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북 스페셜 에디션을 만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HP 미니 311이 한 대 생겼습니다. 이래저래 사모으거나 빌린 넷북과 노트북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는 마당에 새 넷북이 뭔 대수냐 하겠지만, 조금 특별한 넷북이라 그렇습니다. 돈을 주고 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공짜도 아니지요. HP가 분기마다 진행하는 블로거 파티에서 PC 테크놀러지 부문의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조건이 붙은 것입니다. 활동비 대신 넷북이 지급된 것이지요. ^^ (관련글 : 허영을 채울 미래 PC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그런데 이 HP 미니 311이 조금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시중에 파는 것과 구성은 똑같지만, 몇 가지 장치를 해둔 때문이지요. 아주 특별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흔한 물건 취급하기는 좀 억울할 것 같습니다. ^^


이 HP 미니 311에는 ‘CHiTSOL’이라는 저의 블로거 이름이 손받침 부분에 음각이 되어 있습니다. HP에서 직접 새겨 넣은 것이지요. 사실 노트북이야 여럿 갖고 있지만, 이름이 들어간 것을 받으니 묘합니다. 팔기 어렵다는 상실감이 컸던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 무엇보다 이름을 새긴 노트북을 다른 이로부터 받았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니셜을 새긴 반지를 받았을 때의 그런 느낌과 비슷하다고 할까요?(스스로 돌아봐도 변태같은 비유로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여튼 이 특별한 감정을 갖게 만든 넷북을 진짜 특별하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제 이니셜이 붙은 이 넷북이 조금이라도 나은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참기 힘든 일이라서 말이죠. 결국 부분적인 업그레이드를 했습니다.


HP 미니 311은 고성능(?) 넷북입니다. 인터넷과 문서 작업 외에도 풀HD 동영상 재생과 3D 게임까지 할 수 있는 넷북이지요. 또한 화면도 크고(11.6인치) 해상도도 높아서(1,366×768) 인터넷과 문서 작업을 할 때도 좀더 쾌적합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이전 리뷰(넷북 위의 넷북, HP 미니 311)를 참고해 주시고요.


그런데 지금 시판 중인 미니 311은 제가 앞서 리뷰했던 제품과 다릅니다. 화면 크기와 해상도, CPU는 같지만 운영체제와 하드디스크, 램, 메인 칩셋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윈도7과 250GB 하드디스크, 2GB 램, 아이온 대신 윈도 XP, 160GB 하드디스크, 1GB램, 아이온 LE 등 여러모로 제원이 낮습니다. 물론 낮은 제원을 쓴만큼 값이 싸지만, 역시 만족스럽지는 않네요. 그래서 손을 좀 봤습니다.


램 | 1GB에서 3GB로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미니 311은 메인보드에 램 1GB가 박혀 있고 따로 램 슬롯도 있어 모듈을 사다 꽂기만 하면 됩니다. 때문에 2GB를 더 꽂아 3GB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램을 꽂을 때 슬롯을 보니 DDR2가 아닌 DDR3를 쓰고 있더군요. 약간 의외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저장 장치 | 160GB 하드디스크에서 64GB SSD로 바꿨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테스트를 했던 제품이었는데, 어디에 넣을까 고민만 했었죠. 이제서야 자리를 찾은 것 같습니다. 용량은 줄고 실행 속도는 올렸으니 등가교환인가요? ^^ 모자란 용량은 카드리더에 SD 16GB를 꽂아서 보충했습니다.


운영체제 | 윈도 XP에서 윈도7으로 갈아탔습니다. 효율성을 고려하면 윈도 XP가 좋지만, 역시 시만한 넷북에는 윈도7이 더 잘 어울리네요.


아이온 | 이것은 바꾸거나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윈도7을 깔았으니 아이온 LE를 아이온으로 알아채도록 만들었습니다. 윈도7에서 아이온 LE를 아이온으로 쓰는 방법은 이미 공개되어 있었으니까요. (아이온 LE, 과연 아이온으로 바꿀 수 있다? 없다?) 이 방법으로 다이렉트X 11까지 돌릴 수 있도록 만들었을 뿐이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 정도만 손을 봤습니다. 사실 더 욕심내고 싶은 건 많지만, 이것만도 솔직히 넘치는 것이긴 합니다. 프로세서 성능에 비해 다른 부품 성능만 좋은 상황이다 보니 돼지목의 진주 목걸이 격의 업그레이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만, 전에도(넷북 부품 교체, 이렇게 하면 된다) 말했듯이 어디까지나 자기 만족을 위한 변신일 뿐입니다. 무엇보다 제 블로거 이름을 새긴 넷북다워야 한다는, 그 작은 목적과 ‘허영‘을 채우는 데는 충실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제 이름을 새기지 않은 넷북에도 이렇게 했을까요? 아마 아닐 겁니다. 미니 311에 새긴 이름이 아니었다면 스페셜 에디션이란 것은 시도하지도 않았겠지요. 나름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이라 더 특별하게 만들고 싶었나 봅니다. ‘누군가에게 특별한 PC’, 다음 모임에서 이 주제로 토의해보는 것도 좋겠군요.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39 Comments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ㅋㅋ 부러우면.. 아시죠? ^^

  1. 2009년 12월 18일
    Reply

    크윽!!! 부러우면 지는거죠? ㅠ.ㅠ

    PC 테크놀러지 부문의 인플루언서로 활동
    >> 이런 플루같은 분! ㅋㅋㅋ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ㅋㅋㅋ 제게 빠지시면 치료도 안됩니다~ ^^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강자이너님은 여친의 스페셜 에디션이잖아요~ ^^

  2. 2009년 12월 18일
    Reply

    Mini311 1009tu를 이렇게 업그레이드하셨군요,,
    업그레이드 된 녀석을 보니.. 탐나는데요..ㅡㅡ; 저도 서브로 넷북하나 둘까 생각중인데, Mini 311 칫솔에디션을 뒤따르지 않을까 싶네요..ㅋㅋ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PC 바이블에 이런 이야기가 있지요. 이웃의 넷북을 탐하지 말라고~ ^^

  3. 지나가던 사람
    2009년 12월 18일
    Reply

    칫솔님이 노트북에 새겨져 있으면.. 더 팔기 쉬울거 같네요(?)
    프리미엄이 붙으니까요 ㅎㅎ;;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지금은 그냥 중고가로 팔릴 듯 싶네요. ^^

  4. 2009년 12월 18일
    Reply

    그렇잖아도 관심있게 보고 있는 물건인데..
    부럽습니다 ^^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담덕님도 이름 하나 새겨서 지르심이.. ^^

  5. 2009년 12월 18일
    Reply

    내꺼가 최고란 자기암시를 계속 걸고는 있습니다.ㅎㅎ;
    예쁘네요^^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언제나 자기에게 만족을 주는 제품이 최고 아니겠습니까~ ^^

  6. 2009년 12월 18일
    Reply

    칫솔님만을 위한 스페셜..
    암튼 부러워요…
    이번에 컴을 새로 장만해야 해서 넷북을 관심가지고 보다가 그냥 노트북으로 결정했어요.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노트북이 여러모로 작업하기는 편하니 잘 결정하신 듯 싶어요~ ^^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흐흐. MS MVP도 만만치 않게 부럽습니다. ^^

  7. 2009년 12월 18일
    Reply

    정말 제대로된 칫솔님만의 넷북이군요.
    성능이야 안봐도 확실해 보이고 네이밍 적힌것도 매우 괜찮아보입니다.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고맙습니다. 댓글을 쭉 읽어보니 그나저나 음각 서비스를 노트북 업체들이 고려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8. 2009년 12월 18일
    Reply

    진정한 스페셜 에디션이구만요 ㅎ
    너무 부럽다는 ㅋㅋ
    아참 집을 안 들어와서 이제야 들어왔는데, 또 나가야 하네요 ㅋㅋ
    오늘은 글도 발행도 못했는데, 또 나가봅니다. ㅋ
    아 맞다… 보내 드린다는 사진은 저녁에 들어오는대로 찾아서 보내드릴게요 ㅋ
    행복 가득한 하루되세요 ^^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넵, 어쩌다보니 이렇게 손을 댈 줄은.. ^^ 그나저나 연말이라 많이 바쁘신가 보네요. 몸관리 잘하시길~

  9. 2009년 12월 18일
    Reply

    ㅋㅋ 허영을 채우셨군요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아직 모자랍니다. ㅋㅋ

  10. 2009년 12월 18일
    Reply

    안녕하세요?
    지식생태계의 중심 kt경제경영연구소에서 파워 블로거 및 IT 전문가들께 부탁 말씀 드립니다. 저희 연구소는 참신한 시각과 전문성을 갖춘 파워 블로거와 IT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내년 국내 방송통신시장의 주요 이슈를 전망해 보고자 12월 17일(목요일) 귀하의 이메일 주소(chois4u@gmail.com)로 설문 자료를 발송 하였습니다. 바쁘신 와중인줄 압니다만, 참여 부탁 드리겠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발송된 이메일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네, 메일 드리지요.

  11. 2009년 12월 18일
    Reply

    이게 그 음각의 정체군요. HP에서만 주는 특별한 Edition. 멋집니다~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이걸로 HP에 낚여버렸습니다. ^^

  12. daft punk
    2009년 12월 18일
    Reply

    SSDㅋ 등기교환은 아닌듯.. 가격이 비싸서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ㅎㅎ 넵. ^^

  13. 2009년 12월 18일
    Reply

    칫솔이라고 적혀 있는 컴퓨터 남다른데요
    특별하기도 하고 애착이 가겠어요
    저는 TV글을 자주 쓰는데 누가 ‘윤서아빠세상보기’ 젹혀있는
    대본이나 TV한대 주면 좋겠구만
    잘 읽고 갑니다.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헉.. TV라.. 역시 그릇 크기가 다르시네요~ ^^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가지고 계신 맥북 프로에 도전해보심이 어떨런지요? ^^

  14. 2009년 12월 19일
    Reply

    우왕 ㅋ 굳 ㅋ 이베이에도 이 매물이 올라올까요? 으흐흐흫 완전 레어레어!!
    램을 3기가에.. 업글이 우후훗 🙂 축하드립니당..

    • 칫솔
      2009년 12월 19일
      Reply

      이베이에 올린다고 뭐 알까요? 제가 마이클잭슨도 아니고요. ㅋㅋㅋ

  15. 2009년 12월 21일
    Reply

    최근 노트북 중에서도 HP Mini 311이라는 제품을 자주 다루게 되네요. 아무래도 작년부터 넷북이 대세이다 보니 넷북에 대한 정보를 많이 포스팅하게 되는 같습니다. HP 미니 311은 PAVLO에서 자주 다뤘는데, 전반적인 제품 리뷰를 다루지 못해서 이번 기회에 리뷰를 써봅니다.파워 블로거분들의 질 은 리뷰들이 많기 때문에 외관에 대한 설명을 주로 포스팅하고 타 블로거분들의 리뷰도 본문에 링크 걸어 드리겠습니다. 지금 Wish List에 넷북이…

  16. 2010년 1월 27일
    Reply

    지난 HP 블로거 파티에서 운이 좋게 우수 리뷰어로 선정되어 무려 ‘넷북’을 선물로 받게 되었습니다. HP에서 새로 나온 MINI 311-1009TU이라는 모델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에 최적화된 넷북이라고 하네요:-D HP MINI 311-1009TU 포장케이스. 미니쿠페? 아닙니다 HP MINI 311! 개봉박두 동영상! 이런 일 특별하지 않다는 듯 모 기업 회장님처럼 시크하게 개봉하려고 했으나 잘 안되는군요;; Mini 311의 상판은 소용돌이 문..

  17. 2010년 2월 15일
    Reply

    지난해 12월, HP에서 주최한 HP Blogger night에 참석한뒤 행사후기(HP, 미래의 컴퓨터를 상상하다)와 미래 PC에 대한 저의 생각(미래의 컴퓨터, 이런 모습이면 어떨까?)을 포스팅한적이 있습니다. 당시 미래 PC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좋은 기회를 맞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할수 있어 좋았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게다가 제 포스팅이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베스트 팔로워라는 타이틀까지 받고 HP에서 나온 최신 미니 노트북(HP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