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서 똑같은 음악이 들리는 소니 SRS-BTV25

좀 생뚱 맞은 느낌이 들겠지만, 위에 보이는 것이 스피커다. 양옆으로 나뉜, 또는 우퍼나 센터, 리어 스피커 등 여러 개로 쪼개 놓은 흔한 개념의 스피커와 좀 다른 모양이다. 마치 볼링공처럼 둥글게 생겼으면서 하나만으로 소리를 뿜어내는 이 스피커는 소니 SRS-BTV25다. 블루투스를 이용하는 무선 스피커다.
 
이 스피커는 늘 보던 형태는 아니다. 때문에 어떤 소리를 낼지 궁금했고 어떤 기능을 가졌을지 궁금했다. 그런데 SRS-BTV25는 모양 자체로 기능을 말한다. 이런 모양을 갖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방에서 똑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굳이 사방에서 똑같은 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느냐 할지도 모르지만, 은근히 신경 쓰이는 것은 맞다. 거실에 음악을 틀어 놓고 테라스에서 다른 일을 보거나 주방에서 다른 일을 할 때 스피커 방향을 돌리지 않으면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없기는 하니까.

역시나 이 기능은 제대로 작동 한다. 음악을 틀고 스피커 주위를 돌아가면서 들어보면 사방에서 똑같은 소리가 들리니까. 거실 한 복판에 놓고 듣는 것이 가장 좋지만, 어쨌거나 스피커를 어디에 두더라도 똑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으므로 굳이 위치를 가려가면서 놓을 필요가 없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그렇다고 이 방식이 무조건 좋다고만 할 수 없는 이유는 소리를 여러 채널로 나눠 두 개의 이상의 스피커를 통해서 듣는 것보다 소리의 분리면에서 약점이 있어서다. 무지향성이라는 장점을 살리는 쪽을 택한 것이 SRS-BTV25라고 보면 된다.

소리는 의외로 약하게 들리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블루투스로 음악을 듣는 데도 음질의 부족을 느끼지 않을 정도는 된다. 채널 분리를 따로 하지 않을 뿐이지 여러 소리가 엉키거나 하는 느낌도 거의 없고 저음의 강도도 이만한 스피커에서 적당하게 두드린다.  물론 값비싼 우퍼만큼 힘이 넘치는 소리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만, 주로 이 스피커와 연결하게 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장치와 함께 쓰는 용도로 저음부를 다루고 있다. 기본적인 저음이 약하게 느껴지면 베이스 부스트(base boost) 버튼을 눌러서 강하게 할 수도 있고, 그게 너무 강하게 느껴지면 부스트 기능을 쓰지 않으면 된다.

SRS-BTV25의 기능적인 점은 크게 돋보이는 부분이 없다. 앞서 소개한 베이스 부스트를 제외하면 블루투스로 작동한다는 점, 외부 입력을 받을 수 있는 기능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충전을 할 수 이는 USB 단자가 소개할 수 있는 기능의 전부다. 물론 블루투스를 이용하는 오디오 출력에 비하면 소리는 좋은 편이지만, 그 이외의 색다른 특징을 찾기는 어렵다. 아, 블루투스로 쓸 때의 아쉬운 점은 블루투스로 연결된 장치와 연결이 끝나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이 스피커가 자동으로 꺼지는 데 이 스피커를 쓰려면 다시 전원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점이다. 연결이 끊어 졌을 때 대기 모드 상태에서 언제든 곧바로 연결하지 못하고 다시 켜야 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넥서스7 같은 일부 장치에서 블루투스 페어링이 저절로 끊긴 뒤 다시 연결해 음악을 재생하면 일정한 간격으로 소리가 끊어졌다가 재생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물론 두 장치의 페어링을 끊고 다시 시작하면 이 문제는 사라진다.

이처럼 이래저래 쓰다보면 우연한 문제에 부딪치는 일도 있고 그게 밉기도 하지만, 변함이 없는 사실은 거실과 제법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독특한 생김새 덕분에 집안 어디에 둬도 괜찮았고, 특히 TV 옆에 두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흰색이 더 예뻐 보이기는 하는데, 거실에 있는 TV와 오디오 장치, 게임기 등 시꺼먼 녀석들 옆에 두기엔 검정색도 좋다. 근데 왠지 심심하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래, 분명 빠진 게 있다. 음악에 따라 분위기 맞춰주는 그 무언가 말이다. 오래 전 잠시 나왔다 사라진 롤리. 힌트는 거기에 있을 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