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블랙베리? 그 꼬리표를 불태우려는 토치(torch)

사용자 삽입 이미지한번 익숙해지면 손에서 뗄 수 없다지만, 그래도 블랙베리는 생각보다 불편한 스마트폰 중 하나였습니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에 비해서 이용자가 이해해야 할 것이 많았기 때문이죠. 블랙베리 OS라는 다른 운영체제는 그렇다치고 모든 조작 방법이 낯설고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풀터치 단말 또는 키패드 자판에 익숙해 있는 우리 환경에서는 블랙베리 시리즈는 분명한 거리감이 있던 게 사실입니다.


저도 블랙베리를 몇 번 만져보다 익숙해지지 않은 끝에 결국 손에서 내려 놓고 말았는데, 그 생각을 조금은 바꿀만한 제품을 이제야 RIM이 내놓은 것 같습니다. 그제(2월 9일) 국내에서 발표회를 가졌던 RIM의 블랙베리 토치(BlackBerry Torch)를 만져본 뒤 내린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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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터치 UI로 더욱 편해졌다.
블랙베리 토치가 블랙베리 6(BlackBerry 6)라는 업그레이드 된 운영체제를 쓰는 것은 뒤로 하고, 일단 이번 제품이 상당히 편해진 이유는 풀터치 UI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전 제품들은 풀터치 UI가 되지 않아 트랙볼이나 광학 센서를 이용해 메뉴를 옮겨다녀야 했는데, 블랙베리 토치는 화면을 바로 터치해 기능을 실행하거나 각종 옵션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키보드도 있죠. 화면을 위로 올리면 키보드가 나타나는 슬라이딩 형태이므로 필요한 때에만 키보드를 열어서 쓰면 됩니다. 굳이 하드웨어 키보드를 쓰지 않아도 터치스크린 상에서 키보드가 나타나므로 이용하즌 편한 쪽을 선택하면 그만이지요. 다만 터치스크린에서는 한영 전환이 쉬운 반면, 하드웨어 키보드에는 두 버튼을 조합해 한영전환을 해야 하는 점이 다릅니다. 또한 광학 센서도 그대로 두어 이전 블랙베리를 쓰는 이용자들도 배려한 듯 싶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슬라이딩 형태의 제품이다보니 약간 두툼한 편입니다. 무게도 조금 나가고요. 화면은 작아보이지 않는데, 4대 3 비율이라 안정적인 느낌과 아울러 약간 답답한 느낌도 듭니다. 아무래도 16대 9 비율 화면을 많이 접하고 보니 화면비에 따른 어색함도 조금 있네요. 전반적으로 브라우징이나 여러 앱의 수행 속도는 나쁘지 않은 듯 한데, 그래도 실제 수행 이후 화면에 뜬 결과를 접할 땐 어딘가 낯선 느낌은 드네요. 이는 블랙베리 환경에 익숙하지 않아서 생기는 느낌이라 그럴 겁니다.


이번 블랙베리 토치의 설명회에 참석한 샘 모이 아태지역 이사가 꼽은 특징 중 하나는 통합 검색(Universal Search)입니다. 이전 제품들과 다르게 블랙베리 토치는 하드웨어 키보드에서 글을 입력하면 곧바로 해당 키워드와 관련된 모든 앱, 메시지, SNS 관련 글의 결과를 출력해 줍니다. 실제로 이 부분은 편하긴 하더군요. 메시지를 주고 받는 용도로 블랙베리를 쓰는 이들이 많을 텐데, 여러 앱을 들고날 필요 없이 한번에 관련 메시지를 다 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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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토치를 설명한 Zane Moi 아태지역 이사는 통합 검색(Universal Search)를 비롯해 여러 특징을 소개했다.
또한 하나의 글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여러 소셜 네트워크에 동시에 올릴 수 있는 소셜 피드도 포함했습니다. 사실 이 기능은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이미 구현된 것이라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블랙베리 이용자들에게는 의미있는 도구가 될 것 같더군요.


블랙베리 토치가 발전했다고 해도 기능을 하나 하나 따지면 사실 부족한 게 많습니다. 특히 이것저것 다 잘 되어야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더 그렇죠. 무엇보다 멀티미디어 부문의 능력은 여전히 미심쩍고, 일반적인 데이터 요금제와 또다른 복잡한 요금체계도 골칫거리입니다. 블랙베리를 잘 이용하는 이들에게는 별 문제가 안되겠지만, 이런 것도 작은 걸림돌은 아닌가 싶더군요. 블랙베리 토치가 이전에 비해 편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기능적인 문제를 떠나 일반 이용자들이 이 제품을 쓰기 위해서 외적인 환경을 좀더 간소화시켰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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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토치를 위한 액세서리
또 하나는 앱의 문제가 있는데, 한국형 앱 개발을 위해 앞으로 많은 활동을 하겠다더군요. 제품과 서비스, 앱 환경까지 모두 국내에서 관할할 수 있는 블랙베리 한국 지사를 설립해 가동 중이라고 합니다. 바람직한 움직임입니다. 많은 앱보다 질 좋은 앱을 선택적으로 공급한다는 것도 좋은 의도입니다. 다만 개발사들이 얼마나 동참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생존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 개발사들에게 블랙베리가 매력적인 시장이 구축할 수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더구나 수익 발생과 분배에 대한 RIM의 양보가 없더라도 개발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낼지 의문입니다. SKT라면 필요한 앱을 하청 형태라도 만들겠지만, RIM이 그렇게 할지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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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검정, 빨강 세가지 컬러로 출시된다. 빨강이 가장 세련된 느낌을 준다.
블랙베리 토치는 이용자 편의성을 높인, 그래도 이전의 블랙베리보다는 이용자 친화적 UI가 돋보입니다. 메시징 도구로서 갖는 강점도 높습니다. 상대적으로 국내 친화적 앱이 적다는 것은 시간을 두고 많은 투자와 노력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국내 소비자를 반드시 잡겠다는 확고한 의지는 확인한 만큼 그에 따른 실천책을 확실하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덧붙임 #


1.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좀더 예쁜 한글 글꼴을 썼으면 좋겠군요. 블랙베리 스마트폰 다운 고급스럽고 세련된 한글 글꼴이 없는 게 아쉽네요.

2. 이날 간담회에서 블랙베리의 개발 철학을 듣고 플레이북의 시연도 봤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글에 정리하겠습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11 Comments

  1. 2011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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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 글꼴은 많이 좋아진 것이구요 -_-;; 통합검색은 웹오에스의 just type 과 유사한 기능 같네요. 출장갔다 잃어버렸지만 쓰면서 정말 만족스러웠던 블베 9000이 생각나네요.. 잘 보았습니다. 플레이북 포스트도 기대합니다 ^^

    • 칫솔
      2011년 2월 11일
      Reply

      저런.. 출장 중에 분실이라니.. 안타까운 일이네요. 플레이북 포스팅도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당분간 자리를 비울 듯 싶네요. 직접 찍은 플레이북 동영상이라도 감상해 보심이.. http://www.youtube.com/watch?v=v-ynKlw08vY

  2. 2011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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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분이 바로 얼마전 블랙베리 구입하셨는데 이 포스팅 보여드리면 많이 배아파 하실듯하네요 ㅎㅎㅎ

    • 칫솔
      2011년 2월 11일
      Reply

      에구구. 보여드리지 마세요. ^^

  3. 2011년 2월 11일
    Reply

    블랙베리하면 예전에 구준엽이 아이언맨으로 튜닝한 블랙베리가 젤 먼저 생각나네요 ㅋㅋ
    슬라이드식이면 버튼 고장은 덜 할 듯 싶어요 ㅋㅋ

    • 칫솔
      2011년 2월 11일
      Reply

      아.. 버튼 고장이 잦았나요? 아무튼 쓰기는 참 편해졌더군요.

  4. 2011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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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아쉬운… 흠.. 특히나 HP 의 Pre3 사양을 보고나니,더욱 아쉽더라고요..

    • 칫솔
      2011년 2월 11일
      Reply

      프리3은 저도 기대하지만… 국내에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예전에도 현지화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거든요. ^^

  5. 2011년 2월 11일
    Reply

    토치.. 만져보고 싶다능.. -.-;
    요즘은 이래저래 다 밀리는 느낌이.. -.-;

  6. 감돌군
    2011년 2월 11일
    Reply

    좀 예전일이긴 한데, 제 기억이 맞다면 카카오에서 RIM 개발자를 모집하더군요.
    블랙베리용 카카오톡이 나오지 않을까… 싶긴 해요-

  7. 개인적으로 블랙베리 시리즈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디자인은 위 사진에서 보는 블랙베리 볼드 9700 모델이었습니다. 가장 블랙베리다운 모습이었죠. 같은 볼드의 원조 9000 모델은 다소 버거운 크기에 테두리 등이 꽤 아쉬웠는데 이 9700 모델은 꽤 마음에 들더군요. 쿼티바 (QWERTY bar) 스타일의 볼드는 메시징 디바이스로서의 블랙베리 철학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편리한 쿼티자판이 바깥으로 드러나있으면서도 손에 쏙 들어오는 컴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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