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HP에서 가방을 하나 주더군요. 어느 출장을 다녀올 때마다 노트북 가방을 하나씩 가져오는데, 이번에는 정말 가방을 가져올 공간이 없어서 두고 오려다가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차마 두고 오지 못했습니다. 딱딱한 업무용 스타일의 노트북 가방에 비하면 이 노트북 가방은 일반 가방으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들었습니다.
14.1인치 크기의 와이드 노트북까지는 무난하게 들어가고 그 밖의 서류도 챙겨넣을 수 있고 지갑이나 그밖의 소품까지 충분히 들어갑니다. 그렇다고 아주 큰 느낌을 주지는 않고요. 안쪽에는 HP 노트북에 새기는 래디언스 문양으로 도안을 했네요. 중요한 것은 ‘Designed by HP’라는 문구가 뒤쪽에 써 있던 것인데… 함께 간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HP에서 디자인한 것이 맞다고 하더군요. 물론 생산은 다른 곳에서 한 것이겠지만, HP 내부에 소품에 대한 개념을 달리 잡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앞으로 이런 스타일의 가방을 계속 만든다고는 하는 데 공식 발표가 없었기 때문에 크게는 다루지는 못하겠습니다만, 이런 변화는 꽤 의미가 있습니다. 이제는 노트북 가방이 노트북을 담는 기능뿐만 아니라 패션 소품으로 인식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이에 대해 한 발 앞선 것은 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델은 벨킨으로부터 아주 색다른 델 전용 노트북 가방을 만들어 공급 중이니까요. 벨킨 한국 사무소에서 이 노트북 가방을 본 적이 있는데, 어깨에 걸치는 일반 캐주얼 가방과 다르지 않아서 꽤 멋있더군요. 델 노트북을 사지 않으면 구할 수 없지만, 벨킨이 다른 나라에는 물량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델 노트북과 함께 잘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타거스로부터 가방을 공급받아 온 HP 노트북 가방은 투박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물론 튼튼하기는 합니다만, 아무리 공짜로 주는 노트북 가방 치고는 멋이 없어 너무하다 싶었거든요. 결국 소비자들이 가방을 새로 사도록 만들어 공짜로 가방을 주는 게 의미가 없게 되는 셈이지요. 이 가방은 이제 하나가 나왔을 뿐이지만, HP가 스스로 소품의 중요성을 깨닫고 변화를 가리키는 시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만들어진 소품이 노트북의 또 다른 경쟁력이 될 날이 멀지 않을 것 같네요.
와… 모양을 보니 꽤 실용적으로 보이네요… 저도 하나 가지고 싶을정도로 말이죠… ^^
(저런 가방 구하려고 열심히 찾는 중 이였습니다.)
오.. 무적전설님의 좋은 반응을 보니 HP가 첫 단추를 잘 꿴듯한 느낌이 드는데요? ^^
디자인은 모든 기업의 기본 코드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에서 가장 존경하는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현재부터 미래 사회는 “디자인 경영 시대”라고 하시더군요.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디자인은 이제 기업의 성공을 구분하는 결정 요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미래가 아니라 이미 디자인 경영 시대는 시작된 것 같습니다. 다만 겉모양만을 디자인으로 다루는 게 아니라 모양와 기능, 성능, 감성이 균형을 이루는 진정한 디자인의 시대가 오려면 아직 멀었겠지요. 논평 고맙습니다. ^^
오…Designed by HP라….ㅎㅎ
언젠가는 manufactured by… 일 수도 있어요~
각 업체의 크로스 오버가 확장 되는 것인가요? 소프트웨어 업체의 마우스/키보드 사업.. 이제는 하드웨어 업체의 기타 사업(?) ㅎㅎ
소품, 즉 액세서리 사업이 꽤 짭짤한 걸 이제야 깨우친 거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