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앤미디어, 아니 이제는 TNM이라고 부르는 블로그 네트워크가 생일 케이크에 세번째 초를 꽂고 불을 밝혔다. 잉태했던 TNC에서 탯줄을 끊고 태터앤미디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온지 벌써 세살이라니… 아장아장 뒤뚱뒤뚱 걷던 때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어엿해진 TNM. 그 세 살을 축하한다.
지난 3년, 아니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을 나는 파트너로서 활동했다. 비록 한 때였지만, TNM에 출근 도장을 찍기도 했다. 때문에 나는 파트너로서 보는 TNM과 한 때 몸담고 일했던 일원으로서 보는 TNM은 조금 다르다. TNM에 대한 많은 기대도 있었고, 여전히 애정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도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변함없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 켠엔 TNM에 대한 오래된 아쉬움도 진하게 배어 있는 것이다.
지금의 TNM은 3년 전의 태터앤미디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른 모습이다. 세련미가 넘치고 활기차며 블로그 전문 기업으로서 성숙함도 엿보인다. 여름만 되면 시궁창 냄새와 모기로 고생했던 퀴퀴한 사무실에서 벗어났고, 회사 규모는 더욱 커졌으며, 매달 새로운 얼굴들 덕분에 신선함마저 든다. 기업으로서 TNM은 분명 잘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파트너로서 보면 지금의 TNM보다 이전의 태터앤미디어를 더 좋아한다. 어설프고 투박하면서 실수 투성이였으나 도전이 있었고, 무엇보다 정이 있었던 시절의 태터앤미디어를 더 좋아한다. “그럼 지금은 정 떨어진거냐?”고 묻는다면 “아니다”고 하겠지만, 어찌됐던 태터앤미디어 초창기 시절에 비하면 내가 좋아하는 끈끈함이 덜한 것은 사실이다.
태터앤미디어에 가입할 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바로 ‘파트너’라는 단어다. 지금도 TNM에 가입하는 블로거는 파트너라고 부른다. 단순히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를 끌어모아 사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동반자적 관계를 의미하기에 나는 이 단어를 아주 좋아했다. 달리 보면 주고 받는 것에 또 다른 표현일 수 있지만, 아무 것도 없었던 태터앤미디어나 나나 그밖의 파트너들 모두 훨씬 더 긴밀한 관계를 담은 단어였던 것이다.
그런데 태터앤미디어 초기 파트너는 단순히 블로그 업체와 계약을 맺은 블로거의 관계만을 뜻하진 않았다. 태터앤미디어 파트너가 된 블로거와 블로거 끼리의 연대감도 있었기 때문이다. 블로그 산업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던 2007년에 계약한 초기 파트너라고 해봤자 40명 안팎이었다. 물론 그 이전 단계에서 20개 안팎의 블로그가 먼저 태터앤미디어 파트너로 세팅됐지만, 어쨌든 당시 활동적인 40여명의 파트너가 한 자리에 모인 것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었고 이들과 함께 글을 쓰는 것만큼 흥미진진한 일도 없었다. 경쟁보다는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고 서로를 이끄는 분위기도 있었다. ‘블로거가 간다’나 ‘하하하 응원하기’ 같은 실험적인 도전도 많이 하면서 자연스레 파트너 사이에 더 잘해보려는 연계 효과도 나타났다. 이 때의 태터앤미디어 파트너는 다른 파트너의 파트너이기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파트너가 그 때의 의미를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고 보긴 힘들다. 3년이 지나면서 태터앤미디어가 TNM으로 바뀐 것처럼 파트너를 둘러싼 환경 역시 많이 변했다.
지금 TNM과 계약을 한 파트너의 수는 어느 새 200명을 훌쩍 넘겼다. 블로그 산업이 커지면서 좋은 블로거가 늘고 이들이 대거 파트너로 영입된 것이다. TNM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파트너 영입은 너무나 당연한 일. 파트너는 TNM이 하는 일의 근간이라서다. 하지만 파트너가 늘어날수록 연대감은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과거 살갑게 지내던 40여명의 파트너가 있던 시절과 200여명 이상의 파트너가 부대끼는 지금은 파트너마다 다른 이해 속에서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연대를 강화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싶진 않다. 적당한 거리를 둔 느슨한 연대가 주는 장점도 있고 억지로 연대감을 높일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지 과거 태터앤미디어가 비슷한 유형의 수많은 블로그 네트워크와 차별화된 것은 이들 파트너들의 끈끈한 연대감도 한몫 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었다.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온 파트너로서, 한 때 그곳의 구성원으로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문제점은 점점 느슨해지는 연대감 속에서 갖는 ‘파트너’의 의미다.
TNM의 파트너. 그 의미를 푸는 것은 지난 3년을 흘러온 TNM이 앞으로 풀어야 할 가장 어려운 숙제일 것이다.
덧붙임 #
1. 소현님&TNM 식구들. 너무 무거운 글 써서 미안. ^^;
2. 그러고보니 태터앤미디어 시절 파트너 간담회를 압구정에서 했었는데, 지금 사무실이 압구정… 아이러니.
3. 아, 나도 태터앤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한다는 글을 썼던 적이 있구나.
‘태터앤미디어의 파트너 블로그로 참여합니다‘
2007년 유력 블로그 모은 블로그 네트워크 뜬다.는 글을 신문에 게제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 블로그 네트워크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부족한 블로그였지만 국내 첫 블로그 네트워크였던 TNM의 초기 파트너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4년째가 되었군요. 역시 TNM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만났던 좋은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해야겠군요. 태터툴즈라는 매력적인 블로그 툴과 블로그 네트워크로 이끌어준 chester님 (전설의에로팬더 닉네임..
그러고보니 TNM관련해서 오프에 나가본게 일년도 더된거 같네요. 예전보다 파트너수가 많아져서인지 이제는 소속감이라는 것도 많이 희미해진 상태인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같은 카테고리내에서도 교류가 없는 상태.. 곧 네이버와 이글루스 블로거들도 장벽없이 영입할 예정인것 같으니 이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듯…
그러고보니 페니웨이님을 너무 오랫동안 못 봤네요. 따로 날잡아서 봐야 할 듯 싶어요. ^^
tnm에 합류하게 된지 벌써 반년.. 내게 있어 tnm으로의 이직은 단순히 회사를 옮긴 개념이 아닌, 집을 떠나서 더 큰 세상 가운데 여기 저기 둘러보며 새롭고 낯선 경험을 접한 후 다시 고향집에 돌아온 누군가의 이야기를 닮았다..우연 2005년 9월.. 우연히 방문한 첫 회사 공채 후배가 만든 홈페이지.. 처음 들어본 블로그라는 이름.. 그리고 태터툴즈..정말 우연한 계기로 태터툴즈를 접했고 마침 개인 홈페이지를 하나 만들어 보려던 차에 태터툴즈…
경고
이 글은 한 평범한 블로거가 tnm 파트너블로거로 영입되면서 발생한
크고작은 행복과 행운, 그리고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콘텐츠 생산자로서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 및 자신감 등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습니다.
이에 따라이 포스팅은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일반 블로거라면 누구나 tnm 파트너블로거가 되고 싶다
추억과 함께하는 TNM. 저도 매 해 해왔던 포스팅을 해야 하겠습니다. 시험기간에 뭐 하는건지 모루겠어요. ㅎㅎ. 잘 읽고 갑니다.
흐흐 포스팅 기대하겠습니다. ^^
블로그를 조금 했다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만한 곳이 바로 tnm(前 태터앤미디어)이라는 곳이다. 외부에서는 tnm이나 블로그네트워크라는 명칭보다는 파워블로거들의 집단이라는 시선이 더 강한편인데 그런곳에 내가 파트너가 된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쟁쟁한 블로거들과 함께 내가 파트너라니 뭔가 신기하기만 하다. 어쨌든 비록 내가 tnm의 역사를 꿰고 있을 정도로 함께한 파트너는 아니지만 벌써 2번이나 창립기념일에 가서 축하를 할 정도로 이제는 친근한 곳이 되..
이 글은 TNM 3주년을 축하하는 글쓰기 릴레이에 참여하기 위해 쓰는 글입니다. 이미 여러분이 이 축하 릴레이에 동참하고 계신데요. 저도 진작부터 달려들고 싶었지만, 태터/태터앤컴퍼니/태터앤미디어/TNM 이라는 이름이 저에게 준 많은 것들 속에서 과연 무엇을 끄집어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느라 지금까지 축하의 글을 남기질 못했네요. :-)’나는 무엇으로 TNM 3주년을 축하해 드릴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외장하드 깊숙히 꽂아 두었던 TNM 탄생의…
제가 파트너로 몸담고 있는 블로그 네트워크 tnm이 벌써 3주년이 됐습니다. 태터앤미디어에서 현재는 tnm으로 이름을 바꿨고 소셜창작자네트워크라는 포맷으로 형태도 조금씩 변해가지만 Start Up, Your Media라는 슬로건 만은 그대로 저마다 자신의 브랜드로 미디어를 꾸려가는 이들이 모여서 활동하고 있지요. 벌써 230여명을 넘는 파트너들이 다양한 글을 쓰고 있는데요. 3주년도 되었겠다 그간을 살짝 돌아봤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과거 포스팅을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