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넥서스7의 후속, 2013년형 넥서스7을 손에 쥐었다. 지난 7월 25일 새벽에 있었던 제품 발표 때 거의 모든 내용이 공개되어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역시 실물을 직접 보면 발표에서 알 수 없는 느낌들이 돋아난다. 하지만 2013년 넥서스7을 둘러보면서 더 나아진 하드웨어로부터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새로운 경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확신으로 바뀌지는 않았다. 분명 2013년형 넥서스7은 이해하기 쉬운 제품이긴 하나 컨텐츠 소비에 최적화한 미디어 플레이어의 진한 향기만 맡은 듯하다.
그 결정적 이유는 만듦새에 있다. 2013년형 넥서스7은 손아귀에 딱 들어맞는다. 화면을 감싼 테두리의 양옆 폭을 조금씩 줄여 줄여 한손에 쥐기 쉬워졌다. 물론 얇아진 두께, 가벼운 무게도 한손 휴대의 부담을 줄인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한손에 쥐는 것이 편해졌다고 하나 넥서스7 2013은 테두리 폭을 줄여 상대적으로 길게 만들어진 때문에 비율의 균형감과 안정감도 함께 줄어 들었다. 무엇보다 이러한 균형감의 상실은 넓은 태블릿보다 길죽한 스마트폰의 느낌이 더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즉, 2013년형 넥서스7은 점점 대형화되고 있는 패드폰, 패블릿의 마지노선에 가까운 제품을 보는 듯한데, 이러한 만듦새가 2013년형 넥서스7의 새로운 특징 중 하나라고 하더라도 막상 전작의 느낌이 어느 정도 남아 있을 것이라고 기대가 어긋난다는 점에선 당황스러울 수 있다.
넥서스7 2013의 만듦새에서 전작과 달라진 느낌을 받기는 했어도, 그것이 달라진 경험의 전부는 아니다. 고해상도(1920×1200) 화면이나 스테레오 사운드, 5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등 지난 해 나왔던 넥서스7과 달라진 여러 요소를 감안하면 2013년형 넥서스7은 기대를 가질만한 하드웨어인 것은 틀림 없다. 특히 풀HD를 넘어서는 해상도의 화면에서 인터넷이나 사진, 문서, 고해상도 게임, 고품질 미디어 컨텐츠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세밀한 화면에 적응되어 눈높이가 한단계 높아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스테레오 스피커의 음량과 음질은 기대 이하. 영화나 음악의 소리를 제대로 살려내진 못한다. 그나마 구글 무비의 기능으로 제한되어 있기는 하나 서라운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위안으로 삼을 수 있지만, 되도록 다른 스피커나 헤드폰을 이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2013년형 넥서스7에 추가된 500만 화소 카메라는 아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터라 별다른 불편없이 쓸 정도는 된다. 깜짝 화질을 보여주는 쇼는 부리지 않는다. 단지 플래시 기능을 할만한 광원이 없으므로 어두운 곳에서 찍기 어렵고 넥서스4와 다르게 HDR도 작동하지 않는다. 그나마 둥근 공 안에서 사방을 찍는 듯한 360도 구체 촬영은 가능하다. 배터리도 비교적 오래 가는 편. 720P 동영상을 1시간 정도 재생하면 7% 정도의 배터리를 소모한다. HDMI 외부 출력이 된다고 하지만, 기존의 MHL 방식으로 되는 것 같지는 않아 좀더 확인이 필요하고, 미라캐스트를 이용한 무선 디스플레이는 문제 없이 잘 잘동했다. 쿼드코어 AP(스냅드래곤 S4 프로)와 안드로이드 4.3 위에서 움직이는 UI의 반응은 더 없이 빨라지고 부드러워졌지만, 넥서스4와 다르게 잠금 화면에서 곧바로 카메라로 진입하는 기능을 뺀 것은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높아진 해상도의 화면과 훨씬 좋아진 휴대성은 2013년형 넥서스7의 좋은 점으로 꼽을만 하다. 이 두 가지는 다양한 컨텐츠를 즐기는 데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무엇보다 장치에 있거나 인터넷에서 스트리밍되는 동영상을 보는 재미는 확실히 좋아졌다. 화면을 따라 길어진 만듦새 덕에 가로로 눕혀보면 작은 TV를 들고 다니는 느낌이다. 아마 이 가격대에 이처럼 호환성과 기능을 가진 미디어 플레이어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게다.
하지만 여전히 넥서스7에서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은 계속 이어진다. 넥서스7 2013에 최적화된 기본 앱의 기능들을 모두 다 쓴다면 조금은 나아진 면을 보겠지만, 아직도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앱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지난 넥서스7도 종전 스마트폰 앱의 최대화를 고려해 7인치 화면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점을 안타까운 부분으로 지적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도 그 환경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적어도 2013년형 넥서스7을 위한 킬러앱이 필요했지만, 기본 환경에서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자 교과서와 같은 태블릿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선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같은 7인치라도 부쩍 달라진 하드웨어 제원에 맞는 응용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길 한번 더 믿고 기다려야 하는 바람은 남아 있다. 무엇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더라도 이 가성비(229달러, 세금 제외, 16GB 기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기에 넥서스7 2013은 킬러 앱은 없으나 저가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경쟁 환경만 놓고 볼 때 킬러 디바이스라 부를만한 이유가 더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며칠 전 구글에서 넥서스7의 2세대 제품을 발표했습니다. 전작과 비교해 화면 크기는 거의 같고 그 밖의 해상도, 성능이나 무게는 모두 한세대 만큼 더 좋아진 제품입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꾸준하게 발매하던 7인치/7.7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 제품에 이어 올해 초 8인치의 갤럭시 노트 8.0과 갤럭시 탭 8.0을 발매했습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 또한 7인치 제품군이었고 블랙베리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