴대폰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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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할일 대신 해주면 되고, 어머나 네이버 똑같이 되고, 거짓말 같으면 해보면 되고, 인터넷 생각대로 하면 되고~”


어느 휴대 통신 업체의 광고 CF에 나오는 가사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디라 말하지 않아도 대충 눈치채셨을 거라 믿습니다. 요즘 얼굴 보면서 통화하는 3G 화상 통화는 자취를 쏙 감추고, 휴대폰에서 즐기는 인터넷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광고 역시 휴대폰에서 네이버나 다음 같은 사이트를 PC에서 보는 것과 똑같이 즐길 수 있으니 한 번 해보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즐겨하는 이들에게는 꽤 솔깃한 이야기인 것만은 틀림 없습니다.


실제 휴대폰 인터넷은 시간 때우기에 꽤 괜찮습니다. 네이버나 다음, 야후 같은 포털은 물론 블로그 등을 돌아다니거나 간단한 검색을 하는 정도로는 나쁘지 않습니다. 아직 휴대폰에서 인터넷을 좀더 쉽고 편하게 즐기기 위한 인터페이스나 하드웨어의 최적화가 제대로 이뤄진 환경이 아니긴 하지만, 이동하면서 즐기는 인터넷 치고는 나름 만족할 만하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됐든 공짜는 없습니다. 썼으면 돈을 내야지요. 광고처럼 휴대폰 인터넷을 하려면 그에 따른 이용료를 내야지요. (풀)인터넷 브라우징을 서비스하는 이통사들은 지금 한시적으로 무제한 정액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SKT는 6월 말까지(데이터 퍼펙트 프로모션), LGT는 9월까지 한시적인 가입(오즈 무한자유)을 받고 그 뒤 6개월까지만 무제한 허용합니다. 둘 다 무제한 이용 기간에 제한이 있다는 것으로 결국 무제한 이용 기간이 끝나면 종량제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지요. 여기에서 SKT와 LGT의 차이가 있습니다. SKT는 1만 원짜리 인터넷 직접 접속을 포함해 데이터 퍼펙트 프로모션으로 10만 원어치를 쓸 수 있고, LGT는 6천 원짜리 오즈 무한 자유로 1GB까지 쓸 수 있습니다.


무제한으로 쓰는 동안은 별 걱정 없이 쓰겠지만, 무제한 프로모션제가 끝나는 시점에 종량제가 적용된다면 네이버 1페이지를 보는 데 얼마나 들지 궁금하더군요. 오즈는 이미 많은 분들이 분석을 한 데다 LGT가 0.5KB 당 0.25원, 1KB에 0.5원이라고 미리 이용료를 정해 놓은 터라 네이버 1페이지를 보는 금액이 대강 200원 안팎이라는 걸 알겠습니다(LGT에서는 최저 125~300원 사이일 것으로 예측). 헌데 LGT와 달리 SKT는 1페이지를 보는 데 드는 요금을 종잡을 수 없더군요. 브라우징 방식도 다른 데다 전송 용량이 아니라 금액으로 환산하기 때문에 1페이지에 얼마나 드는 지 쉽게 알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지난 4월 13일부터 4월17일까지 닷새동안 하루에 딱 한 번 네이버 첫 화면만 띄우고 닫은 뒤 이용료의 변화를 살펴봤습니다.(네이버를 띄운 뒤 플래시가 3번 정도 바뀌는 것을 확인한 다음 닫음). 아, 광고와 똑같은 화면으로 보기 위해서 모바일 웹 뷰어를 이용했다는 점을 참고하시길.


4월13일 7만5천059원
4월14일 7만7천644원 (+2천585원)
4월15일 8만105원 (+2천461원)
4월16일 8만2천667원(+2천562원)
4월17일 8만5천119원(+2천452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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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웹 뷰어로 보는 네이버. 한 화면에 가로 페이지와 플래시까지 볼 수 있다.
SKT의 모바일 웹 뷰어(유자드웹브라우저)를 이용하는 방식으로는 네이버 메인 1페이지를 보는 데 대략 2천500원 안팎이 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계산대로라면 네이버 메인 40페이지를 띄우면 10만 원 어치를 다 쓴다는 결론입니다. 광고처럼 ‘내맘대로 인터넷’을 하다가는 얼마 못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게지요. 모바일 웹 뷰어가 이미지를 다운로드해 보여주는 형식이라 일반 페이지를 불러오는 것보다 빠르다해도 용량에서는 몇 배가 더 된다는 이야기인지도 모릅니다만, 아무튼 이 방식으로는 계속 무제한이 아닌 이상 내맘대로 인터넷은 불가능할 것 같네요. 모바일 웹 뷰어를 이용할 때의 전송 패킷당 요금을 더 싸게 하지 않는 이상 무제한 이용 기간이 끝나면 해지할 이유가 커질 것 같습니다.


물론 모바일 웹 뷰어를 쓰지 않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또 다른 웹브라우저인 모바일 웹 인터넷을 쓰면 좀더 싸겠죠. 하지만 광고에서 보여주는 것과 다른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너무 불편합니다. 웹페이지를 보는 것도 쉽지 않고, 주소 입력도 어렵고요. 이 따위 걸 왜 넣어야 싶지만, 적어도 네이버 1페이지를 불러오는 요금은 싸집니다. 플래시를 안보여주는 대신 네이버 1페이지를 200KB 안팎에 불러옵니다. SKT의 데이터 패킷 요금은 0.5KB당 1.5원, 그러니까 1KB에 3원이므로 600원쯤 나옵니다. 하지만 600원을 내고 쓰라고 하면 그냥 포기할랍니다.


앞으로 휴대폰에서 인터넷을 즐기는 이용자는 더 늘어날텐데, 이통 업체의 대응은 거북이 걸음이네요. 경쟁 업체가 값싼 인터넷을 무기로 내놓은 것을 견제할 생각에 지금 꼼수를 쓴 건지 모르지만, 6월 이후 새로운 요금제 또는 이 요금제의 연장이 없다면 역시 포기할랍니다. 내 생각대로 안되는 요금제 두고 머리 아파하고 싶진 않거든요.


덧붙임 #


1. 4월 11일에 가입했음에도 4월13일 기준 시점의 요금이 높은 이유는 모바일 웹 뷰어를 다운로드하면서 부가된 이용료라 그렇습니다. 모바일 웹 뷰어를 휴대폰을 출고할 때 포함시켜주던지 요금제에서 빼주던지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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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출고 때 포함되어 있는 모바일 웹 인터넷.
2. 지난 4월11일 이후 4월 말까지 쓴 이용료는 33만 원이 조금 넘었습니다.

3. 이 글을 올리고 난 며칠 뒤 이용료에 변화가 있었나 봅니다. 지난 달 요금 명세서를 확인해 보니 2번에서 말한 33만 원이 15만 원으로 줄어 있더군요. 무려 17만 원이 깎였습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계산을 좀더 해봐야겠습니다.


Anycall Haptic People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32 Comments

  1. 2008년 5월 2일
    Reply

    아이팟 터치를 쓰면서 느낀건데 포털들이 와이브로, 모바일페이지에 관심이 없는 것같아요. 전부다 휴대폰 기반 페이지라 잘 들어가지지도 않고… 통신사의 요금도 요금이지만 와이브로페이지가 늘어나면 비용걱정이 조금 줄어들 것 같네요.

    • 2008년 5월 2일
      Reply

      아..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전에는 pda.naver.com이나 pda.daum.net으로 접속하면 PDA에 맞는 포털 양식을 서비스했으니까요. 허나 지금처럼 PC와 똑같은 화면을 휴대폰에 띄울 수 있는 상황이면 이용자에게 모바일용 페이지를 따로 공급하는 것은 의미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용자는 그냥 쓰던 그대로 쓸 수 있는 게 가장 좋은 것이라 여기는 습관 때문입니다. 결국 공은 장치 업체와 통신 업체에게 넘어간 게지요.
      개인적으로는 와이브로가 계속 무제한 서비스를 했으면 합니다. 지역좀 넓혀가면서요. ^^

    • 2008년 5월 2일
      Reply

      똑같은 화면을 사용하고싶은 사용자의 욕구도 있지만, 데이터 요금 때문에 모바일페이지의 수요자도 꽤 많을 것 이라고 생각되는데 칫솔님은 아니신가보네요?

    • 2008년 5월 2일
      Reply

      포털이나 주요 사이트의 모바일 정책 포기로 인해 과금 이슈가 사용자와 통신 업체의 문제로 좁혀진 것은 저도 그리 탐탁하게 여기지는 않는답니다. 이용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더 가벼운 모바일 페이지가 있으면 좋다는 데는 동의하고요. 단지 전에 PDA를 쓰면서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되지 않은 일방적인 모바일 페이지를 보고 있노라니 많이 답답했습니다. 결국 사용성 문제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게 이용자의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 2008년 5월 16일
      Reply

      지난 주에 LGT 관계자를 만나보니 포털이 이러한 휴대폰 브라우징에 맞춰 최적화하는 작업을 이제 시도할 거라고 하더군요. 오늘 뉴스에는 한창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아직 ‘한창’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단계는 아니고요. 이제 해볼까 입장 선회 정도라더군요. 데이터를 얼마나 줄일지, 포털의 수익원인 광고는 몇 개나 뜨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

  2. frmi
    2008년 5월 2일
    Reply

    OZ 6천원 프로모션 1기가 아닌걸로 압니다. 550기가인가… 검색해보면 나올겁니다.

    • 2008년 5월 2일
      Reply

      어디서 그런 정보를 찾으셨는지 모르겠지만, lgtelecom.com의 오즈 가격 정보를 찾아보시는 게 가장 정확한 정보일 것 같습니다. ^^

  3. 가슴 뭉클한 비링
    2008년 5월 2일
    Reply

    애초에 데이터통화료?에 관해서 말을 거의 안하죠, 이건 소비자의 알권리를 기만하는 행위이죠
    아무리 이익이 중요하다지만 대리점도 그렇고 통신사들도 그렇고 참…

    • 2008년 5월 2일
      Reply

      소비자가 알고자 하는, 또는 알아야 할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겼다면 기만하는 행위겠지요. 결국 소비자가 그 권리를 적극 행사해야만 손해를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4. 2008년 5월 2일
    Reply

    그런 방법으로 알아보셨군요. 수고하셨습니다.
    모바일 웹 뷰어가 더 비싸다니… -_-

  5. 삼성전자 최초의 터치스크린 폰인 애니콜 햅틱이 정식으로 시중에 출시된지도 이제 시간이 좀 지났습니다. 많은 화제를 모았던 만큼 애니콜 햅틱에 대해서 그동안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오고..

  6. 키마이라
    2008년 5월 2일
    Reply

    짝짝짝!!!!
    정말 궁금한 점을 쉽게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광고에서 나오는 1G/10만원 어치의 이용이라는 것이 사실상 감이 오질 않았습니다.
    네이버 한번 들어가는데 얼마정도의 돈이 들어가는지 그렇다면 무제한이 풀리면 몇번이나 들어갈수 있는지 등등 소비자들이 객관적으로 평가할수 없게시리 광고를 해대지요..
    이런 광고들은 정말로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이런 것들은 정부에서 제재를 해야 함에도 열심히 뭉쳐서 모르쇠로 일관하니 참으로 문제지요..
    그리고 웹뷰어가 돈이 몇배나 더 든다는 사실에 참으로 놀랐습니다.

    • 2008년 5월 4일
      Reply

      사실 광고가 필요하기는 합니다만, 정확한 정보를 알려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허나 그것보다는 사업의 타당성부터 검토를 했어야지요. SKT야 가입자가 너무 많아 기지국 하나에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의 문제로 이런 서비스를 수많은 사람이 오래 안쓰는 게 좋을 듯 한데 그럴바에는 이통망의 자원을 줄이는 다른 방식으로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해봐야 오래 가는 서비스가 될 수도 없고, 소비자 불편만 커질테니까요.

    • 2008년 5월 4일
      Reply

      네. 하지만 개인적으로 바라는 건 인터넷 직접 접속이거든요. ^^

  7. 2008년 5월 2일
    Reply

    쩝…이통사들이 다 그렇죠 뭐…다 돈에 환장을 해서…

    • 2008년 5월 4일
      Reply

      돈에 미쳤다기보다는 구색 맞추기에 가까워 보인다는.. ^^

  8. 77
    2008년 5월 2일
    Reply

    그럴 줄 알았다… 수전노가 어디가겠냐?? 빙탱이들,, 저거 사도 안슬 건데, 공짜받기도 싫어진다.
    무겁기만하고, 차라리 노트북사서 인터넷하는게 좋겠다

  9. 웃깁니다
    2008년 5월 3일
    Reply

    LGT 오즈 무선인터넷이 나왔다고 뉴스기사로만 접하고 TV를 보지는 못했었는데 TV를 우연히 켜니..이거야원..LGT오즈광고보다 “김건모의 네이버 하면 되고~~ 인터넷하고 싶으면 인터넷 하면 되고~~ 되고송”을 배경으로 한 SKT의 인터넷이 무진장 쉽게 가능하다….는 TV광고가 판을 치고 있더군요…게다가 마치 풀브라우징 인터넷을 SKT가 가장 먼저 시작한 것처럼 광고를 하는통에…정말 “역시 돈이 최고인건가…” 씁쓸했습니다.

    • 2008년 5월 4일
      Reply

      광고가 심어 놓는 인식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되지요. 특히 우리나라 대기업 광고는 그런 부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단, 광고에 쏟아 부었으면 어떻게든 회수하는 게 비즈니스의 논리 아닐까요? ^^

  10. ㄷㄷ
    2008년 5월 3일
    Reply

    KTF는 한달에 3000원 인데 무제한이고 ㅋㅋ

    • 2008년 5월 3일
      Reply

      네 그렇죠 ^^
      오즈가 앞으로 돌풍에 그치지 않을려면 가격을 3000원 정도로 낮춰야 해요.

  11. 2008년 5월 5일
    Reply

    음 삼성에 아시는 분 있으면 전달했으면 합니다..

    1.동영상 사이즈 문제

    와이드 스크린을 달았으면 432X320 아니 적어도 400X320은 플레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2,MP3자막

    Mp3자막 제발 지원했으면 합니다..(애니콜 저가폰도 자막은 지원(자막 지원되면 리플 달아주세요)

    3.앞면셀카, 카메라기능이 빈약

    앞면셀카랑 카메라기능좀 늘어 주었으면..

    4.지상파DMB 라디오LBS

    이건 저가형 DMB폰에서도 제공하는 기능입니다.. 이거 수신안되면 진ㅉㅏ 문제있음 (지상파DAB라디오 자막하고 화면 나오는 기능)

    개발팀도 인터뷰를 하셨는데 후속으로 이거 한번 건의 했음 애니콜 단말기 치곤 기본기가 너무 빈약 한것 같습니다.)

    • 2008년 5월 5일
      Reply

      헐… 1번 문제는 지금 답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문제는 이번 인터뷰때 문제 제기가 됐었고, 개발팀에서 와이드 스크린에 맞게 재생이 되는 지 여부를 확인해서 알려준다고 하네요. 나머지는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

    • 2008년 5월 6일
      Reply

      아닙니다. 다른 질문도 최대한 빨리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12. 2008년 5월 6일
    Reply

    흠… 의외로 … 전송량이 꽤 되는군요..-_-a..
    (전 iPlug 요금제로 2기가에 2만원인가.. 해서 .. 2기가 넘을리가 없다고 그냥 막 쓰고 있었는데… 다시 요금 확인 해봐야 겠습니다. )

    • 2008년 5월 6일
      Reply

      저 방식이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전 아이플러그 쓰다가 지금은 와이브로로 옮겨 탔습니다. 역시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게 가장 좋은 듯 싶어요~ ^^

  13. 2008년 5월 7일
    Reply

    유자드웹 그거 케이티에프도 하는데요

    그녀석 조금 병맛나는 녀석인데 괜찮을지..

    • 2008년 5월 8일
      Reply

      글쎄요. 사람마다 그 병맛을 다르게 느낄 수도. ^^

  14. 리쓰
    2008년 6월 12일
    Reply

    타 이통사는 모르겠지만, SKT는 방침상 15만원이 넘으면 Data 통화료를 그 이상으로 부과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15만원만 나온 듯 합니다.
    유용한 글 잘 읽고 갑니다. 시크릿 폰이 나오면 LGT 오즈 무한자유 요금제로 가입할까 했는데, 아이폰 3G 스펙을 보니 뭐든 갖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버리더군요 하하;;

    • 2008년 6월 13일
      Reply

      아.. 그런 이유로 요금이 조정된 것일 수도 있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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