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겪어본 HSDPA, 쓸만하지만…


한 달쯤 된 거 같네요. 친구가 강매 당했다는 HSDPA 모뎀을 넘겨 받아 테스트한 게 말이죠. 강매를 거절할 수 없는 상황-예를 들어 가족 관계에 의한 강매-이라 어쩔 수 없이 가입은 했는데 쓸 이유가 거의 없고 한번 써볼테면 가져가라길래 그냥 썩히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제가 써보기로 한겁니다.


아무튼 제게 넘기면서 남긴 말은… “영화 다운로드 하지 말고 전송량 1GB 넘기지 마라.” 였죠. 무슨 유언처럼 들리네요 ^^; 무슨 말인고 하니 지금 SK텔레콤의 HSDPA(T 로긴) 월 이용요금은 2만9천900원입니다. 별도 부가세까지 합치면 3만원이 넘는거죠. 가입비는 5만5천원 따로고요.(월 분납). 모뎀은 올해 말 가입자까지는 공짜 지급. 지금이 프로모션 기간이라 내년 3월말까지 4GB까지는 다운로드해도 괜찮은데, 그 이상 넘어 가면 종량제로 바뀌어 버립니다. 그런데 얄팍하게도 거의 모든 가입처에서 패킷 요금은 고지를 안하네요. 패킷 요금 정보가 눈에 띄면 바로 쓰려고 했는데, 여기저기 뒤져봐도 보이지 않네요. 찾다가 지치기만 하고… 아직도 못찾았는데, 나중에 확인되면 추가 할께요. 아니면 아시는 분이 댓글로 알려주세요.
(이런 식으로 가입자 끌어들이면 행복해지나요?)


HSDPA를 써보려고 했던 이유는 어디서나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인데요. 요즘에는 환경이 나아져서 왠만한 장소에 가면 무선 랜이 다 되지만 뭐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정말 중요한 순간에 유무선 랜을 쓰지 못해 자료를 못찾으면 정말 미치잖아요. 때문에 유무선 랜에 상관없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했는데, 전에는 지금 쓰는 휴대폰을 모뎀으로 쓰면서 EVDO로 인터넷을 했어요.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고 월정액으로 무제한으로 쓰니까 부담은 없는데, 속도가 너무 느려서 속 터지는 상황이 자주 생기는 터라 좀 더 빠른게 없나 해서 보다가HSDPA란 것을 잠깐이나마 공짜로 써볼 기회가 생긴 것이죠.


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는 말 그대로 다운로드에 대해서는 매우 빠르게 패킷을 보내는 서비스입니다. 이론 상 최대 속도가 14.4Mbps라고 하는데, 지금 그 속도로 서비스 되는 건 아니고 최대 1.8Mbps라고 하더군요. 아무튼 휴대폰을 쓰는 것보다는 빠를 것 같아서 기대는 했습니다. 속도에 대한 얘기는 조금 뒤에…


일단 HSDPA 전용 모뎀을 꺼내서 노트북에 꽂았습니다. 생긴 꼬라지는 마음에 안듭니다. (제 취향인 만큼 태클 사절). 시뻘건 둥근 슬라이드 커버를 없애는 편이 나을 듯… 그 커버 때문에 오히려 커보이고 어색합디다.  다음에는 좀더 작고 단순하게 만들기를…  모뎀 옆에 유심(universal SIM) 카드가 꽂혀 있더군요. HSDPA가 WCDMA 통신망을 이용하는 것이니 통신망에서 알아채는 모뎀 정보를 어딘가에 써야 하는데, 그것을 유심 카드에 넣어둔 겁니다.
유심 카드를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쓸지 모르겠네요. 이 카드만 빼서 다른 휴대폰에 꽂으면 이전에 가입했던 정보를 그대로 이용하므로 새로 가입하지 않고 휴대폰을 바로 쓸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얼마나 되는지… 동남아 쪽 출장가서 이런 방식으로 쓰는 휴대폰을 많이 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본 기억은 없네요.



아.. 모뎀을 꽂았다가 다시 뺐습니다. 프로그램을 먼저 설치하라고 해서요. 프로그램을 미리 안깔면 작동 안할 수 있다니 이런 건 시키는 대로 안하면 화를 부릅니다. (특히 쓰는 사람의 정신세계에 말이죠.) 프로그램 깔고 HSDPA 모뎀 꽂으니 장치 알아채고 모뎀 LED에 불 들어오는 거 확인한 뒤 HSDPA 시작 프로그램을 실행했죠. HSDPA 모뎀 포트 전송 속도는 230.4Kbps. 전에 휴대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했을 때가 115.2Kbps니까 포트 접속은 2배 정도 빨라졌더군요. 하지만 실제 전송 속도는 다르기 마련인데요. 속도 측정 사이트에 들어가서 전송 속도를 체크해보니 오.. 최대 158KB/s까지 나오더군요. 이를 Mbps로 바꾸면 한 1.26Mbps쯤 됩니다. 업로드는 죽음이지만, 이만한 속도가 유지되면 웬만한 사이트는 금세 열겠더군요. 전에 휴대폰으로 데이터 통신할 때는 겨우 23~30KB/s 밖에 안나와 무척 답답했는데 그보다는 확실히 빨랐습니다. 전송 속도 측정 뒤에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녔는 데 확실히 빠르긴 합니다. 이건 마치 모뎀을 쓰다가 ISDN을 쓰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다운로드도 받아봤는데, 역시 158KB/s 이상은 안올라갑니다. (실제 1.8Mbps까지 나오지는 않을 것 같네요…  -.ㅡ;;;)


차량 이동 중 테스트도 해봤는데요. 여의도에서 강변북로 타고가다가 동부간선을 지나 송추를 거쳐 북한산과 구파발, 상암동으로 빠지는 동안 MBC와 KBS 인터넷 방송이 얼마나 끊어지는 지 봤습니다. 방송이 끊어진 곳은 강변북로에서 동부간선으로 내려가는 램프 딱 한 곳. 나머지는 실시간으로 제대로 터지더군요. 속도에 느린게 아니냐… 시속 150km로 달렸는데도 안끊겼어요. 휴대 전화가 터지는 속도라면 다 될 듯하니 KTX에서 되지 않을까 추측됩니다. 나중에 KTX 탈 기회가 있으면 시험해 보죠.


지역적 제한은 없어 보입니다. HSDPA는 전용 망이 있으면 빠르지만, 없어도 서비스를 쓰는 데 전혀 문제가 없거든요. 전용망이 없는 곳에서는 휴대폰 망을 쓰기 때문이죠. 그러니 휴대폰만 되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으므로 영역 자체는 문제가 안됩니다. 하물며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도 되더군요. 전용망은 지금 25개 시, 내년에 85개 시로 늘어난다니까 지역별 속도 편차는 많이 줄어들 것 같네요.


아무튼 HSDPA로 방송을 스트리밍 하면서 느낀 것은 모바일 IPTV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보게 된 게 아닐까 합니다. 비록 HD급은 아니지만, 웬만한 스트리밍 방송을 끊어짐이나 깨짐 없이 볼 수 있고 지역 제한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인터넷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만족할만했습니다. 물론 300KB/s 스트리밍 동영상은 실제로 120KB/s 정도로 전송되는 것이라 화질 저하가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만… 저처럼 DMB를 차에 달았는데 자주 다니는 길에 방송이 안잡히거나 좀더 많은 컨텐츠를 찾아서 보고 싶을 때 HSDPA로 인터넷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도움이 되긴 합니다.


하지만 비용을 따져보면 마냥 인터넷 TV를 켜고 다닐 순 없어요. 300KB/s(실제 120KB/s)로 스트리밍되는 영상을 10분 정도 보는 데 70MB 정도의 전송량이 필요하더군요. 이론으로 계산한게 아니라 10분 동안 받은 패킷을 보니 그렇게 나왔습니다. 40분 정도 영상이면 넉넉잡아 300MB를 전송받아야 한다는 건데, 지금 같은 과금 서비스(1GB 제한)라면 기껏해야 2시간 30분~3시간 밖에는 못 본다는 말이 되네요. 그 뒤에 종량제로 HSDPA를 써서 인터넷 방송을 본다..? 글쎄요… 그렇게까지 써야 할 가치는 사실 느끼지 못했고요. HSDPA도 그냥 네트워크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인터넷을 꼭 써야 한다면 잠깐동안 쓰는 데에는 좋았지만, 그것도 잠깐일 뿐이에요. 1GB 패킷을 생각하면서 쓰려니 귀찮고 골치아프고.. 출장이 잦거나 움직임이 많은 이들에게는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HSDPA로 인터넷에 들어가 죽치고 노는 건 여러모로 낭비 같네요.


한 가지 빼먹은 게 있다면 HSDPA 모뎀을 깔았을 때 실행되는 매니저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문자를 보내거나 받을 수 있습니다. 네이트온을 실행시키지 않고 쓸 수 있는 게 좋은 점일 수 있겠네요. HSDPA 모뎀도 전화번호를 하나 갖고 있어서 문자를 보내고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보다는 나중에 14.4Mbps급의 속도로 빨라지고, 종량제의 제한이 여유롭게 풀리거나 데이터 프리 같은 정액제가 나온다면 그때는 추천 한방 날릴 것 같네요.. ^^;


[#M_좀 개인적인 생각은…|원래대로|개인적인 생각-모바일 IPTV 가능성?
HSDPA를 써보면서 문득 생각이 든 건 모바일 IPTV에 대한 가능성입니다. 이제 겨우 IPTV에 대한 물꼬를 튼 상황에서 무슨 모바일 IPTV냐.. 헛소리 그만해라… 지금도 정신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사실 모바일 IPTV에 대한 논의도 물 속에서 올라오는 공기 방울처럼 하나둘씩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네트워크를 이용해 질좋은 방송과 부가 서비스를 하자는 IPTV처럼 모바일 IPTV도 개념은 마찬가지. 모바일 IPTV는 인터넷을 이용한 연결성 확보와 양방향 서비스, 여기에 DMB같은  이동형 TV 서비스를 결합된 것이니까요. 어떤 형태의 통신망이나 네트워크든 상관 없고요. 단, 이동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때문에 무선 네트워크 기반 규격인 802.11a나 와이브로, 모바일 와이맥스(802.16e)에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한 HSDPA와 EVDO/GPRS 등에서 모바일 IPTV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모바일 IPTV에 대한 정의나 기술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대한 과제는 일부 연구기관이나 기업 중심으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고, 실제 표준화를 위한 국제 연구 그룹(NGN-GSI 산하 모빌리티 매니지먼트)도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7월에는 제1차 ITU-T IPTV 포커스 그룹에서 모바일 IPTV의 시나리오가 워킹 그룹 안으로 채택되기도 했고요. 그렇다고 당장 표준안이 나오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 시작인거죠.. 어떤 형태, 어떤 서비스가 될지는 모릅니다. 개발해야 할 하드웨어도 많고, 통신 망의 호환성도 높여야 하고 거의 첫걸음이라고 보면 됩니다. HSDPA 조차도 속도는 인터넷 접속은 만족스럽지만 영상과 인터넷을 자연스럽게 쓰는 게 쉽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모바일 IPTV 상품이 어떤 형태든지 그것이 혼란을 주기 보다는 이용자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추기를 바랄 뿐입니다. HSDPA를 통해 모바일 IPTV의 가능성을 말한 것은 지금처럼 불안한 DMB나 휴대폰 중심의 인터넷 서비스를 원하지 않는 이들에게 모바일 IPTV가 맞는 옷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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