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브랜드가 결코 그립지 않은 갤럭시 워치4 첫인상

삼성의 스마트워치 브랜드는 일관성을 찾기 어렵다. 기어와 기어S에서 워치로 넘어갈 때도 그랬고, 캐주얼 스마트워치를 표방했던 갤럭시 워치 액티브의 등장과 퇴장도 그렇다. 그리고 새로운 제품으로 그 자리를 채웠다. 이번에는 회전 베젤을 없앤 갤럭시 워치4가 그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등장했다. 회전 베젤의 제품은 갤럭시 워치4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서. 이제는 더 이상 제품 라인에 혼란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이 또한 얼마나 유지될지 벌써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사전 예약했던 갤럭시 워치4가 17일 늦은 오후에 도착했다. 갤럭시 워치3의 후속인 워치4 클래식보다 워치 액티브2의 자리를 대신할 갤럭시 워치4가 더 궁금했던 터라 이를 먼저 확인하고 싶던 차였다. 이 글에 딱 하루치 분량의 이야기를 담아 본다.

(참고로 이 글은 리뷰가 아니다. 갤럭시 워치4의 만듦새 및 첫 설정, 몇몇 기능을 써본 것에 대한 가벼운 인상 비평에 가깝다. 갤럭시 워치4 리뷰는 며칠 또는 몇 주의 시간을 두고 충분히 살펴본 뒤 공개할 예정이다.)

패키지의 올바른 변신
나는 갤럭시 워치 액티브와 액티브2의 패키지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휠을 없앤 갤럭시 워치 액티브 시리즈가 비록 단조롭기는 해도 결코 값싼 제품이 아니었지만, 두 제품의 패키지는 스마트워치로써도, 값비싼 제품으로써도 전혀 어울리는 형태와 구성은 아니었던 탓이다.

왼쪽은 갤럭시 워치 액티브2 패키지, 오른쪽은 갤럭시 워치4 패키지

갤럭시 워치4 패키지는 갤럭시 워치3부터 적용한 하얀 직사각형 패키지와 거의 비슷하다. 패키지의 세로 길이는 똑같고 폭과 두께는 다르다. 물론 위쪽에 새겨 놓은 이미지나 제품명의 위치도 다르지만, 얼핏 봐선 별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다. 패키지를 열면 설명서, 충전 어댑터를 담은 얇은 상자와 그 아래 제품을 담은 상자로 구성된 것은 이전 워치3 때와 똑같다.

갤럭시 워치4의 생김새에 대해선 조금 뒤에 다루기로 하고, 패키지는 무난할 뿐 성의 있게 작업하지 않은 티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 흔적이란 스티커나 상하단의 접착 테이프가 올바른 위치에 똑바로 붙어 있느냐다. 워치3 패키지의 스티커는 제 위치에 기울어지지 않게 제대로 붙어 있는 반면, 워치4의 패키지는 스티커 각도가 조금씩 다르다. 물론 이것이 워치4의 완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 그저 제품을 사는 사람의 기분에 영향을 미칠 뿐이다.

갤럭시 워치 액티브2를 잊게 하는 갤럭시 워치4의 만듦새
갤럭시 워치4는 갤럭시 워치 액티브2처럼 베젤이 없는 형태를 추구하면서도 단조로운 형태는 아니다. 갤럭시 워치 액티브2가 디스플레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극단적인 간소함을 앞세운 반면, 갤럭시 워치4는 디스플레이 외에도 그 주변의 생김새에 변화를 줬다.

갤럭시 워치4와 갤럭시 워치 액티브 2의 비교. 만듦새에선 확연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눈에 띄는 점은 디스플레이가 있는 상판이 완전히 평평진 부분이다. 갤럭시 워치4도 액티브2처럼 화면과 그 주변에 두터운 베젤을 갖고 있다. 그런데 워치 액티브2는 베젤부와 본체가 만나는 부분을 둥글게 다듬은 유리를 쓴 반면, 갤럭시 워치4는 본체와 만나는 베젤 끝 부분이 평평하다. 다만 베젤 끝 부분이 닿는 본체 위쪽을 대각선 커팅으로 마감했기에 상대적으로 밋밋함은 줄였다. 그러나 워치 액티브2는 베젤 끝 부분의 굴곡에 따라 빛이 부드럽게 반사되는 반면, 갤럭시 워치4는 그런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

그래도 본체를 좀더 다른 시계답게 보이기 위해 여러 모로 신경 쓴 인상이다. 워치 액티브2가 본체에서 러그까지 분리하지 않는 일체형으로 만든 반면, 갤럭시 워치4는 본체와 러그가 서로 나뉘어진 것 같은 형태다. 둥근 본체를 감싸듯 양옆으로 긴 테두리와 러그 덕분에 워치 액티브2보다는 덜 심심하다.

측면에서 본 갤럭시 워치4.

오른쪽의 버튼 생김새도 달라졌다. 앞서 워치 액티브2는 긴 사각형 버튼과 원형 버튼을 하나씩 넣은 반면 갤럭시 워치4는 둘다 같은 크기의 사각형 버튼을 적용했다. 옆에서 볼 땐 둘다 같은 색상이지만, 위에서 내려다 보면 버튼의 기능이 헷갈리지 않도록 위쪽에 빨강, 아래에 검정을 버튼에 둘렀다.

바닥면도 센서 부분이 볼록하게 튀어 나온 워치 액티브2나 워치3와 다르게 거의 수평으로 평평해졌다. 그만큼 손목에 닿는 부위가 이전 제품들보다 더 넓어졌고 더 밀착된 느낌을 받는다. 다만 공기가 통할 만한 공간도 없다보니 무더운 낮에 갤럭시 워치4를 차고 돌아다녔을 때 본체 아래에 땀이 남아 있어 이를 닦아내야 했다.

밝은 곳에서 시계를 볼 때마다 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눈에 거슬린다.

갤럭시 워치4의 전반적인 만듦새는 워치 액티브2보다는 더 낫다. 그럼에도 밝은 빛 아래에서 이리저리 둘러볼 때마다 한 부분으로 인해 찝찝함이 남아 있다. 사실 아래 센서부처럼 잘 보이지 않는 부위라면 크게 지적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하필이면 눈에 자주 보이는 베젤과 본체 사이 부분이라 신경 쓰인다.

갤럭시 워치4의 상판 유리와 대각선 커팅된 본체가 만나는 그 부분에 미세한 틈새가 있다. 이 부분은 잘 보이진 않지만, 빛을 비추면 그 틈 사이를 볼 수 있는데, 문제는 그 틈새 사이로 보이는 뭔가로 인해 깨끗하게 보이지 않는다. 마치 매끄럽게 잘리지 않은 유리처럼 자잘한 얼룩들이 불규칙한 그림자를 만들어 내는 탓이다. 그것이 정확하게 접착제인지 다른 무엇인지 알 수는 없으나, 적어도 내가 원하는 결과물이 아닌 것만은 틀림 없다. 이것을 정상이라고 한다면 제품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는 게 아닐까?

갤럭시 워치 액티브2(왼쪽)와 갤럭시 워치4(오른쪽)의 바닥면. 워치 액티브2는 볼록한 모양인 반면, 갤럭시 워치4는 납작하다.

러그의 설계 실수인가? 의도된 설계인가?
러그는 시계줄을 거는 부분이다. 갤럭시 워치4는 러그 부분과 기본 시계줄의 형태에 공을 많이 들였다. 러그의 생김새가 본체와 잘 어울리게 만든 덕분에 이전 워치 액티브2 보다 더 좋은 느낌을 준다.

독특하게 설계된 갤럭시 워치4의 러그와 기본 시계줄

또한 기본 시계줄도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러그 부분까지만 있는 시계줄과 달리, 갤럭시 워치4 기본 시계줄은 러그와 본체 사이의 벌어진 틈을 최소화하기 위해 좀더 위쪽까지 늘려 둥근 본체에 맞춰 오목하게 모양을 잡았다. 만약 일반 시계줄처럼 러그에만 걸었으면 둥근 본체와 러그에 사이의 넓은 틈과 일직선의 시계줄로 인해 그다지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을 듯하다.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하는 점은 갤럭시 워치4의 기본 시계줄이 본체와 러그 사이의 틈을 메우는 탓에 러드 부분이 아래쪽으로 굽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러그에만 거는 시계줄이면 아래로 곧바로 시계줄을 아래로 늘어뜨릴 수 있지만, 갤럭시 워치4의 기본 시계줄은 러그 부분에서 좀더 바깥 부분의 시계줄이 휘어진다. 더구나 시계줄이 워치 액티브2의 기본 시계줄보다 훨씬 두꺼운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손목이 가는 사람들이 갤럭시 워치4를 손목에 차면 손목과 시계줄 사이에 공간이 생길 수 있다.

갤럭시 워치4(왼쪽)은 버클을 뺀 밀레니즈 루프을 끼우는 것조차 어려운 반면, 갤럭시 워치 액티브2(오른쪽)은 버클과 함께 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갤럭시 워치4의 러그는 한 가지 치명적 문제가 있다. 갤럭시 워치4의 러그 폭은 20mm지만, 일부 20mm 시계줄을 걸 수 없다. 특히 메탈 재질로 된 일부 20mm 시계줄은 러그에 걸리지 않는다. 러그 폭은 20mm가 맞지만, 러그의 끝 부분이 좀더 안쪽으로 좁혀진 탓이다. 때문에 써드파티에서 만든 20mm 메탈 계열 시계줄을 중 일부는 러그 사이로 끼울 수 없거나 설령 억지로 끼운다 해도 러그 끝부분이 자유롭지 않은 만큼 마찰로 인한 러그와 시계줄의 버클 부위 흠집은 피할 수 없다.

이것이 삼성의 실수인지, 의도된 설계인지 불분명하다. 의도적이라면 호환되는 시계줄만 판매하겠다는 목적이 있을 테고, 실수라면 이런 것 하나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제조의 문제로 이어진다. 둘다 삼성에게 좋은 소리는 아닌 것만은 틀림 없다. 

갤럭시 워치4는 러그 위쪽까지 연장된 시계줄로 인해 갤럭시 워치 액티브2처럼 시계줄을 아래로 겹쳐 접을 수 없다.

어쨌거나 가죽 재질이나 고무 재질은 이 문제에 비교적 자유로우나 메탈 계열 재질만 영향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재질로 된 써드파티 시계줄을 구매할 때 호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할 듯하다. 다만 메탈이 아니라도 갤럭시 워치4 전용 시계줄을 쓴다면 그 시계줄이 다음 세대의 갤럭시 워치, 또는 다른 스마트워치에 호환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은 잊지 말자.

스마트폰과 연동은 기존과 동일
갤럭시 워치4는 삼성과 구글, 핏빗이 힘을 모은 새로운 웨어OS 플랫폼을 올린 첫 스마트워치다. 그런데 웨어OS 플랫폼을 올린 만큼 구글 웨어OS 앱을 통해 설정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기존 삼성 웨어 앱을 통해서 연동하도록 설계됐다. 때문에 갤럭시 스마트폰에서는 아주 쉽게 연동되는 한편, 다른 안드로이드폰은 삼성 웨어 앱을 설치한 뒤에 연동해야만 한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더 자세한 리뷰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기존 갤럭시 워치와 비슷한 조작
이 부분도 다른 리뷰에서 좀더 자세하게 다룰 예정이지만, 사실 그 이전 타이젠 기반의 갤럭시 워치 시리즈와 조작은 매우 비슷하다. 시계 화면 오른쪽으로 스크롤 하면 위젯이 나오는 것과 왼쪽으로 가면 알림이 뜨는 타이젠 기반 갤럭시 워치와 조작은 똑같다. 다른 점이라면 앱 화면이 시계 화면에서 위로 쓸어 올리면 나타나는 점이다. 예전처럼 여러 페이지를 나누지 않고 지그재그로 배치된 앱을 스크롤을 통해 찾아 터치하면 실행되도록 좀더 직관적으로 바뀌었다.

사실 기존 갤럭시 워치 이용자들은 손쉽게 갤럭시 워치4를 쓸 수 있을 만큼 비슷한 인터페이스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갤럭시 워치 액티브나 액티브2에 적용했던 터치 베젤의 반응성이 갤럭시 워치4에서 좋은 편이라 하기 어렵다. 갤럭시 워치4는 화면 둘레의 검은 테두리를 문지르면 마치 회전 베젤처럼 위젯을 넘기거나 스크롤할 수 있는데, 터치 베젤을 문질러도 반응이 없거나, 반응을 하더라도 정확도가 액티브 시리즈에 비해 떨어진다. 이는 개인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시간을 두고 확인한 뒤 평가하겠다.

심전도, 혈압 측정은 갤럭시 스마트폰만 가능
사실 갤럭시 스마트폰에 연동하기 전 구글 픽셀4에 갤럭시 워치4를 먼저 연동했었다. 심전도와 혈압을 다른 스마트폰에서 측정할 수 있는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기능은 갤럭시 스마트폰이 있어야 쓸 수 있다. 갤럭시 워치4를 픽셀4에 연동하고 심전도 및 혈압을 측정하려고 시도하면 삼성 갤럭시 스토어에서 삼성 헬스 모니터링 앱을 다운로드하는 웹사이트로 연결된다. 하지만 픽셀4는 해당 스토어가 탑재되어 있지 않아 삼성 헬스 모니터링을 내려받을 수 없다. 따라서 두 기능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쓸 수 없다.

갤럭시 워치4를 픽셀 4에 연동했으나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을 내려받을 순 없었다.

다행히 체지방(BMI) 측정은 갤럭시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삼성 헬스와 연관된 기능이어서 해당 앱만 설치하면 갤럭시 워치4의 측정 데이터를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심전도와 혈압 측정을 빼고 BMI만을 이용하기 위해 갤럭시 워치4를 쓸 이유가 얼마나 될진 모르겠다.

갤럭시 워치4는 큰 변화인가, 아닌가?
아마도 며칠, 또는 몇 주 뒤에 쓰게 될 다음 글의 주제는 이것일 것이다. 갤럭시 워치4 하드웨어와 관련된 기본적인 성능이나 반응성, 배터리 수명, 각 기능의 활용 등 이 글에서 말하지 않은 이야기도 담겠지만, 웨어OS 플랫폼으로 전환한 것에 대한 충분한 의미를 보여줬는지 쟁점이 될 것이라서다.

다만, 짧은 시간 살펴본 갤럭시 워치4의 만듦새는 갤럭시 워치 액티브라는 브랜드를 과거 속에 묻어 둘만한 수준이다. 물론 앞서 밝힌 대로 베젤과 본체 사이의 매끄럽지 않은 마감과 러그의 설계 문제 등 결코 가볍게 넘기지 못할 문제를 안고 있지만, 스타일 자체만 보면 굳이 액티브를 그리워하지 않아도 될 만큼 변화는 담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외형적 변화만으로 갤럭시 워치4를 평가하는 것은 아직은 섣부르다. 수두룩하게 쌓여 있는 요소들을 확인하기 위해 이제 겨우 한 걸음 내딛었을 뿐이라서다. 때문에 지금은 어떤 결론에 도달할 지 예상하기 어렵다. 그저 다음 글에서 좀더 흥미로운 갤럭시 워치4의 이야기들로 채울 수 있길 바랄 뿐…

덧붙임 #

스킨 오류로 이 곳에 공개된 모든 글의 작성일이 동일하게 표시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21년 8월 20일에 공개되었습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Be First to Comment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