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에서 윈도 8.1로 판올림 못해도 답이 없다

아마 다수의 윈도8 PC 이용자들 중에 윈도 8.1 출시 이후 2년 안에 윈도8을 8.1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이는 윈도 8.1 지원주기 정책을 설명하는 FAQ에서 밝힌 내용으로 윈도 8을 8.1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서비스팩 지원 종료 날짜 이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못박아 놓았다. 윈도 8.1은 우리 시각으로 2013년 10월 17일에 출시되었으나 서비스팩 지원 종료일인 2016년 1월 12일까지 8.1로 업그레이드를 해야만 일반 지원 종료일인 2018년 1월 9일까지 보안 업데이트를 비롯한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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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이야기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종전에도 서비스팩을 설치해야만 온전히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으니까. 지금 많은 이들이 쓰고 있는 윈도7도 서비스팩 1의 지원 종료일인 지난 해 4월 9일까지만 핵심 업데이트가 추가되었고 그 이후 업데이트는 제한적으로만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서비스팩은 무조건 깔아야 윈도 수명 종료 때까지 보안 업데이트를 받으며 별탈 없이 쓸 수 있다.

그런데 윈도8과 윈도 8.1의 관계는 조금 복잡하다. 윈도 7을 포함해 이전의 윈도에서 서비스팩을 추가했던 것과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윈도 8.1은 분명 윈도8의 서비스팩 개념이기도 하지만, 업그레이드된 별개의 운영체제다. 윈도8과 윈도 8.1의 시리얼 번호와 디스크 이미지가 서로 다르다는 말은 윈도 8이 없어도 윈도 8.1만으로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서비스팩을 포함한 윈도를 팔았던 것과 이전과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새로운 윈도 8.1에 새로운 시리얼을 적용하면서도 모든 지원 정책은 윈도8에 맞춰놓았다. 윈도 8.1이 윈도8에서 진화한 것인데다 MS가 윈도8용 서비스팩을 따로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윈도 8.1을 서비스팩 개념으로 잡아 같은 정책을 쓰기로 한 것지만, 모든 상황은 새로운 운영체제에 버금가는 매우 희한하고도 복잡한 상황인 것이다.

어쨌거나 윈도 8.1이 윈도8의 서비스팩 개념으로 나온 것도 분명한 사실이므로 윈도8 이용자는 반드시 윈도 8.1을 올려야 한다. 앞서 소개한 서비스팩 지원 종료일(2016년 1월 12일) 전에는 윈도 8.1로 올려야 한다. 그리고 8.1을 올린 즉시 지난 4월 8일 업그레이드를 시작한 윈도 8.1 업데이트(Windows 8.1 Update)도 해야 한다. 새로운 업데이트를 마친 윈도 8.1만이 앞으로 보안 업데이트를 포함한 서비스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다고 MS가 테크넷을 통해 공지한 때문이다. 윈도 8.1을 설치한 장치에서 윈도 8.1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이용자들은 5월 중순 이후부터 서비스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여기서 일부 매체에서 윈도 8도 지원 종료되는 것이라고 착오를 하고 있는데, 윈도 8.1로 판올림 하지 않은 윈도8 이용자는 명시된 윈도 8.1의 지원 종료일 전까지 종전대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윈도 8을 8.1로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이야기지만, 윈도8을 윈도 8.1로 올리고 싶어도 하드웨어에 따라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여기서도 한번 지적한 적이 있다. 얼마 전 리뷰했던 인텔 NUC DN2820FYKH도 윈도8을 윈도 8.1로 올리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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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은 좀 독특한 면이 있다. 윈도 8에서 윈도 8.1의 설치 진행은 별 문제 없이 되는 데 재시작 후 다시 이전의 윈도8으로 복원되는 현상이 반복된다. 오류코드는 0xC1900101 0x20017. 지금 이 오류에 대한 명확한 원인은 나와 있는 게 없다. 다만 이 오류를 검색하면 적지 않은 이들이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윈도8 64비트 버전에서 같은 오류를 발견한 직후 2주에 걸쳐 MS의 기술 지원을 통해 로그를 분석해 본 결과 명백한 오류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답변만 얻었다. 인텔측 기술 지원에서도 윈도 8의 32비트 버전만 8.1로 업그레이드할 수 없을 뿐 64비트 버전은 관련성이 적다는 응답이 돌아왔다.

결국 MS나 인텔 모두 어떤 해결책이 없는 것이 결론이지만, 이는 논란의 여지를 남길 수 있다. 윈도8.1이 독립 버전이면서도 윈도8의 서비스팩이므로 반드시 업그레이드를 해야만 윈도8을 수명 종료 시점까지 쓸 수 있는데, 업그레이드를 하지 못하면 서비스팩의 지원 종료 시점까지만 쓸 수밖에 없어서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에 대한 대안이 전혀 없다. 기술적인 문제로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윈도8을 윈도 8.1로 올릴 수 없는 상황을 해결할 다른 방도를 준비해 놓지 않은 것이다. 윈도7은 오류 코드에 따른 해결 방법이 제시되어 있고 심지어 서비스팩을 따로 내려 받아 설치할 수 있지만, 윈도8은 윈도 스토어를 통해서만 윈도 8.1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설령 윈도 8.1 이미지를 내려받는다해도 윈도8 시리얼이 통하지 않으므로 무용지물이다. 물론 윈도 8.1 서비스팩 종료 시점까지 아직 시간은 남아 있으므로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단지 MS는 윈도8과 윈도 8.1의 미묘한 관계에 윈도 8.1 업데이트까지 더한 지원 정책이 너무 많은 혼란을 낳고 있는 것을 감출 수 없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이에 따른 좀더 쉽고 빠른 해결책을 내놓기를 바랄 뿐이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 Comments

    • 칫솔
      2014년 5월 25일
      Reply

      네. 문제가 있으나 해결책은 지금도 찾지 못하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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