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허니콤 패드, 모토로라 줌을 켜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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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 줌이 국내에 출시된 것은 지난 5월 초였습니다. 구글이 스마트패드 시장을 겨냥해 만든 운영체제인 허니콤을 얹은 첫 허니콤 패드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제품이지요. 하지만 이제 출발점에 선 허니콤이라는 낯선 컴퓨팅 환경을 보여줘야 하는 데다 2세대 아이패드와 대적해야 하는 적지 않은 부담감 때문인지 제품 자체에서 적지 않은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여러 번 줌에 관한 이야기를 했음에도 또다시 줌을 이야기하려니 긴장이 되는군요.


16:10 비율 화면, 가로보다 세로가 편해


사용자 삽입 이미지모토로라 줌을 꺼내보니 큰 화면이 눈에 들어옵니다. 화면 크기만 10.1인치. 많은 인기를 누렸던 넷북에서 화면 부분만 똑 떼어낸 크기지요. 그런데 줌은 16:10 비율의 화면을 쓴 터라 옆으로 눕히면 조금 넓은 느낌이고 세로로 잡으면 긴 무료신문을 잡는 느낌입니다. 가로 눕혔을 때는 영화를, 세로로 세웠을 때 인터넷이나 문서를 보기 좋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한손으로 잡을 때는 가로보다는 세로가 편하더군요. 그 이유는 세로로 잡을 때의 줌의 두께가 더 두꺼워서 오히려 좀더 안정적으로 잡히기 때문입니다. 가로로 볼 때는 역시 양손으로 잡거나 거치대를 쓰는 편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무게에 대한 중압감


10.1형 장치들의 이동성은 가방과 세트라고 여기는 편이 좋지만, 짧은 순간이라도 그냥 들고 다뤄야 하는 상황에서는 덩치보다 무게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예전에도 이야기했듯이 그런 점에서 보면 줌은 가벼운 편은 아니지요. 화면 넓이보다도 다소 두터운 덩치가 그 무게감을 대신 말해주는 듯 합니다. 물론 짧은 시간 들고 있을 수는 있지만, 장시간 들고 있기는 조금 부담스러운, 무게를 이길 수 있는 길을 빨리 찾아야 할 듯 싶습니다.


고해상도 화면과 3G, 그리고 인터넷


국내에 출시된 모토로라 줌은 무선 랜과 3G 모듈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덕분에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할 수 있지요. 무선 랜이 있는 곳에서는 무선 랜으로, 3G가 있는 곳에서는 3G로 인터넷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OPMD 심카드를 꽂고 뒤쪽에 있는 전원 버튼을 길게 눌러 줌을 켰습니다. 부팅 시간은 1분 정도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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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IM 카드를 꽂으면 3G로도 인터넷을 할 수 있다.
줌의 10.1인치 화면에 표시되는 해상도는 1280×800. 넷북보다도 높은 해상도에서 더 많은 그림과 글자를 표시하므로 화면 스크롤을 자주 하지 않아도 여러 정보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점은 좋습니다. 큰 화면과 높은 해상도 덕분에 모바일 버전이 아니라 PC 버전의 웹페이지를 열어도 부담이 없고 편합니다. 특히 줌을 세운 상태에서 거의 모든 웹페이지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점은 큰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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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도 한 화면에..
다만 네이버처럼 허니콤의 브라우저를 데스크탑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모바일로 보여주는 곳이 있더군요. 특히 네이버의 PC 버전을 보기 싫었던 것은 PC 화면을 띄웠을 때 하단에 모바일 버전으로 넘어가는 커다란 배너를 걸어놓은 탓입니다.  


구글이 한글을 대하는 어정쩡한 태도


어쨌거나 높은 해상도로 편하게 보면서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하는 것은 좋지만, 인터넷을 할 때, 또한 문서 작업을 할 때 한 가지 거슬리는 부분은 한글이 예쁘진 않다는 점입니다. 허니콤에 기본으로 포함된 한글 글꼴이 해상도에 맞게 예쁘게 나오지 않는 점은 조금이 아니라 정말 많이 아쉽고 안타깝더군요. 이 부분은 줌을 레퍼런스로 내길 바랐던 구글이 한글에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생긴 문제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구글이 한글을 보는 이 어정쩡한 태도부터 고치지 않으면 한국 시장에서는 뿌리를 내리긴 어려워 보입니다.


듀얼 코어는 좋으나 역시 동영상은…


줌은 허니콤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얻기 위해 1GHz 듀얼코어 테그라2를 씁니다. 덕분에 플래시를 띄운 웹사이트를 탐색하는 속도는 물론 여러 사이트를 동시에 띄우고 인터넷을 탐색하거나 확대 축소를 해도 많이 느리진 않습니다. 고해상도 게임도 자연스럽게 실행되고 멈춤 없이 잘 실행되는데, 가끔 기본 UI가 부드럽게 넘어가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장면을 볼 때면 UI 최적화가 덜 된 느낌보다 문득 듀얼 코어의 힘이 모자라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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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크기 게임은 할만...
기본적인 처리 성능은 마음에 들어도 동영상 재생 능력은 마음에 안듭니다. 테그라2의 실행 성능과 3D 성능에 대한 좋은 평가와 반대로 동영상 재생 만큼은 매번 약점으로 꼽혀왔는데, 줌은 이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지 않더군요. 줌도 제한된 형식의 1080p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HD급 동영상 중 상당 수는 변환을 하지 않는 이상 재생하지 못합니다. 큰 화면, 좋은 처리 성능을 가졌으나 동영상은 약점인데요. 이에 대한 개선은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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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동영상이여~
내장 스피커는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더군요. 따로 스피커 시스템을 쓰지 않아도 웬만한 책상 위에서 충분히 들을 만한 음량을 뱉어 냅니다. 음질도 내장 스피커치고는 괜찮은 편이나 박력은 좀 떨어지네요. 스테레오 스피커지만, 좌우 분리도는 조금 약한 듯. 내장 스피커라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은 적은 편인데, 허니콤의 기본 음악 앱을 쓸 때 폴더별 분류를 지원하지 않는 점이 불편하더군요.


전면 카메라의 특별한 용도


줌은 앞과 뒤에 두 개의 카메라를 붙였습니다. 뒤는 500만 화소, 앞은 200만 화소지요. 어두운 곳에서 적당한 노출의 사진을 담을 수 있는 듀얼 LED의 능력과 다양한 색상효과와 장면 모드가 있는데, 화질은 나쁜 편은 아니어서 간편한 사진을 담을 때는 좋을 듯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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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과 넥서스S의 화상통화는 기가 막히다~
오히려 특별함은 전면 카메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전면 카메라로 셀카를 찍는 것 이외의 활용도가 하나 더 있거든요. 구글 토크에 등록된 이용자끼리 줌의 전면 카메라를 이용해 화상 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웹캠이 있는 노트북과 PC, 또는 구글의 전면 카메라 API를 이용하는 넥서스S나 줌 이용자와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무료라는 점이지요. 무선 랜을 통해 서로 등록된 ID끼리 화상 통화를 하는데, 망 품질만 괜찮으면 영상 화질이 생각보다 좋더군요. 큰 화면으로 얼굴을 보면서 대화하는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참고로 줌과 넥서스S의 화상 통화는 3G에서도 잘 작동합니다.


앱 설치 공간은 넉넉, 전용 앱이 부족할 뿐.


줌의 저장 공간은 32GB입니다. 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는 일정 공간을 따로 두는 안드로이드와 다르게 줌은 응용 프로그램의 공간 제약은 없이 앱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 공간에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도 있고, 음악이나 영화와 같은 데이터를 넣을 수도 있지요. 때문에 앱을 설치할 때 생기는 하드웨어의 문제만큼은 안드로이드에 비해 훨씬 자유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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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앱을 깔았지만...
앱을 설치할 공간은 넉넉해졌고, 허니콤 해상도에 맞춰서 개발된 메일 프로그램이나 잡지, RSS리더, SNS 앱의 만족도는 높긴 합니다. 또한 고해상도(HD) 게임도 전체 화면에 맞춰서 아주 잘 돌아가지요. 단지 골칫거리가 하나 있다면 허니콤 전용 앱이 너무 적다는 데 있습니다. 큰 화면과 높은 해상도에 맞춰서 UI와 기능을 보강한 앱이 너무 적어서 줌의 특징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것이지요. 안드로이드 앱도 실행 할 수 있긴 한데, 큰 화면을 다 채워서 보려니 이거 참 부담이 만만치 않네요. 어여 허니콤에 맞는 앱이 많아져야 할 듯 싶습니다.


약간 달라진 관점


전시회와 발표회에서 잠시 줌을 본 것과 다르게 며칠 써보면서 약간 다른 관점을 갖게 됐는데, 일단 줌이라는 하드웨어보다 허니콤 OS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요소가 구글 친화적이라는 점입니다. 또한 웹 친화적이기도 하고요. 안드로이드 OS도 그렇지만, 줌을 써보니 허니콤은 그보다 더 합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18 Comments

  1. AA
    2011년 5월 19일
    Reply

    역시 인코딩은 여전하군요
    겔탭은 안그러겠죠…
    잘읽고 갑니다

    • 칫솔
      2011년 5월 22일
      Reply

      갤탭 10.1은.. 미지수입니다. 같은 T2 플랫폼이라..

  2. groovy
    2011년 5월 20일
    Reply

    안녕하세요^^ 항상 좋은글 잘 보고 있습니다. 언제 가능하시면 최근 스마트폰의 화상통화 기능에 대하여 다뤄주실 수 있으신가요? 최근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가 뉴스거리인데 2.3.4 버전만 구글톡에 화상토오하 기능이 들어간것으로 아는데요, 갤럭시S는 2.3.4로 업된것인지, 아트릭스는 차우 업글하면 화상통화 지원하는것인지…모든 진저브레드 폰들은 버전 상관 없이 2.3.4로 업글 가능한것인지 궁금하네요. 이번에 스마트폰으로 바꿀까하는데 개인적으로 화상통화에 관심이 많아서요^^

    • 칫솔
      2011년 5월 22일
      Reply

      지금의 갤S는 2.3.3으로 올라갔습니다만.. 2.3.4로 올린다고 해도 화상 통화를 그대로 살려낼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말씀드리지요.

  3. 2011년 5월 20일
    Reply

    분위기 파악 못하는 네이버ㅎㅎㅎㅎㅎ

    점점 태블릿PC도
    다양하고 좋은 것들이 많이 나오는군요ㅋ

    • 칫솔
      2011년 5월 22일
      Reply

      네, 다만 한가지 아쉬운 문제는 앱이 너무 부족하네요. ^^

  4. 2011년 5월 20일
    Reply

    아무래도 앱 경쟁력이 젤 관건이 되겠네요. 갤탭2가 나왔다고 하는데 과연 갤탭과 아이패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지 궁금해집니다.

    • 칫솔
      2011년 5월 22일
      Reply

      앱 경쟁력이 관건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

  5. 2011년 5월 21일
    Reply

    화상통화 연출 사진, 아이디어 굿인데요 ! ^^

    • 칫솔
      2011년 5월 22일
      Reply

      이왕 하는 거 예쁜 분이 출현했어야… ^^

  6. 오타?
    2011년 5월 22일
    Reply

    모바일로 인식하지 못하고 데스크탑으로 보여준다.. 아닌가요?

    • 칫솔
      2011년 5월 23일
      Reply

      아닙니다. 줌의 인터넷 브라우저로 처음 네이버에 접속하면 모바일 페이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PC 화면 버튼을 눌러야 위 사진처럼 표시됩니다. 지금은 데스크탑으로 연결되도록 수정한 듯 보이더군요. 하지만 그래도 아래 모바일 웹사이트로 라는 표시는 그대로 나타납니다.

  7. 해상도가...
    2011년 5월 23일
    Reply

    해상도에서 1280×800 이면 16:9 가 아니라 16:10 비율입니다. 16:9 가 되려면 1280×720, 1366×768 등의 해상도여야 하죠..

    • 칫솔
      2011년 5월 23일
      Reply

      아.. 제가 실수 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수정했습니다. 고맙습니다.

  8. paro
    2011년 5월 23일
    Reply

    대학로에 가면 전시된 곳이 있어서 만져봣는데..
    일단 무게가 상당히 무겁습니다.
    한손으로 오래 들고 있기 힘들더군요..
    혹시나 해서 아이패드도 들어봤는데 아이패드가 훨씬 가볍게 느껴집니다.
    사용이 처음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동작을 시키기 위해 어떤 아이콘을 눌러야 할지, 어렵더군요..

    • 칫솔
      2011년 5월 23일
      Reply

      글에서도 지적했듯이 무게에 대한 압박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줌이 나아갈 길인 듯 싶습니다. 더불어 허니콤이 안드로이드와 많이 달라서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지만, 조금만 익히면 사용성은 훨씬 좋아지더군요. 이에 대해선 나중에 따라 이야기를.. ^^

  9. 2011년 5월 29일
    Reply

    TC-1100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ㅎ

    • 칫솔
      2011년 5월 30일
      Reply

      하하… 비교 대상이 아닐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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