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3] 엑스페리아 Z, 이제야 소니의 제품답다

요즘 세대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위상이 떨어지기 전까지 소니는 사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능력 하나 만큼은 출중했다. 지금도 몇몇 제품군은  그러한 소니의 장점이 잘 발휘되고 있지만, 에릭슨의 통제를 받던 소니 에릭슨 시절 동안 소니는 아무것도 스스로 하지 못하는 암흑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휴대폰 시정이야 어느 정도 이름을 날리긴 했지만, 속도전이 벌어지던 시기에 2인 삼각으로 뛰어야 했던 소니에릭슨은 다른 제조사보다 하드웨어 경쟁에서 느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 해 이 시점부터 소니는 에릭슨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했다. 그들로부터 지분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소니는 이제 에릭슨이 아닌 그냥 소니다. 소니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그들의 이름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제 진짜 소니다운 제품이 보이기 시작했다.

소니 이름의 첫 제품은 지난 해에 있었지만, 소니다운 제품은 엑스페리아 Z부터다. 스마트폰은 CES에서, 태블릿은 MWC 직전에 일본의 어느 전시회에서 공개되었고 이번 MWC는 처음으로 이 둘이 한 자리에 같이하는 행사라 의미가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 엑스페리아 Z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서로 목적성은 다르지만, 제품을 함께 놓고 보면 그 통일감이 매우 돋보이기 때문에 더 주목을 할 수밖에 없다. 두 제품 모두 이해가 쉽고 간소하며 절제가 돋보이는 만듦새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소니가 지금은 모바일 시장의 강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러한 제품은 이용자들에게 소니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두 제품의 제원이야 두 말하지 않아도 되지만, 상기시키고 싶은 한가지는 풀HD 화면이라는 점(태블릿은 1920×1200)이다. 그런데 나는 그냥 풀HD 화면이기 때문에 돋보인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적어도  풀HD가 정말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콘이나 배경 화면을 세심하게 골라야 하는 이유가 그것인데, 정말 소니는 아름답게 꾸민다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기능을 떠나 몇 개의 기본 배경화면을 바꿔가면서 보는 것에 경외감이 드는 것은 아마 처음일 듯하다.

엑스페리아 Z폰에 관한 이야기는 한국에 돌아가 좀더 자세하게 전할 예정이다. 국내에 출시되지는 않지만, 이 제품의 리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다. 잠깐 엑스페리아 Z 태블릿을 이야기하면 기능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엑스페리아 S 태블릿과 유사한 점이 많다. 위젯을 창 모드로 실행하거나 리모컨 기능은 동일하다. 하지만 더 빠르고 고급스럽기 때문에 엑스페리아 S보다 훨씬 다룰 맛이 난다. 솔직히 손에서 떼 놓고 싫을 정도다. 특히 아이보리가 섞인 흰색 뒤판의 엑스페리아 태블릿은 너무 매력적이다.

이런 제품을 1년에 한번만 보는 것은 왠지 아깝지만, 일단 국내에도 출시가 되기를 바란다. 엑스페리아 Z는 국내 LTE대역을 모두 지원하고 있다. 이통사들에게 이 제품의 유통을 권하는 것은 너무 실례되는 일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