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시간이지만, 개인용 장치 시장에서는 많은 것이 달라지기에 모자람이 없는 시간이기도 하다. 3년 전에 짚어봤던 태블릿 장치에 쓰일 만한 운영체제들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생존을 위해 치열한 전쟁을 치뤄왔지만, 모두가 살아남은 것은 아니다. 무사히 살아남은 것도 있지만 생존을 위해 모습을 바꾸기도 했고, 이제는 절망적인 존재의 기록만 남겨 놓은 운영체제도 있다. 3년 전에 이야기했던 태블릿 운영체제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윈도7 + 윈도폰7 => 윈도8, 윈도RT는 방황 중
PC용 운영체제인 윈도 7은 당시에도 터치 기반의 태블릿 용으로 쓰기는 어려웠던 대신, 윈도폰은 터치 기반의 장치로 만들어진 운영체제지만 이를 태블릿용에 적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당시에는 윈도폰7이 더 강력한 운영체제로 여겼지만, 지난 해 MS는 터치 기반의 윈도8을 지난해 출시했고, 기본 PC 환경과 호환성은 적지만 앞으로 윈도 생태계를 감안해 ARM용 윈도RT도 내놓았다. 하지만 윈도8과 윈도RT 태블릿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 중이며, MS의 주가를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윈도8과 윈도RT 태블릿은 올 1분기 기준 3%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안드로이드 => 폭풍 성장의 좋은 예
안드로이드는 태블릿 영역에서도 쓸만한 운영체제라고 보긴 했지만 훨씬 더 뿌리를 잘 내리면서 폭풍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에만 최적화한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더 큰 화면과 높은 해상도의 태블릿에 맞게 기능을 더한 새 버전이 빠르게 공개되면서 다양한 만듦새의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에 빠르게 적용되었다. 특히 태블릿에 최적화했던 안드로이드 3.0 허니콤이 그다지 두각을 내지 못하다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부터 빠르게 성장해 현재 지난 1분기에 43.4%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갔다. 특히 개방형 운영체제인 까닭에 하드웨어 제조사 뿐만 아니라 아마존이나 반즈앤노블 같은 전자책 업체들이 자사 운영체제로 변형해 이용하고 구글도 좀더 값싼 레퍼런스 단말로 분위기를 이끄는 등 태블릿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다만 아직도 태블릿 앱 생태계는 약해 보인다.
webOS => 깰 수 없는 겨울 잠에 빠지다
2010년 webOS는 당시만 해도 분명히 경쟁자 대열에 있었지만, 지금은 쉽게 깨어나기 힘든 긴 겨울 잠에 빠져 있다. 2010년 webOS의 주인은 HP였으나 올해 초 새로운 주인이 된 LG가 그 잠을 깨울 것인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HP가 webOS를 인수한 이후 HP의 다양한 제품군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됐고, 핵심 인력이 빠져나가긴 했어도 이 운영체제를 적용한 터치 패드를 2011년에 내놓는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출시 직후 터치패드는 DOA(Death on Arrival) 상태가 된 뒤 결국 재고떨이를 통해 헐값에 판매되었고 관련 조직도 분사 후 매각하는 등 태블릿 등 모바일 분야의 회생 가능성에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다만 LG로 간 webOS가 무엇으로 돌아올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크롬OS => 여전히 불투명한 앞날
크롬 OS도 2010년에는 태블릿 OS의 가능성이 손톱만큼은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크롬 OS가 터치 기반이 아니라 데스크탑 기반의 운영체제로 발전해 온 때문에 실제 태블릿용 운영체제가 될 가능성은 극히 적었고, 지금도 그렇다. 다만 터치 기능을 가진 크롬북이 출시되면서 인터페이스의 일부가 변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태블릿 시장에서 영향력을 미칠만한 발전은 없어 여전히 앞날은 불투명하다.
미고 => 타이젠? …
노키아는 심비안 대신 인텔과 함께 미고 운영체제의 개발은 물론 단말기를 내놓기로 했으나 결국 하나의 단말기만 내놓은 채 불타는 플랫폼을 뛰어내렸다. 홀로 남은 인텔은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다. 미고를 삼성의 바다와 합치고 리눅스 재단에 맡겨 타이젠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일단 타이젠은 스마트폰용 모바일 OS로 시작하는데 최근 PC와 태블릿 쪽에 적용도 검토되고 있다. 실제 일본에서 타이젠 OS를 기반으로 한 태블릿을 개발하고 있는 소식도 들려오는 데 아직 태블릿에 맞춰 개발된 운영체제는 아니어서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모바일 OS의 성과에 따라 태블릿으로 확장이 가능할 듯하지만, 아직 낙관은 이르다.
블랙베리 QNX => 비문을 세우고 무덤 속으로…
지금은 블랙베리로 이름을 바꿨지만, 2010년의 RIM은 플레이북이라는 태블릿을 몰래 준비하고 있었다. 블랙베리 OS가 아닌 QNX라는 또 다른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만든 플레이북은 강력한 멀티태스킹 능력을 가진 7인치 태블릿이었다. 하지만 플레이북은 좋은 능력에도 불구하고 오직 블랙베리와 연동해야만 하는 너무나 폐쇄적인 기능과 응용 프로그램의 부족 등으로 별다른 반응은 이끌어내지 못했다. RIM은 QNX와 블랙베리를 개선한 새로운 블랙베리 OS를 내놨지만, 플레이북의 실패와 생존의 열쇠는 모바일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지원에 대해 포기함으로써 스스로 무덤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우분투 터치 => 새로운 기대주?
우분투가 모바일 OS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올초 열린 MWC이후부터다. 원래 PC나 서버용으로 쓰이고 있던 우분투에 터치로 조작하는 장치에 친숙한 인터페이스를 담아 공개했던 것이다. 우분투 터치는 제스처 기반의 조작이 상당히 돋보이는 운영체제지만 아직 이를 적용한 단말기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MWC에서 보여준 시료들은 모두 갤럭시 넥서스와 넥서스 10이었다. 하지만 캐노니컬이 자체적인 단말기를 내놓을 것으로 보이진 않으며 연말께 관련 하드웨어가 나온다는 이야기는 있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하다. 태블릿에 쓸만한 운영체제지만, 기대주 이상의 성과를 얻기에는 생태계 자체가 너무 허약하다. 때문에 단독으로 쓰이기보다 안드로이드와 동시에 쓰는 듀얼 부트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iOS도 한번 분석해주세요 ^^
재밌게 읽고 갑니다.
iOS는 최근 점유율이 지난해에 비해 주춤하기는 해도 그 자체가 공고해서요. 변화점이 보이면 말씀드리지요. ^^
그러고 보니 참.. OS가 드럽게 많아졌네요
과거에는 MS DOS냐 DR DOS냐 K DOS냐 DOS/V냐 (어?) 고민했고 어짜피 다 같은 DOS 였는데
윈도우로 오면서
잠시 OS/2 warp나 BeOS 등으로 반짝하다 윈도우 천하가 되었던걸 보면
이렇게 세상은 발전을 하나 보다~ 싶습니다 ㅋ
개인적으로 ARM linux로 해서 우분투가 더욱 발전했으면 하지만
여전히 그렇고 앞으로도 리눅스는 개발자의 장난감에 가까울거 같고
‘개발’이라는 놀이가 사라진 리눅스는 웬지 상상할수 없다 보니 우분투의 성공을 점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우분투도 노력 중이니 조금 더 지켜보시죠. 저도 이들의 행보가 무척 궁금하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