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북과 그 경쟁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지금 열리고 있는 구글 I/O에서 꽤 흥미롭고 굵직굵직한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허니콤 3.1(모토로라는 수주 이내에 OTA를 통해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발표), 구글 뮤직 베타, 유투브 렌탈 서비스, 여기에 아직 출시하지 않은 5500대의 갤럭시탭 10.1을 사은품으로 내놓은 것도 화제로 떠올랐다.


보통 화려한 첫날을 보내면 이틀 째 행사에서는 놀랄만한 소식을 보는 일이 드문데 오늘은 아닌 듯 하다. 오늘 내놓은 또 하나의 이야깃거리는 크롬북이다. 구글이 반년 전인 지난 해 12월 크롬OS를 깔았던 넷북인 CR-48을 선보인 뒤 오늘 크롬북이라는 정식 이름을 공표한 것이다. 크롬북은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하는 OS인 크롬 OS를 얹은 노트북이다.


크롬북의 특징과 두 개의 크롬북


구글이 오늘 공개한 크롬북의 특징을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다. 8초 이내에 인터넷에 접속하고 3G(옵션)나 무선 랜등을 통해 언제나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며, 어디에서나 항상 동일한 경험을 유지할 수 있고, 놀라운 웹앱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가족과 친구가 한 대의 크롬북을 각자 원하는 대로 설정해 쓸 수 있고, 언제나 신선한 운영체제를 자동으로 유지해주며, 하드웨어 보안 칩을 통해 안정성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러한 특징을 가진 두 개의 크롬북이 공개됐다. 삼성과 에이서다. 이 두 제품은 기본적으로 프로세서는 똑같다. 인텔 아톰 듀얼코어다. 어떤 아톰이 쓰였는지는 아직 확인하긴 어렵지만, 프로세서는 같다.(인개짓이나 몇몇 블로그들은 아톰 N570으로 전하고 있다) 또한 HD 웹캠과 2개의 USB 단자, 메모리 카드 리더도 모두 동일하다.


차이가 있다면 화면 크기와 해상도, 전체 크기와 무게, 배터리 시간 정도다. 삼성 시리즈 5는 1,280×800의 해상도를 가진 12.1형의 화면에 1.48kg의 무게, 그리고 8.5시간의 배터리 시간을 갖고 있다. 에이서 크롬북은 1,280×720 해상도의 11.6형 화면 크기에 1.34kg과 6시간 배터리 성능을 갖췄다. 해상도와 배터리 시간에서는 삼성이, 무게는 에이서가 조금 더 나은 듯하다.


크롬북의 경쟁자? 넷북 X 스마트 단말기 O


그런데 크롬북이 PC의 한 범주에 속하면서도 그 경쟁은 넷북이나 노트북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와 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크롬북의 외형이나 부품을 보면 넷북이나 노트북과 다를 게 없지만, 애석하게도 그 사용성을 보면 스마트폰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스마트 단말의 확장 환경을 감안하면 크롬북의 장점이 희석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를 테면 아트릭스의 확장 장치인 모토로라 랩독이나 아수스의 키보드 독을 꽂은 이패드(EeePAD) 트랜스포머는 크롬북에서 내세우는 특징과 비슷한 면이 있다. 이 두 확장 장치는 노트북과 같은 외형을 가졌으면서 3G나 무선 랜을 통해 항상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고, 부팅이 필요없으며, 웹브라우징을 비롯해 기본적인 웹 환경을 무리 없이 쓸 수 있다. 간혹 모바일이라는 특성에 맞춰 웹이 반응할 때도 있지만, 랩독을 연결했을 때 실행할 수 있는 파이어폭스처럼 PC 브라우저를 그대로 띄우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브라우저만 다를 뿐, 크롬북의 웹 환경과 차이점이 없어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더 경계를 해야 할 것은 허니콤 단말이다. 원래 허니콤을 얹은 스마트 패드는 분명 모바일 환경을 겨냥해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 단말의 인터넷은 모바일이 아닌 PC모드로 작동시켜도 빠르고 훌륭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더군다나 탭을 지원해 여러 페이지를 동시에 띄워서 작업할 수도 있다. 키보드를 연결할 수 있는 확장 장치는 아직 없지만, 키보드를 갖춘 값싼 확장 도킹이 나오면 허니콤 패드는 크롬북과 경쟁을 할만한 하드웨어 조건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크롬북의 성패 여부는 웹앱 생태계에…


아마 브라우저와 하드웨어 특성상 크롬북이 확장장치를 가진 스마트폰보다는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더라도 어느 정도 네트워크에 의지해서 작동하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그 하드웨어 성능이 다 발휘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망에 따라 특징이 뚜렷해질 수도 있고 옅어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 크롬북과 스마트 단말은 서로 다른 앱 생태계를 지향한다. 크롬북이 웹기반 앱을, 스마트 단말기는 프로그램 기반 앱 생태계다. 웹기반 앱은 키보드와 터치패드를 가진 크롬북의 특성에 맞춰 개발되어 있는 반면 아직 그 수는 적다. 스마트 단말기는 터치스크린에 맞춰 개발한 터라 확장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그 수가 훨씬 많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글이 공개한 크롬 웹서비스
구글도 크롬북의 웹앱 생태계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때문에 이번 구글 I/O에서 웹앱을 개발할 수 있는 여러 개발 표준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차별화된 웹앱 환경이 갖춰지지 않는 한 크롬북의 밝은 내일을 노래하긴 아직 이른 듯하다.


덧붙임 #


1. 2009년, 크롬OS가 나왔을 때 기대하지 않는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지금도 여전히 큰 기대는 걸지 않는다. 그때 말했던 이유와 다르지 않은 데다, 오히려 엉뚱한 곳에서 경쟁이 늘어난 이유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시장성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마케팅에 일가견이 있는 인텔, 삼성, 에이서, 그리고 아마존과 베스트바이가 붙었으니 이래저래 붙어볼만하지 않을까? 단지 구글TV가 갔던 길을 따라갈까 걱정이긴 하다.

2. 크롬북의 가격을 340달러(37만 원?) 안팎이라고 예상하는 글도 있는데, 삼성 시리즈 5의 무선 랜 모델이 430달러, 3G+무선 랜 모델이 500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절대 착한 가격이라고 생각하지 마시라.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11 Comments

  1. 2011년 5월 12일
    Reply

    Google I/O 이튿날의 주인공은 Chromebook이었다. Chrome Netbook으로 알려졌던 Cr-48의 발매 일정이 공개되었는데, Chrome OS를 탑재한 노트북의 공식 명칭은 Chromebook(크롬북)으로 명명되었다. 2010/12/08 – Chrome OS 탑재한 넷북 내년 상반기 출시 Google은 작년 말 Chrome 행사에서 올해 상반기 중 Chrome OS를 탑재한 노트북 제품 발매를 예고했고, 실제 파일럿 제품이라 할..

  2. 2011년 5월 12일
    Reply

    클라우드(Cloud)를 아시나요? 구글 크롬북. 클라우딩 노트북의 시작 그동안 컴퓨터에 파일을 저장시킬 때 누구나 상식적으로 생각하던 하드드라이브. 이제 그 상식이 깨질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형태로 대중에게 선을 보이던 클라우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노트북이 크롬북이라는 이름하에 이제 일반 대중에게 그 선을 보여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클라우드란? 클라우드 컴퓨팅은 그리드컴퓨팅ㆍ유틸리티컴퓨팅ㆍ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 soft..

  3. 2011년 5월 12일
    Reply

    안드로이드와 크롬은 스타트는 다르지만 전 결국 합쳐질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크롬은 클라우드서비스를 극대화하기 위한 브라우져 레벨의 것이고, 안드로이드는 OS차원의 사용자경험을 변화하기 위한것이기 때문이죠. 하단은 안드로이드(Linux)가 상단은 크롬OS가 하는 형태로 결국 합쳐지지 않을른지..

    • 칫솔
      2011년 5월 14일
      Reply

      저도 합쳐질 거라고 봅니다. 단지 문제는 이용자의 사용성 측면에서 보면 이 많은 것을 다 알 필요도 없는 데, 구글이 이래저래 좌판만 벌려 놓곤 혼란만 키운다고 할까요? 운영체제가 됐든 브라우저가 됐든 결국 어느 쪽에서든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수행하면 되는 데, 이래저래 사용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너무 일만 벌려 놓는 느낌이 큽니다. 결국 통합된다면 그 모든 사용성을 하나로 합치는 것인데, 지금 다르다는 이유로 만들고 나중에 그것을 합치는 게 조금은 이상하게 보이지 않나 싶어요~ ^^

  4. 2011년 5월 12일
    Reply

    이 분야의 가장 큰 경쟁자를 잊으면 안되죠. M$

    앱 생태계가 아무리 크다해도 현시점에서 가장 많은 개발자와 상용 비상용 프로그램의 수익구조,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건 윈도우 프로그래밍입니다. 거기다 가뜩이나 레드오션에 뛰어들어 파먹는데 능한 회사가 MS

    MS의 패가 열리기전에는 누가 유리하다를 논하긴 아직 이름

    • 칫솔
      2011년 5월 14일
      Reply

      MS에 대해 일부러 배제하려는 것은 아니고 PC에 대한 관점을 살짝 비튼 것이어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기존 PC 시장보다는 모바일 환경에 사용성에 맞춰 이야기를 하다보니 구글 스스로 자충수를 두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더군요. 나중에 MS가 클라우드 OS를 들고 나오면 그 때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도 늦진 않겠지요. ^^

  5. AA
    2011년 5월 13일
    Reply

    쏟아지는 운영체제 사이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 시간이 말해줄꺼 같습니다.
    제품공개한거 보니 출시는 다가온거 같군요.
    있는 넷북, 울트라씬도 스마트기기에 죽어가는
    세대에 태어난 크롬북이 얼마나 버틸지
    또 얼마나 보급될지
    궁금하네요

    • 칫솔
      2011년 5월 14일
      Reply

      출시는 6월 15일입니다. 결과는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겠지요. ^^

  6. 2011년 5월 16일
    Reply

    넷북가격이군요.. OTL
    이런 하드웨어 구글북 뿐만 아니라 설치형 구글북도 많이 나오면 좀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
    하드웨어 업체에서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겠군요

    • 칫솔
      2011년 5월 19일
      Reply

      일단 라이브 USB 형태로 나온게 있기는 합니다만, 그닥 추천은 하고 싶지 않답니다. ^^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