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PC와 모바일의 경계를 지우려 하나?

인텔이 이번 CES부터 더 이상 기조 연설은 하지 않기로 했지만, 대규모 기자 간담회를 통해 올해 제품 전략을 공개했다. 그런데 이번 기자 간담회 중계를 보면서 느낀 점은 인텔이 PC와 모바일의 경계를 지우려는 전략을 시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특히 새로운 울트라북 컨셉인 노스 케이프는 외형적으로는 노트북이지만, 실질적인 기능은 태블릿에 가깝도록 만들어 더 이상 PC와 모바일의 논란 없이 제품을 쓰도록 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한다. 오늘 있었던 CES 2013의 인텔 기자 간담회 내용을 정리한다.


저개발 신흥국 겨냥한 아톰 Z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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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매년 스마트폰을 위한 새로운 칩셋을 선보였다는 사실은 이제 놀라운 일은 아니다. 다만 많은 소문으로 예상은 했어도 우리가 바라는 것과 조금 동떨어진 제원 때문에 늘 아쉬울 뿐이다. 물론 실제 처리 능력 만큼은 다른 ARM 칩셋에 크게 뒤쳐지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인식을 깨는 데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인텔이 이번 CES에서 스마트폰을 위해 새롭게 선보인 아톰 프로세서인 Z2420도 아직 우리의 인식을 깰만한 것은 아니다. 렉싱턴(Lexington)으로 불리던 이 칩셋은 1.2GHz의 싱글 코어 프로세서로 하이퍼 스레딩 기술을 통한 다중 처리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인텔은 안드로이드 응용 프로그램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최적화를 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이 칩셋은 저가 단말기가 필요한 신흥국을 공략하려는 목적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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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기자 간담회에 등장한 레퍼런스 단말기는 고해상도와 고성능을 지향하는 고가 단말기의 있는 추세와 반대로 작고 가벼운 형태였다. 더구나 이 프로세서와 함께 쓸 수 있는 모뎀인 XMM6265는 3G 통신만 갖춘 데다 듀얼 심 기능을 쓸 수 있도록 해 LTE가 없는 시장을 위한 칩셋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물론 와이다이 같은 기술도 쓸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Z2420의 출현은 저가 시장에서 먼저 터를 잡은 뒤 고가 시장으로 진입하겠다는 기존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말하고 있다.


고성능 태블릿 시대를 위한 베이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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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태블릿 전략은 신흥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스마트폰과 반대로 가는 것 같다. 성능을 더 강화한 프로세서로 지금 태블릿의 수요가 있는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기 때문이다. 지금 판매되고 있는 윈도 8 태블릿 중 상당수는 클로버 트레일이라고 부르는 듀얼 코어 아톰을 쓰고 있다. 인텔은 이 아톰 프로세서가 태블릿에 최적화된 것이라고 누누히 강조했지만, 넷북에 쓰인 아톰 프로세서에 대한 인식을 깨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 인텔이다.


인텔은 이러한 인식의 틀을 깨기 위한 시도로 더 강한 아톰 프로세서인 베이 트레일(Bay Trail)을 올 연말께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이 트레일의 특징은 22nm 공정의 쿼드 코어 프로세서라는 것으로 인텔은 배터리 효율과 처리 성능에서 더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쿼드코어 아톰은 최대 클럭 2.4GHz에 인텔 HD 4000 내장 그래픽(지금은 SGX540을 쓰고 있음) 등을 통합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지만, 오늘은 자세한 제원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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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베이트레일은 곧 열릴 인텔 개발자 포럼이나 컴퓨텍스 등에서 자세한 정보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단지 이날 컴팔, 페가트론, 위스트론의 윈도8 태블릿 시제품과 안드로이드 시제품을 통해 실제 작동 중인 것을 보여줌으로써 차질 없이 준비 중인 것을 확인해 주었지만, 지금 출시된 클로버 트레일 태블릿도 많은 상황에서 너무 일찍 차기 프로세서 정보를 공개한 것이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지 의문이다.


더 낮은 전력의 새 프로세서, 차세대 울트라북 레퍼런스 ‘노스 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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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인텔은 대규모 행사에서 새로운 프로세서를 발표할 때마다 저전력 이슈를 빼놓지 않는다. 노트북이 다른 모바일 장치보다 배터리 소모가 많다는 이야기는 결국 처리 장치의 문제로 지적되는 터라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오늘도 인텔은 저전력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그 이야기는 아이비 브릿지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7W 코어 프로세서를 오늘부터 제조사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이 프로세서는 고성능 착탈식 윈도8 태블릿을 위한 것으로 몇달 뒤부터 제품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울트라북쪽에서 관심을 끈 것은 4세대 프로세서보다 노스 케이프라는 레퍼런스 디자인이다. 4세대 코어 프로세서 ‘해즈웰'(‘하스웰’ haswell)은 차세대 울트라북을 위한 프로세서지만, 오늘은 자세한 설명 대신 4세대 울트라북에서 터치 스크린과 인텔 무선 디스플레이(Wi-Di), 그리고 하루 종일 쓸 수 있는 배터리가 기본이 될 것이라는 방향성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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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해즈웰을 적용한 노스 케이프(North Cape)라는 레퍼런스 디자인이다. 새로운 프로세서가 적용될 시제품의 한 형태인 노스 케이프는 본체에 처리 장치를 넣은 전통적인 울트라북과 달리, 키보드 아래에는 배터리만, 화면부에 처리 장치를 얹은 하이브리드형 컨셉이다. 13.3인치의 화면부는 두께 10mm에 무게 850g, 10시간 동안 쓸 수 있는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울트라북이라는 특징 때문에 키보드에 얹더라도 전체 두께는 17mm를 넘지 않으며, 도킹을 했을 때는 13시간 동안 쓸 수 있다. 태블릿 모드에서 한손으로 화면 테두리를 잡는 것을 감안, 터치를 하지 못하도록 11.6인치로 축소할 수 있고 원래 13.3인치 화면으로 돌려 놓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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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즈웰은 올 하반기에 출시될 프로세서이므로 머지않아 공식 발표가 나올 것이다. 다만 오늘 공개한 노스 케이프는 이제 울트라북이 태블릿과 노트북의 경계선을 지우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울트라북이 그런 유형으로 만들지는 않겠지만, 더 이상 태블릿과 노트북 사이에서 혼란을 일으킬 이유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 노스 케이프를 공개한 인텔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덧붙임 #


그런데 오늘 인텔의 노스 케이프와 똑같은 유형의 제품인 씽크패드 헬릭스를 레노버에서 선보였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 Comments

  1. 2013년 1월 13일
    Reply

    다들 아이디 다음 버전에 목말라 하는데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네요 ㅠ.ㅠ
    이에 대응되는 AMD의 소식이 없으니 AMD 유저는 울뿐입니다 ㅠ.ㅠ

    • 칫솔
      2013년 1월 13일
      Reply

      인텔은 이미 모바일로 갈아타는 중입니다. AMD는 희망이 없는 듯~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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