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빗장 걸린 중국의 보이지 않는 필수품 ‘V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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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얼핏보면 잘 알려진 인터넷 서비스의 접속 주소와 모바일 앱을 알려주는 카드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 카드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른 안내문이다. 이 카드에 적힌 인터넷 주소와 모바일 앱은 접속할 수 없거나 이용할 수 없다. 이렇게 흔해 빠진 인터넷 서비스와 모바일 앱을 쓸 수 없는 곳, 다름 아닌 바로 옆나라 중국이다.

위 사진은 플래텀 손요한 편집장이 지난 8월 중국 선전 출장 때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것으로 이 글을 위해 양해를 구하고 이곳으로 옮긴 것인데, 이미 중국에 출장을 다니거나 중국 현지에서 사업하고 있는 이들은 새삼스러울 게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막상 중국에 처음 나가 현지 인터넷을 연결하고 위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되지 않는 경험을 겪어 보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물론 데이터 로밍을 쓴다면 위 사이트에 접속할 수는 있다. 데이터 로밍은 모바일 인터넷이나 유선 인터넷 모두 중국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단지 이전에 설명했던 것처럼 중국에서 데이터 로밍은 지역에 따라 현지 망 대비 너무 느린 곳이 많아 편하게 이용하는 게 어렵다. 현지 심을 개통해 쓰는 것도 이런 이유지만, 결정적으로 우리가 자주 들어가는 인터넷 서비스와 앱을 쓰지 못하니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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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것을 해결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 로밍 대신 쓸 수 있는 다른 방법은 가상사설망(Virtual Private Network, 이하 VPN)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VPN은 기업이나 특정 가입자만 쓰기 위한 목적으로 만드는 사설 통신망이지만, IP를 우회할 수 있어 지금은 일반인도 VPN 서비스나 NAS 같은 장치에 VPN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접속을 막고 있거나 지역 제한에 따라 컨텐츠를 전송하지 않는 외국 사이트도 VPN 서비스를 이용하면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중국에서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로 연결되는 VPN은 거의 없다. 중국에서 이미 알려진 VPN 서비스를 대부분 차단한 때문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극히 일부 VPN 서비스는 쓸 수 있지만 그것마저 접속 상태는 늘 불안정하고 느리다. 유일하게 남은 해결 방법은 직접 VPN을 운영하는 것. 클라우드 서버에 NAS 서버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운영하는 방법도 있지만, 요즘은 시놀로지나 QNAP 같은 NAS에 VPN 프로그램을 깔기만 해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개인만이 쓸 수 있는 VPN을 만들어 중ㅁ국에 건너가 접속했을 때 좋은 점은 단순히 차단된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 뿐만이 아니다. 로밍보다 빠른 인터넷망에서 국내에 만들어 놓은 개인 VPN에 연결하면 기본 IP는 우리나라로 잡히므로 국외로 전송하지 못하던 컨텐츠를 볼 수 있다. 포털 사이트의 스포츠 중계는 물론이고, 인터넷 TV 앱도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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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흥미로운 점은 구글 서비스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이동할 때 가장 답답한 부분은 지리적인 문제와 교통이나 이를 구글 서비스로 해결할 수 있다. 현지 지도를 설치해도 중국어로만 나와 깜깜한 반면 이를 이용하면 한글로 번역되는 구글 지도와 교통 정보를 볼 수 있어 좀더 편하게 다닐 수 있다. 물론 로밍을 써도 이것은 변함없는 이점이지만 훨씬 빠르게 볼 수 있는 점에서 차이는 크다.

물론 1년에 한두번 떠나는 이들이 굳이 VPN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느리긴 해도 데이터 로밍으로도 해결되는 문제이니까. 하지만 중국의 인터넷 망을 써야 하는 상황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리가 자주 쓰는 인터넷 서비스에 중국이 걸어 놓은 빗장을 푸는 방법을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은 너무 다르다. 그 해결법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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