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앱을 만난 크롬OS, 약점이 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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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열린 구글IO의 키노트에서 공개된 수많은 이야기는 많은 분석을 낳을 만큼 흥미로운 것이었다. 전체적인 리뷰의 결론은 구글의 세계 정복이지만, 사실 각 키노트 발표 내용 중에는 좀더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것이 몇 가지 섞여 있기도 하다. 이번 구글 IO 키노트에서 고작 5분 남짓 발표했던 크롬OS 키노트도 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사실 구글 IO 키노트에서 정확하게 크롬OS를 말한 것은 아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안드로이드 총괄은 크롬 OS를 얹은 크롬북을 또다른 중요한 하드웨어로 소개하면서 지금 15개의 장치가 28개 나라에 출시된 상황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물론 아마존에서도 잘 팔리고 있으며 미국내 초등학교(K-12) 시장에서 6배 성장했다는 보고도 잊지 않았다. 이러한 배경으로는 빠른 속도와 이해하기 쉬운 단순성, 그리고 따로 관리자를 두지 않아도 되는 보안성을 내세운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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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크롬북은 B2B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는 것을 이야기했고 실제로 이는 그 결과가 지표로 나오고 있는 터라 수긍이 가는 내용이다. 다만 많은 이들은 크롬북을 비롯한 크롬 OS 제품들이 웹앱을 중심으로 실행하는 데다 개별 응용 프로그램의 설치를 제한해 개인용 제품이 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 일반 PC를 완전히 대처하는 데 의문을 던져 왔다.

이번 구글 IO 키노트는 이번 물음에 응답하는 몇 가지 변화를 추가했다. 좀더 개인화된 장치로써 크롬북을 쓸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담은 것이다. 그 중 하나는 이용자가 들고다니는 스마트폰을 크롬북의 보안 장치로 활용하는 기능이다. 즉 스마트폰이 크롬북과 가까이 있을 때는 잠금이 풀리고 스마트폰의 일부 알림을 크롬북에서 볼 수 있도록 해 두 장치를 연동하는 능력을 높였다. 이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함께 만들고 있는 일부 제조사의 윈도 응용 프로그램과 얼마 전 발표했던 맥 OSX 요세미티에서 선보인 기능에 비하면 강력하다고 보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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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알림이 크롬북에 뜬다
하지만 이 기능의 소개에 이어진 발표한 중요한 것이었다. 바로 인기있는 안드로이드앱을 크롬북에서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초기 버전이기는 하나 일부 안드로이드앱이 크롬북에서 별다른 이상 없이 실행되고 모든 기능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이날 키노트에서 증명했다. 비록 터치스크린은 아니더라도 키보드나 마우스로 조작하는 것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바인처럼 동영상을 녹화해야 하는 앱을 이용할 때 크롬북의 카메라를 이용할 수 있게끔 API를 이용할 수 있는 점도 보여줬다.

구글이 크롬북에서 안드로이드앱을 실행하는 것을 보여준 것은 사실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특히 구글은 이번 키노트 이전까지 웹앱을 중점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크롬OS를 관리해왔던 터라 크롬OS 상에서 모바일 앱의 실행은 그 경계를 무너뜨리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물론 이것이 모든 크롬OS 장치로 확대될지 아직 모르지만, 적어도 크롬북처럼 이동이 가능한 장치라면 웹 중심의 PC 사용성에 집착하기보다 모바일이라는 특성도 배려하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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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북에서 실행한 플립보드. 태블릿 버전과 똑같다.
그런데 웹과 모바일의 경계를 나누지 않는다는 사실은 크롬북과 같은 장치의 약점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앞서 개별 응용 프로그램의 설치를 제한해 개인용 제품이 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이 많다는 크롬북의 약점이 이번 조치로 상당히 약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번 데모들이 대체로 모바일 데이터를 끌어다 써야 하는 웹 위주로 설명이 되긴 했지만,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안드로이드 앱의 설치가 가능하다면 크롬북은 인터넷 연결이 꼭 필요한 더 이상 반쪽짜리가 아니라 완전한 노트북으로써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 맞춘 안드로이드 앱의 특성상 크롬OS에서 실행을 무조건 환영할 부분은 아니다. 터치 조작에 맞춘 인터페이스와 화면의 구성 등은 크롬북에 일부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단지 크롬OS에서 불편했던 일정 크기의 창 모드가 아니라 안드로이드앱의 형태에 맞춘 여러 형태의 창으로 화면에 표시하는 것만으로 지루하고 단조로운 크롬OS에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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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아직 크롬OS 상에서 실행 가능한 안드로이드앱을 어떻게 배포할 것인지, 어떻게 개방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앱의 실행이 그리 멀지 않은 현실로 바뀔 것이라는 가정을 해보면 지금까지 제한되어 있던 크롬OS 시장을 더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용자 입장에서 자기가 자주 쓰는 모바일 앱을 다룰 수 있는 장치를 마다할 까닭이 없고, 더 이상 반쪽짜리 제품을 사는 데 주저할 이유가 줄어들어서다. 구글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윈도와 안드로이드의 동거를 차단하면서 선택한 정책일 수도 있지만 덕분에 크롬OS의 약점이 확실히 흐려지고 있는 듯하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 Comments

  1. Star
    2020년 1월 10일
    Reply

    안드로이드 앱은 이전부터 설치가 가능했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오래전부터.
    리눅스 프로그램도 (데비안 등) 호환하는 경우 설치가 가능했기에 해당 정보가 최신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을 보안키로 사용한다거나 하는 것도 이미 지원되던 기능이죠.
    일부 지원하지 않는 프로그램이나 앱은 개발자모드에서 apk나 리눅스 파일로 설치가 가능하였고 윈도우의 프로그램은 웹버전이나 리눅스버전, 와인을 이용하여 xp버전으로 구동할 수 있었으니 약점이 흐려진 것은 꽤나 오랜 시간이 흐른 것이라 봅니다.

    • chitsol
      2020년 1월 10일
      Reply

      이 글은 2014년 7월 1일에 작성된 것으로 현재 이 사이트의 발행 날자 오류로 인해 발행 날짜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고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서둘러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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