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면 이통사를 통해 개통하지 않은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소식으로 여기저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그 모든 행동이 뉴스로 전파되면서 수많은 정보가 더욱 헷갈리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지요. 스마트폰 단말기 요금이 내려간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고, 오히려 제값 주고 살 사람이 적어서 유명무실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입장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5월은 국내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 환경의 변곡점이 될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겁니다.
그런데 5월 이전, 또는 그 이후의 최신 스마트폰을 사서 쓰려는 이들이 아니라면 그 이전에 나온 스마트폰은 사실 5월 이후에 사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도 어떤 단말기를 구입하느냐에 따라서 비교적 자유롭게 유심(USIM)을 꽂아서 쓸 수 있기 때문이지요. 3G 단말에 3G 유심을 꽂아서 기변을 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였고, LTE 단말에 3G 유심을 꽂아서 쓸 수 있게끔 정책이 3월 말부터 시행된 터라 약간 혼선이 있는 듯 하지만 지금도 유심 기변 자체는 불가능한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개통된 공단말기여야 한다는 조건이 있으므로 누군가 개통한 단말기를 구해야 하는 게 관건일 뿐입니다. 가장 구하기 쉬운 길은 중고 장터를 이용하는 것인데, 최근 들어 각 이통사들도 직접 중고 장터를 운영하면서 그 길이 더 넓어진 상황이지요. SKT는 스마트샵 안의 T에코폰을, KT는 올레 샵 안의 중고장터를 통한 올레 그린폰을 각각 운영하면서 직접 매입한 단말기를 팔거나 이용자들이 직접 단말기를 팔 수 있도록 열어 놓았습니다. 두 서비스를 잠깐 비교해 보니 직접 매입해 매물로 다시 내놓은 단말기는 KT보다 SKT가 몇 배는 많더군요. KT는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단말기가 거의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통사가 중고 단말기를 매입해 직접 평가를 하고 내놓은 제품들은 가격은 괜찮아 보였습니다. 무리하게 높은 가격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반적인 중고가보다 많이 낮지도 않지요. 다만 단말기의 상태, 현재 가치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잘 살펴보면 일반적인 중고가보다 싸게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갤럭시 S2 같은 단말을 제외하면 대체로 안드로이드 폰은 10~25만 원 사이에 팔고 있어 직접 구매의 부담도 적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실제 이통사가 파는 중고폰의 상태가 어떤지 궁금하더군요. 나름대로 평가를 하고 제품 사진도 자세하게 올려 놓았지만, 실제 배송 받았을 때의 상태가 똑같을 지 좀 궁금했던 터라 T에코폰을 통해 이통사가 판매하는 A급 엑스페리아 X10 미니를 주문해 봤습니다. 일반적인 카드 결제도 별 문제없이 잘 진행됐고, 물건도 택배로 이틀만에 배송되더군요. 다만 배송되고 있다는 표시가 구매 페이지에 나타나지 않아서 언제 발송되었고 지금 어디까지 배송되고 있는지 알 수 없던 게 좀 불편한 부분이었습니다.
이틀 만에 택배로 받은 단말기를 살펴보니 실제 장터에서 본 것과 큰 차이는 없더군요. 작동을 해보니 별다른 이상이 없고, 중고 판매를 위해 초기화도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초기화 안하고 보냈으면 정말 아찔한 상황이… ㅜ.ㅜ) 제품 덮개의 흠집도 거의 없는 상태였고, 다른 덮개는 포장조차 풀지 않아서 새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다만 설명서나 제품 상자에서 약간 사용감이 느껴지는 정도의 차이는 있었습니다.
중고 제품치고는 깨끗한 느낌을 받았지만, 일단 마음에 드는 것은 편한 결제와 안전하게 배송받을 수 있었다는 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단말기는 직거래로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지만, 제품을 보증하는 장치가 부족해 불안하게 느껴지는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준 것이 장점 중 하나지요. 다만 요즘 인기있는 최신 스마트폰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아마도 구매 욕구를 크게 자극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일 듯 싶습니다. 그래도 눈높이를 조금 낮추고 보면 1~2년 사이에 나온 제법 괜찮은 스마트폰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덧붙임 #
1. 엑스페리아 X10 미니를 산 이유는 다른 글에서..
2. 포장재에 이전 구매자의 이름과 개통 번호가 적혀 있더군요. 이런 것은 지우고 보내야 하는 게 아닐까요?
SKT, KT가 직접 판매하는 에코폰, 그린폰이 아닌 중고 거래 장터는 SKT, KT에서 보장해주지 않는군요.
안전거래가 추가되었다는 것을 제외하면 다른 중고 장터에 비해 큰 장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개인 판매를 제외하면 기업이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 있으므로 그 점은 다른 중고 장터보다는 나을 텐데요. 적어도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을 테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