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의 삼성 휴대폰들

어쩌면 골동품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여러 제품을 접하다 보면 아주 오래 전에 만들어진 제품들마저 흥미롭게 보일 때가 있다. 특정 분야의 제품이든 기업이든 간에 오래 지속성을 갖다보면 과거의 제품들도 하나의 역사처럼 보이는데, 삼성도 지금의 스마트폰보다 과거 휴대폰을 보면 더 재미있는 제품들이 많아 보인다. 물론 그것이 더 많이 대중들에게 알려진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존재감이 약한 제품들 속에서 찾는 재미가 더 쏠쏠한 것이다. 지난 주 목요일 수원 삼성전자 R5 사업장에서 진행 중인 삼성 이노베이션 포럼(SIF)에 전싱된 휴대폰 중에서 흥미롭게 볼만한 휴대폰 몇 개만 소개한다. 아마 과거 휴대폰 마니아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알아볼만한 제품일 것이다. 참고로 삼성 이노베이션 포럼는 7월 9일에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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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100(1989년)

우리나라에서 생산해 상용화를 한 최초의 휴대 전화다. 물론 이보다 앞서 만들어진 모토롤라나 일본에서 만든 외산 제품이 있던 터라 기술적인 시기로는 몇 년 정도 뒤쳐친 상태에서 출시됐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휴대 전화라는 것 이외의 통화 성능이나 그밖의 장점은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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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처음 ‘애니콜’이라는 상표를 달고 내놓은 휴대 전화다. 이 휴대 전화 이후 애니콜은 2011년까지 쓰였다. 애니콜은 국내 어디에서나 통화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지만, 영어권 국가에서 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표인 까닭에 우리나라와 비영어권 국가에서만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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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망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인 CDMA 망으로 바뀌면서 삼성이 세계에서 처음 내놓은 CDMA폰이다. 1992년에 국내 4개 업체와 공동개발계약을 맺은 한국전자통신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제품으로 무게는 175g으로 당시에는 가장 가벼운 휴대폰이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홍콩과 미국에도 수출되면서 CDMA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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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손목시계형 휴대 전화다. 손목에 차는 형태의 전화지만, 통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을 모두 갖고 있다. 음성으로 전화를 걸 수 있었고, 전화가 오거나 알림이 있으면 진동으로 알려줬다. 눈길을 끄는 제품이었지만, 전화를 받을 때 스피커폰을 귀에 가져다 대는 방식이 불편하고 비싸 실제 판매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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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작은 TV폰으로 2001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휴대폰이다. DMB 서비스가 되기 이전에 나온 제품으로 일반 공중파를 수신할 수 있도록 커다란 안테나를 달고 조작 기능을 더했다. 지상파 신호가 잡히는 곳에서만 볼 수 있던 까닭에 시청할 수 있는 환경적 제약이 많았고 큰 안테나를 달아 미관상 보기에 좋지 않았다. 역시 실험작의 의미가 강한 제품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SCH-V200(2000년)


세계 최초로 만든 카메라폰이다. 본체 뒤쪽에 35만 화소 카메라를 달았고 가까운 사물을 찍을 수 있게 접사를 위한 슬라이드를 따로 둔 것이 인상적이다. 64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1.5인치 TFT LCD 등을 달았지만, 당시 휴대폰 카메라에 대한 인식이 없던 데다 두꺼운 모듈로 인해 휴대폰도 두꺼웠지만, 이후로 많은 휴대폰에 카메라가 탑재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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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DMB가 시작되면서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DMB 휴대 전화다. 앞쪽에 있는 화면으로 DMB를 보는 게 아니라 뒤쪽의 판을 돌려서 펴면 DMB를 볼 수 있는 사로 화면이 나타나는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다. 더불어 TV 출력도 가능해 이 폰을 TV에 연결한 채 위성 DMB를 볼 수 있었고 모든 기능을 TV를 보며 조작할 수 있었다. 1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덧붙임#


SIF에는 위에 소개한 휴대폰 이외에 1천 만대 이상 판매 기록을 가진 휴대폰과 스마트폰도 여럿 놓여 있었다. 이것 역시 그곳에서 이룬 역사인 만큼 폄훼할 생각은 없다. 모두 그곳에 남겨진 휴대폰과 스마트폰의 역사에서 한번쯤 거론 될만한 제품들인 것은 맞으니까.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옛 기억을 되살리는 제품들을 보는 것이 흥미롭기는 해도 소위 ‘흑역사’로 남을 만한 제품들은 전시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쩌면 그곳에선 잊고 싶은 암울한 역사로 볼 수도 있지만, 과도기를 버텨내며 오히려 삼성에 가르침을 준 제품들이었을 텐데 말이다. 과거 품질 경영을 내세우며 180억 원어치의 휴대폰을 불태우면서 경각심을 일깨웠던 오래된 이야기를 알리는 것도 좋지만, 수많은 이용자들이 보냈던 경고도 잊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기회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지를 보여줬다면 다른 제품도 더 가치있게 보이진 않았을까? 내년 SIF를 또 개최한다면 심각하게 고려하길 바란다. 좋은 것에서도, 나쁜 것에도 의미는 있으니까…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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