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오렌지 주스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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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ike this orange juice.
난 이 오렌지 주스가 좋아.

닌텐도 DS용 ‘실전! DS 영어 삼매경’을 잠깐 진행하다가 이 문장을 보자마자 제 손이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쥐더군요. 신기한 일이지 않습니까? -.ㅡㅋ

이 문장에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오렌지’라는 단어가 들어 있습니다. 요즘 시사에 밝은 분들은 오렌지가 뜻하는 바가 뭔지 아실테지요. ‘요즘 영어 몰입 교육을 가리키는 대표 단어’라는 설명이면 될까요? 하도 시끄러웠던 터라 당분간 영어하면 오렌지가 떠오르고, 마트의 오렌지를 보면 영어를 떠올리는 분들이 한 둘이 아닐 것 같은데 아무튼 오렌지라는 조건이 들어 있는 문장을 보니 글을 올리기 위해 반사적으로 디카를 잡는 ‘조건반사적 행동 방식’이 성립되었답니다. -.ㅡㅋ

그나저나 그놈의 ‘오렌지’ 타령 때문에 발음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잖아요. ‘오린지’가 맞다거나 ‘오뤤쥐’ 또는 ‘어륀지’ 로 말해야 한다는 둥 별별 오렌지 발음이 나오다 보니 이 문장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던데, 다행히 실전!DS 영어 삼매경에서는 문장의 원어민 발음을 들을 수 있더라고요. 오렌지를 어떻게 말했을까요? 아래 플레이 버튼을 눌러서 들어보시죠~ ^^


어떻게 들리나요? 오렌지가 맞을 것 같은데, 아닌가요? 제 귀에는 혀를 좀 굴린 오렌지로 들리는데 말입니다. 막귀라 그런지 아무리 들어도 오.렌.지라고만 들립니다만…

이 오렌지라는 발음이 잘못된 것이거나 사투리 발음이라면 실전!DS 영어 삼매경은 판매 금지를 받아야 할 것도 같은데요. 인수위원장의 심기를 어지럽힌 오렌지의 발음 문제로 차기 정부에서 영어 교육 정책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데다, 앞으로도 1백만명 이상의 NDS 이용자들이 잘못된 영어 발음을 배우게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그에 대한 응당한 처분이 내려지는 게 당연하잖아요~ ^^; 눈치 없는(?) 닌텐도 코리아가 오렌지 발음을 고쳐서 내놓을 가능성은 희박하니 차기 정부의 영어 몰입 교육의 수혜를 입기는 어려워진 듯 합니다만… 아마도 아돌님이 쓰신 ‘인수위 강력 추천 예상 게임, 잉글리쉬 오브 더 데드‘와 반대의 길을 걷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설마 진담으로 받아들이는 건 아니시죠? -.ㅡㅋ)

덧붙임 #1
웬만하면 시사 관련 포스팅을 하지 않는데, 오렌지라는 단어 하나 들어간 문장에 이토록 반응할 정도면 이제 오렌지는 그냥 먹는 과일의 의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영어에 대한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사회적 용어로 써도 모자람이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의학용이 아니라 영어 교육과 관련한 사회적 현상을 가르킬 때 ‘오렌지 컴플렉스’나 ‘오렌지 알레르기’같은 말로 바꿔도 상관 없을 것 같다는 것이지요.
물론 ‘오렌지’가 ‘전봇대’ 같은 단어로 취급되는 데는 어려움이 있겠지요. 당선자의 한마디에 전봇대를 뿌리 뽑아야 할 구태, 구습의 전형이라면서 밑도 끝도 없이 발라주는 기성 언론 매체들이 오렌지로 불거진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거나 한쪽 눈을 감은 채 보도하는 꼬라지로 봐서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영어가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고 블로거나 네티즌의 불만이 이어진다면 영어에 대한 피로감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덧붙임 #2
오렌지 컴플렉스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됐을 때 오렌지 농가의 피해가 예상되지만, 그다지 슬퍼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요즘 제주도 감귤, 싸고 맛있던데요? ^^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40 Comments

  1. 2008년 2월 8일
    Reply

    잘보고갑니다 ㅎㅎ

    • 2008년 2월 8일
      Reply

      nob님께 어렵지 않은 글이었죠? ㅋㅋㅋ

  2. 2008년 2월 8일
    Reply

    아이 롸잌 뒙 오뤤쥐 쥬우스~
    ㅋㅋㅋㅋㅋㅋㅋㅋ

    • 2008년 2월 8일
      Reply

      인수위에서 좋아할만한 발음이군요. ^^

  3. 2008년 2월 8일
    Reply

    저도 오렌지라는 소리를 들으면 갑자기 영어가 생각날 정도로 -_-;;
    잘 보고 갑니다.

    • 2008년 2월 8일
      Reply

      예전에 오렌지하면 강남 오렌지족이 떠올랐는데, 이제 그 인식은 확실히 바뀐 듯 합니다. ^^;

  4. 2008년 2월 8일
    Reply

    재밌는 글 잘 보고 갑니다. 쒱큐 풔 더 풔니 스터뤼~ ^^

    • 2008년 2월 8일
      Reply

      헉~ 너무 어려운 영어를 쓰셨어요~ 전 오렌지밖에 모르는데. ^^;

  5. 2008년 2월 8일
    Reply

    요즘은 오렌지라는 단어에 혐오감이 들만 하죠.
    세상이 가만있는 사람을 가만 두지 않는다고 할까요. ;;

    그래도..
    아이 라이크 딛 어르레인쥐이 쥬우스! ㅡ.ㅡ!

    • 2008년 2월 8일
      Reply

      그러게요. 말도 못하는 오렌지가 무슨 죄겠습니까만, 어쨌든 한국에서만 혐오과일이 되나 봅니다. ^^

  6. 2008년 2월 8일
    Reply

    ㅋㅋㅋ잘읽었어요..ㅎㅎ
    아..저도 너도사라 하나 가지고싶다..ㅠㅠ

    • 2008년 2월 8일
      Reply

      두둑한 세뱃돈으로 해결하면 되지 않을지~ ^^

    • 2008년 2월 8일
      Reply

      어흑 이미 새뱃돈은 쓸곳이 있는지라..ㅜ_ㅜ

  7. 2008년 2월 8일
    Reply

    오전 회의의 시작은 Good Morning~ 으로 시작, 오린지 는 먹어도 오렌지는 안먹는다는 이경숙 인수위원장을 박수치며 폴짝폴짝 뛰게 만들만한 게임이 등장한다. 온국민 대상 영어 주입식 교육 프..

  8. 2008년 2월 10일
    Reply

    오렌지하니 갑자기 저번에 한 사이트에서 봤던 “어린쥐” 가…. ㅋㅋㅋ;

    덧. (마트에서 파는) 오렌지 주스는 트로피카나가 비싸지만 제일 맛납니다 ㅋㅋㅋ;

    • 2008년 2월 11일
      Reply

      트로피카나는 너무 비싸요. 그냥 귤 한 상자보다 비싼 듯~ ^^

  9. 2008년 2월 11일
    Reply

    설 잘 보내셨는지요? ^L^
    저도 오렌지 때문에 격분했었는데, 이렇게 재미있게 쓴 글을 읽으니, 좋네요.
    영어를 배우는게 아니라, 미국의 밑을 닦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한마디 더 하면,
    “영어는 국제적 상업 용어 이지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다!”

    • 2008년 2월 11일
      Reply

      도전중님도 설 잘 보내셨나요? ^^; 전 이것저것 정리하면서 설을 지냈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도전중님의 도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10. 2008년 2월 11일
    Reply

    설 잘 쇄셨는지요?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서요. 아이폰에 제조년월 어디쯤 붙어 있는지요?

    • 2008년 2월 11일
      Reply

      에고고.. 외로운 까마귀님께 일찍 인사 드려야 하는데 죄송~ 설 잘 보내셨나요? ^^
      아이폰 제조일자는 제품, 박스, 설명서 어디에도 표시되어 있진 않습니다만~

  11. 남형석
    2008년 2월 11일
    Reply

    설 명절 잘 보내셨나요^^ 요새는 오렌지보다 감귤이 제 맛이더군요.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2008년 2월 11일
      Reply

      형석님도 설 잘 쇠셨지요? 올 한 해 운수대통하세요~ ^^

  12. 2008년 2월 11일
    Reply

    전 귤만 먹어서..-_-a…
    애초에 영어 발음을 한글로 적으려는 시도부터가 애매해보이더군요..ㅎ…
    한글이 잘 만들어진 표음문자이기는 하지만.. 억양같은 미세한 부분까지 표현은 하지 못하니 말이죠..ㅋ..

    • 2008년 2월 11일
      Reply

      그렇죠, 그래서 영단어도 발음기호로 표시 하지요.
      제가 화나는 부분이 이겁니다.
      영어도 발음나는대로 쓰지 못한다는 것이죠…

    • 2008년 2월 11일
      Reply

      저도 요즘 귤만 먹는 답니다~ ^^

      어떻게 표기하든 우리만 알아들으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하는데, 저들은 그걸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이죠 머. -.ㅡㅋ

  13. 2008년 2월 11일
    Reply

    ○ 이경숙 인수위장, MB 향해 “굿모닝” 이것참… 프렌들리 아니죠. 후렌들리 맞습니다. 오렌지 아니죠. 아륀쥐 맞습니다. 이거 변선생이 개그 콘서트에서 웃기자고 한 얘기가 아니다… 인수위..

  14. 2008년 2월 11일
    Reply

    예전에 쓰였던 오렌지족보다도 오렌지를 부정적으로 만들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이제 유학하려면 반드시 미국 동부쪽으로 가야겠네요… 조금이라도 사투리가 섞이게 된다면 영어 헛배웠다 소리를 듣게 될테니까요…

    • 2008년 2월 12일
      Reply

      유학하려면 영국으로 가심이… 영어의 본고장 발음을 못알아 먹는 것들을 응징해 주시와요~ ^^

  15. 2008년 2월 12일
    Reply

    영어를 귀족의 언어로 만들고 싶은 거겠죠. -_-;

    • 2008년 2월 12일
      Reply

      아니에요~ 영어가 보편화되면 한글이 귀족의 언어가 될겁니다. 틀림없이~ ^^

    • 2008년 2월 13일
      Reply

      설마요, 지금도 열심히 한글을 천시하는 사람들 투성이인데, 어떻게 귀족의 언어가 되겠습니까?

    • 2008년 2월 13일
      Reply

      개나 소나 영어로 말할 때쯤이면 귀족의 언어가 될 수도 있겠죠. 언제나 그들만이 소통할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하니까요. ^^

  16. 너무나 ‘알아보기 쉽게’ 바뀌었다는 G. R. Y. B. 버스 체계. 그런데 어느 나라 사람을 위한 걸까? 한국 사람은 분명 아닌데. 기껏해야 전세계 인구 가운데 7천만명 정도가 쓰는 말과 글이고, 그들 ..

  17. 여리
    2008년 2월 12일
    Reply

    실제론 O는 오도아니고 어도 아니며 ren은 렌도 아니고 린도 아니죠. ge도 지도 아니고 쥐도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ㄹ과 r은 전혀 다른 자음이고 g와 ㅈ도 마찬가지죠.
    O도 사전에선 ( 오, 아 , 어 어느걸로 발음해도 된다고 되어있습니다.)
    실제론 자음/모음보다 악센트가 더 중요하죠.
    한국어 적으로 영어 발음을 규정하려고 하니까 문제가 생기는거죠.
    악센트만 정확하게 해주면 오렌지로 발음하든 어린쥐로 발음하던…. 영어 원어민은 잘 알아들을 겁니다.

    v_____
    orange

    __v___
    orange

    _____v
    orange

    이 중 어느게 맞을까요?

    • 2008년 2월 12일
      Reply

      마지막 퀴즈를 순서대로 표시 부분을 강조해 읽어보니 ‘절대음감’ 놀이인데요? ^^

  18. 2008년 2월 12일
    Reply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 2008년 2월 12일
      Reply

      저도 아무 생각 없었으면 좋겠어요. -.ㅡㅋ

  19. inthemars
    2008년 2월 12일
    Reply

    갠적으로 오렌지가 귤보다 싼 곳에 사는 사람으로써,
    오렌지 카운티 사람들도, 그렇게 안 읽는듯, (서부라서 그런가)
    덤덤한 중부사람들도 그렇게 안 읽음….. ㅡ_ㅡ
    동부는 좀 불어 스럽기는 하지만, 저정도는 아니고….
    어차피 도시나 시골이나 한국 사람이 2세나 1.5세 아니고서 발음 제대로 소화하기힘들듯…

    • 2008년 2월 13일
      Reply

      떡국은 잘 챙겨 먹었남?
      한글이나 영어나 불어나 발음은 본토에서 나고 자라지 않은 이상 좋을 수는 없겠지. 그냥 우리 식대로 살면 안될까? ^^

  20. mike
    2008년 2월 14일
    Reply

    여리// 정답은 1번, 이경숙 용 정답은 2번, 앞으로 우리나라 스탠다드는 고로 2번? -_- 아닌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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