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 2015, PC 시장의 메시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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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텍스가 ICT 전 영역으로 그 폭을 넓혀가고 있는 중에도 여전히 PC는 컴퓨텍스의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된 점은 안타깝긴 해도 지금 시점을 기준으로 새로운 형태와 그에 알맞은 성능의 PC가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제품들을 이곳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해도 컴퓨텍스에서 보는 PC들은 대부분 뻔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와 성능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운영체제도 대부분 윈도 계열이라 색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뭔가 다른 PC가 더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기는 어려워 이곳을 찾는다.

하지만 이번 컴퓨텍스 2015가 열린 TWTC와 난강, 그 밖의 여러 컨퍼런스를 돌아본 뒤 너무하단 생각이 찌꺼기처럼 남는다. PC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얻으러 갔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돌아와서다. 물론 ICT 전시회답게 다양성을 곁들인 덕분에 겉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처럼 평온해 보였음에도 인텔이나 MS는 기존 PC에서 좀더 나아간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실패한 것을 숨길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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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인텔은 새로운 프로세서도, 새로운 폼팩터도 내놓지 않았고, MS는 윈도10에 어울리는 스타를 발굴하지 못했다. 핵심 부품까지 손을 대지 않는 MS는 그렇다쳐도 인텔은 지난 해 브로드웰의 출하에 실패하면서 2년마다 아키텍처와 미세 공정을 번갈아 업그레이드하는 틱톡 전략의 균열을 서둘러 메우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컴퓨텍스는 차세대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가 아니라 기존 브로드웰 기반 메인보드와 같은 관련 제품들이 그대로 자리를 메울 수밖에 없던 터라 새로운 PC에 대한 전망을 읽는 데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던 것이다. USB 타입-C가 들어간 몇몇 메인보드와 노트북, 미니 PC, 기타 장치를 볼 수는 있었지만, 대세를 받아들이는 주변기기 업체의 선택이었을 뿐이다.

그나마 인텔과 MS가 하지 못한 키워드를 내놓은 곳은 엔비디아였는지도 모른다. 엔비디아는 이번 컴퓨텍스에서 확실한 방향을 하나 잡았다. 게이밍이다. 그 이전에도 그랬지만, 올해는 더 집중도를 높였다. 모바일에 집중하느라 한동안 컴퓨텍스를 멀리했던 엔비디아지만, 컴퓨텍스 2015를 앞두고 모바일을 확실하게 포기함으로써 PC 게이밍과 가정용 게이밍 콘솔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AMD가 좀더 분발해 이 부분의 경쟁이 있었다면 더 없이 좋은 그림이었을 테지만, 어쨌든 이번 컴퓨텍스에서 지포스980Ti와 쉴드 콘솔을 내놓고 게이밍 분야에 또 다른 도전장을 던진 엔비디아의 분전은 흥미로운 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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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여전히 컴퓨텍스에 부스를 만들진 않았지만, 그들의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은 의외였다. 미디어와 일반인이 직접 새로운 지포스 980Ti의 4K 게이밍와 쉴드 콘솔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존을 타이페이 하얏트 호텔 3층에 마련한 것이다. 이곳에는 4K 게이밍과 윈도10의 다이렉트X 12, 오큘러스를 이용한 가상현실, 쉴드 콘솔까지 다양한 체험 환경을 꾸몄다. 모두 하나 같이 게임이라는 키워드로 통일해 놓았다. 다만 엔비디아의 체험 공간은 대부분 데스크톱 게이밍 장비로만 채워졌다.

2년 전부터 게이밍을 위한 고성능 노트북이 기지개를 켜면서 이 분야는 점차 고성능 뿐만 아니라 고급화 전략쪽으로 좀더 치우쳐 가는 듯하다. 특히 MSI 부스에 있던 GT 80이 아마도 그런 변화를 이야기하기에 좋은 제품일 듯하다. 두 개의 지포스 GTX를 SLI로 묶어 게이밍 파워를 강화한 18.4인치 GT80은 사실 성능보다 눈에 띄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게이머들이 원하는 기계식 키보드를 내장한 점이다. 게이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손맛을 생각해 밋밋한 키보드 대신 독일산 체리 키보드를 넣고 3500달러에 주문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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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밍이나 일반 노트북을 제외하면 스틱 PC와 같은 초소형 폼팩터도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다. 물론 생각보다 많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인텔의 스틱 PC가 나온 이후로 제조 업체들이 좀더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ASUS와 ECS 같은 제조사들도 스틱 PC를 선보였고, 인텔은 스틱 PC 폼팩터로 분류할 수 있는 제품들을 부스 한 공간에 모아 뒀다. 이들 제품은 모양과 성능, 제원 등이 제각각 다르지만 대부분은 베이트레일 또는 체리트레일 기반 아톰 또는 브라스웰 제품군이 쓰이고 있다. 성능은 가벼운 작업 이상을 기대하긴 어려워도 가격으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제품이기에 시장의 반응은 지켜봐야 할 듯하다.

이처럼 이번 컴퓨텍스는 새로운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소재를 발견하는 게 쉽지 않았다. PC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하더라도 여전히 확실한 메시지가 필요한 시장이라는 점에서 그 메시지를 읽을 수 없는 올해 컴퓨텍스 속 PC는 정말 심각하다. 이용자에게 주는 편의성과 혜택, 어떤 PC를 사야하는 지에 대한 안내에 버금가는 메시지를 던져야 하느냐는 것은 업계 모두의 고민이지만, 올해는 애매하게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메시지가 없는 PC 시장의 미래는 말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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