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카 PC 시장에 대한 노림수


인텔 유럽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부문 비즈니스 개발 매니저 루디 라우라텍


그제 인텔 IDF 마지막 세션으로 카 PC 세미나가 있었다. IDF 기자 공식 세션은 산타로사를 포함한 모바일 플랫폼 소개로 끝났지만, 추가적으로 카 PC 세미나를 한다는 이야기를 사전에 들은 터라 ‘인텔에 웬 바람이 불었나’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카 PC는 원래 2005년 봄 샌프란시스코 IDF에서 나온 뒤로 조용하다가 이번 세미나를 통해 좀 더 자세한 시장 상황과 전략을 설명했다.


이날 카 PC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이는 인텔 유럽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부문 비즈니스 개발 매니저(왜 이리 길어?)인 루디 나우라텍 씨였다. 그는 지금 독일에 머무르면서 BMW, 벤츠와 함께 카 PC를 공동 연구하고 있다. BMW는 1시간, 벤츠는 2시간 거리 안에 있어 함께 연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없단다.(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주영훈 닮았다 -.ㅡ)


일단 카 PC 개념부터 알아보자.
종전 카 PC는 멀티미디어를 자동차 안에서 즐기는 PC였다. PC처럼 윈도를 띄우고 무선 키보드나 마우스로 조작을 하는 게 전부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오는 카 PC는 이처럼 간단한 개념에 머무르지 않는다. 앞서 말한 컨텐츠는 기본이고 내비게이션과 DMB 같은 실시간 정보 컨텐츠를 포함하면서 휴대폰과 노트북, PDA 등 수많은 디지털 장치를 연결하는 컨트롤 장치로 발전했다. 또한 뒷자리에 앉은 사람이 헤드레스트나 앞좌석 등쪽에 붙어 있는 모니터로 앞쪽 PC를 다룰 수도 있고. 물론 이런 모든 재주를 키보드와 마우스 없이 쓸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카 PC 개념을 보니 언뜻 떠오르는 게 있지 않는가? ‘바이브’다. PC가 있는 공간, 내비게이션 같은 몇 가지 재주를 빼면 인텔 디지털 홈 PC 플랫폼인 바이브에서 바뀐게 없다. 플랫폼 발표 이후 다소 지지부진하다고 해야할지, 큰 이슈가 없다고 해야할지, 열기가 식었다고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카 PC에 바이브 딱지 하나를 하나 더 붙일 수 있기를 인텔은 희망한다.


그렇다면 카 PC 시장이 얼마나 크길래 이럴까 할 것이다. 인텔은 내비게이션과 뒷자석에 앉아서 즐기는 리어 시트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2008년 OEM 900만대, 애프터 마켓(따로 사서 설치) 1천400만대로 내다봤다. 둘을 합치면 무려 2천만대 시장이라는, 노트북만큼 많은 양은 아니어도 예상 밖으로 큰 시장이 있다.
겉보기와 다르게 얻는 이익은 훨씬 높은 시장이 바로 카 PC 시장인 것이다.


하지만 이게 인텔이 노리는 전부가 아니다. 카 PC 컨셉을 보면서 십중팔구 인텔이 카 PC용 부품을 공급하려는 속셈이구나 하겠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부품 공급으로 이익을 바라는 것도 맞는 사실이지만 100%라 할 수 없는 것은 그보다 더 큰 그림이 있어서다. 그 중에 하나가 서버 시장이다.



카 PC를 얘기하면서 서버 이야기가 나오니 뜬금없어 보인다. 그 이유는 이렇다. 지금 쓰는 카 PC는 수동적이다. 지도는 있지만 교통 정보는 얻을 수 없고, TV는 전파가 오는 대로 받아야 하며 인터넷도 하기 어렵다. 만약 카 PC에서 교통 정보나 주문형 비디오, 음악 같은 컨텐츠를 즐기고 싶다면 이에 맞는 서비스를 해야만 한다. 물론 통신이라는 기본 베이스도 중요하지만, 인텔은 서비스 사업자가 아닌 코어 업체라는 점에서 이 점은 그냥 넘어 가자. 이를 빼고 인텔이 노릴 수 있는 것은 서비스 업체들이 정보를 공급할 서버가 있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이다. 마치 바이브처럼 거실 PC에 컨텐츠를 공급하는 업체가 서버를 갖추듯 카 PC를 위한 서비스에 맞게 인텔 서버를 쓴다면 이것보다 이상적인 것은 없다.


또한 TV와 PC 같은 홈 네트워크 장치들이 별다른 설정 없이 바로 네트워크로 작동하도록 만들기 위한 업체들의 규약인 DLNA의 접목도 예상된다. 이런 규약은 디지털 가전 제품을 만드는 업체나 각 나라별로 따로 진행이 되고 있기 때문에 제각각이다.(우리나라도 삼성 따로 LG 따로 만들고 있고 서로 호환이 안된다.) 아무튼 지금 255개 기업의 150개 제품이 DLNA를 테스트하는 데 쓰이고 있고, 인텔이 자동차까지 DLNA에 대한 문호를 열었다. 홈 네트워크처럼 자동차 안에서 디지털 장치의 접근성을 DLNA가 높여줄 것이라는 이유지만, 사실상 DLNA의 세를 넓힌 셈이다.


아, 깜빡한 게 있다.
인텔이 생각하는 카 PC란 완제품 형태일 수도 있고 UMPC나 노트북을 차 안에서 쓰는 것이기도 한다. 앞서 말한 것은 카 PC지만, 뒤의 것은 인 카 PC(in car pc)라고 한다. 무엇이 되었든 인텔은 아무도 넘보지 않았던 카 PC 시장에서 주도권을 벌써 쥐기 시작했다.


맥산, 비아 대신 인텔 골라
위 내용과 관련 있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에는 맥산이라는 카 PC 전문 업체가 있다.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에서 더 많이 알고 있는 업체인데 이번 2006 IDF 서울에서 인텔 플랫폼을 넣은 신형 G5를 선보였다. 이전 G4와 T4, S4는 모두 비아를 썼다가 G5부터 인텔로 바꾸기로 했단다. G5는 내비게이션뿐 아니라 DMB와 속도계, DVD와 MP3 플레이어, 갖가지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2딘 형태의 카 PC다.  손가락 방향에 따라서 기능을 수행하거나 제어할 수도 있다. 인텔로 바꾸고서 음성 조작 기능을 추가했는데, 비아보다 처리 성능이 좀 더 오른 덕분에 음성으로 메뉴를 고르거나 실행할 수 있다고 했다. G4와 작동 방법은 비슷하고 블루투스는 수출형에만 포함된다. G5는 내년에 판매된다. 값은 190만원 대.
참고로 맥산은 대구에 있는 IT 기업으로 85명의 직원(생산직 제외)이 근무한다. 생산 역시 대구에서 하고 있다. 아래 사진 감상하길. 아.. 데모카는 사브 206RC(?? 아마도… 기억이 가물가물)였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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